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Ⅰ | 옥외광고

국내 옥외광고의 현재

김석붕 / SP미디어사업팀장 kimsbung@naver.com

미국광고대행사협회(AAAA)가 발표한 2005년도에 가장 뜨거운 관심을 끌 광고 매체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옥외광고는 세 번째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국내 옥외광고도 시장규모로는 TV, 신문에 이어 제3의 매체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이야기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 옥외광고는 세 번째로 뜨거운 관심을 끌 매체로 성장했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특히 1990년대 후반 이후 계속되어 온 옥외광고의 성장 정체 현상은 재도약의 기회를 갈망하고 있다. 물론 세계 주요 공항에 가면 인천공항에 설치된 삼성전자의 TV 전시대와 똑같은 디자인의 TV전시대를 볼 수 있고, 애니콜 조형물을 볼 수 있다. 이는 국내에서 개발한 광고물이고 디자인이다. 이미 국내 옥외광고의 기획개발 능력과 디자인 능력은 글로벌 수준에 올라서 있다고 본다.

다만, 특정 부문에 국한되지 않고 옥외광고 전체적으로 새로운 성장과 질적 발 전을 이루는 재도약의 기회를 삼을수 있을까 하는 바람으로 국내 옥외광고 시장 규모와 현황을 파악해 보고자 한다.

옥외광고의 종류

옥외광고는 세일즈 프로모션 미디어(Sales Promotion Media), 아웃 오브 홈 미디어(Out of Home Media), 아웃도어 미디어(Out-Boor Media)로 불리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를 통틀어 옥외광고로 통칭하고 있다. 옥외광고는 크게 대표적인 형태의 빌보드 미디어(Billboard Media), 교통수단 및 교통시설물을 이용한 트랜싯 미디어(Transit Media), 스포츠 레저 쇼핑몰 등 시설물을 이용한 엔터테인먼트 미디어(Entertainment Media)로 구분할 수 있다.

빌보드 미디어

옥외광고의 대표적이고 전통적인 광고물이다. 지주형 야립광고는 특별법에 의해 한시적 한정적으로 운영되는 한계가 있지만 수년간 불황을 모르는 가장 인기있는 매체다. 옥상광고는 상징성이 뛰어나고 가시효과가 우수하다고 인정되는 매체로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 전국적으로 무분별하게 설치되어 판매되지 못하고 있는 많은 옥상광고는 시장 전체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다행히 2000년대 들어 이러한 경향이 축소되어 다소 숨통이 트여 보인다.

트랜싯 미디어

시장규모도 클 뿐만 아니라 시장 변화도 가장 큰 매체다. 2000년대 들어 인천공항 개항, 고속철도 개통, 고속도로 확충, 전국 대도시의 지하철 확대 등 매체 공급이 크게 확대되었다. 전시형 옥외광고 개발 등 새로운 시도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공급 확대가 시장 확대로 직결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지하철광고는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장기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고속도로시설물광고는 고속도로 구간에 설치된 시설물 이용 광고이며, 고속도로 주변의 지주형 야립광고는 빌보드광고에 포함시켰다.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마케팅 효율성에 대한 광고주의 관심이 증대되면서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매체영역이다.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타깃에 따라, 캠페인에 따라 활용도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여기에는 백화점, 전자상가, 복합상업시설 등 쇼핑몰 시설물을 이용한 광고매체와 극장 스크린광고 및 극장시설물을 이용한 광고, 각종 스포츠 운동장광고, 콘도 등 레저 시설물을 이용한 광고, 놀이시설 등 리조트 시설물 이용 광고 등이 포함된다. 단, 2002한일월드컵 경기장 A보드와 같은 스포츠 스폰서십 관련 부분은 포함하지 않았다.

옥외광고 시장 규모

옥외광고 매체의 총 공급 규모는 연간 1조 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광고가 집행되고 있는 규모는 연간 7000억원 안팎으로 보인다. 연간 약 4000억원 이상의 매체 공급초과 상태인 것이다. 그러나 연간 1조 1000억원에 이르는 총 매체 규모라 하는 것은 광고 매체로 설치 · 영업되고 있다는 의미지 광고 매체로서의 효과와 가치를 갖고 있는 매체 규모라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즉 광고 매체로서 가치가 미흡한 광고물인 그만큼 많다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매체공급 초과분이 연간 4000억원에 이른다고 해서 옥외광고 시장이 극심한 불황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번 옥외광고 시장 규모에 대한자료집계 방법은 실제 조사와 추정을 통해 이루어졌다. 매체 수량 및 자료가 어느 정도 정확하게 집계할 수 있는 트랜싯 미디어와 빌보드 미디어의 지주형 야립광고, 엔터테인먼트 미디어의 극장,쇼핑몰, 스포츠광고 등은 설문조사, 면접조사를 포함하여 실제 조사의 형식을 취했으나 빌보드 미디어의 옥상광고 등 많은 부분은 지역별 수량을 추산하고 지역별 광고 단가를 책정하여 계산하였으므로 오차가 있다는 점은 한계로 인정한다. 향후 관련 협회나 단체, 학계, 업계가 힘을 모아 더 정확한 통계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발전을 위한 옥외광고의 과제

옥외광고도 이제는 지위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 보기 싫어도 볼 수밖에 없는 매체 특성이 성장을 견인해 왔다면 이제는 보면 재미있기에 볼 수밖에 없는 옥외고로 발전시키는 노력과 관련 업계 전반의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 옥외 광고를 더 과학적이고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노력이 일부 광고대행사와 광고주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데이터베이스에서 효과측정 모델에 이르기까지 의미있는 발전이 진행되고 있다. 이제는 업계, 학계는 물론 법규에 이르기까지 관련 모든 부분에서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광고주와 광고대행사는 제3의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옥외광고에 대해 더 과학적,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강구해야 하지만, 옥외광고 전문업계는 더 효과적인 매체를 개발하고 인력과 시스템을 육성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학계에서는 이론적 뒷받침이 될 수 있도록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옥외광고는 법규를 토대로 이루어 지고 있다. 1980년대에 제정되어 규제 중심으로 형성된 법규도 국민소득 2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는 성숙된 사회에 맞게, 시장 지향적으로 개편되어야 한다. 규제가 새로운 규제를 낳는 행정조치도 선진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우리에게도 옥외장고가 가장 뜨거운 관심을 끌 광고 매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