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효과 제대로 보기, 광고 제대로 만들기 - 12

TV 광고의 반복과 광고 효과

김재휘 /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이번 호부터는 광고효과에 대한 중요한 실증적인 연구결과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TV 광고의 노출 횟수 및 반복이 광고 효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이론적으로 검토하고, 선행 연구사례를 검토한다. 특히, ‘도대체 광고를 얼마만큼 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는가’라는 광고계의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메시지 반복과 광고 효과

TV광고나 신문광고만이 아니라 모든 매체의 광고를 집행하는 데 있어서, 광고주 및 광고회사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는 ‘도대체 광고를 얼마만큼 해야 효과를 얻을 것인가’이다. 이러한 관심은 ‘광고는 많이 할수록 더 효과적이다’라는 신념과, ‘제한된 예산’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부딪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즉 최소한의 예산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고자 최적의 광고 노출빈도를 찾으려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광고의 반복 노출이 증가할수록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서 살펴보고, 그 다음으로 ‘최적의 노출빈도는 어느 정도인가’에 대한 해답을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서 찾아보고자 한다.

고전적 조건이론에 의하면, 새로운 학습을 위해서는 자극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 반드시 요구되며 일반적으로 노출이 많을수록 강한 학습효과를 야기한다고 한다. 긍정적인 자극(무조건자극)과 연합되어 자주 노출되는 자극(조건자극)은 무조건 자극과 마찬가지로 당연히 긍정적인 반응을 가져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고 있었던 신제품 브랜드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사람들이 좋아하는 유명배우(무조건 자극)와 함께 이 브랜드(조건 자극)가 자주 반복해서 노출되면, 소비자들은 그 브랜드에 친근감을 느끼고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하게 된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광고의 지나친 반복이 오히려 광고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너무 많은 반복은 습관화를 야기하고, 소비자들이 피로하고 지루해져 더 이상 그 자극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과도한 반복 노출이 광고를 싫증나게 만들고(advertising wear-out), 짜증을 불러 올 수 있다.

이는 ‘친숙성의 증가’와 ‘싫증’이라는 2요인 이론(two factor theory)으로 설명되며, 광고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때 2개의 분리된 심리적 과정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반복의 긍정적인면은 친숙성을 증가시키고 따라서 제품에 대한 불확실성을 감소시킨다는 것이며, 부정적인면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출에 대한 지루함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광고가 반복 노출될 때 어떤 시점에서는 초래된 지루함의 양이 감소된 불 확실성의 양을 초과하여 결국 싫증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1>.

이러한 싫증 효과는 개개의 광고노출이 비교적 오랜 시간(60초짜리의 광고)일 때 특히 그렇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오늘날 광고의 반복에 따른 부정적인 효과를 억제하기 위해서, 15초짜리 스파트 광고를 활용하여 노출의 양을 제한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동일 주제의 광고라 하더라도 광고의 내용을 약간씩 바꿈으로써 친숙함은 유지하고 지루함을 억제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효과를 얻기 위한 광고 노출 횟수

다음으로 ‘광고는 얼마나 노출되어야 효과를 갖는 것일까’에 대해서 알아보자. 브랜드명을 알리거나 제품 속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광고는 얼마나 자주 노출되어야 하는 것일까? 크루그만(Krugman)의 주장에 따르면 3회의 노출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첫 번째 노출에 의해 소비자들은 ‘이것이 무엇일까’라는 호기심을 갖게 되며, 두 번째 노출에서 소비자들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라는 이해 및 평가를 시도하게 된다. 그리고 세 번째 노출에서 해당 광고는 소비자의 기억 구조 속에 자리를 잡게 되어, 이후의 구매 장면에서 인출이 된다는 것이다. 네 번째 이후의 노출은 세 번째의 노출과 차이가 없다고 크루그만은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에 의하면 광고의 노출은 3회가 가장 효과적이며, 3회 이상 노출해도 효과를 높이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광고에 대한 정보처리가 소극적인 사람들의 경우는 반드시 3회가 최적의 노출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3회를 넘어 5~6회의 노출 후에 비로소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것은 크루그만의 주장에 의하면, 소비자들이 소비와 무관한 상황에 있거나 광고에 대해서 전혀 주의를 기울지 않고 있을 때 광고를 노출시키면 효과를 제대로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결론적으로 소비자가 흥미를 갖고 있을 때 광고를 노출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적절한 시기에 광고를 노출시킨다면 광고에 대한 반응은 3회의 노출로 충분하게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광고의 노출 횟수와 효과에 관하여 또 다른 주장을 살펴보자. 네이플(Naples)은 ‘효과적인 빈도: 광고 노출빈도와 광고 효과의 관계’라는 저서에서, 이전의 연구들을 재검토하여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첫째, 어떤 광고를 단 한번(1회) 노출시킨 경우라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효과가 거의 없다. 둘째, 1회의 구매 주기에서 광고를 2회 노출시키면 광고 효과가 나타난다. 셋째, 1회의 구매 주기에서(혹은 4주간을 기준으로) 최소 3회가 최적 노출 빈도이다. 넷째, 1회의 구매 주기에서(혹은 4주에서 8주 사이에) 노출 빈도가 3회를 넘어가면, 광고 효과의 증가폭은 감소 하지만 광고 효과는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다섯째, 노출 빈도의 효과는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나 광고의 점유율에 따라서 달라진다. 여섯째, 노출 빈도의 효과는 노출환경에 따라서 달라진다. 예컨대 TV 방송시간대에 따라서 다르다. 일곱째, 제품군 중에서 노출 점유율이 높으면 빈도의 효과도 보다 커진다. 여덟째, 빈도와 반응과의 기본적 관계는 매체에 따라서 다르지 않다.

네이플의 주장을 요약하면, 광고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광고를 적어도 2회 이상 노출시켜야 하며, 3회가 가장 효율적이나 4회 이상의 노출도 나쁘지는 않다는 것이다. 또한 노출 빈도의 효과는 브랜드 점유율 및 광고의 시장 점유율, 그리고 방송시간과 같은 노출환경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이러한 원리가 매체에 따라서 다른 것은 아니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효과적인 노출 횟수와 유효 빈도

광고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 정도의 접촉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네이플(Naples)의 결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회의 구매 주기 안에서 2회의 노출부터 광고효과가 발생하고 최소한 3회가 최적의 노출 빈도라고 한다면, 1회 구매 주기 내에서 1회만 광고를 접촉한 소비자는 광고를 접촉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이며, 2회만 광고를 접촉한 소비자에게는 광고 효과가 매우 적게 나타난다는 의미이다.

또한 크루그만(Krugman)의 주장대로 해당 브랜드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4회 이상 광고를 접촉했다고 해도, 3회까지가 효과를 야기하는 광고 접촉이고 그 이상의 광고 접촉은 의미가 없는 노출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접촉 횟수 이하에서는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관점인 ‘역치( 値)혹은 최저 유효빈도’가 존재하며, 또한 어떤 횟수 이상으로 광고를 접촉해도 효과가 없다고 여겨지는 빈도의 수준인 ‘최고 유효빈도’도 존재한다. 이들 최저 유효빈도와 최고 유효빈도 사이의 범위를 ‘유효빈도’라고 하며, 유효빈도의 접촉 수준에 있는 사람들의 수(혹은 비율)를 ‘유효 도달범위’라고 한다<2>.

그림2의 예를 보면, 광고에 노출된 소비자의 수는 전체의 82%에 이르지만, 실제로 광고 효과를 발생할 수 있는 정도로 광고 노출이 된 소비자는 그보다 훨씬 적은 38%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모든 광고 노출은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며, 효율의 정도에는 차이가 있을지라도 유효하지 않는 광고 접촉은 없다’고 하는 인식, 즉 ‘광고의 노출 빈도가 많을수록 그 만큼 효과가 커진다’는 막연한 신념은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너무 많거나 너무 적은 빈도는 광고 효과를 얻지 못하며, 특히 지나치게 많은 노출은 기억효과의 증가라는 긍정적인 부분보다 싫증이나 지겨움과 같은 부정적인 부분이 더 작용할 수가 있으므로 유효 빈도의 사고가 적극적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림3은 일정 횟수를 넘어가는 광고의 노출빈도는 더 이상의 효과를 발생 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은 광고 효과의 관리만이 아니라 광고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서라도 유효 빈도의 범주 내에 존재할 수 있는 정도의 광고 노출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3>.

유효 빈도는 당연히 광고의 노출 빈도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시청자의 개별 노출 빈도 자료를 얻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대안으로 매체 접촉 빈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매체 접촉 회수와 광고 접촉 회수는 다르며 그 차이를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1982년에 발표된 TV시청에 관한 그로머(Gromer)의 조사를 보면, 어떤 프로그램에 채널을 맞추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실제로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는 사람들은 50%이며 광고를 접촉했다고 여겨지는 사람은 35~40%에 머문다고 한다. 매체를 접촉했다고 해서 광고를 접촉하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이와 같은 차이에 대한 개념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유효 빈도를 결정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이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몇 가지 사항을 검토해보자.

첫째, 유효 빈도와 제품 카테고리 및 구매 주기와의 관련성이다. 최적의 노출 빈도는 한번의 구매 주기 내에서 광고의 노출 빈도를 말하므로, 자동차와 같이 구매 주기가 3년 내지 5년으로 매우 긴 경우에는 최적 노출 빈도가 3회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일상 생활 용품과 같이 4주에서 8주 사이의 구매 주기인 경우라면 3회에서 5회까지를 최적의 빈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구매 주기가 비교적 길어지게 된다면, 구매 기간 내에서의 망각효과나 경쟁광고의 영향 등이 고려 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광고의 내용과 유효 빈도의 연관성이다. 이것은 단순히 노출 빈도만이 아니라 광고의 난이도, 흥미 등과 같은 요소에 의해서 유효 빈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셋째, 유효 빈도는 광고 효과의 지표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광고가 야기하는 반응은 광고 기억이나 브랜드 회상, 브랜드태도, 구매 의도 등과 같이 다양하다. 따라서 광고의 반복 노출에 의해서 얻고자 하는 광고 반응 효과가 무엇인지를 정하고 이에 대한 유효 빈도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광고의 노출 빈도와 광고 효과에 관한 선행 연구

다음으로 광고의 노출 빈도에 따라서 광고 효과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들을 검토하고, 그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광고의 반복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다. 광고의 반복 노출은 회상(recall)과 재인(recognition)과 같은 기억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배트라와 레이(Batra & Ray, 1986)는 광고 노출 수준을 1회, 2회, 4회로 나누고, 각각의 경우에서 광고 회상을 측정하였다. 그 결과 광고 회상은 8%, 26%, 88%로 나타났으며, 노출이 반복될수록 광고 회상은 급증하고 있었다.

또한 광고 반복 횟수를 1회, 2회, 4회로 나누고 각 집단의 회상률을 살펴본 스윈 노출 횟수에서 브랜드 회상은 6.2%에 그치고 있으나, 2회 노출의 집단에서는 44.4%로 급격한 증가를 보였고, 4회의 노출 집단에서 회상률이 73.3%로 증가하였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광고에 대한 태도는 노출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서 완만한 상승을 보이고 있으며, 구매의도는 광고기억만큼의 높은 비율은 아니지만 광고 노출의 횟수가 2회가 되면서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4>.

다음으로, 광고의 반복과 호의적 태도에 대해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동일한 광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광고에 대한 태도 및 브랜드에 대한 태도가 호의적이 된다. 이에 대해 럿츠와 스와시(Lutz & Swasy, 1977)는 정보처리가 명료화되어 태도가 변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1회 노출시에 소비자가 설득되지 않더라도 반복 노출됨에 따라서 제품 특성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되고, 인지적 구조가 형성되거나 변화되어 태도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단순노출효과(mere exposure effect)로도 설명할 수 있는데, 이것은 소비자 본인의 의지나 인지적 활동과는 무관하게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대상에 대해 호의가 증가한다는 주장이다. 자이앙스(Zajonc, 1968; 1980)에 의하면,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자극에 대해서 특별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아도 단지 접촉횟수가 늘어남에 따라서 친근감과 호의가 증가한다고 한다. 더구나 이러한 효과는 자극이나 대상에 대해서 사람들이 재인을 하지 못할 정도로 인지 수준이 낮은 경우에도 발생한다. 예컨대 자이앙스는 무의미 철자를 이용한 실험에서 사람들은 동일한 자극에 반복 노출이 되면 그 자극(무의미 철자)에 대해 좋은 감정이나 태도가 유발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심지어 사람들에게 주어 지는 자극이 듣거나 볼 수 없는 정도의 매우 낮은 자극(식역하 자극)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반복적으로 접촉하게 되면 해당 자극에 대한 호의도가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광고의 반복 노출과 효과의 감퇴 이론을 살펴보자. 소비자들이 동일한 광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경우에, 반복 횟수가 적정 수준을 넘게 되면 오히려 광고 효과가 감퇴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를 벨린(Berlyne,1970)은 ‘2요인 이론’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2요인이란 긍정적 습관화(positive habituation)와 지루함(tedium)을 말한다. 긍정적 습관화는 소비자들이 새로운 자극에 대해 처음에 가졌던 불확실성과 갈등이 감소함에 따라 생기는 것이고, 지루함은 권태나 싫증, 반발 등에 의해 생기는 것이다.

긍정적 습관화는 반복이 적정 수준에 이르기까지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 적정 수준을 넘어서는 높은 반복 수준에 이르면 지루함이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광고 반복 횟수가 적정 수준에 이를 때까지는 노출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광고 효과가 증가하지만, 적정 수준을 초과하여 반복되면 오히려 광고 효과가 감소하게 되어서 역 U자 형태를 띠는 함수가 된다는 것이다.

광고의 반복 노출과 태도 사이에 역 U자 형태의 관계를 설명하는 또 다른 이론으로 칼더와 스탠달(Calder & Sternthal,1980)의 ‘능동적 정보처리 이론’을 들 수 있다. 이 관점에 의하면 메시지 수용자들은 메시지에 노출되는 동안 두 가지 종류의 생각을 되풀이한다고 가정된다. 하나는 ‘메시지와 관련된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메시지와 무관한 생각’이다. 전자는 메시지에 의해 직접적으로 생겨난 생각으로 주로 메시지 내용에 관한 것이고, 후자는 메시지에 따른 연상에 의한 생각으로 주로 과거의 경험에 관한 것이다.

능동적 정보처리 이론에 따르면, 노출 초기에는 메시지에 관련된 생각을 많이 하 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보다 호의적인 태도를 형성하게 되지만, 높은 반복 수준이 되면 메시지와 무관한 생각들이 지배적이 되어서 덜 호의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적정 수준을 초과한 광고의 반복 노출은 메시지와 무관한 생각을 증가시켜 광고 효과의 감퇴 현상을 가져오게 된다. CM송이 포함되는 광고의 경우는 광고의 지나친 반복이 야기하는 부적 효과(싫증이나 반발)가 더 클 수 있다. CM송의 음악성은 높지 않은 반면, 제품명을 알리려는 노력으로 인해서 메시지를 강요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 유머를 가미하게 되면 그러한 반발을 줄여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광고의 반복 노출 효과와 관련된 중재 변수들에 대한 이론도 있다. 광고의 반복 노출이 광고 효과에 미치는 영향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재 변수들로는 관여도, 개인적 특성, 제품에 대한 친숙성, 유머의 사용, 메시지 길이 등이 지적되어왔다. 예컨대, 일찍이 광고 노출 횟수의 효과를 언급한 크루그만이 강조한 고관여 및 저관여 상황은 중요한 매개 변수로 확인되고 있다. 또한 고관여 상황에서 보다 저관여 상황에서 광고의 반복 노출효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배트라와 레이(Batra & Ray, 1986)는 동기, 기회, 능력과 같이 시청자들의 개인적 변수들도 광고의 반복 노출효과의 중재 변수가 된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높은 동기 및 높은 능력을 가진 소비자들은 반복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서 태도와 구매의도가 증가하다가 다시 감소한 반면에, 낮은 동기와 낮은 능력의 소비자들은 광고의 반복 횟수가 증가해도 태도나 구매의도가 변화하지 않다가 반복 수준이 어느 수준을 넘어가면서 긍정적 태도 및 구매의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관여도 개념과 유사하게, ‘우연적 광고시청(저관여) 혹은 집중적인 시청조건(고관여)이라는 ‘노출 조건’에 따라서, 광고의 노출 빈도의 효과를 검증한 박은아(2005)의 연구를 보면, 광고 노출의 빈도가 1회일 때에 비해서, 2회 이상인 경우에 유 의미하게 기억이 증가되었음을 알 수 있다<5>. 이것은 노출 조건이 우연적 노출이건 혹은 집중적 노출(의식해서 시청)이건 상관없이 광고 노출이 2회가 되면 급격하게 효과(기억)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노출이 2회인 경우와 3회인 경우는 광고 효과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광고 효과로서 명시적인 기억(회상)에서 만이 아니라, ‘단어 완성법’이라는 암묵적인 기억의 측정지표에서도 효과가 동일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따라서, 광고가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시청자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광고에서 본 상표 정보가 기억 흔적에 남게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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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휘 /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소비자심리 및 광고심리학 전공으로 동경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과정을 마친 후, LG애드 마케팅 R&D팀장으로 3년간 근무했다. 저서로 ‘광고심리’가 있으며, PPL, 구전 커뮤니케이션, 인터넷 광고, 중간 광고 등 광고 효과와 관련하여 5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