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XCANVAS’ 광고 캠페인

‘디지털TV = XCANVAS’, 그 선명한 이유는?

박동명 / 기획2팀 부장, dmpark@lgad.lg.co.kr

이 광고 캠페인에서는 디지털TV에 꼭 필요한 핵심기술을 보여줌으로써 디지털TV의 기술은 LG전자의 XCANVAS가 리드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고자 했다.

Ⅰ.프롤로그

2004년은 국내 경기가 IMF 이후 가장 힘들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온 한 해였다. 국제원유가의 급등, 환율의 불안정 등으로, 수출로 버티던 한국경제의 지표가 더욱 침체의 늪에 빠져들었다. 이러한 경제 지표는 국내 가전경기에도 영향을 미쳐 국내 TV시장도 새로운 디지털TV의 시대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광고가 제 역할을 다해주면 조금이나마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힘이 될 수 있다는 사명을 가지고 XCANVAS 광고캠페인을 전개하고자 했다. 2004년 XCANVAS광고는 2003년에 시작된 ‘볼수록 빠져듭니다’ 캠페인의 완성과 새로운 캠페인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였다. 브랜드 관리와 매출(영업)에 일조한다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광고를 만들어야 하는 부담으로 시작한 2004년의 광고캠페인을 살펴보기로 하자.

Ⅱ.광고전략 - 상반기

‘볼수록 빠져듭니다’ 캠페인의 의의

2003년에 시작된 ‘볼수록 빠져듭니다’ 캠페인의 출발점은, 대화면TV가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효용가치인 ‘실감’ 이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실감 나는 TV는 XCANVAS라는 인식의 연결고리를 창출하여 XCANVAS의 브랜드 정체성을 정립하고 경쟁제품 A에 비해 낮은 브랜드 지표(Index)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1차 ‘빌딩’ 편과 2차 ‘드라이빙’ 편을 통해서 그 성공의 가능성이 나타났다.

먼저 브랜드 지표가 경쟁제품 A의 신장세 에 비해 확연히 높아졌고, 브랜드 연상이미지(Brand Association)에서도 경쟁제품 A의 막연히 ‘주위에서 선호하는’ 같은 보편적인 것보다, ‘생동감’ ’입체감’ ‘영화감상에 좋다’ 같은 ‘실감’ 과 연관된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이러한 브랜드 지표의 상승과 연상이미지의 연관성을 볼 때, 나름대로 XCANVAS=‘생동감 있는 대화면TV’로 브랜드 정체성을 세웠다고 평가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어지는 3차 캠페인은 이렇게 자리잡아가고 있는 XCANVAS의 정체성을 더욱더 공고히 하고 이를 강화할 수 있는 것이어야 했다.

‘화질’의 경쟁우위를 점하라

2004년 TV시장은 도입기를 지나 성장기 단계로 들어섰다. 아울러 소비자도 소유 자체가 곧 자부심인 ‘소유가치’ 에서 Home Entertainment로서의 ‘사용가치’, ‘효용가치’ 를 더욱더 중요시 여기고, 구매에 앞서 사전 정보 탐색을 강화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그림 1>. 또한 경쟁의 양상도 단순한 인치(Size)의 경쟁에서 화질 관련 기술의 경쟁으로 전환되어, 누가 더 좋은 화질기술을 보유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가 하는 새로운 경쟁이 심화되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2004년의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화질’ 의 효용가치에서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그러한 이미지를 창출, 강화하고 그에 대한 논리적 근거(Reason why)를 부여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XCANVAS만의 근거는 디지털화질 전문칩 XD엔진이다. 경쟁제품 A의 경우 XCANVAS보다 먼저 DNIe라는 근거를 제공했는데, 문제는 그 방법에서 생동감, 생생함의 편익(Benefit)이 아닌 ‘표정이 밝아진다’ 는 새로운 편익을 이야기한 것이다. 하지만 근거로 제공되는 것은 소비자가 기대하는 효용가치인 편익과 결합되어야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XD엔진의 경우도 결국은 실감화질을 위한 것으로, 이 엔진의 핵심 편익은 기존의 XCANVAS가 이야기해 오던 ‘생생함’ ‘생동감’ 인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볼수록 빠져듭니다’ 캠페인의 근거로서 XD엔진을 활용하여 XCANVAS의 브랜드 연상이미지를 축적, 강화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그림 2>.

크리에이티브

크리에이티브는 세 가지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개발하였다.

첫 번째, 누적(Accumulation) : 일관성을 통해 누적 효과를 얻기 위한, ‘착각’ 이라는 크리에이티브 모티브와 모델 한석규의 지속적 활용

두 번째, 아이맥스(Eyemax) : 임팩트 있는 비주얼로 소비자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것

세 번째, 역할 연기(Role Play) : TV는 이미지 전달, 지면은 근거가 될 구체적 정보 제공 등 매체 성격에 맞는 광고안 개발

이렇게 해서 ‘볼수록 빠져듭니다’ 캠페인이 3차 ‘비행기편’ 으로 완성된 것이다.

여기서 1차의 ‘발’ , 2차의 ‘뒷모습’ 과 같은 역할로 3차에서 착각의 모티브를 끌고 가는 것은 ‘손’이다. 첩보영화 등을 보면 비행기에서 여주인공이 떨어질 듯 말 듯한 아찔한 순간이 있다. 그러면 누구나 손을 내밀어 그 사람을 구해주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이때 비행기의 폭발음과 함께 급기야 가냘픈 여주인공이 비행기에서 떨어지려고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그 여인을 구하기 위해 손이 나오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안타까운 찰나에 주인공은 비명과 함께 비행기 밖으로 떨어진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비행기 안에서 내민 손으로 보이던 손은 XCANVAS로 실감 나게 보던 한석규의 손이라는 것을 보여주면서 광고가 끝난다. 동시에 자막을 통해 이렇게 실감나는 화질을 불 수 있는 것은 바로 XCANVAS만의 디지털 화질 전문칩 XD엔진 때문이라는 것을 전달하였다.

Ⅱ.광고전략 - 하반기

‘디지털TV의 대명사’

2004년 7월 8일 우리나라 TV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뉴스가 터졌다. 오랫동안 논란을 거듭하던 디지털TV 방식이 확정된 것이다. 그 동안 있었던 유럽식과 미국식에 대한 논란은 부지불식간에 소비자의 지갑을 더욱 더 닫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누가 불확실한 곳에 돈을 지출하려고 하겠는가? 이에 TV시장은 국내 경기의 침체와 맞물려 극심한 불황의 늪에 빠지게 되었는데, 이런 와중에 드디어 전송방식이 미국식으로 결정이 난 것이다. 그런데 이는 소비자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LG전자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미국식 전송방식은 LG전자(Zenith사)가 그 원천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미국식을 따르는 모든 디지털TV는 LG전자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그 기술을 빌려야 하기 때문이다. 디지털TV에 있어서의 원천기술 보유. 이보다 더 중대한 뉴스가 어디 있겠는가? 소비자의 지갑을 XCANVAS로 열게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또한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도 상반기까지의 캠페인인 ‘볼수록 빠져듭니다’ 와는 다른 접근으로 후속 캠페인을 준비하는 일종의 다리(Bridge) 역할로서 이 시의성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되었다. 따라서 전송방식 원천기술을 알기 쉽게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 그리고 그 기술을 보유한 디지털TV XCANVAS를 소비자가 구매하게 하는 것이 후속 광고캠페인의 목표가 되었다. 또 이런 시의성에 맞춰 XCANVAS만의 디지털TV 기술력을 소비자에게 소구, ‘디지털TV=XCANVAS’ 라는 등식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슬로건과 새로운 모델, 새로운 크리에이티브가 요구되었다.

이 원천기술을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소비자의 머릿속에서 출발하였다. 소비자의 머릿속에 로열티를 받는 기술은 곧 대단한 기술, 가장 뛰어난 기술로 쉽게 이해될 터였으므로 핵심 카피는 ‘로열티를 받는 기술’로 정했다. 그리고 디지털TV의 선택에 고민하는 친구에게 망설이지 말라고, 즉 좀더 직접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상황으로 설정하였다. 또한 모델은 기존의 한석규 캠페인과 차별화하고, 나아가 향후의 캠페인 전개를 위해 당시 <파리의 연인> 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박신양으로 정해 다소 딱딱할 수 있는 CM에 집중 요인을 부여했다. 박신양의 당당한 모습에 XCANVAS의 기술적 당당함, 자신감을 투영하고자 한 것이다. 이렇게 제작한 ‘로열티’ 편을 1개월 반 집행한 후, 기술력 메시지를 더 보강할 수 있는 새로운 광고안을 준비하였다. E-VSB전송방식이 미국식으로 채택되었다는 뉴스를 전달하고, 디지털TV에 꼭 필요한 핵심기술을 보여줌으로써 디지털TV의 기술은 LG전자의 XCANVAS가 리드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고자 한 것이다. 이에 기술적인 분위기(Tone & Mood)를 느낄 수 있도록 회로기판 속의 칩을 보여주고 3D를 통해서 각 칩의 역할을 설명하였다. 광고 자체는 다소 딱딱하고 기존 캠페인과의 단절감도 있지만 시의성 있게 그리고 기술적인 리더십을 선점하는 광고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III.에필로그

2005년은 디지털TV의 원년이 될 것이다. 디지털 방송시간 및 지역의 확대, 디지털TV의 가격인하 등으로 인하여 소비자의 디지털TV에 대한 관심은 더욱더 높아질 것이며, 수요 또한 타깃의 확대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즉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고 2005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향후 디지털TV시장에서의 주도권이 결정될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것. 소비자가 알고, 듣고 싶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그것이 2005년 XCANVAS 광고캠페인이 맡을 역할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