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 동시다발적 뉴미디어 출현의 의미

방송의 멀티, 디지털화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박정래 / 제일기획 미디어전략연구소 소장

 

미디어의 디지털화와 멀티화, 컨버전스화는 21세기를 지배하는 화두가 되었으며, 기술적으로 기존 미디어도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차용하지 않으면 생존이나 발전이 힘든 시대가 되었고, 매스미디어에 대한 대립의 개념으로 사용하던 뉴미디어의 의미도 현재는 매우 퇴색하였다. 방송영역으로 국한하여 살펴본다면 지상파방송, 위성방송, 케이블방송, 위성DMB, 지상파DMB, 지역방송, IPTV, 인터넷방송등 방송영역에서 거론될 수 있는 모든 형태가 서비스되고 있거나, 서비스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1991년 12월, SBS-TV가 개국함으로써 지역민방시대를 열었고, 1995년 3월, 케이블TV가 방송을 개시하여 전문 컨텐츠 방송의 시대를 열었으며, 2002년 3월 스카이라이프 위성을 통한 컨텐츠 전송이 시작되었고, 2002년 닷컴 벤처 붐을 타고 소규모 인터넷방송이 우후죽순 파생되었고, 2005년 5월 TU미디어의 위성DMB가 본 방송을 시작했고, 12월에는 지상파DMB 본 방송, 2006년 하반기에는 IPTV가 방송을 목표로 방송센터를 준비 중에 있다. 방송의 발전·확대 과정으로 보면, 전국 네트워크에서 지역, 소규모, 개인(Blog형 개인방송)으로, 지상파에서 케이블 및 위성으로, 고착형에서 모바일형으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지속 진화하고 진보해가고 있는 것이다.

<그림1>처럼 인터넷과 IT기술의 발달로 내로우캐스팅으로, 커뮤니티 영상매체로, 개인별 쌍방형 영상매체로 광범위하게 '방송형태'가 확대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어떤 플랫폼(Platform)이 미래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수용자의 가장 편리하고 접근이 용이한 시청각 툴로 등장할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컨텐츠 측면에서는 지상파 방송국 컨텐츠, 케이블TV PP의 컨텐츠 등이 전송형태를 달리하며 수용자에게 계속 확대노출되거나 반복노출되는 경향이 있으며, 컨텐츠의 속성이나 질에 따라 노출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끊임없이 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방송의 멀티화와 방송 컨텐츠의 다양화는 광고미디어적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궁금증과 과제를 야기하고 있다.

첫째, 방송전송기술과 방법의 차이를 어떤 식으로 이해하고 정리하는 것이 좋을까? 둘째, 멀티화한 방송미디어의 카테고리별 광고매체적 특성은 어떻게 다른가? 셋째, 기술산업이 아니라 광고산업적 측면에서 이런 방송의 멀티화와 디지털화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제도화할 것인가? 넷째, 다른 미디어의 환경변화와 함께 향후 수용자는 어떤 행태로 변화해갈 것인가? 다섯째, 컨버전스를 지향하는 미디어 기술, 통신의 발전과 방송의 발전은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변화해갈 것인가? 방송 멀티(디지털)화의 광고미디어적 의미분석이란 주제의 이번 논고에서는 앞의 세가지 의문 및 과제를 현재시점에서 정리해보고, 네 번째, 다섯 번째 과제는 지속적인 연구와 검토, 논의대상으로 남겨두고자 한다.

방송전송 기술과 방법상의 차이

방송의 멀티화는 광고미디어적인 측면에서 보면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하나는 방송 카테고리의 접촉 툴이 다양화됨으로 인해 광고집행이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대중성과 광폭성이라는 매체특성이 타깃 세분화나 디지털 쌍방성이라는 새로운 미디어적 속성에 의해 전혀 다른 형태의 광고미디어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먼저 위에서 제기되었던 첫 번째 과제인 방송전송기술과 방법의 차이를 어떤 식으로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이 좋을까.

단순하게 정리한다면 전송기술 유형에 따라 VHF 또는 UHF의 특정주파수를 통해 지상파 방식으로 수용자에게 전달되는 지상파방송, 인허가 SO별로 컨텐츠를 별도 수신장치로 수신한 후 케이블을 통해 수신자에게 방송 컨텐츠를 전송해주는 케이블TV, 위성TV 수신자, 위성 모바일 수신자의 기술적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 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과 TU미디어의 위성DMB, VHF 7-13권역과 음영 캐필러를 통해 6개의 사업자가 서울권역을 중심으로 모바일 수신자에게 서비스를 시작할 지상파DMB, 온라인이나 Wibro 통신망과 같은 인터넷 유무선 통신망을 통해 수신자에게 서비스될 IPTV 방송등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TV를 중심으로 각 방송유형별 특성을 정리해 보면 <표1>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된 결과를 수용자 입장에서 보면, 각 방송의 유형은 부가서비스와 방송의 접촉방식을 선택하는 과정이며, 컨텐츠 측면에서는 지상파의 KBS-1,2TV, MBC-TV, SBS-TV, EBS-TV와 케이블TV 70여개의 주 전송 컨텐츠가 중심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중 가입자의 수신료를 주 수익원으로 하는 케이블의 SO, 위성의 스카이라이프, 위성DMB의 TU미디어, 향후 등장할 IPTV 등은 자체채널과 쌍방형 부가서비스등을 확대해 나갈 것이며, EPG(Electronic Program Guide)를 중심으로 다양한 개인서비스나 부가 유료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것이다. 각 TV방송유형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은 방송사업자의 경우 케이블방송 권역의 PP사업자를 제외하고 모두 강한 허가제방식이며, 커버리지는 방송정책과 전송방법에 따라 전국과 권역별로 구분이 되어있으며, 디지털화를 지향하거나 디지털방식으로 전환되어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방송컨텐츠와 수용자, 방송전송 기술과 방법의 차이에서 방송유형별 특징을 정리해보면, 경쟁력을 선점한 지상파방송 컨텐츠와 대자본화 되어가는 MPP에 의해 만들어진 양질의 컨텐츠, 직수입된 해외우수 컨텐츠를 중심으로 각 타깃별로 지속해서 반복확장되는 시청구조를 갖게 될 것으로 보여지며, 가구중심 매스 시청형태를 추구할 지상파, 케이블, 위성방송과 개인중심으로 지극히 세분화된 시청행태를 추구할 위성DMB, 지상파DMB, IPTV 등으로 양분될 것으로 보인다.

광고매체적 특성의 차이

그렇다면 멀티화한 방송미디어의 카테고리별 광고매체적 특성은 어떻게 다른가. 가장 큰 과제는 현재 광고운영 법제에서는 각 유형별 방송미디어의 구분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광고규제에 대한 정도차이는 있지만, 프로그램의 10/100 이내에서의 광고운영, SB광고의 허용, ID광고의 허용등에서 규격규정과 회수차이정도만 있을 뿐이다. 방송을 시청하는 수신자 입장에서도 지상파방송의 경우 케이블TV나 스카이라이프의 의무 전송채널, 재전송채널의 광고는 그대로 재 노출되고 있으며, 유료방송인 케이블TV와 스카이라이프에 있어서 케이블 PP컨텐츠의 광고시간중 SO입장에서 할당되는 20%내외의 광고 노출권은 저가의 지역광고로 일부만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가입자의 수신료가 주 수익원이 될 TU미디어의 위성DMB 경우도 이미 기 확정되어 전송되고 있는 컨텐츠가 주로 케이블PP 컨텐츠여서 기존 케이블TV SO나 스카이라이프의 사례를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2>와 같이 광고컨트롤 정도와 매스 및 개인의 정도에 따라 전달력을 기준으로 정리를 해보면, 기본적으로 지상파를 제외하고 새로운 TV유형별 광고 비지니스는 궁극적으로 대규모의 타깃에게 쌍방형의 컨트롤 가능한 독자 비지니스를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 즉, 광고는 매스미디어적인 특성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단기간에 노출시키는 방송미디어 특성을 유지하고 확보하려 하되, 가입자나 접촉자를 대상으로 즉각적인 광고효과,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쌍방형 광고형태를 새롭게 창출하여 광고의 개념이 이원화될 것이다. 이와 같은 측면은 광고제도의 조정이나 설정단계에서도 고려되어야 하며, 기존의 광고제도로 새로 등장하는 방송미디어를 규정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새로운 경쟁력과 가능성의 시현

마지막으로, 기술산업이 아니라 광고산업적 측면에서 이런 방송의 멀티화와 디지털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제도화할 것인가 이다. IT산업의 방송관련 표준화선도나 방통융합 과정에서 제기되는 아주 단순한 과제는 두 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산업적 측면에서 세계표준을 선도하기 위해 얻는 프리미엄 과정에서 짧은 기간에 다양한 실험미디어적 성격을 갖는 방송 컨텐츠 플랫폼 사업자의 투자비와 운영비를 누가, 어떻게 부담할 것인가 하는 것과, '가입자 수신료'라는 개념으로 부과되는 소비자 개인부담 비용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또는 언제까지 소비자를 담보로 사업을 운영할 것인가)하는 것이다. 구체적, 계량적으로 밝힌 바는 없지만 국가경제차원에서 각 개인에게 부담되는 통신료, 컨텐츠 수신료 지불규모는 아마도 조만간 한계에 이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광고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새로운 방송유형에서 '광고비'를 통한 수익추구 논의는 이와 같은 사회적 개인부담비용을 최소화하고 합리화하려는 시도로 보여지며, 따라서 광고제도나 운영에서 디지털·쌍방형 미디어 패러다임에 맞는 최소한의 규제, 다양한 실험 미디어로서의 가능성을 최대한 반영해야 할 것이다. 신규 방송유형들이 기존의 광고제도나 운영방법을 적용하여 이미 정체기에 접어든 기존광고시장에서 몫 분할에 뛰어든다든지, 기존 미디어의 경쟁미디어로 등장할 경우 상당부분 상호어려움과 곤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 광고산업도 뉴미디어에서 글로벌 광고계를 선도할 새로운 경쟁력과 가능성이 시현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