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조사 Part 1 | 국내 프로모션 및 BTL 업계 현황 조사

BTL서비스 보상시스템에 대한 논의와 과제

이용진 / LG애드 BTL플래닝 팀장

 

정부 규제개혁기획단에서 추진 하였던 ‘방송광고판매 대행수수료체계 합리화 방안’으로 인해 광고계가 한동안 시끄러웠다. KOBACO의 대행수수료 지급체계를 현행 커미션 제공 방식에서 커미션 또는 Fee 방식 중 하나를 광고주가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는 전통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매스미디어 광고와 달리 커미션이라는 수수료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BTL 즉, Non Mass Media 커뮤니케이션 적 방법들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차제에 BTL업계 입장에서 커미션 제도 및 Fee 제도가 갖는 의미는 무엇이고, 어떠한 보상방식이 BTL업계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바람직한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전 세계적으로 마케팅 활동에 대한 보상방법은 커미션 방식과 Fee 방식으로 대별된다. 우리나라 BTL 업계의 보상방식은 이벤트의 경우 연출료, 인건비 등을 별도로 인정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집행예산에 대해 10% 내외를 청구하는 커미션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ATL과 달리 BTL의 경우 외국에서는 처음부터 Fee 방식으로 보상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BTL이 그동안 비교적 발전되지 못했던 관계로 ATL의 관행을 그대로 따랐다. 몇 년 전부터 P&G, MBK 등 외국계 회사에서 Fee 방식으로 비용을 지불하거나, CJ 등 국내 광고주들이 SP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매월 정액을 리테이너 베이스로 지불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대세는 아니다.

소규모의 마케팅활동 증가

그러면 BTL대행사 입장에서 보았을 때 커미션 방식과 피 방식 중 어떤 방식이 더 바람직할까? 필자는 2005년 10월경 시카고에서 진행했던 Promo Conference에 참석하던 차에 세계적 BTL 대행사인 Wunderman과 141 Worldwide 등을 방문하여 그들의 보상체계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그들은 대부분 시간노동에 입각한 Fee 방식이었다. 이는 결국 마케팅 비용을 좀 더 책임감 있게 그리고 가치 있게 사용하라는 광고주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대규모 광고마케팅 예산을 집행하는 BTL 대행사 입장에서는 커미션 수수료 방식이 수입 극대화에 더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소비자의 접점이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고, 따라서 광고주의 마케팅 활동도 소규모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BTL대행사의 경우는 Fee 방식에 대한 니즈가 강해지고 있으며, 광고주의 경우도 소비자와의 접점에서 다양한 매체를 통한 프로모션 활동을 강화해야 하므로 Fee 방식이 더 이익이 되는 것이다.

Fee 방식의 장점을 광고주 입장과 BTL대행사 입장으로 나누어 살펴보자. 광고주 입장에서 보면 먼저, 마케팅 예산의 대소에 관계없이 선별된 전문인력으로부터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둘째, BTL대행사의 실행 위주의 마케팅 아이디어 제안을 방지할 수 있다. 셋째, 대행사 인력의 투입시간에 따른 합리적인 보상이 가능하다. BTL대행사 입장에서 Fee 방식의 장점은 첫째, 광고주의 마케팅 예산의 집행여부 및 크기와 관계없이 안정적인 재원의 확보가 가능하며, 둘째, 실행과 관계없이 광고주에 도움되는 아이디어의 제안이 가능하며 따라서 전략적 기획능력이 향상된다. 셋째, 전문성이 없는 인력은 광고주가 원하지 않으므로 대행사의 인력을 전문가로 양성하는데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측면이 있다. 이 외에도 커미션과 Fee 장단점은 <표 1>, <표 2>와 같다.

BTL 업계에 걸맞는 보상체계 고민 필요

결국 현시점에서 대형 광고주를 담당하고 있는 BTL대행사는 커미션 방식이 유리하며, 소형 광고주를 담당하거나 마케팅 예산을 잘게 쪼개 사용하고 있는 광고주를 담당하는 BTL 대행사는 피 방식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현재 어떤 방식이 유리하냐는 측면이 아니라 미래 BTL 업계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현시점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 인가이다. 앞서 미국의 사례에서 본 것처럼 결국은 광고주들의 니즈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의 방향으로 전환할 것이며, 따라서 점차 Fee 방식과, 성과에 기초한 인센티브를 병행하는 보상체계가 국내에도 점증될 것이다. 이와 같은 보상체계는 BTL업계는 물론이고, 국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발전을 위해서도 서두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면 현 시점에서 이와 같은 보상방식의 변화에 대비하여, 설사 보상방식이 변화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광고주들의 합리적인 의사결정 방식에 대비하고,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광고주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BTL업계를 포함한 모두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우선 광고주와 BTL대행사의 보상에 대한 명확한 원칙의 마련과 신뢰의 회복이 필요하다. 각기 다른 BTL대행사의 연봉과 간접비를 어떻게 계산할지, 그리고 적정 이윤은 어느 정도로 정할 것인지에 대한 원칙이 마련돼야 한다. 그리고 투입한 인력과 시간에 대한 대행사의 솔직한 보고와 이에 대한 광고주의 인정이 필요하다. 외국계 대행사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타임시트(Time sheet) 작성을 좀더 체계적이고 기술적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신뢰회복의 한 방법이다. 둘째, BTL대행사의 전문성 제고가 절실하다. Fee 방식은 전문가들의 시간투입에 대한 보상방식이기 때문에 광고주들이 대행사의 전문성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전문성은 BTL 대행사들의 전문영역의 특화와 효과적인 대안 수립능력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매스미디어의 대안으로 BTL이 거론되고 있지만 국내에서 그 효과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 너무도 다양한 BTL 수단별 효과에 대한 현업과 학계의 검증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