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결산

소매시장 침체와 신업체의 부상

IMF이후 급팽창을 지속했던 국내 소매시장은 지난 해 약 115조 2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소폭 성장에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표 참조> 이는 지난 해 하반기 이후 지속된 국내 경기 위축으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지수들이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악화상태를 걷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며, 당분간은 소매시장의 매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대형 기업형 유통업체들의 실적은 전년도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호전된 실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국내 소비시장의 7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재래시장이 급속히 기업형 유통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1년 국내 유통산업은 신업체(할인점, 편의점, 홈쇼핑)의 성장, 대형 유통기업의 과점화 심화, 중소업체 및 재래시장의 침체 등으로 어느 해보다 격동의 한 해를 보냈다. 할인점의 성장세가 뚜렷한 가운데 백화점 및 재래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되어 기업형 유통시장에서 할인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졌으며, 이에 맞서 백화점과 재래시장 등 구업체들도 생존을 위해 과감한 체질개선과 공격적인 영업을 강화하였다. 특히 일부 백화점의 경우 고급소비를 지향한 고급백화점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기도 하였다. 또한, 최근 각광받고 있는 홈쇼핑은 매출기준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을 넘볼 정도로 급성장하였으며, 인터넷쇼핑몰, 카탈로그 등 다른 무점포유통업체들도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유통업체들보다 유통노하우나 자금, 마케팅 등에서 한수 위로 평가되는 미국과 유럽 등의 대형 외자계유통업체들도 지속적으로 국내시장 공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02년 전망

소비시장 회복과 업체별 차별화

2002년에는 지난 해의 침체에서 벗어나 소폭이나마 성장률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 원인으로는 첫째, 선진국시장의 경기 침체와 엔저 등의 환율문제로 인해 국내 내수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다. 국내 유통시장의 경우 해외기업들의 진출과 유통업체들의 현대화로 인해 기업형 유통시장의 비중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어 올해는 전체 소매시장의 3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엔저 등 환율의 영향과 중국 등 개도국의 부상으로 인해 우리나라 수출산업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돼 상대적으로 유통업체를 비롯한 내수관련 기업의 성과가 좋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로는, 월드컵 등 특수요인과 소비심리의 회복조짐도 올해 내수시장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올해는 월드컵, 아시안게임, 대선 등의 특수 요인이 많으며 정부에서도 내수부양을 위해 재정지출 확대 및 카드 사용금액 소득공제 혜택, 특소세 인하 등 다양한 경기진작책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소비자 기대지수 및 평가지수가 두달째 호조세를 나타내는 등 소비심리도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반해 올해 국내 내수시장 회복에 미칠 부정적 요인으로는 국내 경기침체의 장기화, 해외부문의 정치경제적 불안요인의 상존으로 인한 소비심리의 저하를 꼽을 수 있겠다.

백화점 및 할인점 부문

국내 유통시장의 전반적인 경기 회복과 함께 개별 업체간에는 부침이 보다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은 경기 둔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매출 부진이 예상되며, 다만 고소득 계층에 의한 고급 소비 부문은 2002년에도 고성장이 예상되어 백화점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계속 증대될 것이다. 한편,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빅3 백화점과 할인점들의 지방출점이 가속화됨에 따라 지방 중소형백화점의 영업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할인점 부문은 지방 대도시를 대상으로 한 다점포 출점이 계속될 것이며,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자들의 저가지향 구매가 확산되면서 타업체에 비해 양호한 영업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 10조 4천억 원의 시장을 형성했으나, 지난 해와 올해는 20%~ 30%의 매출성장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 참조>

하지만 국내 할인점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했다는 우려와 백화점 등 고급업체와의 차별화 문제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할인점 시장은 현재 이마트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마그넷, 까르푸, 홈플러스가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향후 자본력과 영업력을 갖춘 2~3개 업체로의 재편이 예상되고 있어 업체간의 생존을 위한 경쟁이 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주로 점포출점 경쟁을 벌여왔다면, 향후에는 수익성이나 경영효율성, 그리고 마케팅이나 서비스 등의 경쟁이 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퍼마켓 및 온라인 유통시장

수퍼마켓은 점포의 대형화가 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가운데 신선식품 강화 등을 통해 할인점과의 차별화 전략을 주로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특히 유통업계의 강자인 롯데의 슈퍼마켓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전체 구도에 상당한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편의점시장은 빅3(LG25, 훼미리마트, 세븐일레븐)간의 치열한 출점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할인점과 함께 신업체로써 올해도 지난 해와 비슷한 수준의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온라인 유통시장은 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도 고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온라인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홈쇼핑의 경우 최근 3개업체가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함에 따라 활황세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 시장규모의 증대와 함께 개별업체간 경쟁도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는 시장선점을 위해 다양한 방송매체를 통한 고객접점 확보와 광고·마케팅활동에 주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향후 시장구도는 현재의 2강체제에서 3강 2약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고, 추가적인 사업자의 진입으로 시장 규모는 증가하겠으나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쇼핑몰의 경우 지난 해 수익성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의 검증과 경영효율성을 제고함으로써 올해는 본격적인 수익창출을 거두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삼성몰, 한솔CSN, 인터파크 등 순수 인터넷쇼핑몰을 중심으로 손익분기점을 상회하는 업체들이 속속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선두 3~4개 업체들 중심의 과점화도 예상되고 있다. 성장률만 놓고 볼때는 온라인 유통시장은 국내 유통업체들 중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