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olic | ‘옥메와까’ 광고 제작팀

묘한 중독성에 매료되다

편집부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어느 클럽에서 가볍게 리듬을 타며 무표정한 얼굴의 한 여인이 등장한다. 그녀의 춤 실력을 기대하며 광고에 몰입하려는 찰나 그녀는 불안한 음정의 코맹맹이 소리로 외계어 같은 노래와 함께 막춤을 선보인다. 15초의 짧은 이 광고를 한번 보고나면 ‘이게 뭐야’라는 호기심이 인다.

네 가지 제품이 한꺼번에 등장하는데, 기획 의도는?

류홍준 팀장 | 광고주가 네 가지 제품을 같이 광고했으면 하더라고요. 솔직히 처음에는 좀 막막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 가지 제품, 한 가지 컨셉트를 15초 안에 담기도 버거운데 네 가지 제품을 한 광고에 담아야 하니까 말이죠.

김세희 대리 | 처음에는 ‘이거 큰일 났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죠. 하지만 특별한 기획의도라고 할 것도 없었던게 한 제품의 특 · 장점으로 광고하는 게 아니라 네 가지 제품을 알리는 데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쉽게 생각해서 “모든 제품을 전반적으로 다 보여주면 되는 거 아니냐, 즐겁게 풀자”고 얘기하고 나서는 어려운 게 하나도 없었어요. 그냥 술술 풀렸죠.

아이디어를 낸 과정이 재미있었을 것 같다.

류홍준 팀장 | ‘네 가지 제품을 가장 쉽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이 뭘까?’ 하며 고심하는데 카피라이터가 노래로 만드는게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를 냈어요.

이지선 대리 | 15초 안에 네 가지 브랜드만 읽어도 시간이 초과됩니다. 쉽고 빨리 전달할 수 있는 대안은 노래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옥메와까’가 제품명의 첫 글자인데, 순서는 어떻게 정했나?

류홍준 팀장 | 롯데제과에서 제품을 부를 때 보통 앞 글자만 따서 약칭으로 사용합니다. 옥동자, 메가톤바, 와일드바디, 까마쿤도 앞 글자를 따서 “옥메와까”라고 부르더라고요. 처음엔 “옥메와까? 그게 뭐예요? 일본에서 나온 제품 이름이에요?”라고 했는데 계속 부르다보니 어감이 좋아서 ‘옥메와까’를 그대로 활용했어요. 물론 광고주는 옥메와까로 그냥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죠. 하지만 광고주가 부르는 ‘옥메와까’가 가장 입에 걸리더라고요, 귀에도 걸리고.

박진영 부장 | 사실 ‘옥메와까’라는 글자 순서는 상관없어요. 네 가지 제품을 알리려고 하는 거니까. 광고를 진행하면서 네 가지 제품을 하나로 묶어서 패키지 디자인도 해줬어요. 제품을 알리는 데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광고 제작 시 어디에 주안점을 뒀나?

김연삼 대리 | 이번 광고는 청소년이 타깃이어서 전체적으로 그들이 좋아하는 코드로 맞추는 데 초점을 뒀습니다. ‘클럽에서 춤추면서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촬영 장소를 요즘 아이들의 감각에 맞게 꾸몄죠.

노래를 따라 부르게 되는 중독성이 있다. 반응은 예상했나?

이지선 대리 | 네, 노래를 들은 팀원 모두 중독성이 있다고 했거든요. 빙과류 광고니까 먹는 것과 관련된 “한 번 먹고 꽂혀 버렸어”이런 가사가 들어갔는데 노래가 잘 나온 것 같아요. 노래는 모델이 직접 불렀는데요, 가수가 아니다보니 조금은 어설프게, 기존 멜로디에서 틀린 부분도 있지만 12시간 내내 춤추면서 노래 부르느라 많이 힘들었을 텐데 열심히 해줘서 광고가 더욱 이슈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읊조리는 듯한 멘트로 전달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는데?

한상균 부장 | 광고가 반복 노출이기 때문에 세 번을 봐야 기억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니까 “한 번 보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그런 얘기들을 하는 게 아닐까요?

신인 배우인 서우 씨를 모델로 기용한 이유가 궁금하다.

조현욱 부장 | 의도한 대로 광고가 나오려면 모델이 중요하죠. 그래서 오디션을 보고 가장 잘 어울리는 모델을 쓰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광고주가 우리가 모델을 결정할 수 있게 해줘서 오디션장에서 노래를 들려주고 노래를 따라부르면서 춤을 춰보라고 했어요. 그중 제일 비슷한 모델이 서우 씨였어요.

광고에 대한 반응이 극과 극이다.

윤정원 대리 | 인터넷에 UCC가 올라온 것을 보니 이슈가 된 것 같긴 해요. 일단 화제가 되면 잘 된거라고 생각합니다. 좋든 나쁜든 화제가 됐다는 건 그만큼 관심이 있는 거니까요.

류홍준 팀장 | 이 광고는 한 번 본 사람보다는 두 번 본 사람, 두 번 본 사람보다는 열 번 본 사람이 더 재미있어할 겁니다. 여러 번 보면 뒤에 있는 사람까지 눈에 들어와서 더 웃기거든요. 그래서 누구나 다 볼 수 있을 정도로 매체에 노출되는 횟수가 잦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을 거예요. 매체량이 작아서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뭐 좋다 나쁘다 평이 나오는 게 관심이 있어서 그런거 아니겠어요?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한상균 부장 | 콘티가 나오고 나서 분명히 골 때리는 광고가 될 거라고 예상했는데, 촬영 현장 역시 시종일관 골 때렸죠. 너무 재밌으니까. 메인 모델인 서우라는 친구도 재밌고 광고를 보면 아시겠지만 뒤에 보면 댄서들이 있는데 그분들이 너무 웃기거든요. 50초짜리 버전을 보면 더욱 재밌을 겁니다. 테이크 돌릴 때마다 감독도 웃고 PD도 웃고 전부 다 웃고…. 정말 즐기면서 촬영했습니다.

김정화 사원 | 서우 씨가 처음에는 “부끄러워요, 못 하겠어요”하다가 컷 들어가면 잘해서 인상적이었어요. 안무 연습은 코믹한 춤 위주로 일주일 정도 시켰는데, 서우씨가 워낙 끼가 있어서 현장에서 더 잘한 것 같아요.

광고에 대한 만족스러운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윤정원 대리 | 광고가 관심을 받아서 너무 좋아요. 인터넷에 캡처화면과 동영상이 많이 올라와서 네티즌들이 고맙기도 해요. 덕분에 효과를 많이 보고 있으니까요.

류홍준 팀장 | 광고를 만들면서 여자들이 봤을 때 잘못하면 ‘역겹다, 야하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이 팀내에서도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그걸 걷어내려고 했죠. 그랬는데도 첫 시사회에서 광고주의 반응은 별로였어요. 수정사항을 줬는데, 말만 들으면 재촬영해야 하는 거였죠. 살짝만 바꾸고 두 번째 시사회 때는 여자고등학교의 한 반 아이들에게 광고를 보여주고 그 반응을 카메라에 담아서 가지고 들어갔어요. 여고생들의 반응이 좋았거든요. 결국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많이 완화된 광고가 방송돼서 좀 아쉽습니다. 수정이 안 된 것으로 나갔으면 더 히트쳤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