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김한나 손 부분 모델

두개의 손, 천개의 표정

글 : 김영은 방송광고공사 출판사업부, 사진 : 스튜디오 6853

 

다소곳하게 그릇을 들고 서있는 새색시가 되었다가 힘있게 술잔을 드는 젊은이가 되었다가 바쁘게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커리어우먼이 되었다가...똑같은 손이지만, 그 안에는 여러가지의 이야기와 표정과 삶이 있다. 김한나 2년차 손 부분 모델. 광고에서 손이 나오는 거의 모든 장면에 출현하는게 그의 일.

"부분모델을 예전부터 하고 싶었는데, 처음엔 방법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무작정 손 사진을 찍어서 거의 모든 모델 에이전시에 보냈어요. 용감했죠." 김한나씨가 수줍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하긴…'부분 모델학원'같은게 있는 것도 아니고, '부분모델 관리협회'라는게 있는 것도 아니니 처음엔 그 방법말고 또 뭐가 있었겠나 싶다. 그런데 부분모델이라면 핸드크림 광고말고는 많이 나오지 않을듯도 한데, 의외로 부분 모델을 필요로 하는 광고가 많았다.

"버튼을 누른다든지, 어디를 가리키는데 손이 클로즈업된다든지, 어떤 물건을 집는다든지 하는 장면등에서는 무조건 손 부분모델을 쓴다고 보시면 되요. 항상 주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따지고 보면 손 모델이 들어가는 광고가 많아요." 사실 김한나씨는 광고를 봐도 손 모델이 먼저 눈에 띈단다. '아, 저장면에서 손 모델을 썼구나. 저런 것을 집을 때는 저런 모양을 하면 손이 예쁘게 나오는구나.' 온통 손 생각뿐이다. 손이 곧 얼굴이자, 몸매이기 때문에 그녀의 손 가꾸기 정성은 지극하다. "일상생활에서 늘 조심하는 편이에요.

험한 일을 가급적이면 피해서 굳은살이나 작은 상처들을 미연에 방지하고, 손톱도 늘 일정길이를 유지하려고 해요. 핸드크림도 자주 발라주는데, 밤에 잘 때 핸드크림을 듬뿍 바르고 장갑을 끼고 자기도 해요." 하지만 인맥이 쌓여야 일이 많은 법. 맨 몸뚱이로 부분모델하겠다고 뛰어든 2년차 새내기에게 아직 광고계는 어렵기만 하다. "일이 끊임없이 들어오는 편은 아니에요. 어떨 때는 손은 보지도 않고 경력이 얼마 없어서 안되겠다고 딱 잘라 말해서 속상할 때도 있어요. 물론 경력이 많으신 분들이 더 잘하실수도 있겠지만, 기회를 주셔야 경력도 생기는 거잖아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늘 준비된 자세로 살아야죠. 그러면서 경력도 쌓이겠죠." 손을 만지작거리며 김한나씨는 다시 환한 미소를 지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