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광고의 성공전략 ㅣ 미샤 광고 캠페인

관행의 벽 허문 ‘붉은’ 정열

김진수 / 코마코 AE

미샤는 화장품 업계에 저가 돌풍을 몰고 온 주역이다. 업계의 무수한 관행들을 뒤엎은 이 브랜드는 광고에 서도 파격적이었다. 광고에 3,300원이라는 제품 가격을 명시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가 격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모델 전략에서도 처음엔 빅모델을 많이 활용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보아, 원빈과 같은 빅모델에만 의존하지 않고, 제품의 성격에 맞는 무명 모델들을 적절히 활용하였다. 사상 최악의 불황기에 전년 대비 10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화장품 시판 유통채널을 바꿔놓으며 초고속 성장을 한 미샤. 그 성공전략을 들여다보자.

보아, 원빈에서 무명모델까지! 다양한 모델전략으로 승부

2004년 첫 광고를 준비하고 있던 미샤에게는 화장품 업계의 후발브랜드로서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창출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 이에 따라 화장품의 주 타깃층인 20대 여성의 감성에 소구하는 기존 업계의 광고 전략 대신 저가 화장품 시장의 리더로서 다른 색을 찾아야만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화장품 업계의 판도 변화를 불러일으킨 3,300원의 신화가 탄생되었는데, 그것이 저가 화장품 시장의 첫 포문을 열었던 「 보아 런칭 」 편 이었다. 보아 런칭편은 그야말로 화장품 광고 시장에 혁신을 불러왔다. 기존의 화장품 광고들이 아름다운 모델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며, 그 모델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에 치중했다면, 미샤는 보아라는 빅 모델을 와이드컬러의 사진으로만 사용하면서 보아의 입술을 부러워하는 모델의 손가락을 통해 여자들의 질투심을 자극하였다. 광고 속의 주된 톤인 붉은 색 자체가 파격적이고 신선해서 붉은 정열을 담은 미샤의 로고인 꽃을 강렬하게 인식시키고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2004년 여름 미샤의 광고는 시장을 또 한번 놀라게 하였다. 아시아의 대스타인 보아를 대신해 등장 한 너무나 낯선 두 명의 여자 모델은 화장품 광고의 공식 같은 아름다운 피부 대신 화장품의 사용법을 이야기하면서 또 한번 화장품 광고의 새로운 기법을 탄생시켰다. 그 결과 방송 한 달 만에 20만개 이상의 엄청난 제품 판매고를 올리며, 비수기인 여름 미샤의 매출을 확 끌어올린 대박상품이 되어 화장품업계와 광고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흔히 광고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동일한 방식의 광고 캠페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것이 있다.

그러나 미샤의 광고는 이러한 틀마저도 과감하게 부숴버렸다. 보아와 두 명의 신인 여성 모델 기용에 이어, 화장품 업계에서는 금기시 되어왔던 색조 화장품(립스틱) 에 남자 모델을 등장시켰다. 바로 당대의 인기 배우인 원빈이었다. 가을 깊어가는 계절 「 그가 바르면 내가... 내가 바르면 그가... 」 라는 카피와 함께 한층 성숙해진 원빈을 통해 미샤는 또 한번 변신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경쟁사인 더 페이스샵의 권상우와의 경쟁으로도 관심이 모아졌던 이 광고를 뒤 이은 건 원빈이 아닌, 또 다른 두 명의 여성모델. 로즈워터 스킨케어라는 기초라인 제품의 광고에서 1만송이가 넘는 장미밭을 세트장에 그대로 옮겨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으며, 이 제품은 다시 한번 미샤의 히트상품이 되었다.

광고에 가격 명시, 가격에 대한 신뢰감 높여

이제 과연 미샤는 어떤 모델로 어떤 식의 광고를 할 것인가 하는 것은 화장품 업계와 광고계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미샤가 내 놓은 7번째 광고는 그 어떤 사람도 예상하지 못했던 한국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담은 고급스러운 동양화로 표현되었다.

얼핏 보기에 미샤의 광고는 수많은 변화를 겪은 듯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러한 광고 안에는 치밀한 전략이 숨어있었음을 알 수 있다. 미샤는 저가 화장품이라는 소비자들의 불신을 씻기 위해 광고 제품 하나하나에 신뢰감을 부여하고 소비자로 하여금 매장을 방문할 수 있는 꺼리를 제공하여야 한다는 점에 가장 중점을 두었다. 그리고 모델은 제품의 성격에 맞춰 그 제품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을 기준으로 선발하였다. 제품과 부합되지 않는 모델은 아무리 유명인이어도 쓰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었던 것. 또한 지금까지 공중 파 광고에는 금기처럼 여겨졌던 가격을 명시함으로써 소비자들로 하여금 가격에 대한 신뢰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이것은 3,300원 화장품시장의 NO. 1 브랜드로 미샤가 자리 잡는 데 큰 힘이 되었다.

2004년 화장품 업계는 물론 온 사회에 저가 열풍을 몰고 온 미샤. 미샤는 「 화장품은 비쌀수록 좋을 것이다 」 라는 통념을 깨트리고 3,300원짜리 화장품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사상 최악의 불황기에 전 년 대비 매출액이 10배 이상 오르고 화장품 시판 유통채널을 변화시켜 초고속 성장을 했다. 미샤를 뒤이어 수많은 me-too 브랜드들이 쏟아지면서 화장품 업계에서는 미샤를 따를 것인가, 아닌가가 최고의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존 시장의 질서를 파괴시켰던 미샤의 새로운 광고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가 될지 매우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