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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2002 이 광고의 성공전략 ⑤ - 현대자동차 월드컵 마케팅

2002 FIFA월드컵!
그 중심에 현대자동차가 있었습니다.
금강기획이 있었습니다.

배성우 / 기획2팀 대리

감격스러웠던 2002년 6월의 그날. 당신은 무엇을 기억하십니까? 대 이탈리아전에서 우리를 열광시켰던 안정환의 골든골이 기억나십니까? 아니면 붉은 악마의 뜨거웠던 함성입니까? 그도 아니면 목이 쉬어라 외쳤던 ‘대한민국’ 구호가 기억나십니까?

저는 광고가 기억이 납니다. 경기장의 열기 만큼이나 뜨거웠던 경기장 밖의 또 하나의 경쟁. 2002 FIFA 월드컵을 뜨겁게 달구었던 그 날의 치열한 광고의 흔적들이 저는 기억이 납니다.

‘단군 이래 최대의 국가 행사’였다는 2002 FIFA 월드컵! 전 세계 200 여 개 국의 연 인원 600억 명이 시청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구촌 최대의 행사! 올림픽의 2배의 기간에 3배에 가까운 인원이 관람함으로써 올림픽보다 더 큰 지구촌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행사!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FIFA 월드컵이자 처음으로 공동 개최되는 FIFA 월드컵이라는 큰 의미를 가지는 세계의 대사(大事)였다. 이러한 전세계적인 축제를 맞아 이를 적극적인 마케팅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일류 기업들간의 경쟁으로 인하여 2002 FIFA 월드컵은 국가간의 축구 대항전인 동시에 기업들간에 펼쳐지는 총성 없는 마케팅 전쟁의 장이기도 했다.

그 치열한 마케팅 전쟁의 중심에 한국의 대표 기업 현대자동차가 있었다. 2002 FIFA 월드컵의 공식파트너로서 현대자동차의 마케팅 활동은 오랜 기간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준비되었으며, 2002 FIFA 월드컵을 계기로 획기적인 브랜드 가치 상승을 통해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서의 입지를 굳히려는 현대자동차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

2002 FIFA월드컵 공식파트너 현대자동차

FIFA 월드컵은 앞서 말한 대로 세계적인 축구행사이자 마케팅의 장이다. 시의 적절하게 이용하면 기업과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극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 기회의 장인 것이다. FIFA의 공식적인 인증을 받아 월드컵을 마케팅에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기업은 2002년의 경우 전 세계를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공식파트너(official partner)와 개최국 내에서만 권리 행사가 가능한 공식후원업체(local partner), 그리고 공식상품화권을 가진 기업으로 나누어 진다.

이 중 월드컵 마케팅의 꽃은 바로 공식파트너이며 아디다스, 코카콜라, 후지필름 등의 세계적인 기업들이 FIFA 월드컵의 공식파트너로서 선두 기업이라는 인식을 굳건히 지켜나가고 있다. 따라서 FIFA 월드컵의 공식파트너가 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은 치열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공식파트너는 단순히 후원금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세계 최고의 축구 대회라는 FIFA 월드컵의 이미지에 걸맞는 세계적인 품질과 브랜드 가치를 인정 받는 회사만이 FIFA의 공식 심의를 득하여 공식파트너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FIFA 월드컵의 경우 전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사람들을 열광시킨다는 측면에서 일견 올림픽보다 더 높게 평가되는 행사다. 따라서 FIFA 월드컵의 공식파트너가 되는 것은 세계적인 품질과 브랜드를 인정받는 지름길로 통한다.

이번 2002 FIFA 월드컵에는 아디다스, 코카콜라, 질레트 등의 세계적인 기업과 함께 현대자동차가 공식파트너로 선정되어 세계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지구촌 최대의 축제를 위하여 준비된 현대자동차의 마케팅 전략은 바로 유수의 기업들을 제치고 공식파트너로서 선정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였다. 즉 FIFA 월드컵의 공식파트너로서 획기적인 인지도 증대와 친밀성 상승을 통한 브랜드 가치 상승을 통하여 세계 기업으로서의 인식을 확고히 한다는 것이 월드컵 마케팅의 핵심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1차 목표였던 공식파트너로 선정됨으로써 월드컵 마케팅은 이미 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공식파트너로서 무엇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

FIFA 월드컵 공식파트너로서 선정됨으로써 현대자동차의 월드컵 마케팅은 상당 부분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공식파트너만이 가지는 권리를 이용하여 전세계적으로 현대자동차가 FIFA 월드컵의 공식 파트너임을 알림으로써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데 주력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전부터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유수한 스포츠 행사의 후원 활동 등을 통하여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에 대한 호인식이 높은 해외에 비하여 국내의 경우 기업들의 스포츠 마케팅에 대한 열의는 높으나 소비자들의 관심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파트너가 무엇이고 어떤 회사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공식파트너가 가지는 의마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되었던 것이다.

즉, FIFA 월드컵의 공식파트너는 세계적인 품질을 지닌 일류 기업이라는 인식이 해외에서는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국내의 경우 아직 공식파트너의 의미에 대한 인식이 미약한 관계로 단순히 광고를 통하여 현대자동차가 FIFA 월드컵 공식파트너임을 알리는 것으로는 현대자동차가 의도하는 세계적인 기업이라는 인식을 소비자들이 가지게 하는 데는 부족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또한 월드컵을 앞두고 치열한 광고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에 타기업에 비하여 좀 더 일찍 2002 FIFA 월드컵을 위한 IMC적인 활동을 시작할 필요성과 차별화될 수 있는 광고 전략과 광고물 제작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었다.

이를 위하여 광고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현대자동차가 공식파트너임을 알리는 것과 함께 홍보를 통하여 FIFA 월드컵 공식파트너가 가지는 의미를 알렸으며, 이벤트 개최, 판촉 행사 등과 함꼐 현대자동차가 직접 2002 FIFA 월드컵 전용 인터넷 사이트를 구축하여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특히 공식파트너만이 가질 수 있는 권리를 이용하여 2002 FIFA 월드컵을 이용한 한정 상품을 개발, 시판하였다. '2002 FIFA 월드컵 한정 모델'로 이름 붙여져 뉴EF쏘나타, 베르나, 라비타, 리베로 등에 적용된 이 모델은 외관에 2002 FIFA 월드컵의 공식 엠블렘 등이 부착되어 있음은 물론 내장에는 최고급 사양들을 저렴한 가격에 적용, 고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자동차라는 상품 자체가 움직이는 광고판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떄 2002 FIFA 월드컵 공식 엠블렘을 부착하고 거리를 질주하는 '2002 FIFA 월드컵 한정 모델'들은 현대자동차가 공식파트너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알리는데 큰 몫을 담당했다.

이처럼 공식파트너 선정으로 시작된 현대자동차의 월드컵 마케팅은 단순히 광고를 통한 노출뿐만 아니라 홍보, 이벤트 등이 결합된 IMT전략으로 일관, 소비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음으로써 2002 FIFA 월드컵을 통한 브랜드 가치의 극대화라는 목표를 하나둘씩 달성해 갈 수 있었다.

차별화된 전략, 차별화된 광고

현대자동차의 월드컵 마케팅에서 무엇보다 큰 역할을 한 것은 금강기획이 주가 되어 진행한 광고 활동이었다.

2002 FIFA 월드컵을 이용한 광고 활동을 기획, 제작하면서 무엇보다 염두에 두었던 것은 위에서 말한대로 국내 소비자들의 스폰서들에 대한 관심이나 인식이 매우 미약하다는 것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주로 국내 소비자를 중심으로 월드컵 마케팅을 펼치는 타 스폰서에 비하여 현대자동차의 경우 전 세계를 상대로 영업을 영위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서 단순히 한국민의 애국심에 호소하는 광고를 제작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먼저 국내 소비자들의 공식파트너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하여 현대자동차가 FIFA 월드컵 공식파트너로 선정된 이후 지속적으로 모든 전파 및 인쇄 광고에 FIFA 월드컵 공식파트너의 엠블렘 등을 삽입하여 현대자동차가 2002 FIFA 월드컵의 공식파트너임을 소비자에게 알렸다.

월드컵 개최의 해인 2002년부터는 현대자동차가 2002 FIFA 월드컵을 기념해서 한정 출시한 ‘2002 FIFA 월드컵 한정 모델’의 인쇄 광고를 월드컵을 상징하는 FIFA컵과 경기하는 축구 선수의 비주얼을 이용하여 6개월에 걸쳐 시리즈로 집행, 월드컵 붐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볼을 헤딩하는 축구 선수의 비주얼을 이용한 광고는 FIFA 월드컵을 몇 개월 앞둔 시점에서 집행되어 강렬한 비주얼과 ‘월드컵은 언제나 스타를 만든다’라는 도발적인 카피로 FIFA 월드컵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 광고는 월드컵이 끝난 이후에도 월드컵을 다룬 많은 기사나 논평 등에서 2002 FIFA 월드컵을 상징하는 광고로 인용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02 FIFA 월드컵 기간 중에 현대자동차는 두 편의 전파 광고를 집행하였다. ‘불꽃놀이’편과 ‘카드섹션’편이 그것이다. 이 두 편의 광고는 현대자동차의 2002 FIFA 월드컵을 이용한 광고 전략이 다른 국내의 기업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하여 확연히 보여준다. 월드컵을 목전에 둔 대부분의 광고가 한국민이 애국심에 호소하거나 16강 진출을 위해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는 데 비하여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고의 축제를 함께하는 기쁨과 축구를 통한 하나됨의 열정을 보여줌으로써 세계적인 기업으로서 현대자동차의 위상을 드러내고자 했다. 이러한 전략 아래 FIFA월드컵을 이용하여 만든 현대자동차의 광고 안에는(월드컵 기간 중 4강을 기념하여 제작한 몇몇 광고를 제외하고는) 한국인이나 붉은 악마 등의 천편 일률적인 소재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이러한 전략은 현대자동차의 광고들이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축구장, 축구공, 응원단 등이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 독특한 비주얼과 차별적인 광고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한 것으로 평가 받는 기반이 되었다.

경쟁P/T를 통하여 제작된 ‘불꽃놀이’편의 경우 자동차의 키를 돌리는 순간 폭죽이 터지고 하늘 높이 불꽃이 터지면서 축제의 무드가 무르익는 비주얼과 ‘축구로 하나가 되는 세상, 자동차로 하나가 되는 세상’이라는 멘트를 통하여 월드컵을 맞이하는 기쁨과 현대자동차의 세계 지향에 대한 의지를 표현했다. ‘반지의 제왕’을 제작한 호주 업체를 통해 CG로 제작된 ‘불꽃놀이’편은 작업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많은 관계자들의 애를 타게 만든 작품이기도 했다.

축구 경기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카드 섹션을 펼쳐 마치 자동차가 질주하는 듯한 모습을 만들어낸 독특한 비주얼로 주목 받았던 ‘카드섹션’편의 경우는 특히 국내뿐 아니라 해외 각국에서 각 나라의 언어로 제작, 방영되어 전세계적인 월드컵 마케팅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 외에도 FIFA 월드컵 공식파트너로서 현대자동차를 알리고 월드컵 붐을 조성키 위한 이벤트도 지속적으로 추진되었다. 월드컵을 앞두고 본선 진출 32개국을 돌며 개최한 성공기원 굿윌볼 로드쇼(Goodwill Ball Road Show)를 비롯하여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개최한 미니 축구대회(Hyundai Football World Championships), 세계적인 축구 스타 요한 크루이프를 홍보 대사로 위촉하여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킨 홍보 대사 프로그램(Hyundai Ambassador Program)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하여 세계적인 기업 현대자동차가 세계인의 축제 2002 FIFA 월드컵을 후원한다는 것을 널리 알렸다. 광고뿐 아니라 이러한 이벤트 및 스포츠 마케팅에도 금강기획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브랜드 가치의 극적인 상승, 돈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위와 같이 공식파트너로서 펼친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가치는 눈에 띄게 상승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연인원 600억 명이 시청한 것으로 추정되는 월드컵 본선에서의 경기장 광고 및 전세계에 집중 방영된 기업 이미지 광고의 효과만도 50억 불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돈으로 환산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국내의 소비자는 물론 해외의 소비자들의 현대자동차에 대한 시각이 예전과 확실히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뉴EF쏘나타는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조사 기관인 미국의 JD파워사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중형차 부분 소비자 만족도에서 한국차로는 처음으로 1위에 올랐으며, 이어 조사한 초기품질조사에서도 2위에 올라 명실공히 세계적인 품질을 갖춘 차임을 인정 받았다. 또한 전세계를 통하여 뉴그랜저XG, 뉴EF쏘나타, 아반떼XD, 싼타페 등 현대자동차의 주요 차종들이 지속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음은 물론 수출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여 자동차가 반도체를 제치고 수출 물량에서 1위를 차지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가격만으로 세계와 경쟁하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품질로 인정 받고 있는 것이다.

위의 사실들은 2002 FIFA월드컵을 통하여 현대자동차가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의 반열에 확실히 올라섰다는 것을 증명한다. 많은 사람들이 TV 중계 속에 비쳐지는 현대자동차의 광고판을 통해, 전 세계를 상대로 보여지는 광고를 통해, 그리고 전 세계를 상대로 펼쳐지는 이벤트를 통해 현대자동차가 FIFA 월드컵의 공식파트너로 선정될 만큼의 품질과 기술력을 가지고 있음을 전 세계인들이 공감하는 계기를 만든 것이 인지도 증가, 선호도 증가 등 말할 수 없는 브랜드 가치의 상승을 가져온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결과는 치밀하게 이루어진 준비와 전략의 부산물이다. 금강기획 역시 광고와 이벤트, 스포츠 마케팅에 걸쳐 성공적인 현대자동차 월드컵 마케팅의 파트너로서 충실히 역할을 수행, 월드컵 마케팅을 성공시킨 주역중의 하나로 자리 매김 했다.

세계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나라는 불과 10여 개 국에 지나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판매되고 기술력을 인정 받는 나라는 겨우 다섯 손가락 정도에 꼽을 정도이다. 그 만큼 자동차는 한 나라의 기술력과 선진성을 인정 받을 수 있는 척도 중의 하나이다. 그 자동차 선진국에 이제 당당히 한국의 이름이 오르고 있다. 그 주역은 바로 한국 자동차의 대표 기업 현대자동차이다.

‘우리는 그들의 패션을 배우지만, 그들은 우리의 자동차를 탑니다’ 라고 외치는 최근 현대자동차 기업 광고의 카피에는 이러한 현대자동차의 자신감과 세계 일류 기업을 향한 의지가 오롯이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