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파일 | 자동차 광고시장 분석과 전망

내수시장 맑음, 광고는 흐리다가 3/4분기 후 갬

봉연근 / 한국방송광고공사 마케팅분석팀 과장

국내 자동차 소비시장은 2002년 최고점을 기록한 후 경기 둔화로 주춤하다 2004년 반등하여 소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3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수입차 판매의 폭발적인 증가세는 특히 눈여겨 볼만 하다. 시장상황과 비슷한 곡선을 그리는 광고비는 2004년 이후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추세다. 올 3/4분기 후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신차 출시가 다수 예정되어 있어, 자동차 광고시장의 활성화를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

자동차는 국내 시장에서 필수재로 인식되고 있으며, 차량 노후화에 따른 교체수요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잠재 수요층이 안정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내구성이 좋아지면서 자동차 보유기간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2005년 이후 3년 이상 수요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근 소비자 기대지수 상승세와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의 환경 요인에 힘입어 향후 자동차 수요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자동차 생산대수는 294만6천 대를 기록한 2001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여 2006년에는 384만 대를 기록하였다. 자동차 내수시장은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회복세를 보이면서 2002년에 162만 대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지만, 국내 경기 둔화와 함께 2003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2004년에는 109만 대 판매에 그쳤다. 이후로는 소폭의 상승세를 거듭하여 2006년에는 116만 대를 판매하였다<1>. 반면 수입차의 증가세는 두드러져 2000년 1만 대 수준에서 2006년 5만6천 대까지 증가하였고 지금도 매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07년 승용차 내수시장은 8월말까지 누적판매량이 80만3천648대로 전년 동기대비 11.0% 증가하였으며, 수출도 8월까지 174만9천292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11.5% 증가하였다. 국내 자동차 제조사별 시장 점유율은 7월까지 누적판매대수를 기준으로 현대차 51.3%, 기아차 22.0%, GM대우 11.5%, 르노삼성 9.9%, 쌍용차 5.3% 등이다<2>.

경차, IMF시절 정점 찍고 하락세, 대형차 및 수입차는 시장점유율 높아져

연도별 판매현황 추이를 살펴보면, 차종에 따른 선호도 변화가 두드러진다. 1998년 외환위기 시절에는 경차의 비율이 무려 32.1%에 달했으나 이후 판매가 급감하여 2006년에는 5.5%에 불과했다. 소형차의 비율은 1998년 10.2%였고 2006년에도 9.6%로 별 차이가 없었다. 한편 중형차 판매의 경우 1998년 27.6%에서 2006년 31.2%로 증가하였고, 대형차는 1998년 3.9%에서 2006년 20.4%까지 대폭 증가하였다<3>. 가장 좋아하는 자동차 브랜드에서도 그랜저, 소나타, SM5, 에쿠스등 중대형 자동차의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폭발적 증가세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적인 현상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1987년 수입차 판매가 시작된 이래 시장점유율 1%를 달성하는데 무려 15년의 시간이 소요되었던, 시장점유율 확보가 어려운 시장이었다. 하지만 2003년부터 탄력을 받기 시작한 수입차 판매는 2006년에 국내 시장의 5.7%까지 점유율을 확대하였으며 올해도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수입차 중에도 배기량 3000cc 이하의 중소형 차량 판매가 급증하고 있어서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대형차종뿐만 아니라 중소형 자동차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4>.

2007년 이후 국내 완성차메이커들은 고급화 전략을 강화하며 내수시장을 방어하고, 수입차 업계는 중소형 차종을 통한 잠재고객 공략을 통해 저변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TV 광고, 구매결정에 가장 큰 영향 미쳐

2006년 MCR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 사람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남녀 30~40대가 60% 이상으로 주를 이루었으며, 월평균 가구소득이 300만 원 이상인 경우가 56.4%, 500만 원을 넘는 가구는 18.7%를 차지하였다. 이들의 주 관심사는 건강(26.4%)이었으며, 자녀교육(16.1%)과 재산증식(12.4%)에도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주 여가활동은 아직도 TV시청이 37.4%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PC를 통한 게임이나, 인터넷이 23.3%로 높았다. 이밖에 등산, 헬스, 낚시, 골프 등 건강을 위한 여가선용이 많았으며 영화감상은 6.1%로 나타났다.

자동차 구매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정보원으로는 지상파TV 광고가 29.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소비자의 신뢰도나 영향력 등 질적인 면에서 상대적으로 지상파TV 광고의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다음은 가족, 친지, 동료 등 주위의 영향력이 14.8%였으며,자동차회사 영업사원의 영향력도 14.2%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이어서 매장을 통한 정보획득이 9.6%였으며, 방송이나 신문기사를 통한 구매 결정은 1.0%를 차지하였다. 케이블TV/위성TV, 신문광고가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0.5%에 불과했으며, 잡지광고 0.3%, 라디오광고는 0.1%로 조사되었다<5>.

중소형 승용차, 경차 중심으로 광고비 감소세 두드러져

IMF이후 회복세를 보인 국내 자동차 업계는 2002년 정점을 기록했던 시장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듯 방송광고비도 2002년에 지상파TV, 라디오를 포함하여 약 1천 160억 원이 집행되며 정점을 이루었다. 그러나 경기 둔화와 함께 판매가 부진해지자 방송광고비도 하락을 거듭하여 2004년에는 983억 원까지 감소하였다. 이후 소폭 상승하기 시작해 작년에는 약 1천77억 원의 방송광고비가 집행되었다. 올해 7월까지 방송광고비(기업PR 제외)는 승용차 광고비로 약 507억 원 집행되었으며, 승합차 광고비로 약 26억 원, 수입자동차에 약 18억 원이 집행되었다.

차종별로는 2005년부터 다목적승용차의 비율이 상승하여 작년에 가장 많은 광고비가 집행되었으며, 2003년 이후 증가한 대형승용차에는 두 번째로 많은 광고비가 집행되었다. 한편, 중소형승용차 및 경차의 방송광고비는 대폭 감소하였다<6>.

수입자동차 광고주의 경우, 라디오광고의 선호가 높은 편이다. 작년 동기 3억 원에 불과했던 수입자동차 TV 광고비는 올해 7월까지 약 12억 원으로 대폭 증가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아직까지 국산 자동차 TV광고비의 2.4%에 불과한 금액이다. 현재 수입차가 국내 시장의 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지상파TV 광고에 대한 투자 확대가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 광고비는 TNS 광고비 기준으로 올 7월까지 약 115억원 집행되어 전년대비 16.4%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국내 완성차제조사의 경우 지상파TV 광고비의 약 24.1%를 케이블TV광고비로 집행하고 있다. 올 7월까지의 수입자동차 케이블TV 광고비를 살펴보면, SBS골프, OCN, MBC ESPN 순으로 광고비가 많이 집행되었다<7>.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의 경우 OCN, 수퍼 액션, 채널CGV, YTN 순으로 광고비를 집행하였다<8>. 연령대가 높은 고소득 층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는 수입차와 국내 자동차 메이커의 광고비 집행패턴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KADDNMR 자료에 따르면, 신문광고비의 경우 올해 8월까지 312억 원이 집행되었으며 전년대비 26.2% 감소하였다. 잡지광고는 올 8월까지 약 15억 원의 광고비가 집행되었으며 전년대비 19.9% 감소하였다.

현대, 기아차 신차출시 예정, 향후 광고전망 밝게 해

다음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주요 자동차메이커들이 올해 7월까지 집행한 방송광고비를 코바넷 자료로 살펴보고 향후 광고시장을 전망해 보았다. 국내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자동차는 작년에 238억 원의 지상파TV 광고비를 집행했지만 올해는 165억원을 집행하며 부진을 보였다. 폭스바겐 골프, 푸조 307등 수입차와 경쟁할 전략 모델인 유럽형 준중형 해치백 i30가 국내 시판되며 광고를 시작했지만 7월에 광고를 개시했기 때문에 광고비 누적 효과가 미미했으며, 베라크루즈가 TV, 라디오를 합쳐 약 25억 원의 방송광고비를 집행했지만 기타 브랜드의 감소폭이 워낙 컸다.

현대차는 신차 출시나 주력 차종에 대해 지상파TV 광고에 주력하는 특징을 보이는데 올해에는 신차 출시가 부진하여 기존 차종의 광고가 주를 이룬 것이 광고비 감소원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올해 국내 시장에서 3월 이후 연속 5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달성하고 있고, 주력 차종인 쏘나타, 아반떼, 그랜저가 베스트셀링카 1, 2, 3위를 지키며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전년대비 1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하반기 광고비 증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04년말 이후 원화강세로 인한 영업 이익률 하락, 공격적 해외공장 투자로 현대차는 마케팅 재원 확보가 용이하지 않았다. 그러나 해외공장 투자가 마무리되는 2008년부터는 충분한 마케팅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3조8천억 원에 달했던 국내 외 투자 및 R&D 비용이 2008년부터 3조 원 수준에 머물게 되면 투자부담 경감으로 인한 마케팅 재원 확보가 가능해진다는 점도 향후 광고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

현대차는 또한 2010년까지 모두 10대의 신차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향후 광고전망이 밝다. 연말 이후 럭셔리 후륜구동 세단 BH(프로젝트명)의 시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신차 출시 레이스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초 소형차 뉴클릭 후속 차종인 PB(프로젝트명)가 출시되고, 2~3월 경에는 신형 투스카니의 새 모델인 스포츠 쿠페 BK(프로젝트명)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되며 에쿠스 후속모델도 준비할 예정이다.

기아차는 전년 7월까지 약 182억 원의 지상파TV 광고비를 집행하였으나 올해는 118억 원 집행에 그쳤다. 대형차종인 오피러스와 스포티지의 방송광고비는 소폭 증가하였지만, 준중형 승용차인 쎄라토의 방송광고비가약 14억 원 삭감되었으며, 로체 및 카렌스의 방송광고비도 소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로체 어드밴스출시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고 오피러스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내수 시장을 확고히 하기 위한 광고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기아차는 2007년 10월 현대차 베라크루즈와 동급인 대형 SUV HM(프로젝트명)을 선보이고, 2008년에는 뉴세라토 후속 모델인 TD(프로젝트명)와 신개념 크로스 오버 유틸리티 차량인 AM(프로젝트명)을 출시할 예정이다.

전년동기 대비 지상파TV 광고 저조, 르노삼성만 예외

GM대우는 2002년 10월 세계 최대의 자동차 회사 GM이 한국의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탄생했다. ‘Driving Innovation’이라는 기업 슬로건 아래 마티즈, 라세티, 토스카, 윈스톰 등의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으나, 소비 양극화 등 내수시장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8월말 시장점유율이 10%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을 빚기도 했다. TV광고비는 2006년에는 7월까지 100억 원을 집행하였으나 올 해는 65억 원에 불과했다. 9월 현재, 김태희를 모델로 한 마티즈 광고, 송일국이 등장하는 윈스톰 광고를 비롯해 기업PR 광고 등을 진행하고 있다.

1954년 하동환 제작소 설립 이후 자동차 생산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쌍용자동차는 렉스턴 II, 뉴카이런, 액티언, 액티언 스포츠, 뉴체어맨, 로디우스 등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2007년 ‘고객에게 보다 나은 삶의 여유와 가치를 제공하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Global Automotive Company Creating a High Value Lifestyle)’라는 비전을 새롭게 선포하고 2011년까지 제품 풀-라인업 체제를 구축해 33만 대 판매, 6조 원 이상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지상파 TV광고비는 78억 원에서 67억 원으로 그 폭은 낮았으나 역시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쌍용자동차는 하반기 프리미엄급 세단인 W200을 출시 할 예정이며 2008년에는 액티언의 디자인을 약간 바꾼 새로운 모델을 시판할 계획이다. 그러나 2008년에 신차 출시 예정이 없어 2009년까지 저성장이 우려되고 있으며 광고비 전망도 밝다고 할 수 없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전년대비 TV광고비가 상승한 광고 주로 2006년에는 7월까지 광고비가 55억 원이었는데 올해는 81억 원으로 증가하였다. SM3가 약 27억 원의 방송광고비를 집행하며 광고비 증가에 가장 큰 몫을 담당하였고, SM5도 약 14억 원 증가하였다. 반면 SM7의 방송광고비는 13억 원 감소하였다. 연말로 예정되어 있는 SUV 신차 H45 출시가 내수 광고시장 활성화의 기폭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