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적과의 동침, 제휴마케팅 | 3. 저비용 고효율을 위한 온라인 제휴

김대영 / 매일경제신문사 국제부 기자, kdy@mk.co.kr

왜 제휴마케팅인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이 말은 이승만 대통령이 즐겨 쓰던 말이다. 이 말에 근접한 마케팅 기법이 바로 제휴마케팅이다. 영어의 'Afnliate Mar- keting' 을 번역한 제휴마케팅은 인터넷상에서 상거래를 하는 머천트(Mer- chant)가 자사 사이트를 링크 등을 통해 광고 또는 홍보해 주는 어필리에이트 fAfflia)를 모집해 매출증대를 꾀한다. 인터넷 접속자가 어필리에이트 사이트를 통해 머천트를 소개받아 물건을 구입하면 그만큼 어필리에이트는 수수료를 받게 된다. 양쪽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것이다. 머천트란 인터넷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곳인 만큼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자사 사이트로 끌어들여 매출로 연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터넷쇼핑몰 이 대표적인 머천트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머천트의 매출이 이뤄지도록 돕는 주체가 어필리에이트다. 제휴마케팅을 누가 가장 먼저 실시했는지에 대해서는 인터넷상거래를 해온 사람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뉜다. 일반적으로는 지난 1996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를 실시해 특허를 받았으며 지금은 90만 곳에 달하는 어필리에이트를 거느린 아마존이 최초라고 한다. 그러나 성인사이트나 포르노사이트가 원조라고 보는 사람들도 많다. 지금은 정부의 규제로 거의 사라졌지만 인터넷이 보급된 초기에는 대부분의 성인사이트는 제휴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쳤다.

네티즌 가운데는 인터넷을 검색하는 도중 무심코 성인사이트 배너가 클릭돼 빠져 나오지도 못하고 각종 성인용 비디오나 성인기구 등을 강요받는 짜증스런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성인사이트들이 일찍부터 제휴마케팅을 실시했다는 반증인 셈이다. 그렇다면 왜 제휴마케팅인가. 기존의 인터넷마케팅이 페이지뷰를 토대로 한 광고비를 산정했다면 제휴마케팅은 실제적인 구매가 이루어졌을 때만 수수료를 지급하는 실적기반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페이지뷰가 많더라도 매출로 연결이 되지 않으면 컴퓨터 서버에 부하만 많이 걸리고 소위 돈이 안된다. 그러나 제휴마케팅은 이를 방지해준다. 어필리에이트 입장에서는 머천트의 정보나 론텐츠를 이용할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유명 팝가수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가 음악CD를 판매하는 음반회사를 머천트로 삼았을 경우 제휴마케팅을 통해 머천트가 보유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더욱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어필리에이트가 안정적인 광고를 진행할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장점이다. 일반 적으로 경기 하락기에는 기업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광고비용부터 삭감한다. 그러나 제휴마케팅은 매출에 근거해 수수료가 지급되는 만큼 머천트 입장에서는 다른 광고에 비해 더 오랜 기간 계약관계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인터넷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제휴마케팅 사례

한국의 제휴마케팅 변천사는 옥션의 사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옥션은 지난 2001년 2월 '공동구매' 라는 수익배분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당시 공동구매는 70개 사이트와 연계해 실시했으며 일반경매의 경우 4개 사이트(드림위즈, 엠파스, 심마니, 디지틸조선)와 제휴를 맺어 시행했다. 수익배분 측면에서도 옥션은 아마존과 다른 방식을 택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야후에서 특정한 웹사이트를 찾기 위해 키워드를 입력하면 화면 오른쪽에 아마존의 배너광고가 보이고 키워드가 들어가 있는 아마존 사이트로 이동하도록 설계됐다. 고객이 야후 사이트에 배너로 표시된 아마존 웹사이트에 접속해 해당 서적을 구입할 경우 아마존은 책값의 5~l5%가량을 야후에 수수료로 제공한다. 그러나 옥션은 제휴사이트에 있는 '공동구매코너' 를클릭하는 순간 고객은 느끼지 못하지만 옥션 사이트로 넘어가도록 설계됐다. 즉, 제휴사의 메뉴나 배너를 클릭하면 제휴사의 헤더와 옥션 공동경매의 바디(body)가 붙어있는 형태로 서비스를 했던 것이다. 또 제휴사이트의 고객이 옥션에서 제품을 구매할 경우 발생한 마진을 옥션과 해당 사이트는 각각 절반씩 나누도록 했다. 일반경매에 참가하는 사이트의 경우도 해당사이트의 기여도에 따라 이익 분배율이 달라졌다. 공동구매를 통해 판매되는 가격은 세 단계로 나눠졌다. 첫째는 시중 판매가격과 같은 수준이며 둘째는 50명이 모이면 5%할인, 200 명이 모이면 10% 할인을 해주는 방식이었다. 여기에서 할인률이 고정돼 있지 않았고 품목별로도 다르도록 설계됐다. 옥션이 제휴사이트에 제공했던 또 다른 기능은 고객 별 정보제공이다. 옥션은 제휴사이트를 통해 연결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후 고객의 프로파일을 제공했다 예를 들어 연령별, 성별 구매패턴의 차이를 비롯해 옥션 고객과 제휴사이트 고객간 차이점 등의 정보를 줬다.

2002년부터 옥션은 공동경매 제휴프로그램을 다각화했다. 공동브랜드(Co-Brand)라고 해서 주요 포털사이트(예를 들면 네이버)와 제휴를 맺었으며 제휴마케팅 대행사인 '아이라이크클릭(i like click)' 을 통해 수익배분에 기초한 어필리에이트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실시해왔다. 또 아이라이크클릭과 제휴해 신규 회원가입당 일정액을 지불하는 제휴프로그램을 실시한 것도 특징이었다. 제휴마케팅을 포함한 다양한 인터넷마케팅 활동 결과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2004년 한 해 동안 '옥션' 이라는 용어를 네이버에서 검색하는 횟수만 348만 회에 달해 2003년에 비해 2배 가량 늘었다. 총 매출액도 1조 1700억 원에 달해 2003년(7000억원에 비해 65%이상 늘었다. 인터넷서점인 예스24(YES24)도 적극적으로 제휴마케팅을 펼치는 곳이다. 만일 예스24와 제휴를 맺은 어필리에이트가 자사 사이트에 올린 예스24광고물을 통해 네티즌이 예스24 상품을 구입했다면 판매가격의 2.4%(부가세 별도)를 수수료로 제공한다. 한편 예스24가 쇼핑몰과 벌이는 2중 포인트적립도 생각해볼 만한 마케팅 기법이다.

예를 들어 CJ몰에 접속한 후 예스24 배너를 클릭해 책을 구입하면 CJ몰 뿐만 아니라 예스24의 포인트도 각각 적립된다. 이에 따라 가능한 많은 포인트를 적립받기 원하는 고객일수록 예스24에 직접 방문하기보다는 조금은 귀찮더라도 다른사이트에 일단 접속해 실제 구매할 사이트로 이동하는 방법을 택한다. 제휴마케팅을 실시할 때 유의할 점이 있다. 우선 제휴마케팅을 실시하면 자동적으로 돈 되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꼭 그 렇지만은 않다. 제휴마케팅을 실시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사이트 방문객은 늘겠지만 구매로 연결되는 비율은 직접 자사 사이트에서 마케팅 활동을 펼쳐서 얻은 고객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고객 충성도에 차이가난다는 얘기다. 제휴마케팅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제휴마케팅의 성공은 제대로 매출을 올려주는 소수의 어필리에이트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제휴마케팅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제휴마케팅의 경우 95대 5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말한다. 즉 5%의 어필리에이트가 제휴마케팅을 통해 얻게 된 머천트 수익의 95%를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 만큼 비록 높은 보상을 해주더라도 실제 매출증대에 유익한 어필리에이트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성공을 위해서는 궁합 맞는 제휴파트너 필요

어떻게 하면 장기간 거래관계가 지속될 제휴상대를 가려낼 수 있을까. 우선 제휴계약을 맺을 대상의 재정상황을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주주가 누구이며 현재 재무상태, 주요 수입원, 주요 고객 등을 하나하나 따져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좋은 어필리에이트를 확보하고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 괼요한 것이 수수료 (커미션) 차등 지급이다. 예를 들어 상품 100개를 구입하게 해준 어필리에이트에게 5%의 수수료를 제공했다면 500개의 상품을 구입하도록 연계 시켜준 어필리 에이트에게는 10%의 수수료를 제공하게 하는 방법을 들 수 있다. 정말 좋은 제휴파트너를 찾았다면 실적분배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데서 한 걸음 나아가 서로 지분을 교환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지분이나 돈 관계가 얽히지 않는 단순 제휴나 공동마케팅만으로는 더 나은 제휴파트너가 생기면 작별을 고하기 쉽다.

그러나 상대방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고 있다면 결별을 선언하기 가 단순하지 않다. 때문에 제휴를 할 때는 주식을 교환하는 소위 블러드 믹싱 (Blood Miring) 단계까지 고려해야 한다. 제휴마케팅을 업그레이드 하는데는 어필리에이트들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어필릭에리트들은 머천트가그 동안 생각해 보지 않았던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어서 머천트에게 이로운 기발한 제안을 해올 수 있다. 그런 만큼 어필리에이트와 잦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3하다. 수익배분 프로그램은 제품가격이 비싸지 않고 배달이 쉬운 책이나 CD, 각종 비디오 테이프,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하지 않는 비타민류와 같은 일반의약품 등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경우가 많다. 성공적인 수익배분 프필그램 실시를 위해서는 실제로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발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네티즌들이 신뢰하고 자주 들르는 웹사이트를 파트너로 선택했을 때만이 매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사이트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콘텐츠를 이미 갖춘 웽사이트를 가입시키는 것도 고객확대를 위해서 필요하다. 가입사이트와의 지속적인 신뢰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보고서를 발송하고 링크되는 상황을 월별 또는 분기 별로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