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대행사의 병기는 AE"

>> 창간특집 ** 광고의 전문화, 어디까지 왔나 ? <<

<대행사-AE>

"광고 대행사의 병기는 AE"

吳基穆/기획2팀

AE라는 용어가 우리 나라에 첫선을 보인 것은 아마도 1970년대 초 즉, 종합 광고 대행사라고 하는 업종이 본격적으로 탄생하기 시작하면서부터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전에는 물론 AE라는 명확한 개념의 용어는 쓰여지지 않았지만 그와 비슷한 활동들은 우리 나라에 광고가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때부터, 최근에 들어서는 충무로에 있는 크고 작은 기회사무실들 사이에서도 이미 행하여져 왔던 일들의 일부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새삼스럽게 AE라는 용어에 대하여 역사성이나 그 어원을 찾자는 것이 아니라 AE라는 개념을 나름대로 정리해보고자 하는 뜻이다.

AE란…?

AE가 Account Executive의 약자라는 것은 광고를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AE에 대한 정의는 학자간에 근소한 어휘의 차이는 있겠지만 광고주 담당 책임자로서, 광고주에 대해서는 대행사를 대표하며 대행사에 있어서는 광고주를 대표하고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춘 대표자라고 말할 수 있겠다. 따라서 이러한 자격을 갖추려면 적어도 10년 이상 광고에 대한 실무 경험을 쌓아야 하며 다시 그러한 실무 경험을 통하여 Assistant AE로서 일정 기간 수습을 거쳐야 진정한 AE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하겠다. 이와 같이 AE의 능력에 대한 요구는 광고 대행사나 광고주 모두에 있어서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
AE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은 미국이나 일본과 우리 나라에도 서로 비슷하다. 그러나 실질적인 운영면에 들어가 보면 나라마다 다소 그 의미를 달리하고 있다.
미국은 이론을 맨 먼저 적용한 나라이기 때문에 거론치 않기로 하고,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기로 한다. 미국의 AE에 대한 이론은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실제로 통용되고 있는 일본의 AE개념은 미국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덴쓰(電通)의 조직에서 볼 수 있듯이 그들의 AE에 대한 시발은 연락이라는 개념이었다. 그것은 일본의 대행사라는 기본이 매체 대행이라는 것에서 출발되었다는 역사적인 배경에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전략이나 기획의 개념에 앞서 연락이라는 의미를 먼저 부여하였고, 일반적으로 그러한 의미가 최근에 와서야 영업이란 용어로 그 의미를 달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일본은 그들 나름대로의 역사와 선진의 이론을 도입하여 일본적 AE론을 정립하고 있으나 일본의 AE개념은 영업성에 우선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경우는 일본과 다른 데가 있다고 보아진다. 우리 나라에서는 AE에 대한 의미를 일본의 영업이란 의미와는 달리 기획이라는 의미를 많이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그 실제적 의미는…?

우리 나라에 있어서 대행사의 설립 배경은 세 가지 유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 광고주와 매체의 연합으로 이루어진 대행사
둘째, 매체사 위주로 설립된 대행사
셋째, 광고주 위주로 설립된 대행사
의 세 가지로 구분된다. 이러한 설립 배경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 나라 대행사들은 출발부터 영업(즉, 광고주 확보)에 대한 절실함이 없었던 이유가 그 하나이고, 둘째는 대행사 입장에서 광고라는 것을 만들어 파는 하나의 상품으로 보기 이전에 소위 기획되어 이루어지는 창조물로 보는 성향이 강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광고를 하나의 전략적으로 기획되어진 상품으로 본다면 기획이란 의미가 영업이란 의미보다는 걸맞는다고 생각된다.
최근 들어 광고주들이 광고 대행사를 보는 눈은 점차 달라지고 있으며 그 요구 또한 변화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과거처럼 광고물을 제작하여 집행하는 단순한 의미로서의 광고 대행사가 아닌 시장 구조의 복잡화, 소비자 심리의 다양화 추세에 따라 전체 마케팅 전략을 필요로 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점차 요구하는 있다는 사실이다. 즉, 좋은 카피, 좋은 일러스트, 적절한 매체 집행 등은 물론이고 그 위에 시장 전체를 분석하고 거기에 전략적 의미까지 부여한 이른바 마케팅 전략의 의미로서의 광고를 요구하는 성향이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정보화 사회에 있는 AE의 입장으로서는 광고 뉴욕 메디슨 스퀘어가든의 멋쟁이 광고맨 이미지보다는 좀더 과학적이고, 논리적이고, 전략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좋은 인상, 좋은 화술로서 광고주를 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간지 오래고 좀더 과학적이고, 이론적이고, 전략적인 어프로치를 하지 않으면 현대의 AE는 그 자격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전문적 AE라면…?

AE의 속성상 그 직무와 직능에 대해서 광고주로부터의 요구나 대행사로부터의 요구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여기에서는 대행사로부터의 AE에 대한 요구는 일단 다음으로 미루고 광고주로부터의 AE에 대한 요구에 관해 어떻게 전문화하여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논하기로 한다.
AE는 분명 광고에 대해서는 전문가이어야 한다. 또 자신이 맡고 있는 광고(광고주)에 대해서도 전문가이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이 맡고 있는 상품(광고주)을 받아들이는 쪽, 즉 소비자를 파악하는데 있어서는 더욱 더 전문가이어야 한다.
자- 그러자면 AE가 전문이 되어 알아야 할 분야가 도대체 어느 정도인가?
첫째, 마케팅 전반에 직접 관련되어 있는 학문 즉, 경영학 · 회계학 등
둘째, 구매자 행동 연구에 관한 경영학, 심리학, 사회학
셋째, 의사 결정에 있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수학, 통계학, 시스템 공학 등
넷째, 광고에 직접 관계가 있는 문학, 언어학, 역사학, 심리학, 문화 인류학, 예술학 등 상당 부분의 학문이 필요함은 물론 거기에 따른 실무 이론도 겸비하여야 된다고 하면 다소 억지일까? 여하튼 AE라는 직업이 모든 학문에 넓고, 깊게 알아야만 된다는 것은 공통된 의견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이러한 지식이나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서 AE는 부단히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광고주나 대행사에서도 이러한 제 정보나 지식을 AE에게 신속 · 정확히 제공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물론이고 그 질을 높이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근대 광고전에 있어서 광고 대행사의 병기는 바로 AE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AE의 중요성은 그 가중치를 더해 가고 있지만 여기서 소홀히 되어서는 안될 부분이 있어 부언하기로 한다.
AE의 질적 향상은 물론이지만 그와 병행해서 보조를 같이 할 분야로서는 - 물론 모든 분야가 다 그렇겠지만 - 특히 제작, 조사, 매체 등을 들 수 있다. 아무리 훌륭한 병기라 할지라도 그 병기가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정비하여 놓지 않거나 사전, 사후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AE의 전문화는 조직의 모든 분야와 전문화의 길을 함께 갈 때 제 기능에 충실할 것이다.

AE의 목표는…?

아무튼 현대와 같이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확한 판단과 정확한 전략을 구사하지 못한다면 그들이 책임지고 있는 광고주는 물론이고 대행사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 할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각 부문에 걸쳐 질적 향상을 도모하지 않으면 안되며 이러한 질적 향상은 시스템 어프로치에 의해 가능케 된다. 그러면 AE의 본질과 그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AE란 두 가지의 커다란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첫째, 사내에서는 광고주의 이익 대표자로서 광고주에 가장 적합한 서비스 팀을 만들고 그것을 주재하여 광고주가 광고를 통해 최대의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책임과
둘째, 광고주에 대해서는 自社의 이익 대표자로서 광고주로부터 정당한 이익을 취득할 책임을 들 수 있다.
이러한 2가지 측면을 고려해 본다면 AE의 책임은 일견 모순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AE는 그 어느 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양면성 · 이익 지향성 비즈니스이다. 이러한 AE의 양면성을 볼 때 AE는 광고주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통해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정리해보면 AE는 자기가 맡고 있는 제품의 탄생에서부터 묘지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관리해서 그 제품으로부터의 최대의 이익을 창출할 책임을 광고주로부터 부여받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 항상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