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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ㅣ PPL 현황과 전망 1 - PPL 논란의 쟁점과 현황PPL 양성화 vs. 엄격 규제, 해법은 어디에?정연우 /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58cyw@hanmail.net
TV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PPL, 간접광고 논란이 뜨겁다. 효율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툴로서의 긍정적 역할 제고를 위해 일정한 여건 아래 양성화해야 한다는 주장 및 디지털방송 시대를 대비, 광고계 관련 업계를 근본적인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 그리고 시청자 주권 침해라는 요지의 제재 강화론도 불거지고 있다. 이에 최근의 PPL 현황과 논란, 향후 진화 전망, 그리고 해외의 PPL 사례 등을 통해 더욱 지혜로운 발전 방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 PPL(Product Placement, 간접광고)은 1945년 미국의 할리우드에서 개발한 마케팅 기법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제품광고를 함으로써 관객들이 자신도 모르게 소비욕구를 갖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후 광고주들은 영화에 비해 제작 기간이 짧고 비교적 커버리지가 크며 안정적 시청률을 기대할 수 있는 TV프로그램에 주목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또한 그 배경은 다르지 않아, 당초 영화제작시 필요한 소품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으로부터 협찬을 얻는 데서 시작되었다. 물론 초기에는 단순한 소품으로 활용했을 뿐이었는데, 차츰 기업들은 영화에서 제품 배치가 브랜드 노출과 인지도 상승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게 되면서 의도적으로 브랜드나 제품을 배치하게 되었고, 그러한 경향이 TV 프로그램에까지 확산된 것이다. 그러나 많은 광고주들은 소비자들이 광고라는 것을 알았을 때에는 설득적 효과가 떨어진다고 보고, 노골적 광고보다는 프로그램 내에 자연스럽게 배치함으로써 저항감 없이 브랜드나 제품을 받아들이게 하기를 원했다. 수용자틀이 광고보다는 방송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노출되고 광고 메시지보다 훨씬 더 잘 받아들인다는 판단에서였다. 특히 광고혼잡도가 날로 증가하면서 광고 주목 효과가 현저하게 떨어지므로 메시지에 대한 몰입도가 높은 PPL을 선호한다고 보게 되었다. 또한 유명인들이 직접 상품보증을 하지 않아도 프로그램 속에서 유명인의 상품 사용은 암시적 보증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도 놓칠 수 없는 기대 효과였다. 넘쳐나는 간접광고방송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지상파 방송에서 제재를 받은 건수는 총 모두 399회인데, 간접광고 153건, 협찬고지 위반이 106건으로 전체의 약 65%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 최근 텔레비전 방송의 간접광고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세다. 간접광고로 인한 방송의 상업화에 대한 시청자들의 비판과 함께, 간접광고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수단이므로 양성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은 것이다. 먼저, 시청자 단체 등에서는 방송프로그램이 공적 정보 전달, 건강한 오락의 제공이라는 원래의 기능에서 벗어나 기업의 홍보 프로그램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프로그램 제작에서 기업의 입김이 계속 커진다면 앞으로는 드라마를 보는 것이 아니라 광고를 보는 셈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이야기 속에 치밀하고 교묘한 방법으로 제품과 회사 이미지에 유리한 홍보전략을 펼쳐 나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마침내 방송위원회도 간접광고 범람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보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지난 8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드라마 협찬사(제작지원)의 위락시설과 로고 · 제품 ·제품명 등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연상할 수 있는 장면들을 반복적으로 방송한 MBC-TV (황태자의 첫사랑)에 대해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를, SBS-TV (파리의 연인)에 대해서는 '시청자에 대한 사과 명령'을 의결했다. 두 드라마가 여타의 간접광고 유형과는 달리 드라마의 전체적인 줄거리와 대사 등에서 협찬사의 업종과 상품 등을 기초로 하여 방송되었다고 지적하면서 '방송프로그램의 상업화가 노골적으로 나타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방송법 제100조 제1항에 의거,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성화' vs. '엄격 규제' 주장의 안팎이처럼 간접광고로 인한 제재가 심각한 상황이고, 간접 광고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간접광고를 바라보는 입장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첫번째는 간접광고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견해로, '간접광고는 편법광고이므로 오히려 투명하게 양성화하여 기업의 효율적인 마케팅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더욱이 현재 중간광고도 금지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효율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간접광고를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드라마에 현실감을 주고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간접광고를 지나치게 규제하거나 금지하면 오히려 프로그램의 흐름을 부자연스럽게 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보이는 것이다. 아울러 '한류 열풍'으로 우리 프로그램들이 해외에서 방송되고 있는데, 간접광고는 우리 브랜드와 기업이 자연스럽게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므로 국가 이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의 간접광고는 방송발전기금 및 광고대행 수수료를 내지 않는 가운데, 제작자와 협찬사 사이에 음성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져 거래질서를 교란하고 있으므로 이를 제도화하여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가이드 라인을 정해 일정 부분 허용하는 것이 필요하며, 간접광고에 따른 프로그램의 완성도 문제는 시장의 논리에 맡기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견해다. 즉 간접광고로 인해 프로그램의 질이 떨어지면 시청 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것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흐름을 해치는 지나친 간접광고는 저절로 걸러지게 된다는 논리다. 구체적으로는 교양 · 시사 · 어린이 프로그램 등에서는 엄격하게 규제하되, 드라마 등 오락프로그램에서는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간접광고에 문제는 있지만 규제의 현실성과 형평성 때문에 더 이상 규제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전파의 희소성이나 공적 성격도 현저하게 약해지고 있을 뿐더러 더 이상 규제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을 펴는 이들은 또한 머지 않아 디지털방송이 시작되면 방송을 보면서 정보 탐색과 상품 주문이 가능해지고, 가상광고까지 등장하게 되면 간접광고에 대한 규제가 의미를 잃게 되며, 규제를 받지 않는 인터넷 매체나 모바일 매체, 영화 등과의 형평성 문제도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제47조(간접광고) 1. 방송은 특정 프로그램의 제작에 직, 간접적으로 필요한 경비 · 물품 · 용역 · 인력 또는 장소 등을 제공하는 협찬주에게 광고효과를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 구성하여서는 아니 된다. 2. 방송은 특정 상품이나 기업 · 영업 장소 또는 공연 등에 관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거나 의도적으로 부각시켜 광고효과를 주어서는 아니 된다. 3. 방송은 상품 등과 관련된 명칭이나 상표 · 로고 · 슬로건 · 디자인 등을 일부 변경하여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광고효과를 주어서는 아니 된다. 그런데 이를 보면 제2항은 기존규정 그대로이고, 제1항 과 제3항이 신설된 조항이다. 그중 제1항은 협찬주에게 광고효과를 주기 위하여 줄거리나 방송 흐름을 의도적으로 구성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고, 제3항은 상표나 상품을 연상시키기 위하여 명칭이나 특성 · 디자인 등을 약간 변형한 것을 막기 위한 조항이라 할 수 있다. 이와 아울러 방송위원회는 지금까지 방송심의 규정을 위반했을 경우 주의 · 경고 등 규정 제재에 그치던 것을 법정 제재로 강화한다는 방침인데, 이는 간접광고로 인한 심의 제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등 제재의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간접광고 증가의 배경과 대책간접광고를 규제하고 있음에도 간접광고가 날로 늘어 나고 방송프로그램, 특히 드라마가 기업의 홍보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배경은 다음의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앞서 언급했듯 자사 제품과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광고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PPL이 매우 효율적이라는 사실에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간접광고는 방송사나 제작진 입장에서 수입을 늘리거나 제작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것이다. 제작자는 협찬사로부터 제작비의 상당부분을 지원받음으로써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방송사는 제작 원가에도 못 미치는 제작비만을 외주 제작사에 지급하는 실정이므로 외주 제작사가 협찬 사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는 것을 묵인할 수발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방송사가 공적 책임은 뒤로 한 채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은 바로 이러한 배경 아래 나오고 있는 것이다. 셋째, 방송위원회의 제재가 그다지 실효성이 없었다는 것이다. 경고나 주의 등의 제재는 단지 일회성에 그칠 뿐, 마땅한 후속 조치가 없으므로 방송사나 외주 제작사가 한번 제재를 받더라도 별다른 불이익이 없기 때문에 그다지 주의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간접광고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사실 현실적으로 간접광고를 완전히 막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간접광고인지, 아니면 프로그램의 흐름상 피할 수 없는 제품 노출인지 그 구별조차 명확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도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현대극에서 자동차를 노출시키지 않을 방법이 어디 있으며, 또 출연진의 의상이나 소품이 화면에 나오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의도적으로 상표나 상품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 아닌 경우는 규제하는 것이 오히려 시청 흐름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그러한 맥락에서 나오는 것이다. 결국 무분별한 간접광고로 인한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심의규정 개정만으로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좀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세부 규정을 만들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프로그램의 완성도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방안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우선 현재 간접광고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드라마 부문에서 외주 제작사의 제작비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대부분 판권도 방송사가 소유하기 때문에 제작사로서는 완성도가 높은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동기가 약하므로, 완성도가 높고 상품성이 있는 프로그램 제작에 따른 과실이 제작사에 돌아가게 하는 것도 간접광고로 인한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를 막을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이와 관련하여 방송위원회가 외주 정책 개선안을 마련하고, 10월까지 표준계약서 가이드 라인과 외주제작 실태보고 양식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주목해 볼 만한 사안이라 하겠다. 한편 협찬에 관한 사항도 엄격한 세부지침을 만들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협찬을 할 수 있는 경우는 어떤 것이 있으며, 어느 정도로 어떤 방식의 협찬이 가능한지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또한 협찬으로 지원된 물품이나 장소 또는 지원금 등은 일반 광고 수입과 마찬가지로 투명하게 밝혀지고 회계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협찬제품 등에 대해서도 명확한 규정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술 · 담배 · 의료서비스 · 법률 서비스를 비롯해 광고가 규제되고 있거나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품목이나 서비스에 대해서는 규제가 필요 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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