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 시장 트렌드-학습교재 시장은 불황을 모른다
정이규/전략연구소 교육담당 마케터
학습교재 시장은 불황을 모른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부담해야 하는 사교육비는 연간 10조원에 이른다. 이중 학원 및 과외를 제외한 학습교재 시장규모가 1조원이며, 참고서 시장을 제외한 학습지 시장은 약7천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학습지 시장 성장은 지난 80년 실시된 7.30 과외금지 조치에 힘입은 바 크다. 초, 중고생들의 중요한 학습지도 방편이던 과외가 불가능 해지자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가정을 중심으로 과외공부의 대체방법으로 학습지가 생겨나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과 국민소득 향상, 자녀수 감소라는 사회변화에 맞춰 평생교육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파고든 학습교재의 매출규모가 커지자 중소업체는 물론 대형출판사까지 뛰어 들어 앞다퉈 신교재를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이렇듯 성장을 거듭하면서 90년대에 접어들면서 각 학습지 업체들의 치열한 광고전이 가열되기 시작 업체마다 매년 평균 30-40%의 고속성장으로 최근에는 학습지 재벌 이라는 신종용어까지 등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는 최근의 불경기라는 용어가 무색할 정도다.
업계에서는 학습지 시장의 최대 규모를 1조2백80억원으로 잡고 아직도 성장여지가 많이 남아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신규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령 이제까지 가장 보편적인 판매방식이었던 단순 가정배달이나 교사들의 방문지도방법에서 구독자를 공부방으로 불러 내거나 PC통신을 통한 지도방법 들 다양한 서비스망을 구축하는데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국민학교의 무시험제 도입과 조기 영어교육, 중등학교의 학기별 시험횟수 감축 등 교육환경의 변화에 따라 학습지 시장이 날로 세분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습과목도 수학, 영어 중심에서 국어, 한자, 한글 등 어문계열로 넓어지고 방법도 종이학습 일변도에서 벗어나 구독자를 공부방으로 불러내거나 전화, 팩스학습, 컴퓨터소프트웨어와 PC통신을 이용한 쌍방향 학습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학습 대상층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학부모들의 조기교육 열기를 타고 유아 및 국민학교 저학년 대상의 학습지가 인기를 끌고 있는 실정이다. 주요 단일학습지 시장의 80% 이상이 유아 및 국민학생용 교재로 이뤄지고 있다. 학습지 시장이 단순한 가정 배달형 공급방식에서 고품질의 서비스 경쟁으로 바뀌는 추세에 따라 세분화된 수요자의 욕구를 적극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학습지
1. 학습지
일반적으로 회원제 학습지는 단순한 자료제공형과 학습관리형 두가지로 구분된다. 자료제공형은 특별한 학습관리나 학습지도 서비스 없이 정기적으로 학습자료만 공급하는 형태를 말한다. 학습관리형은 과외금지가 일부 해제되면서 급속도로 성장한 일종의 과외학습형 제품이다. 대개 주간 단위로 학습자료가 공급되는데 이 경우 자료공급자는 단순한 배달사원이 아니라 지도교사 역할을 맡고 있다.
지도교사는 대부분 대졸생으로 업체측에서 보면 대졸 취업난이 가중될수록 지도교사 자원이 늘어 영업환경이 좋아지는 아이러니가 통한다. 유치원에서 고교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공급되는 이같은 회원제 학습지는 자료제공형과 학습관리형 사이에 회원구성비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 한 특징으로 자료제공형은 중고등 학생에게 비교적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학습 관리형은 유치원생과 국민학생에게 압도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회원제 학습지는 아직 전체학생의 20% 정도만 받아보고 있어 영업방식이나 학습 관리방식에 따라 최고 50% 수준까지는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당분간 취급업체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학습과목별로 보면 국어는 대학입시제도 변화에 따른 사고력, 논리력 요구로, 영어는 96년부터 영어가 정규과목으로 채택 되고, 중국과의 활발한 교류에 힘입은 한자학습 바람이 시장규모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학습내용도 단순히 한글을 깨우치게 하는 수준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논리와 이해, 표현력을 높이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따라서 학습지 시장에서 차지하는 국어 과목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이는 내신성적과 수능평가에서 논술의 중요성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학교시험이 폐지되거나 줄어들어 자율적인 가정학습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시점에서 학습지가 시험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안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2. 학습지도 교사
학습지 경쟁의 성패는 수준 높은 교재는 물론이지만 무엇보다도 지도교사의 수준과 성실성에 크게 좌우된다. 때문에 학습지 업계에서는 저마다 양질의 지도교사를 확보하고, 교육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학습지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대교의 경우 정교사 9 백36명, 계약직교사 8천26명 등 9천여명의 눈높이 교사를 확보하고 있는데, 매출액의 3%를 교육 및 훈련비로 투자, 반복적인 교육을 통해 준교사로서의 역할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부설 전문대학원을 통해 교사들의 자기계발을 돕고 있다.
실제로 학부모들이나 학생들 모두 학습지 교사들에게도 학교교사와 같은 역할을 기대하고 있으며, 때로는 학부모들과 자녀문제를 놓고 상담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교사들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전문지식 못지않게 옷차림이나 예절 및 상담에 관한 자질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부분의 방문교사가 계약직이라서 발생하는 높은 이직률이다. 이들의 평균 재직률은 2년에 불과한 실정인데, 교사들의 잦은 교체는 학생들에게도 부정적인 효과를 미치면서 학습효과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습지 회사들은 교사의 질적 수준의 유지와 안정적인 직업으로서의 merit를 제공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학습방법이 다변화 하고 있다
1. EDUTAINMENT
선진 각국들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각광받기 시작한 새로운 교육 방식은 멀티미디어의 네트워크를 이용한 쌍방향 교육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가장 발달된 미국에서는 컴퓨터로 게임을 즐기면서 학습도 할 수 있는 이른바 EDUTAINMENT(Education + Entertainment) 소프트 웨어 개발에 가장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교육방식은 교육과 오락을 적절히 가미해 학습자들에게 학습흥미를 유발시키는 것인데, 한 조사에 따르면 양방향 교육의 학습속도가 전통적인 교육속도보다 30-50% 빠른 것으로 입증된 바 있다. 교육용 비디오 테이프시장이 약 1천억 - 1천2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PC플로피 디스크용 시장규모도 대략 2백억 - 3백원으로 추산되는 등 학습지 시장은 신규제품의 개발여지에 따라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 CAI
컴퓨터를 이용한 학습프로그램(CAI)도 컴퓨터의 보급확대에 따라 시장이 급속히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한 학습은 학생의 학습정도에 따라 공부할 수 있는 장점과 반복학습을 통한 완전 학습이 가능해 미래의 학습방법으로 떠오르면서 학습교재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교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 개발 중인 온라인 컴퓨터 학습서비스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은 그 기능을 상실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학습교재의 이러한 시장 잠재력으로 업계는 시장 규모가 2조-3조 원까지 팽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아직은 초보단계인 CD-ROM과 연계될 경우 기하 급수적으로 불어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주)대교의 경우 궁극적으로는 케이블 TV, 과학공원 등과 연계하는 입체적 교육제품의 개발로 발전시켜 학습지 시장 선도자의 위치를 계속적으로 점하려 하고 있다.
2-1. CD롬 타이틀
종래 성행하던 플로피 디스켓 방식의 어학학습 프로그램은 단순한 단어학습이나 시험문제 형식의 공부 등에 한정돼 있었다. 최근 들어 내용은 다양해지고 있으나, 디스켓의 저장능력의 한계 때문에 많은 내용을 담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한 것이 CD롬으로 앞으로도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어 조기교육 바람이 불면서 앞으로 3세 이상의 유아를 대상으로 한 타이틀이 특히 많이 개발될 전망이다. CD롬은 특히 5세 이상의 아동이면 누구나 쉽게 작동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모니터 화면에 그려진 그림에 마우스만 맞추어 누르면 작동하고 모든 작동을 마우스 하나로 쉽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매체로 각광받고 있는 CD롬 타이틀의 장점은 2백자 원고지 기준 30만장에 달하는 6백메가 바이트의 자료가 저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플로피 디스켓 5백장에 해당되는 대용량이기 때문에 움직이는 영상과 음성을 집약시킬 수 있다. 최근 늘기 시작한 CD롬 타이들은 국내에서 제작한 것만 해도 현재 1백20여종에 이르는데 이중 60-70% 정도 차지하는 영어 학습용 또는 교육용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어린이 교육용 CD롬 타이틀은 얼음나라 등 20개 마을을 탐험하면서 부딪치는 상황을 게임형식으로 엮은 대교 컴퓨터의 「내친구 영어박사」등 다수가 있다. CD롬 타이틀은 CD롬 드라이버의 보급이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각 참고서나 학습지 업체를 중심으로 속속 개발될 전망이다.
2-2. 디스켓형
학습내용을 플로피 디스켓에 담은 디스켓형은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다 대교, 계몽사, 웅진, 삼성전자 등의 업체에서 40여가지의 제품이 나와 있다. 지난해 3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대교 컴퓨터의 「스쿨버스 100」은 국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전과목을 망라한 시청각 교재이다. 이는 정오답을 체크해 교정하는 종래 컴퓨터의 학습 점검기능 차원에서 벗어나 학습 진행상황과 월별 과목별 성적, 학업능력 향상도 등을 학부모와 한달에 두번 가정방문하는 교사가 한눈에 비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특징이 있다.
2-3. PC통신형
최근에는 컴퓨터 회사와 손잡고 학습지의 내용을 가맹회원에 보내는 사업도 눈길을 끈다. 재능교육과 종로학원이 삼성 데이타시스템 및 삼보 컴퓨터와 각각 제휴, 전국학원을 컴퓨터와 연결시켜 학습지 내용을 수강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모뎀을 통해 학습내용을 전송받는 PC통신형이 상용화 되면 향후 과외활동을 대체해 나갈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