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o Awards | 클리오 광고제 수상작 리뷰
한계는 넘기 위해 존재한다
이재필 / 실버불렛 이재필팀 CD
광고의 적은 날이 갈수록 늘어간다. PVR과 같은 기술적인
도구뿐만이 아니라 좁아터진 비히클 안에서 와글대고 있는
광고들, 영화, 만화, 인터넷과 같은 문화 콘텐츠들, 사람들의
머릿속에 꽉 차 있는 고민들, 이 모두가 광고의 적인 셈이다.
이 수많은 적들과 싸워 광고가 이기는 길은 광고가 광고로
보이지 않게 하는 것, 사람들이 광고에 대해 갖고 있는
상식을 넘는 것, 광고가 지닌 한계를 넘는 것, 그래서 광고를
다시 보게 하는 것뿐이다.
예전에 비해 쇠락해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클리오는
칸느에 앞서 빼어난 광고 크리에이티브를 먼저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2005년의 데쟈뷰처럼 위든&케네디가
혼다 광고로 TV 부분 대상을 수상하고, 크리스핀 포터&보거스키가
올해의 광고회사 상을, TBWA 월드와이드가 올해의 광고회사
네트워크 상을 가져갔지만, 수상작들의 면면은 지난해를
능가하는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충만하다. 2분이 넘는 길이,
광고라고 믿기 어려운 스케일과 스펙터클, 눈 닿는 곳마다
자신들의 메시지로 채운 매체 장악력까지. 그리고 이 광고들은
외친다. 한계는 넘기 위해 존재한다고. 광고의 진화는 결코
멈추는 법이 없다고.
플레이스테이션2 ‘머리(Head)’ 편
제작: TBWA＼파리 불로뉴 빌랑쿠르(TBWA＼PARIS
Boulogne-Billancourt)
TBWA＼파리의 플레이스테이션2
광고 시리즈는 이제 컬트의 경지에 올랐다.
성인 남자를 출산하는 젊은 여자, 플레이스테이션
콘트롤러 아이콘과 뒤엉킨 불륜녀에 이어 새롭게
내놓은 신작 또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엽기적인 비주얼이다. 프린트
부문 대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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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합창단(Choir)’ 편
제작:위든&케네디 영국(Wieden + Kennedy
UK Ltd)
길이만 2분이 넘는 이 ‘대작 광고’
는 2003년 칸느에서 금상을 받았던 ‘톱니바퀴(Cog)’
편의 섬세함과 놀라움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대규모 아카펠라 합창단이 시동을 거는 소리,
차창을 내리고 CD를 넣는 소리, 차체에 떨어지는
빗소리와 와이퍼 소리를 완벽하게 재현해낸다.
하고자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인간의 의지가
혼다의 기술을 최고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명제에
자연스럽게 수긍될 정도다. 대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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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튼 드래프트 ‘큰 광고(Big ad)’ 편
제작: 조지 패터슨 파트너즈(George Patterson
Partners)
광고가 낭비며 허공에 뿌리는
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광고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듯하다.
장중한 음악에 “우리 광고는 크고 비싸. 하지만
맥주 하나는 끝내주게 팔아주지.” 란 메시지와
함께 수많은 사람들이 노래하고 뛰논다. 그
뻔뻔함이 칼튼 드래프트를 다시 찾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듯. 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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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도시 전체를 질문으로 채워라’ 캠페인
제작: 덴츠(Dentsu)
콘텐트 & 콘택트(Content
& Contact) 부분 대상을 수상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
구의 캠페인. 오사카와 도쿄 시민의 80%가 전철과 기차로
통학, 통근한다는 사실에 착안, 30종 7천 개의 포스터를
전철과 역 구내에 도배했다. 이뿐 아니라 도시의 전광판,
배의 꼭대기, 건물 옥외간판에서 사람들은 구의 질문들을
보았고, 이 질문에 답하는 구 챔피언십까지 열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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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이스 컨디셔너 ‘대형 빗’ 편
제작: 레오버넷 방콕(Leo Burnett, Bangkok)
가로
2.7m, 세로 1.2m의 거대한 빗. 그 빗이 꽂힌 곳은 엉켜
있는 전선 위.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이 설치물로 레오버넷
방콕은 혁신(Innovative) 부분 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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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미니 쿠퍼 ‘짝퉁(Counterfeit)’
편
제작: 크리스핀 포터&보거스키(Crispin
Porter + Bogusky)
TV 부문 금상을 수상한
이 광고는 의뭉스럽게 ‘짝퉁판매를 저지하는
위원회(The Counter Counterfeit Commission)’
를 내세워 짝퉁 미니를 사고 후회하지 말라고
짐짓 시치미를 떼며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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