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결론 및 논의

이 연구의 목적은 PR효과측정에 대한 한국PR산업의 현황파악과 PR업무담당자들의 인식조사였다. 자료수집은 2단계의 설문조사로 진행됐는데, 사전조사에서는 PR효과측정을 둘러싼 현황파악에 주력했고, 본 조사에서는 사전조사결과를 바탕으로 PR회사실무자들과 클라이언트들의 인식을 상호지향성 모델의 세 개념-객관적일치도(agreement), 주관적일치도 (congruence), 정확도(accuracy)-을 활용, 검증했다.

PR업무담당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PR효과측정 방법들로 1. 미디어 클리핑/모니터링, 2. 미디어 내용분석, 3. 광고단가기준 효과측정등이 밝혀졌는데, 사실 PR초창기였던 100여년 전의 방법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망스러운 현실이었다. 정확한 효과측정이 불가능한 원인으로는 1. 조사연구 방법에 대한 지식부족, 2. 예산의 부족이 두 가지가 가장 대표적이었다. 최근 어렵지 않게 시도해볼수 있는 지수들이 개발되고 있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평가측정용 소프트웨어들이 시장에 소개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앞으로의 변화가 예상된다. PR업무담당자들을 조직의 특성에 따라 PR회사실무자와 클라이언트, 두 그룹으로 구분하고 두 집단간 인식차이를 조명한 본 조사는 다음 몇가지로 그 결과를 요약할 수 있다.

효과측정의 현황과 전망등을 똑같이 물어본 뒤 그 차이를 비교해 본 객관적일치도 문항의 분석은 두 집단 사이 존재하는 상당수준의 공감대를 확인케 했다. 여섯개 항목을 비교해 본 결과 두 경우를 제외하고는 효과측정에 대한 인식이 다르지 않았다. 물론, 그런 경우, 측정이 이뤄지지 못하는 현실적 한계와 아쉬움에 대한 것이었지만, PR업무의 두 축을 이루는 그룹이 같은 방향성을 설정하고 있다는 것은 일면 다행스런 일이었다. 한편, 일정정도 이상의 차이가 발견된 경우는 모두 PR회사실무자들이 클라이언트들보다 적극적자세를 보여줘 클라이언트들 보다 PR회사실무자들 사이에 효과측정의 문제가 업무정체성과 전문성, 그리고 서비스 경쟁력에 필수요소라는 이해가 퍼져있다는 것을 짐작케 했다. 객관적 일치도와는 달리 자기인식과 상대방인식에 대한 나의 평가를 수평비교하는 주관적 일치도의 경우 재미있는 것은, 클라이언트들은 자신들의 생각과 PR회사실무자들의 그것이 다를 것이라 보지 않는데 반해, PR회사실무자들은 자기들의 생각과 클라이언트의 생각이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본다는 사실이었다. 즉, 효과측정에 관한 전문성 확보가 절실한 PR회사실무자들의 눈에 클라이언트들의 생각은 자기그룹의 그것과는 거리가 있는 접근이었다.

이와같이, 클라이언트들을 과소평가하는 PR회사실무자들의 태도는 정확도검증에서도 나타나, 평균인식차이를 분석한 PR효과측정에 대한 6가지 요인중 3가지 요인에서, PR회사실무자들이 클라이언트들을 평가한 값은 클라이언트 들의 실제인식 값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중요한 업무파트너에 대한 부정적태도는 PR회사실무자들을 바라보는 클라이언트들도 다르지 않아, 클라이언트들이 평가한 PR회사실무자들의 인식역시 PR회사실무자들의 실제 인식보다 낮은 상태였다. 적어도 효과측정에 관한 한, 두 그룹 모두 상대방에 대한 평가에 인색한 셈이다. 상대그룹에 대한 비판적 접근은 사실 심각한 문제일 수 있는데, 특히 PR업무경력이 많은 사람일수록 효과측정이 업무에 꼭 필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기업에서 PR회사를 결정할 때 주요고려사안이 되질 못하고 있고, 또 그래서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진다고 보고 있었다.

이론적으로 상호지향성 모델을 활용한 이 연구는, 두 집단간 인식의 일치여부에 초점해온 기존논문들에 비해, 불일치에 더 관심을 집중함으로써 상호지항성 모델의 적용 폭을 넓힐 수 있었다. 또한 지금까지 이 모델이 조직과 공증간의 인식을 평가하는 데 주로 이용돼 온 것과는 달리 해당집단을 PR회사실무자와 클라이언트로 구분함으로써 한 이론을 이용한 새로운 시도라는 의미를 지닌다.

실무적인 관점에서 볼때, 이론적 논의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PR효과측정이라는 주제를 실증적으로 검증함으로써, 현황과 인식에 대한 이해의 토대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는 PR회사실무자와 클라이언트의 상호인식을 모색한 작업은, PR효과측정에 대한 좀더 다양한 논의를 가능하게 해주며 향후 PR효과측정을 시도하는 하나의 기준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측정의 단계'에 대한 분석에서는 상호지향성의 3가지 개념모두 두 집단간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두 집단 모두의 인식이 일치하는 이런 대목에서 우선공동의 작업을 생각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PR회사실무자들과 클라이언트들은 PR효과를 조직과 공중과의 관계성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관계연구가 활발한 상황에서, 관계성 척도를 PR효과측정에 사용할 때, 업무담당자들의 인식을 이해하고 조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연구를 종료한 시점에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몇 가지 중요한 한계는 먼저 PR효과측정에 대한 보다 효과적인 설문문항을 개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설문구성을 기존문헌에만 의존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활용가능한 항목들을 적절히 정리하고 사전조사를 통해 이를 수정, 보완했다. 덕분에 본 조사를 위한 전체설문문항의 신뢰도는 높은 편이었으나 요인별 신뢰도검증에서 몇몇 요인들의 신뢰도는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는 결정적 문제가 있었다. 이 문제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설문문항을 추출하다 보니 발생한 어려움이기도 했다. 또한 연구결과를 산업별, PR프로그램 특성별로 차별화시킬 수 있었던 가능성을 연구디자인을 단순화하기 위해 분석하지 못했던 점 역시 작지 않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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