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광고계 진단 ㅣ ⑤ 패스트푸드 업종

대량소비 산업 특성으로 광고 마케팅 중요성 높아

김현중 / 방송광고공사 영업3국 4부 차장

 

햄버거로 대표되는 패스트푸드는 1960년대 미국의 베이비 붐 세대를 기반으로 신속성, 경제성, 균일한 품질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면서 빠르게 보급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 후반 롯데리아를 필두로 맥도날드, KFC 등 세계적인 체인점들이 진출하여 외식사업에서 가장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성 장기 청소년들에게 패스트푸드는 일상의 먹거리에 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마케팅 활동은 기업의 판매 전략에서 핵심적인 사항이다. 패스트푸드는 비록 고열량, 영양부족, 중독성이라는 치명적 약점을 지녔지만 속도와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특징으로 하는 현대사회의 생활양식에 가장 잘 맞는 음식이다.

특히 세상 어디에서나 균일한 품질의 음식을 제공하는 시스템은 기존의 햄버거에서 피자, 닭튀김 등 새로운 제품의 영역을 개발하면서 타 외식 산업에 영향을 주고 있고 외식 프랜차이즈 체인의 성 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생명인 패스트푸드 산업에서 대중에 대한 마케팅 활동은 불가분의 관계가 있고, 방송광고 마케팅은 외국 기업의 경우 월드와이드 본사에서 광고물의 기획, 제작에서 매체 집행까지 관여할 정도로 핵심적인 사항이다. 현재 방송광고를 집행중인 패스트푸드업계를 살펴 보면 피자, 햄버거, 치킨군으로 대별할 수 있다. 가격과 대중성을 기준으로 각각의 제품군을 보면 피자류는 가격과 품질이 높은 제품이고, 햄버거류는 가격과 대중성에서 패스트푸드의 기본적인 정의에 가장 적합한 제품이다. 치킨류는 외국의 프랜차이즈 기업을 포함하여 업체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제품군으로 새로운 조리방법과 맛을 무기로 신규업체들이 속속 참여하고 있는 시장이다.

뿌린만큼 거두는 피자 광고와 매출

과거에 피자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소수의 계층만이 즐기던 고가의 음식이었다. 그러나 1985년「 피자헛 」이 피자 전문 레스토랑을 열고 1990년 미국의 배달 피자 선두 기업인 「 도미노피자 」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피자 대중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 미스터피자 」는 1990년 국내 진출시 일본 기업에 기술 로열티를 지불하였으나 현재는 중국 등 외국에 「 (주)한국미스터피자 」로 상표 등록을 하는 등 패스트푸드 산업의 역수출에 성공한 사례이다. 현재 서양 외식 시장의 25% 인 7천8백억 원을 차지하고 있는 피자는 매출의 70% 를 차지하는 배달 피자부문을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피자 시장 점유율은 피자헛(50%), 도미노피자(19%), 미스터피자(16%)순으로 전체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중소업체끼리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활발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며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피자헛은 2002년 이후에도 10~14%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배달 피자시장에서 세계적 노하우를 갖고 있는 도미노피자는 「 더블 크레스트 씨푸드 」등 웰빙 트렌드에 맞춘 제품 출시와 더불어 피자 배달 용 기인 「 핫 박스 」 개발, 주문 전화 번호 집중 노출 등으로 2002년 이후 3개 업체 중 최고인 연평균 25% 매출 성장을 기록하였다.

국내 진출 이후 레스토랑 사업에 집중하던 미스터 피자는 배달 피자 시장의 급성장을 실감하고 송강호, 박해일 등 빅모델을 기용하여 적극적인 방송광고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2004 년에는 전년에 비해 두 배 이상(23%) 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였다. 피자업계의 방송광고비를 살펴보면 2003년 대비 2004년 전체 방송광고비는 23.3% 증가하였으며 이 중 미스터 피자는 2003년 12억4천2백만 원에서 2004년 24억5천8백만원으로 두 배 가까운 광고비를 지출하였다. 이는 우연하게도 동기간 미스터피자의 매출액 성장률과 유사한 수치이다. 업체별 2004 년 방송광고비 비중은 피자헛이 57.5%로서 선도기 업다운 마케팅 활동을 하였으며 후발업체인 도미노피자와 미스터피자도 2003년 22.8%, 10.1%에서 2004년 26.2%, 16.3%로 방송광고비 비중을 늘려 왔다. 2004년 월별 방송광고비 지출을 보면 피자헛의 경우 업프론트물의 집행 등 장기적인 계획하에 지속적인 방송광고 마케팅 활동을 하였으나 후발 두 업체의 경 우 배달 피자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7, 8월, 12, 1월 등 학생들의 방학시즌을 중심으로 방송광고를 집행하였다.

월드와이드 광고주도 로컬 특성 반영한 광고 전략

1979년 롯데리아의 시장 진출로 형성된 햄버거 시장은 2001년부터 시장포화 상태로 성장속도가 떨어졌다. 2003년과 2004년에는 프렌치 프라이 유해물질 검출 발표와 불황, 웰빙, 광우병 파동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면서 사상 처음 15% 이상의 매출 하락을 경험하였다. 1980년대를 거치면서 매년 두 자리 이상의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근 몇 년 사이에 실질 매출액이 20~30% 정도 하락한 것이다. 매출액, 브랜드 인지도, 점포 수 등에서 국내 패스트푸드 업계 1위인 롯데리아는 세계적인 햄버거 체인점인 맥도날드도 뚫지 못하는 아성을 구축하고 있다. 토착기업으로 일본과 중국에 일찍부터 진출하여 시장을 넓혀온 롯데리아는 세계적인 웰빙 열풍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의 주식인 김치와 쌀을 응용한 제품 출시와 호밀빵, 한우 불고기 등 기본 재료의 품질향상으로 적 극 대처해왔다. 최근에는 건강식품인 샐러드와 요구르트를 메뉴에 추가하고 델리 파우치 등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여 선도기업으로 건강지향이라는 패스트푸드 업계의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전세계 121개국에 3만개의 매장을 가진 맥도날드는 1988년 국내에 진출하였고 50년 이상 축적된 영업노하우와 물류관리 체계, 가격을 무기로 지난 16년 동안 140배라는 경이로운 매출신장을 기록하며 국내 2위 업체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세계적인 웰빙 트렌드와 광우병 파동으로 성장세가 감소되었고, 지난 미군 여중생 장갑차 치사사건 때는 미국 문화의 상징으로 여겨져 불매운동을 당하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불황기 맥도날드의 우선적인 마케팅 전략은 가격인하이다. 거대자본을 바탕으로 전세계 네트워크를 통한 효율적인 생산과 판매가 가능한 상황에서 가격 정책은 가장 효율적인 마케팅 수단이다. 다음으로 제품의 품질향상이라는 업계의 전반적인 대처방안을 사용하고 있다. 작년부터 「 퀄리티 」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는 맥도날드는 샐러드 메뉴의 다양화로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으며 광우병 파동의 영향을 피하기 위하여 닭고기를 활용한 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로컬 중심의 마케팅 활동을 들 수 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 다국적 기업으로서 로컬리즘은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며 권역을 넘어 국가 단위의 로컬 특성을 반영한 광고물의 제작에서 이러한 변화가 잘 나타나고 있다.

버거킹은 1984년 석쇠구이 조리방법과 「 1950년대 아메리칸 스타일 」 이라는 컨셉으로 국내에 진출하였다. 맥도날드에 비해 진출은 빨랐지만 프리미엄급 패 스트푸드라는 제품 특성으로 주요 소비자가 구매력을 갖춘 20~30대 청장년층으로 한정되었기 때문에 타 업체보다 시장점유율, 매출액 규모, 브랜드 인지도 등에서 낮은 편이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만큼 불황의 여 파에도 덜 영향을 받아 내실 있는 성장을 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햄버거 업계는 전반적인 급격한 매출 감소만큼 방송 광고비의 지출도 3개 패스트푸드군 중 가장 큰 감소세를 나타내었다. 전년 대비 2004년 방송광고비 지출액은 20% 정도가 줄어든 175억 원이었다. 업체별 광고비 비중도 2003년에는 선두기업인 롯데리아가 54.3%로 1위를 차지하였으나, 작년에는 롯데리아가 광고비를 전년대비 30% 줄인 상황에서 맥도날드가 48.4%로 1위를 차지하였다. 월별 광고비 지출현황을 살펴보면 롯데리아가 11월 을 제외하고는 7억 원에서 9억원대의 일정한 광고비를 지출하였으나, 맥도날드는 전년 대비 광고비 비중이 증가한 가운데에서도 월별, 계절별 격차가 매우 심함을 알 수 있다.

프로그램과 토막광고, 주중과 주말 등을 기준으로도 광고비 집행의 차이를 알 수 있다. 롯데리아가 프로그램 광고와 주중 시간을 선호하는 데 비하여 맥도날드는 토막광고와 주말 시간대를 위주로 광고를 집행하였다. 한편,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모두 어린이 프로그램 시간대인 오후 4시에서 6시까지의 방송광고 비중이 높은데, 이는 버거킹이 구매력있는 청장년 층이 주요 소비자인데 비하여 양 업체가 키즈(kids)마케팅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치킨업계는 패스트푸드 업계 중 국내 업체들의 참여가 가장 많고 경쟁이 심한 곳이다. 2003년 창업 프랜차이즈 가맹점 조사에 따르면 가맹점 수 상위 10위권 내에 교촌치킨을 필두로 4개 업체가 포진되어 있으며 새로운 맛을 무기로 국내 중소기업이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내업체의 활발한 참여에 비하여 외국계 프랜차이즈 점인 KFC와 파파이스는 지난 몇 년 동안 크게 위축되어 왔다. 이는 국내 업체와 비교하여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배달시장에 대한 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2004년 전년 대비 방송광고비 지출을 보면 외국계 업체가 50% 이상 광고비를 줄인 데 비하여 국내 업체는 교촌치킨과 페리카나가 200% 이상 방송광고를 늘이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하였다. 업계 내 방송광고비 비중 면에서도 2003년 35%로 1위였던 차지한 KFC가 작년 한 해 절반으로 축소된 반면 교촌치킨은 전년 대비 3배 이상이 늘어난 37%로 업계 1위를 차지하였다. 어려워진 시장 상황 속에서 외국계 업체인 KFC와 파파이스는 기존의 정형화된 패스트푸드 시스템을 활용한 메뉴 다양화로 햄버거, 샌드위치 등 타 업종과의 경쟁에 나서고 있다. 3년전 「 트위스터 」 로 재미를 본 KFC는 대표적 햄버거 메뉴인 「 징거버거 」 의 판매를 강화하고 있으며, 파파이스는 샌드위치를 새로운 메뉴로 추가하였고, 쌀밥을 활용한 치킨 정식인 「 치킨 플래터 」 를 주요 방송광고 소재로 집행하고 있다. 간장 맛의 담백한 소스 사용, 부위별 제품 판매 등으로 2003년부터 선풍적 인기를 끈 교촌치킨은 작년 한 해 빅 모델인 가수 「 비 」 를 광고모델로 사용하고 광 고비를 대폭 늘리면서 치킨업계 중 선도 기업이 되었다.

특히 경기불황으로 인한 자영업자 증가와 프랜차이즈 가입으로 전국 점포수가 크게 늘어 외형과 매출 면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BBQ 치킨으로 잘 알려진 제너시스는 기존 브랜드 외에 닭익는 마을, U9 등 신규 프랜차이즈 사업에 열중하고 중국 진출 등을 모색하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시장에 소홀했다. 그러나 교촌치킨의 성장에 자극 받 아 차태현 등의 빅 모델을 기용하는 등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월별 방송광고비 지출을 보면 KFC와 파파이스가 일반적인 방송광고 유형인 3월에서 5월 집중 집행한데 비하여, 국내 치킨업체들은 방학시즌을 위주로 광고 비를 지출하였다. 이는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배달시장과 주고객인 초중고생들을 감안하였기 때문이다. 2004년 3월 한 조사에 따르면 패스트푸드에 대한 정보습득 경로 중 60% 이상이 TV광고이며, 작년 한 해 주요 패스트푸드 업체 4대 매체 광고비 집행 비중을 보면 광고비의 97% 이상이 TV, 라디오 등 방송매체 를 통해 집행되었다. 이는 패스트푸드가 규격화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대량 생산되며 대중을 기반으로 대량 소비되는 특성을 갖고 있기에 매스미디어를 통한 마케팅 활동, 특히 무차별적으로 전달되는 공중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알 게 해주는 대목이다.

오늘날 패스트푸드 업계는 웰빙 열풍, 원재료 파문 및 시장의 성숙성 등으로 1980년대 이후 고성장의 기세가 꺾여가고, 소비의 양극화로 저소득 계층의 전유 물로 위치가 변하고 있다. 그러나 IT 기술의 무제한적인 발달에 힘입은 속도 중심의 사회생활 변화 속에서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신속하게 제공한다는 장점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패스트푸드 업계는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유기농 재료 등 원재료의 품질향상, 요구르트, 샐러드 등 웰빙 메뉴 추가, 김치와 쌀을 이용 한 로컬 메뉴 개발 등 발빠르게 대처해왔다. 시장 유지를 위한 업계의 노력이 결국 매스미디어를 통한 광고마케팅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방송광고 시장에서 패스트푸드 업계의 위치를 앞으로도 일정 수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패밀리 레스토랑,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 아침 식사 제품 등도 패스트푸드 업계과 경쟁관계를 갖는다는 점에서 주요 방송광고주로서 성장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작년 한 해 주 5일제 도입으로 패밀리 레스토랑은 경기불황에 따른 외식업계의 매출 급감 속에서도 전년 대비 20% 정도 성장하여 6천억원 규모의 시장을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