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면화협회 미국코튼마크TV-CM/우리가 만든 광고를 남미, 아시아의 안방으로
DDK CCI팀/DDK CCI팀
우리가 만든 CM을 해외로 수출해보자
"라틴 아메리카와 아시아에서 동일한 내용의 TV-CM을 방영시킨다'는 CCI(Cotton Council International: 미국면회협회) 미국 본사의 결정을 DDK가 정식으로 통보받은 것은 98년 5월 말이었다.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운 월드와이드(worldwide)한 성격의 경쟁 프레젠테이션은 우리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했다. 이번 프레젠테이션에서 승리하는 일은 또한 극동 아시아 지역 본부가 있는 CCI 한국지사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기도 했다.
몇 번의 외부 회의를 통해 우리는 두 가지 결론을 내렸다. "우리에게 이번 경험은 아주 색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제작한 CM을 해외로 한 번 수출해 보자."
"이번 TV-CM제작을 위해 우리는 97년 12월부터 셀 수 없는 아이디어를 광고주에게 제시해 왔던 만큼 기존에 나온 아이디어를 잘만 다듬는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싸움이 될 것이다. "
D-Day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우리는 CCI 서울에 제시한 기존의 아이디어 중 반응이 괜찮았던 안을 정리, 확정하고 각각의 스토리보드가 제작물로 드러날 경우의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Proposal등을 준비하며 얼마 남지 않은 워싱턴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코튼마크는 미국산 면을 50% 이상 사용한 100% 순면 제품에 부착되는 마크로 CCI서울 사무소의 마케팅 목표는 가능한한 많은 수의 라이센스 업체로 하여금 제품에 미국코튼마크를 부착하게 하는 것이다.
한국에 CCI사무소가 생긴 지 10년 째 되는 현재의 상황은 소비자들 대부분이 코튼마크를 인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코튼마크가 제품 구입시 결정적인 구매동기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CCI는 모든 광고활동을 프로모션에 집중시키고 있어, 각각의 개별 프로모션에 대한 소비자의 참여율이 높은 편이고 프로모션을 실시하는 동안 라이센스 브랜드의 매출이 놓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미국코튼마크가 '좋은 면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 에 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는 99년 TV-CM의 테마를
"COTTON MOMENTS'로 확정하고, 테마에 걸맞게 부드럽고 따뜻한(soft& Warm) 미국산 면의 특징을 가족과 연인 사이에서 일어날수 있는 다양한 순간에 담아내려 했다. 광고주는 제작되는 TV-CM이 부드럽고 따뜻한 미국 코튼의 이미지를 나타낼 뿐 아니라 라이센스 브랜드의 매출을 높이는데 기여할수 있기를 희망하였다. 국내에서 제작된 CCI의 기존TV-CM이 미국코튼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코튼의 이미지를 표현하였다면, 다음단계의 TV-CM은 높아진 인지도(黜駑)를 바탕으로 한 라이센스 브랜드의 매출성과와 연관되어야 한다는 것이 광고주의 생각이었다.
행운의 워싱턴, 승리를 예견할 수 있는 조짐
라이센스 업체와의 연계 프로모션(Tie-Promotion)을 중심으로 광고활동을 하고 있는 CCI의 현재 상황을 고려할때 당연한 바람이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어려운 점이 있기는 했으나 결과적으로 이러한 광고주의 요청사항이 우리 CM에 잘 반영된 것 같다.
우리가 99년부터 새로운 TV-CM을 방영하기로 광고주와 합의를 하고 준비에 착수한 것이 97년 12월이었다. 이후 수많은 Ideation, 7번에 걸친 스토리보드 제시, 수정 , 보완 등 지루한 일정이 반복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워싱턴 보고용 스토리보드에 대한 어느 정도의 윤곽이 드러난 것이 98년 5월 초였다.
면제품을 입고 공원, 거실, 분수대, 백화점 등에서 가족 또는 연인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스토리보드로 표현되었다. 각각의 별도Scene이 줄수 있는 이질감을 극복하고 미국산 원면의 모습을 특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Cotton Boll(목화송이)이 다양한 Scene사이에서 움직이게 했다.
스토리보드가 확정이 될 무렵 워싱턴 CCI본사는 "남미의 TORO와 한국의 DDK가 제시한 스토리보드에 대한 결정을 6월 초 공개적인 미팅을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라틴 아메리카와 아시아에서 동일한 내용의 TV-CM을 방영시킬 것이며, 이를 결정하는 자리에 CCI 워싱턴 본사 사장, 남미 CCI, 한국 CCI, TORO, DDK를 참여시키겠다. "는 내부 방침을 통보해 왔다.
워싱턴 미팅에서 우리는 준비해간 대로 "COTTON MOMENTS'의 각 Scene에 대한 설명은 물론이고 우리의 아이디어를 제작할 프로덕션의 전문성에 대한 확신까지도 심어주려고 애를썼다. 각 분야의 전문성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을 내리는 서양사람들의 업무적인 특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행스럽게 광고주의 주된 질문은 우리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맞추어졌다.
DDK의 아이디어를 인정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한 질문, 이를 테면 각 장면에 대한 촬영기법, Set구성 , 모델의 선정 등 제작과 관련된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CCI Latin America Director인 Gloria와 Market consultant인 Nina는 그네들 입장에서 볼 때 입증되지 않은 한국의 제작 수준에 대해 끊임없이 확인하려고 애썼다.
남미 TORO에 비해 우리의 준비는 까다로운 광고주의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CCI 본사를 대표해서 참석한 Executive Director, Terhaar씨는 물론 경쟁사 TORO 대표로 참석한 Creative Director, Gene Johnson씨까지도 제작물과 관련한 질문에서부터 임병철 본부장 등 참석자 개인의 신상에 관한 질문까지 던지며 DDK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어했다.
전반적인 회의 분위기가 우리의 승리를 예견하고 있었으나 결정이 확정되는 순간까지 우리는 긴장 속에서 며칠을 보내야 했다.
축포는 뒤로 미루고-계속되는 PPM
97년 12월부터 시작된 <CCITV-CM 프로잭트>의 전반부는 6월 11일 경쟁 결과를 알리는 광고주의 전화 통보로 일단락되었다.
"기뻐해 주세요. DDK에서 제작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DDK제작이 확정된 후 다음 일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으므로 승리를 자축하는 파티는 연기 되었다. 본 제작을 위한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었다.
본 제작에 착수하면서 가장 큰 골치거리는 날씨 문제였다. 촬영기간이 마침 장마철과 겹쳤으므로 맑을 확률보다 비올 확률이 훨씬 높았다.
우리는 야외 촬영과 세트 촬영 모두에 대처할 수 있는 날짜별 조합까지 짜가며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얄미운 비손님에 대해 철저히 대비를 해야했다.
또한 사전 견적합의부터 모델 선정, 의상/소품/세트 디자인 결정을 위한 수많은 PPM이 계속되었다. 이렇듯 PPM이 많았던 가장 큰 이유는 외국 광고주의 업무특성 때문이다. 국내 광고주와는 달리 외국 광고주는 업무를 처리하는 모든 면에서 상당히 세심하고 꼼꼼한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특성에서 우리 광고주 역시 예외일 리 없었다. "세트장 벽지 색깔은 아이보리로 해주세요." "Opening에 나오는 와이셔츠는 Blue가 약간 섞인 색으로 고르되 두번 세탁후 한번 다림질해 주세요." 하는 식의 요청이 쏟아져 나왔다. 우리는 또한 다양한 입장을 조정하는 역할을 여러차례 해야 했다. 남미용 CM까지 국내에서 준비해야 하는 만큼, 남미 CM을 맡을 Gloria와 또TORO에서 Londono그리고 Nina, 남미 모델들까지 많은 손님들이 서울로 몰려들었다.
대만 CCI 사람들은 아시아 비전으로 제작되는 CM의 모델을 선정하는데 무척 관심이 많았다. 모델 확정을 위해 CCI서울의 최원정 대리가 브로마이드를 품에 안고 대만까지 날아갔을 정도로‥‥
남미 Version CM제작의 책임을 맡고 온 사람은 워싱턴 회의에 참석한 Gene Johnson씨가 아닌 Londono라는 새로운 얼굴이었다. 호기심 많은 이 새로운 친구에게 이제까지 진행된 과정과 앞으로 진행할 일을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것 또한 우리 몫이었다. 각각 다른 회사를 대표해서 온 사람들, 그것도 나라가 다르고 문화와 습관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절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우리는 많은 사람들의 요구 사항을 모두 절충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수많은 Worldwide PPM'이 계속될 수 밖에 없었다. 전 스탭이 모여 하루 일정을 다시 점검하는 '촬영 전 미팅과 촬영한 내용이 이후 진행될 CG, 편집 직업에 알맞게 촬영되었는지 점검하는 '촬영 후 미팅' 까지 이번 TV-CM제작은 정말 懷疑가 들 정도로 會議가 많았다.
세계인을 하나로 만든 Cotton Boll
기존 업무와는 별도로 TV-CM과 연동되는 인쇄용 촬영까지 동시에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촬영기간 내내 스탭 모두는 팽팽한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넘겨야 했다. 특히 김영진 실장을 비롯한 DDK제작팀은 물론 김영배 감독을 비롯한 프로덕션 사람들의 늘 잠이 부족한 모습은 바라보기 안타까웠다. CCI 서울의 Bettendolf씨와 박윤근 부장께서 편집, CG, 녹음에 이르는 Post-Production 전 과정 동안 우리 옆 자리를 지켜주었으나, 준비하는 기간에 비해 특별히 까다로운 숙제를 내주지는 않았다.
국내 광고주와 비교해 볼때 외국 광고주의 두드러진 특징은 '철저한 사전 준비 및 점검정신'이라 할 수 있다. 광고주는 아이디어 제시 단계부터 촬영, Post-Production에 이르는 동안 크고 작은 요청을 했으나, 돌이켜 볼 때 각 단계가 진행될수록 '광고주 요청사항' 이 현저히 줄어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광고주는 한 번 합의한 내용을 철저히 지켜 주었고, 힘든 과정을 하나하나 겪을 때마다 우리를 겪려해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수 많은 산고를 거쳐 드디어 CM이 완성되었다.
우리의 Cotton Boll은 카피로 표현된 것처럼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순간마다 부드럽고 편안한 미국코튼의 이미지를 세상에 드러내면서 Scene과 Scene 사이를 누비고 다녔다. 남미의 Young Couple은 자기네 나라에서 볼 수 없는 올림픽공원 분수대 앞에서 젊음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었고, 큼직하게 부풀어진 비누방울은 황혼이 지는 어느 공원에서 한가로이 가족과 어울려 아름다운 장면을 한껏 연출하고 있었다.
거실에서는 아버지와 딸이 음악에 맞추어 함께 춤을 추었고, 욕실에서는 아버지가 아들과 함께 목욕하는 기쁨을 맛보고 있었다. 한 꼬마는 백화점 쇼핑에서 엄마와 같은 옷을 고르는 안목에 대해 기뻐하고 있었고, 어머니는 곤하게 잠든 아이 옆에서 편안한 잠자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모든 제작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전 과정을 평가받는 광고주 시사. 긴장하고 있던 스탭 모두에게 던진 광고주의 반응은 무척 간단했다. Good ! Thanks! 아! 우리는 이 두 마디를 위해 그렇게 험한 길을 달려왔구나. 지나온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CCI 본사의 Gloria와 CCI 남미를 담당하고 있는 Nina는 촬영과 관련된 것 이외에도 남미 모델들의 촬영 스케줄, 촬영장에서의 휴식공간, 관광일정에 대해서도 무척 신경을 썼다. 처음에는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이런 요청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국내 모델보다 남미 모델들의 연기가 훨씬 더 자연스러웠던 것이 사실이고, 이러한 자연스러운 연기가 두 숙녀 광고주의 모델에 대한 배려 덕분이었던 것 같다.
인간적인 유대감으로 더 가까워진 파트너쉽
더 나은 Creative를 위해 Glolia와 Nina는 모델들의 '쉬는 시간' 도 신경을 썼던 것이다. 철저한 프로 정신이 아닐 수 없다. 본 제작 중에 우리는 몇 차례 같이 모여 식사를 했다. 아주 거창한 자리는 아니었으나 촬영이 끝났을 때, CG작업이 끝났을 때,
편집이 끝났을 때 우리는 광고주, 프로덕션, 모델들과 어울려 웃고 떠들며 점심 또는 저녁 식사를 했다.
의미를 부여하자면 TV-CM에 관여한 사람들 간에 연대감을 높이기 위해서였다고 할 수도 있겠고, 각각의 문화차 풍습과 일하는 방식이 다른 사람들간의 이해를 도모하는 자리였다고도 할 수 있겠으나 외국 사람들은 이렇게 어울려 담소하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그들에게 이런 과정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생활 습관이었다. CCI 서울의 Bettendolf씨는 자기 가족까지 데리고 나와 전 스탭, 모델 모두를 자신의 가족에게 소개시켜 주기까지 했다.
DDK가 아시아 뿐 아니라 남미의 안방에까지 방영될 이번 TV-CM을 제작하게 되기까지 우리 광고주 CCI 서울의 DDK에 대한 돈독한 신뢰와 적극적인 지원이 큰 몫을 했다. 스토리보드 준비단계에서 본 제작에 이르기까지 DDK를 믿고 후원해 준 CCI 극동지역 지부장이신 Bettendorf씨와 박윤근 부장님께 지면을 빌어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