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ve Section | Shall We Talk? / 팝페라 테너 임형주

숲을 꿈꾸는 어린왕자
팝페라 테너 임형주오의 20문 21답

류남길 / 커뮤니케이션 2본부 CD

 

1986년 5월 7일생(만 18세)

주요 학력

예원학교 성악과 수석졸업 동시에 미국 유학
미국 줄리아드 음대 예비학교 심사위원 만장일치 합격
이태리 피렌체“ 산 펠리체” 음악원 1학년 휴학 중

주요 경력

2000년 제 1회 CBS전국 음악콩쿠르 1위
2001년 제 5회 전국 청소년 음악콩쿠르 1위
2003년 제 16대 노무현대통령 취임식 애국가 선창
2003년 한일월드컵 1주년 기념 평화콘서트 출연
2003년 뉴욕 카네기홀 데뷔 독창회(남성성악가 중 최연소 데뷔 기록)
2003년 소니뮤직과 전 세계 음반유통계약 체결
2003년 데뷔 앨범‘ 샐리 가든’ 연말결산 클래식앨범 판매차트 1위
2004년 일본에서 데뷔앨범“ Salley Garden” 발매
2004년 일본 크로스오버 모음앨범“ 이마주4” 에 노래 수록
          (한국 음악가 사상 최초)
2004년 대만 건국기념일 초청공연(대만 총통 관저)

소년. 팝페라를 만나다

처음 팝페라를 접하게 된 동기는?

줄리아드에서 공부할 때 주위에서 권했어요. 또 평소에 안드레아 보첼리 등에게 관심이 많았었고요.

어찌 보면 클래식 오페라에서 벗어난 것인데, 계기가 있다면?

제꿈이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거든요. ‘사람들과 좀 더 가까워졌으면’하는 마음으로 팝페라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국내 클래식계에서는 팝페라를 별로 반기지 않아요. 그래도 전 신경 안 써요. 전문가들 들으라고 제가 음악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이젠 클래식 가수들도 노래만 잘해서도, 도도해서도 안돼요. 대중과 점점 거리를 좁혀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죠. 그래서 조수미씨를 존경해요. 클래식 대중화의 장본인이시잖아요.

예원학교 성악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 줄리아드 음대 예비학교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합격했었는데, 당시의 현장 분위기와, 그를 위해서 준비했던 과정들은?

‘동양의 어린 아이가 음악적인 표현력이 뛰어나다, 독특한 보이스를 지니고 있다’는 평을 들었어요. 준비요? 음, 혼자서 인터넷으로 알아봤어요. 또 희망하는 전공 외에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으니까... 노래 외에는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어요.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다녔다면 통상 줄리아드 음대로 진학하는 것이 관례인데, 이태리 피렌체 “산 펠리체” 음악원으로 간 까닭은?

줄리아드 음대 예비학교는 줄리아드의 직속재단이에요. 그래서 재학생의 80% 정도는 진학시험을 거쳐 줄리아드 음대로, 나머지 20% 정도가 딴 곳으로 진학합니다. 전 빨리 본고장의 음악을 배우고 싶었어요. 그래서 피렌체를 선택한 거죠.

노무현대통령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선창했는데..

애국가가 아니었다면 한국에서 제가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두었을까요? 당시에는 너무 떨리고 긴장했지만,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에요.

남자 성악가로는 최연소로 카네기홀에서 데뷔 독창회를 가졌다는데...

현장분위기는 좋았어요. 전 좌석이 매진되고, 또 이 독창회를 통해서 소니와 계약을 이룰 수 있었거든요. 저한테는 뜻깊은 추억이고, 앞으로도 잊을 수 없는 일입니다.

첨밀밀과 등려군, 그리고 임형주

지난 10일, 대만 총통관저 앞에서 열린 대만 건국 93주년 축하공연 ‘내셔널데이 기념음악회’에 초대된 것으로 알고 있다. 건국기념일(쌍십절)에 초대받은 최초의 한국인이고, 초대받은 계기가 지난 5월 대만에서 열린 첫 콘서트의 영향이라고 들었는데.. 축하공연에서 부른 곡목과 현장 반응은?

3집 수록곡 ‘미스티문’과 등려군의 ‘월령대편아적심’을 불렀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대만이 원래 한류열풍의 진원지잖아요? 대만사람들이 한국을 좋아하고, 또 한국인이라 플러스되는 게 많았습니다.

등려군의 곡을 선택한 동기는?

영화 첨밀밀 기억나세요? 그 영화에 등장하는 여가수가 바로 등려군이죠. 대만의 국민가수이니까, 그녀의 곡을 부르면 좋아해 줄 것 같았어요. 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대만가수이기도 하고요.

본인이 좋아하는 노래라서 선택했다는 것은 아티스트적인 측면의 해석이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아니라, 내가 뭘 부르면 소비자(청중)가 더 좋아할까?’ 라는 시각을 우리 광고에서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라 한다. 평소 마케팅에 대해서 공부한 적이 있는가?

제가 마케팅에 대해서 배운 적은 없어요. 그냥 그런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소비자’라고 하면 그렇고, 팬들이 좋아하는 것,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켜드리고자 노력해요.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음악을 통해 그걸 충족시켜드리고 싶어요.

대중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이야기인가?

제가 팝페라를 선택하게 된 동기는 대중과 더 친밀하게 호흡하기 위해서예요. 클래식이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무겁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계신데, 사실 클래식만큼 오래가는 음악이 없다고 생각해요. 유행을 타지 않기 때문에 친숙한 클래식, 그렇게 늘 우리 곁에서 꾸준히, 우리가 필요로 할 때 들을 수 있는 것이 클래식이죠. 그렇게 친숙한 클래식에 조금 더 팝적인 느낌을 가미해서, 여러분들에게 들려드리고싶어요.

대중가요와 드라마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을 클래식으로까지 넓힌 주인공이란 평가에 대해서는? 너무 감사하죠.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해요.

이번 3집 미스티문에 대해서...

3집보다는 이번에 새로 나온 스페셜 패키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선 ‘미스티문’은 팬들을 위해서, 팬들이 좋아하실 음악 위주로 담았고, 고맙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성원 덕분에 2004년도 상반기 결산에서, 그것도 클래식만이 아니라, 팝 결산에서 1위를 했어요. 조수미씨 이후 처음이라는데... 그런 성원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2CD를 하나에담은한정판을만들었습니다.

스트레스 권하는 사회, 숲이 되고 싶은 어린 왕자

일본에선 이미 1집이 발매돼 호평을 받았고, 3집도 최근 발매돼 화제가 되고 있다는데...

일본에서의 반응도 생각보다 좋았어요. 워낙 그 쪽은 크로스 오버를 좋아하는 나라여서 매니아도 많아 쉽게 활동 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편하게 라디오 진행을 한다거나... 그렇게 제게는 친숙한 나라가 되어버렸어요.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고, 무엇보다 한국노래를 일본에서 발매한다는 것이 자랑스러워요. 또 한가지 기쁜 것은 일본에서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인데요, 외국인 진행자의 경우 대부분 단발에 그치는데 반해 저는 2달동 안 고정 진행을 하고 있어요. 즐겁고,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것과 일본, 대만에서의 느낌을 비교하자면?

일단 한국이 더 편하죠. 편하다는 것은 내 나라, 내 조국이기에 편하다는.... 음향이나 시스템 이런 부분은 일본이편하고, 대만은.... 음식이 맛있고.(웃음)

화가들은 그림을 통해, 메탈하는 사람은 괴성을 통해서 뭔가를 말하고 있는데, 본인은 음악을 통해, 팝페라라는 장르를 통해 세상에게, 아니면 팬들에게 뭘 말하고 싶은 것인가?

평안, 휴식.... 휴식 같은 음악을 드리고 싶어요. 현 시대는 복잡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요소가 다분한데 음악까지 스트레스를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음악이 많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의미에서 안식이 되고 휴식이 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19살, 10대의 마지막. 평범한 젊은이로서의 고민이 있다면.?

한국에서 교복, 고등학교 교복을 못 입어봤다는 것이 아쉬워요. 중학교 때는 입어봤지만 왜 고등학교 교복과는 틀리지 않나요? 그래서 아쉽고 그래요. 그리고 또래의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공유 못한 것이 아쉽고, 아직 열 아홉인데... 나이에 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 같고... 그런데 그 점에 대해 후회해 본 적은 없어요. 음악을 하는 사람 중의 한 명으로서, 꾸준히 사랑 받는 음악인이 되고 싶어요. 인기스타가 되고 싶은 적은 없었고, 꾸준히, 한번에 100만, 200만장을 파는 가수가 아니라, 10만, 20만, 꾸준히 사랑받는 그런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자신의 재능에 대해서..

전 제가 한번도 천재라고 생각한 적 없고요... ‘목소리가 좋다’라고 생각해본 적은 있지만.(웃음) 그리고 제 자신을 연예인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어요. 제가 팝페라라는 장르를 하고 있지만 제 본분은 클래식 아티스트거든요. 연예인과 아티스트는 궁극적인 목표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전 제 음악적 고집대로 노래할 거니까요. 일반인들이 찾아듣기 힘들지만 좋은 노래들을 선곡하는 것도 이 때문이에요. 음악에 대한 지식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요. 다른 부분에서는 그런 자신감이 없는데 음악만큼은 달라요.

그 재능을 개발하기 위해, 음악적 성취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평상시에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보려고 해요. 제가 겪지 못한 인생의 간접경험을 위해서. 그리고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해요. 안드레아 보티첼리, 마리아 칼라스, 조수미씨, 그분들의 음악을 통해서 어떤 영혼의 교감을 느끼는 거지요.

살리에르가 보면 모짜르트가 벽, 모차르트가 보면 모차르트 자신이 벽이다. 본인이 그런 재능적인 한계,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난다면 어찌 하겠는가?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저는 피해갈 거예요. 자신의 능력으로 해낼 수 없는 일은 돌아보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 생각합니다. 대신 제 장점과,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과 도전을하고, 그 분야에 매진하겠어요. 그게 현명한 처사라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꿈이나 계획이 있다면?

팬 여러분에게 사랑 받는 음악 인이 되고 싶고, 꾸준히 사랑 받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제 노래가 평안과 휴식을 드릴 수 있도록, 그래서 삶의 쉼표 같은 음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에요. 숲과 같은 음악을 할 수 있다 면, 행복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