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 | 박재범 이노션월드와이드 대표이사

소비자 마음 움직이는 광고 만들터

인터뷰 / 조상형, 방송광고공사 출판사업부 차장
사진 /: 이선희, 방송광고공사 출판사업부 전문위원

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의 종합광고회사 이노션월드와이드가 최근 출범하였다. 광고기획 출신으로 BBDO코리아 대표를 지낸 이노션월드와이드의 박재범 사장을 만나 회사의 비전과 평소 갖고 있는 광고에 대한 생각들을 들어 보았다.

먼저 취임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이노션월드와이드가 대기업의 인하우스 에이전시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외부의 전문 광고인을 대표이사로 영입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계열사의 광고를 잘 해 달라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더 큰 무게로 순수하게 훌륭한 광고회사를 만들어 달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로 인해 어깨가 무겁 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회사의 비전은 무엇인지요?

구체적인 비전의 형태에 대해서는 현재 연구 중이며, 직원들의 의견도 수렴 중입니다. 원론적인 얘기를 하자면, 회사의 외형을 중시하기 보다는, 인사이트가 담겨 있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다 대고 광고하는,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런 광고물을 제작하는 회사로 가 져 가고 싶습니다. 또한 현대ㆍ기아차 그룹의 세계화의 과정에서 그룹을 가장 잘 이해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문 회사로서 보조를 맞추어 가고자 합니다. 직원들과 공유하는 네 가지 핵심가치가 있는데, 첫째, 차선에 타협하지 말자(uncompromising). 둘째, 늘 변화하자(ever- changing). 셋째, 정직하자(honest). 넷째,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찾아서 제안하자(initiating)가 바로 그것입니다.

현대ㆍ기아차의 광고비가 전년보다 많이 감소 했는데요.

연초의 예산 수립 배경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환율, 수출, 유가, 내수침체 등에 따른 사업 환경의 불투명으로 상반기 광고비를 보수적으로 운용했던 것 같습니다.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하반기에는 예년 수준으로 정상화 할 수 있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예측하는 근거는, 내수가 폭발적으로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그랜 저, 소나타 등의 신차들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광고주들에 대한 영입 계획은?

현대ㆍ기아차 그룹에 속해 있는 고객사일지라도 우리가 잘 하지 못하면, 잘 할 자세가 되어 있지 못하면, 고객 사 에게 민폐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인력, 조직, 인프라 등을 확실히 갖추는게 선결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 광고주, 한 광고주에 대해 충분히 연구하고, 자세가 갖춰지면 영입의 절차를 밟을 생각입니다. 내년도 하반 기쯤에는 저희 그룹과 관계 없는 회사도 경쟁을 통해서 수주하는 마스터 플랜을 갖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인 정성이 고문의 역할이 궁금합니다.

대표이사로서 저는 회사 경영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정 고문은 저희 회사의 큰 후원자이신데요, 직원들에 대한 엄마와 같은 마음에서의 배려, 여성 특유의 세밀함 등이 회사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프로모션, 이벤트 부문에서는 좀더 실무에 깊이 관여하시고, 많이 리드도 해 주시고요.

신입사원 채용 계획은 있는지요?

현재 인턴사원 15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두 달의 인턴기간 동안다면 평가, 인사 담당자의 심층면접, 본인의 의지 확인 등 소정의 절차를 거쳐 일정한 기준과 실력이상이라고 판단되면 인원 수를 정해 놓지 않고 채용할 계획입니다.

광고와 관련해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유교적 정서가 있어서 인지 광고를 경직된 시각에서 보는 것 같습니다. 광고는 광고일뿐인데 광고 내용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많고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세계 유수 광고제에서 상을 받는 광고물들 중 아마 절반 이상이 한국에서 내보내기가 어렵다고 봅니다. 그게 심의규정 때문이건, 국민들의 정서 때문이건, 고객사들의 가치 체계 때문이건 말이죠. 시청자 분들이나 광고주 분들이 광고를 광고로서 가볍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외국인들과 공동작업을 많이 해봤지만 우리의 크리에이터들과 전략가들이 외국의 경쟁자들에 비해 절대 실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영화가 지난 10년간 장족의 발전을 했듯이, 광고도 몇 가지 환경적인 요인만 갖춰지면 세계적인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는 제작물들이 나올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