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광고의 성공전략 | SK주유소 캠페인

자동차에는 기름을, 사람들에게는 힘을

마명엽 /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 기획8팀 대리

이제 주유소는 차에 기름을 채우고 경정비, 세차만을 하는 공간이 아니다.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활기찬 곳이며, 더 나아가 사람들에게 살아가는 힘을 주는 곳으로 바뀌고자 노력 중이다. 정유업계 최초로 ‘엔크린’이라는 브랜드와 엔크린보너스카드라는 멤버십을 도입했던 SK주유소는 ‘빨간 모자 아가씨’로 대표되는 ‘마음속의 주유소’ 캠페인을 넘어 주유소라는 업의 본질을 바꾸는 ‘내가 살아가는 힘’ 캠페인을 새롭게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연령대의 모델들이 주유소에 들러 에너지를 얻고 가는 모습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관계를 맺겠다는 의지의 소산이다.

현란한 조명 속에서 일군의 젊은이들이 댄스파티를 벌이며 환호하고 있다. 분주한 생활 속에 지친 모습의 손님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커피한잔을 건넨다. 늦은 밤 하루를 마감하며 들른 고객에게 노래로 화답한다. 가족 소풍길에 아이와 함께 들른 곳에서 삶의 응원 메시지를 얻는다. 위의 상황들이 연출되고 있는 공간은 다름 아닌 주유소다. 주유소가 달라지고 있다.

달라지는 주유소, 달라지는 주유소 광고

주유소는 말 그대로 주유하는 곳, 기름을 넣어 주는 장소다. 그러나, 대한민국에 자동차만 1천600만 대라고 하니 주유소를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힘의 근원이라 불러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엄청난 힘을 가진 시장인 만큼 주유소 사이의 마케팅 전쟁 또한 치열했다. 이렇게 치열한 시장 속에서 SK주유소가 성공적이고 탄탄한 브랜드의 자리를 지키게 한 브랜드 빌딩업(Building-up)의 역사를 살펴보자.

그 시작은 90년대 초반 유공 시절 론칭한 프리미엄 휘발유 브랜드 ‘엔크린’ 캠페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무상표 휘발유만 판매해오던 터라 브랜드 이름이 붙은 휘발유는 생소한 때였다. ‘새차’편으로 시작한 엔크린 캠페인은 브랜드 기름으로서의 기능적 우위를 커뮤니케이션하기 시작했다. 이 캠페인에서 주목할 점은 자동차 마켓을 ‘새차와 헌차’로크게 이분할하여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하였고 결국에는 ‘내차’로 통합해 브랜드 우위를 점하려 했다는 점이다. ‘새차엔 엔크린’, ‘헌차엔 엔크린’, ‘내차니까 엔크린’이라는 슬로건으로 소비자의 인식 속에 엔크린을 각인시켰으며, 나아가 ‘꼭 SK(유공)주유소야, 엔크린이 있으니까’ 라는 메시지로 엔크린과 SK주유소를 연결시켰다.

다시 말하면, 캠페인을 ‘새차에서 헌차로, 헌차에서 내차로’ 전개하며 시장에서의 브랜드 장악력을 높이고자 했으며, 엔크린이라는 ‘제품(Product)에서 SK주유소라는 장소(Place)’를 이끌어내며 소비자에게 엔크린을 인식시키는 것과 동시에 SK주유소 이용을 자연스럽게 유도했다는 것이다. ‘엔크린’ 캠페인으로 SK주유소는 주유소 간의 1차 마케팅 격전지였던 제품 부문에서 제품브랜드 차별화를 성공적으로 이룩할 수 있었다.

브랜드 자산 된 레드 컬러와 빨간 모자 아가씨

이후 주유업계 리딩 브랜드로서 SK주유소는 고객관리 멤버십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엔크린보너스카드를 발행하고 이를 커뮤니케이션 했다. ‘엔크린’ 캠페인이 SK주유소의 첫 브랜드 제품으로서 엔크린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켜 주었다면, 엔크린보너스카드 광고는 고객에게 ‘서비스/혜택’의 영역에서 멤버십 프로그램을 통한 SK주유소의 다양한 혜택을 알려준 것이다. 엔크린보너스카드 광고는 더 나아가 주유 고객의 이탈 방지라는 목표까지 성실하게 수행해 주었다. 엔크린보너스카드가 적립, 보험가입등 일반적인 서비스에서 개개인의 DB를 활용한 특화되고 차별화된 서비스까지 제공하게 되면서 SK주유소는 ‘서비스/혜택’ 영역에서도 우수한 브랜드 자산을 쌓을 수 있게 됐다.

한편, 엔크린보너스카드 캠페인에서 빨간 모자를 쓰고 나온 고소영을 시작으로 SK주유소의 아이콘이 된 빨간모자 아가씨는 SK주유소의 브랜드 컬러를 빨간색으로 연상시키는 주요 매개체가 되었으며 궁극적으로 SK주유소의 브랜드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빨간색을 본격적으로 이용한 것은 2004년부터 진행했던 ‘마음속의 주유소’ 캠페인부터다. 이 캠페인은 컬러마케팅을 시도했다는 점뿐만이 아니라 자동차를 매개체로 하여 붉은색만 보면 자동차가 주유구를 연다는 스토리 구성으로 고객의 마음속에 대한민국 대표 주유소로 늘 존재하는 SK주유소의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전달했다.

이후 진행된 ‘마라톤’ 편에서는 ‘꼭 빨간색만 보고 오는 것은 아닙니다’라는 메시지로 SK주유소의 이미지가 단순히 빨간색에 귀착되는 것을 피하고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서비스를 부각시키려 했다. 소비자가 SK주유소를 선택하는 이유가 ‘빨간색’에 의한 무의식적 반응이 아니라 서비스 때문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다음으로 제작된 ‘러닝’ 편에서는 ‘늘 가까이 있어 항상 든든합니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어디를 가나 만날 수 있는 SK주유소, 고객의 니즈를 채워주는 SK주유소를 형상화했다. ‘마음속의 주유소’ 캠페인을 통해 SK주유소는 궁극적으로 업에 대한 진정성을 토대로 ‘주유’라는 업의 본질적인 영역에서 대표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자동차를 넘어 일상생활까지 주유소의 역할 확대

올해 5월부터 집행되고 있는 ‘내가 살아가는 힘’ 캠페인은 업의 본질인 ‘에너지’의 의미를 확장시킨 것이 특징이다. 차에 기름을 채우고 경정비, 세차를 하는 공간으로 주유소를 한정 짓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활기찬 공간이라는 점을 생활 속 친숙한 소재로 풀어나간 것. 자동차 생활을 하는 각 연령대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인순이 씨, 이봉주 씨, 명세빈 씨, 팝핀현준 군 등 2049 세대별로 멀티 모델을 기용하고 그들이 일상생활에서 힘을 얻는 곳이 SK주유소임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다양하게 보여주었다.

또한 모델별 에피소드가 소비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새로워야 하기 때문에 각각의 모델들의 라이프스타일까지 세세하게 탐구했다. 그렇게 모델들의 소소한 이야기 하나하나까지 찾아가던 중 인순이 씨의 유명인 같지 않은 따뜻함, 팝핀현준 군이 무명시절부터 사귀어온 의리 있는 친구들과 언더 시절부터의 열렬한 팬들, 인터넷에 소개까지 됐던 이봉주 씨의 가족에 대한 넘치는 사랑, 중견배우답지 않게 지금까지도 수줍음과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명세빈 씨의 풋풋함을 주변 사람들로부터 들어 알게 되었고, 그것을 광고에서 생생하게 살리고자 노력했다. 모델의 실생활에서 찾아낸 공감 어린 다양한 사연을 멀티 소재로 제작해 SK주유소의 외연을 확장시키려 한 것이다. 단순히 차에 기름을 채우는, 자동차에 동력을 주는 곳에서 더 나아가 팬으로서 노래를 불러주고, 피곤에 지친 이들에겐 따뜻한 커피를 전해주고, 가족의 화목함을 북돋워 주는, 그들의 삶에 ‘힘’을 채워주는 공간으로서 주유소를 새롭게 포지셔닝했다.

이와 함께 멀티소재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다양한 매체전략을 구사하였는데, 연령대별로 TV 시청률 패턴을 분석해 시간대별 목표 타깃에 맞게 소재를 집행했다. 오전, 오후, 밤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상황 설정과 TV프로그램의 성격, 케이블TV 성격과 채널별 메인 타깃까지 고려해 소재를 배분한 것이다. 예를 들어, 드라마나 영화 프로그램에는 드라마, 영화에 친밀도가 높은 소재를 운영하였으며, 스포츠뉴스나 스포츠경기, 음악프로그램 및 채널에 따라 각기 다른 소재를 집행해 노출 효과를 극대화했다. 또한 캠페인 슬로건인 ‘내가 살아가는 힘’을 랩 형식의 징글로 개발해 캠페인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며, 이를 활용해 케이블TV 시보, 다음프로그램 고지 광고, 브랜드에피소드 및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까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노출하였다.

지난 ‘마음속의 주유소’ 캠페인이 자동차를 매개체로 하여 친근함을 얻었다면, 이번 캠페인은 주유소가 소비자와 직접 관계를 맺기 위해 취한 첫 번째 제스처라고 할 수 있다. ‘차에 에너지를 채운다’는 주유업의 기본 속성을 뛰어 넘어 자동차 생활자의 일상 생활에까지 ‘힘을 채워 준다’는 메시지를 통해 주유소 역할을 확장시켜 리포지셔닝 한 것이다.

소비자와 직접 관계 맺으며 대표 주유소 이미지 굳혀

대한민국에 SK주유소는 이미 4천 개가 넘는다. 전국 시, 군, 구, 동이 4천 개가 채 못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SK주유소는 대한민국 어디를 가든지 적어도 동네마다 하나씩은 있는 셈이다. 해외의 주유소들이 ‘기름을 넣는 곳’을 뛰어 넘어 쇼핑몰, 식료품점, 드러그 스토어로 확장하고 있는 것처럼, SK주유소는 명실상부한 대표 주유소임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킴은 물론, 주유소의 기존 역할을 뛰어넘는 이미지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앞으로도 첫 출근하는 날 주유소에 들러 자신감을 채워가고, 프로포즈하는 날 주유소에 들러 용기를 채워가고, 실연당하고 돌아선 날 주유소에 들러 희망을, 큰 시합이 있는 날 주유소에 들러 의지를 채워갈 것이다. 내가 살아가는 힘은 SK주유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