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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슬로건 / 1. 슬로건의 힘김경석 / 경기대학교 영어영문학부 교수, kskim@kyonggi.ac.kr
“카 러브 에쓰-오일(Car ♥ S-Oil)” “아 유 젠틀(Are you Gentle?)” 요즈음 아이들은 TV 광고의 첫 장면만 보고도 광고의 말미에 나오는 이러한 표현들을 쉽게 알아 맞춘다. 심지어 여럿이 모여 있을 땐 누가 빨리, 정확히 맞히나 경쟁을 하기도 한다. 현대적 광고 기법에 익숙하지 않은 어른들은 이러한 행동이 TV를 너무 많이 본 폐해라고 지적한다. 과연 단순히 TV를 많이 본 까닭인지 아니면 그러한 표현들이 우리들에게 잠재적으로 각인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효과를 본 것인지 둘 사이에 경계를 긋기란 쉽지만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잦은 반복에 따른 노출과 그러한 표현이 지닌 쉬운 침투성의 두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을 한다. 때론 반복을 많이 해도 그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광고 문구 자체가 지닌 침투성의 문제와 함께 기업의 사회적 위치가 많이 작용한다. 주어진 예처럼 대중 매체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기업의 상품이나 이미지를 홍보하는 문구를 광고 슬로건(Advertising Slogan)이라 한다. 최근 영어 단어의 어감이 지닌 상대적 우월성과 국제화 시대 추세 그리고 수출을 겨냥하여 많은 기업들이 영어 광고 슬로건을 더욱 많이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슬로건의 어원과 의미는 무엇이며, 우리가 보통 같은 의미로 생각하는 캐치프레이즈(Catch Phrase) 그리고 모토(Motto)와는 어떤 차이점을 지니고 있는지 살펴보자. 슬로건슬로건은 정치나 기업에서 특정 아이디어나 목적을 반복적으로 제시하여 쉽게 기억에 남도록 하는 표현이다. 슬로건의 어원을 살펴보면 스코틀랜드의 토착어인 게일어(Gaelic)의 ‘Sluagh-ghairm(Slogorm으로 발음)’에서 유래한다. ‘Sluagh’는 영어의 ‘Army, Host, Slew(다수, 대량)’을 의미하며 ‘ghairm’은 ‘A Cry’를 뜻한다. 이는 스코틀랜드 고지대의 사람들(Highlanders)이나 아일랜드의 부족(Clan)들이 전쟁 중에 구성원들을 독려하거나, 상대방을 겁주기 위해서, 또는 우군들하고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 외치는 구호(Battle Cry)로 종종 부족의 이름이나 집결의 장소를 의미한다. 슬로건을 고안하여 그 목적에 부합하게 사용하는 사람을 ‘Sloganeer’라고 부른다. 슬로건이 영어에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513년이며, 정치나 다른 집단이 사용하는 독특한 단어나 표현이라는 비유적인 의미를 갖기 시작한 것은 17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슬로건이 비유적인 의미로 사용되기 이전 전장(戰場)에서 사용된 예들은 다음과 같다. ‘Cruachan(지역의 산 이름, Clam Campbell)’, ‘Highlanders(Argyll and Sutherland Highlanders)’, ‘Clarinch(지역의 작은 섬 이름, Clan Buchanan)’, ‘Faugh a Ballaugh! (Clear the way!, Irish people)’. 수많은 매체로부터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오늘날 슬로건은 대단히 매력적인 선전(Propaganda)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는데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정치적 신념이나 목표를 알리는 정치적 슬로건과 기억에 쉽게 남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는 광고 슬로건이 그것이다. 마거릿 생어(Margaret Sanger)는 “모든 슬로건은 제국주의적 목적을 위해 사람들이 창출해낸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타인을 지배하고자 하는 정치적 목적으로 슬로건이 많이 이용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정치적 슬로건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많이 애용되고 있는데 출마자의 당락을 좌우할 만큼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A chicken in every pot. A car in every garage(Herbert Hoover, 1928), ‘Peace and Prosperity(Dwight Eisenhower, 1956)’, ‘A time for great-ness(John F. Kennedy, 1960)’, ‘It’s time to change America(Bill Clinton, 1992)’. 한편, 광고 슬로건은 상품의 한 가지 또는 여러 가지 측면에 관심을 끌도록 유도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여기며 또한 그렇게 입증되어 왔다. 일반적으로 광고 슬로건은 최고의 품질, 가장 맛있는 것, 가장 싼 것, 가장 영양가 있는 것, 그리고 가장 귀한 것 등을 잠재적 소비자에게 강조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상품의 효용성(Benefits of the product) 또는 우수성(Distinction between it and others)을 강조하기도 하며 간단명료한 문구(Simple, crisp statement)와 유머(Wit)를 사용한다.
캐치프레이즈캐치프레이즈는 일상생활의 대화에서 폭넓게 반복적으로 사용되어 자연스럽게 대중화된 ‘캐치 온(Catch on)’ 구(句)나 문장 표현이다. 원래 의미는 책의 각 페이지 오른쪽 하단에 쓰여진 다음 페이지의 첫 단어들을 의미하였는데, 1700년대 후반에 들어 대중문화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표현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또한 ‘Catch’가 ‘타인의 시선을 끌다’라는 의미를 처음 지니게 된 것은 소설가 제인 오스틴(Jane Austen)이 1813년부터 사용한 이후다. 캐치프레이즈는 ‘Memetic phrase’라고도 부르는데 주로 영화나 텔레비전 같은 대중문화에서 탄생을 구두로 전달되기도 하고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서 확산된다.
이점은 대중들의 인기를 얻지 못한 광고 슬로건은 캐치프레이즈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러한 슬로건은 이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모든 캐치프레이즈가 창의적인 문구로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표현이나 단어를 독특하게 발음함으로써 대중적 인기를 얻어 캐치프레이즈가 되거나 캐치워드(Catch Word)가 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원래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모 이동 통신사의 광고로 이용되고 있는 “…하면 안 되겠니?”를 들 수 있다. 모토모토는 어느 조직의 보편적인 설립 동기나 항상 지키고 따라야 할 규칙을 공식적으로 기술하는 구나 단어의 나열을 의미한다. 문학 작품에서 모토는 책, 책의 한 장(Chapter), 시의 첫 페이지에 사용하는 인용구를 의미하기도 한다. 대다수의 국가, 도시, 대학, 그리고 군대 등이 모토를 가지고 있다. 특히 군대에서 부대의 문장(紋章)과 함께 사용하는 모토는 그 생명력이 매우 길다. 서구 국가에서 모토는 전통적인 라틴어, 영어 또는 독일어로 만들어진다. 영어의 ‘Motto’는 이탈리아어의 ‘Motto(단여, 격언)’를 차용한 것이며 이는 라틴어의 ‘불평하다’라는 뜻을 지닌 ‘Muttum’이 그 기원이다. 여러 구성체가 사용하는 모토의 예를 보면 다음과 같다.
이상으로 세 용어의 차이점을 알아보았는데 각각이 다른 역할을 하면서 이용되기도 하고 다른 용어의 개념으로 발전되기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광고 슬로건의 대중의 인기를 얻어 캐치프레이즈로 발전하듯이, 기업의 경우 모토를 기업의 이미지나 상품의 홍보에 슬로건으로 적극 사용한 결과 대중들에게 폭넓은 인기를 지닌 캐치프레이즈로 발전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사의 ‘Your potential, our passion’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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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프레이즈를 정의할
수 있는 특징으로는 갑자기, 자발적으로,
그리고 폭넓게 대중들이 수용하며 표현의
흥미로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캐치프레이즈는
정치, 사회, 그리고 문화의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는데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보통
대중성이 사라지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진다. 어떤 캐치프레이즈는 원래 광고
슬로건으로 출발한 경우도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햄버거 체인인 웬디스(Wendy’s)에서
1984년 선보인 ‘Where’s the beef?’를
들 수 있다. 광고에서 햄버거의 빵은 큰데
고기가 너무 작아 돋보기로 고기를 찾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자사의 햄버거는
빵의 크기만큼 고기도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광고 1). 이 광고가 등장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대성공을 거두고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캐치프레이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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