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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토론 | 전문의약품 광고 허용 찬반 / 반대전문의약품 광고 허용, 소비자에게는 독(毒)이 될 수 있다김성오 /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얼마 전 미국이 한 · 미 FTA 협상 중 전문의약품의 대중광고 허용을 요구할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에, 한국측 협상 관계자는 전문 의약품의 대중광고 허용은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광고계동향에서는 차제에 전문의약품 광고 허용 찬반의 주요 논점을 헬스케어 전문 광고회사와 의사협회의 입장을 통해 들어보고자 하였다. 현행 약사법상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에 대해서는 제약회사가 일반 대중을 상대로 광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의학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일방적인 광고 내용에 현혹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제이며, 동시에 의약품의 오 · 남용을 막자는 의도인 것이다. 반면 처방전이 필요 없는 종합감기약, 영양제, 소화 위장제, 해열제 등 일반의약품에 대해서는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로 광고를 허용하고 있다. 왜 전문의약품에 대해서만 광고를 금지하고 있을까?광고에서는 의약품의 부작용은 제외하고 자사 제품의 장점과 유익성을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주기 때문에 아무래도 사실만을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 다시 말해 자사 전문의약품의 효능 · 효과를 과장할 우려가 있어 오히려 환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소비자를 오도할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의약품은 안전성과 유효성 그리고 부작용 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의사가 처방해야 한다. 만약 전문의약품 광고가 전면 허용되면 일반인들은 의약품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광고가 제공하는 한정된 정보만을 입수해 잘못된 판단과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런 경우 의사가 내린 적절한 처방에 환자가 개입할 우려가 다분하다. 물론 광고를 통해 환자와 소비자들은 약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게 되고 의료정보를 자연스레 접할 수 있게 되어, 의약품에 대한 소비자의 권리를 늘리고 질병과 약물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는 주장도 이해한다. 그러나 전문의약품 광고를 허용해 환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킨다는 광고의 긍정적인 면보다 광고가 제공하는 단편적인 정보들로 환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면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전문의약품 광고는 허용돼서는 안 된다. 전문적인 지식 없이 광고에만 의존해 잘못된 판단을 내릴 우려가 있고 이로 인해 의사의 처방권이 침해될 소지가 있어, 현행 약사법상 식약청장 고시사항인 의약품대중광고관리기준 제2조(대중광고 금지범위)에서도 전문의약품은 대중광고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전문의약품 광고 허용으로 인해, 환자의 요구 확대에 따른 진료차질 등이 우려되며, 약을 좋아하는 한국 풍토에서는 의약품 오남용이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문의약품 광고가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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