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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O ㅣ 고소미 광고, TV 밖으로 나오다!홍준선 / CS4팀 차장, joonsun.hong@samsung.com
프롤로그대한민국 거의 모든 사람이 '고소미' 를 기억하고 있다. 아주 맛있고 재미있었던, 그리고 가장 행복했던 어린 시절에 먹었던 과자로서 말이다. 본래 고소미는 1990년대 초반까지 오리온에서 생산하던 크래커 브랜드였으나 세월과 함께 사라졌다가 지난 2002년 10월 '고소미(高笑美)'로 새롭게 탄생했다. 고소미는 참깨와 코코넛을 함유해 고소하고 바삭한 맛이 일품인 고급 비스킷이다. 제품 컨셉트인 'thin & Light' 에 맞게 더욱 식감을 좋게 했다. 패키지 디자인도 고풍스럽고 우아한 파스텔톤 컬러의 일러스트를 삽입해 독특함을 표현했다. 모양도 잡기 쉬운 라운드형으로 들고 다니면서 먹을 수 있도록 편하게 만들었다. 이런 고소미의 여러 가지 특징이 새롭게 소비자에게 다가가면서 론칭 후 월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대형 히트상품이 되었다. 하지만 2004년부터 웰빙 트렌드의 여파로 제과업계의 성장이 주춤하면서 고소미의 매출이 2005년 현재 월 10억 원대 초반으로 떨어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 구를 찾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시점이었다. 2005년 4월, 드디어 새롭게 패키지를 단장하고 고소한 맛을 한층 강화한 고소미는 다시 한번 국민과자로 거듭나기 위해 '빅 아이디어' 를 찾아 나섰다. 고소한 기분전환!
너무 톡톡 튀는 아이디어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우리 기성세대의 이성이 감성을 너무나 지배하고 있던 탓일까? 전략방향에 대한 재 점검 및 표현방법에 대한 갑론을박 끝에 결국 여러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사장(死葬)되는 아픔을 겪었고 고소미를 먹고 싶을 때가 바로 '기분을 바꾸고 싶을 때'라는 소비자 인사이트를 찾아내어 '고소한 기분전환' 이라는 캠페인 테마를 기획하게 되었다. 새로운 고소미 광고의 태그라인으로 '고소한 나 고소미'가 최종 선택되었고 이제 재미있고 독특한 표현을 위한 마지막 구상만이 남아 있었다. 뭔가 충격적이고 색다른, 이전 과자광고에서 볼 수 없었던 참신한 아이디어 없을까? 재미있는 반전으로 '고소한 기분' 을 표현할 수 없을까? 20대 대학생이나 직장인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지루한 강의나 회의시간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간파하여 최종 선택된 안은 '회의실, 키스의 습격' 편. 돌발적인 여자의 키스로 지루한 회의시간이 고소하게 바뀌는 상황에서 고소미를 맛있게 깨무는 장면. '고소한 기분전환' 을 위해서라면 키스도 서슴지 않겠다는 20대 여성의 당당함을 고소미의 차별화된 이미지 구축의 새로운 무기로 채택하게 되었다. 키스나 할까요?고소미 3대 모델로 선정된 몸짱 한은정, SG워너비의 히트곡 '죄와 벌' 에서 미술교사 역으로 분한 한은정을 사모 하는 고등학생 역할의 새로운 스타 하석진, 그리고 영화 '공공의적 2' 에서 형사반장 역으로 눈길을 끌었던 연기파배우 강신일. 이 세 명이 뭉쳐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냈다. 상황은 한 회사의 팀 회의시간. 팀장 역할의 강신일의 호통치는 목소리와 지루하기 그지 없는 고리타분한 훈계. 팀장의 일장연설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방방송을 연신 틀어 대며 고소미를 먹고 있는 한은정의 후배 남자사원 하석진. 그 옆에서 맛있게 먹고 있는 입놀림을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한은정. 갑자기 회의에 방해가 된다는 생각에 팀장이 불 같은 목소리로 '누구 저 친구 입 좀 막아!' 라고 하기가 무섭게 한은정이 진짜 자기 입으로 하석진 입을 막는 기막힌 상황이 회의실에서 벌어진다. 팀장과 다른 팀원들의 입과 눈이 멍해지는 가운데 한은정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고소미 한조각을 당당하게 깨문다. 평소에 후배 남자 사원을 마음에 두고 있던 한은정은 마침내 입을 점령하는 절호의 찬스를 갖게 되고 먹고 싶은 고소미도 맛보게 되는 행운도 얻게 된 것이다(광고 1).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한은정은 초여름 더운 날씨, 햇볕이 직사광선으로 내리 쬐는 상황에서도 혼신의 힘을 다하여 키스신을 연발하였다. 감독(요즘 가장 잘 나가는 이효리의 '애니모션'을 비롯해 수많은 히트 CM과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차은택 감독)을 포함한 모든 스태프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만족도 99.9%의 촬영이 무사히 끝났다.
광고주를 비롯하여 촬영장을 지켜 보았던 모든 실무자들은 새로운 표현방식의 과자, 즉 고소미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광고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세트라는 인위적인 공간이 아니라 실제 사무실 공간을 렌트해 리얼리티를 살리려고 노력했던 이번 고소미 광고는 새로울 게 없다는 과자광고에도 스캔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한편, 촬영이 끝나기 무섭게 TV광고와 연계하여 잡지광고와 버스 외부광고(광고 2)를 위한 스튜디오 촬영에 돌입했다. 근데, 호사다마(好事多麻)라고 했던가? 촬영 전 하루를 앞두고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 고소미걸 한은정이 저녁 식사 후 계단에서 넘어져 앞니가 깨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예쁜 미소를 머금고 고소미를 한 입 베어 먹는 씨즐 컷이 포함된 촬영을 불가피하게 연기할 수발에 없었다. 부랴부랴 치아를 만들어 붙이고 5일 후에 나타난 한은정은 TV촬영의 열기를 이어가면서 지면촬영에 임했고 연예계와 광고계에서 최고의 포토그래퍼와 스타일리스트와의 삼각호흡은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저녁 6시에 시작해서 자정이 넘어선 시간, 한은정과 모든 스태프들 그리고 광고주와 실무자들이 기념 촬영을 마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쉴 수가 있었다. 자, 이제 다음은 새로워진 고소미를 히트시키기 위해서 뭘 해야 할까? 광고 이외에 이번 캠페인을 성공시키기 위해 숨겨둔 비장의 무기를 준비하였다. 고소미 광고가 TV밖으로 나오는 독특하고 새로운 시도를 경험하게 되는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광고를 패러디하는 지하철 퍼포먼스TV광고하나 잘 만들어서 히트치는 시절은 이미 지나간지 오래다. 홀로 외롭게 싸우기보다는 TV광고를 도와줄 연합군이 필요했다. 뭔가 TV광고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는 추가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했다는 말이다. 뭔가 TV광고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는 추가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그래서 충분히 뉴스거리를 제공할 만한 이벤트로 TV광 고를 광고하자는 아이디어로 '고소미 퍼포먼스'가 기획되었다. TV광고가 온에어(On-Air) 되었다는 짤막한 기사 한 줄의 소극적 홍보를 넘어서 광고내용을 퍼포먼스 형식으로 재구성하여 홍보효과를 극대화하자는 의도였다. 퍼포먼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실제 연극배우를 고용하여 리허설까지 했고 가장 화제가 될 만한 장소를 물색하였다. 장소는 바로 젊은 층의 발길이 많은 지하철. 객차 내에서 고소미를 먹으면서 떠드는 젊은 청년에게 한 중년 의 신사가 "참, 지하철에서 되게 떠드는 구만 거 누구 저 친구 입 좀 막지!" 하고 외치고 나니 곧바로 '고소미 걸' 이 등장하여 기습적인 입맞춤을 하는 독특한 이벤트를 기획하게 되었다. 지루한 지하철 내에서 볼거리를 제공하고 '저거 뭐하는 거지?' 라는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서 고소미라는 브랜드를 처음부터 숨기기로 하였다. 아마추어 연극배우의 연기력 트레이닝을 위한 극단 자체의 퍼포먼스로 TV광고를 패러디한다는 상황 설정으로, 혹시 상업적인 목적이 너무 부각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사전에 해소하기 위한 조치였다. 결국 지하철 안에서 벌어졌던 키스사건은TV광고가 온에어 되고 오리온 고소미 캠페인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고소미 TV광고를 붐업시키기 위해 실시한 지하철 퍼포먼스는 'TV광고만으로는 대중의 주목을 끌기 힘들다' 는 전제하에 소비자에게 가까이 다가갈수 있는 다양한 접점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된 것이다. 그 다양한 접점 중 '지 하철 퍼포먼스' 는 시작에 불과했다. 극장용 광고, 인터넷 광고, 그리고 모바일 광고를 위해 TV광고의 키스 신을 좀 더 재미있고 화끈(?)하게 구성하여 따로 편집했고 버스 외부광고도 TV광고를 연상시키는 파격적인 비주얼로 구성하는 등 원 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use)를 최대한 실현하였다. 이번 고소미 광고 캠페인은 메이커의 시각에서 하고 싶은 말만을 전달하던 기존의 광고와 차별화되는 시도로서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하기 보다는 소비자가 상상하는 기분전환을 대리만족 시켜줌으로써 20대 여성들에게 고소미가 마이 브랜드(My Brand)로 자리잡도록 해 줄 것이다. 여기에 보너스로 새로워진 고소미를 알리고 '고소한 기분 전환' 을 표현하기 위해 메인 타깃인 20대 여성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독특한 프로모션 아이템을 구상하게 되었다. 바로 방송과 광고의 결합인 새로운 프로모션이 동시에 기획된 것이다. Sweet Makeover'고소한 나 고소미' 를 표현하는 방법은 광고에 그치지 않았다.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과 공동으로 기획한 '고소한 나! Sweet Makeover' 프로그램을 통해 고소미가 전달하고 싶은 고소한 여성의 이미지를 구체화 시켜보고자 했다. 누구나 언제나 고소하게 변신하고픈 젊은 여성들의 심리를 최대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로 탄생한 '고소한 나! Sweet Makeover' 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화려하게 변신시켜 주는 색다른 이벤트로 이번 캠페인을 더 빛나게 했다. 우선 본격적인 변신 프로그램의 방영에 앞서 데모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변신이라는 테마 자체도 흥미롭지만 좀 더 관심을 끌기 위해 실제 이름이 고소미인 20대 여성을 출연시키기로 결정했다. 싸이 미니홈피를 검색해서 자신의 사진을 공개한 여러 고소미양들에 대한 1차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25세 여성인 고소미씨를 선정하여 차분하게 데모프로그램의 촬영을 진행하였다. 한은정과 전문 스타일리스트 2명, 총 3명이 진행하는 '고소한 나! Sweet Makeover'는 4개의 에피소드에 총 8명의 출연자를 선정, 1개 에피소드에 2명의 출연자가 등장해 변신을 신청하게 된 사연을 소개함으로써 시작된다. 예를 들면, 남자친구와 만난지 100일째 되는 날 남자친구를 초대해 메이크업과 헤어, 그리고 스타일리스트의 조언으 로 변신한 모습을 보여주는 깜짝 이벤트를 요청하는 것이다. 그리고, 고소미의 광고모델인 한은정이 마지막 부분에 한은정만의 스타일 가꾸기 노하우를 보너스 팁으로 제공하여 볼거리를 다양하게 구성하였다 '고소한 나 고소미' 캠페인의 또 하나의 축인 'Sweet Makeover'는 소비자가 '고소한 나'의 주인공이 되는 색다른 프로모션의 형태이자 새로운 방송이다. 결국, 방송과 광고가 결합하여 고소미가 '고소한 맛' 뿐만 아니라 '즐겁고 기분 좋은 경험' 까지도 제공하는 유일한 비스킷 브랜드로 각인되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에필로그패키지 리뉴얼과 동시에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광고뿐만 아니라, 지하철 퍼포먼스와 온스타일과 함께 하는 '고소 한 나! Sweet Makeover'를 통해서 전방위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고소미. 여기에 매출 회복에 박차를 가하기 위 해 '고소한 나 페스티벌'이라는 타이틀 아래 고소미 패키지 뚜껑의 일련번호를 온라인상에서 입력하면 즉석에서 경품 당첨 여부를 확인하는 판촉 이벤트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신제품 내놓고 TV광고하면서 매장에 가득 과자를 진열하면 금방 매출이 오르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하지만, 과자시장 성장의 정체기에 돌입한 지금 새로운 사고로 무장하여 다양한 소비자 접점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판매를 촉진시키는 활동이 체계적으로 통합적으로 구성되어야 장기적으로 성공을 거두는 시대가 온 것이다. 시장 비수기인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예전의 열광을 재현하는 매출 회복의 '고소한 뉴스'가 전달될 날을 기대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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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특공대 오리온 투입조는 고소미를 띄우기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고소한 맛 이외에 고소미가 전달해 줄
수 있는 소비자 편익은 무엇인가? 다른 비스킷, 크래커와는
무엇이 다른가? 어떻게 고소미를 먹고 싶게 만들까? 몇
가지 고민해야 할 주제들을 펼쳐 놓고 컨셉트 아이디어
회의를 하기 시작했다. '혹시 패키지에서 아이디어의 실마리를
얻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에 고소미 패키지를 뚫어지게
쳐다보기도 하고 경쟁제품과 번갈아 먹어가면서 식감의
차이를 느껴보기도 했다. 고소미를 먹고 싶게 만드는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슬로건 대안들도 쏟아져 나왔고 아예 프로모션 아이디어를
소재로 광고를 만들자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또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대학교 광고동아리 출신인 영부띠끄로부터
시안을 받아보기도 했다.
살찐다고 걱정하면서도 TV 앞에 앉으면
자연스레 과자에 손이 간다. 아이들만 먹으란
법은 없다. 어른 입에 맞는 과자류도 참 많이
늘었다. 마케팅부문 사무실에 들어선 순간
책상 위를 점령한 과자류가 먼저 눈에 띈다.
그 가운데 예뻐진 고소미 포장은 방문객의
눈길을 더욱 끌어당긴다. "지난 2003년
고소미를 재론칭하면서 우리가 잡은 광고 컨셉트는
'미소 듬뿍' 이었어요. 하지만 1 2편 광고를
통해 달콤하고 고소한 맛과 미소를 매칭시키는
데 무리가 있다는 걸 깨달았죠. 이번엔 '고소함'
에 포커스를 두고 '고소함'하면 고소미를
떠올리게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어요. 그래서
비스킷이지만 스낵 같이 바삭하고 단맛과 짠맛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 고소함을 더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제품 패키지의 그림과
색상도 고소함이란 컨셉트에 맞춰 새롭게 변화를
주었구요." 안용준 팀장이 고소미의 맛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열변을 토한다. 판매 신장을
위해 광고를 한다지만 가장 기본적으로는
맛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실무자들의 고생을 누구보다도 잘 알아 묵묵히
지원을 아끼지 않는 김준신 상무도 같은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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