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는 살아있다-캠페인 성공 ABC
소비자 참여유도가 캠페인 성공의 관건
김형주(대홍기획 오디오실 실장)
■ 들어가는 말
현재는 자기중심적이며 대화가 없는 personality가 강한 사회라 할 수 있다. 라디오광고는 이러한 개인청취성향의 욕구에 알맞은 매체이며, 변화가 많고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 있어서 시간성 있는 聲·音·記號를 매개로 한 광고이다. 특별한 저항 없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쉽게 외울 수 입고 친근감을 준다. 또한 청각에만 호소함으로써 반복하여 상품에 대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기억하게 된다. 이러한 라디오광고의 장점을 살리면서 라디오 광고가 갖지 못하는 TV나 인쇄광고의 종합적인 설득적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을 커버할 수 있는 것이 라디오 캠페인이라 할 수 있다.
라디오 캠페인은 소리로써 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세로 소비자의 심리, 기획이나 예산 방송시간과 기간, 제작, 피드백분석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조화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제품의 특성이 어떠한 소재발굴에 의해서 정확하게 전달될 것인가,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캠페인의 무제한성과 마케팅활동의 상호조화를 이루는 광고주의 예산지원과 협조가 충분한지, 또 방송되고 있는 캠페인 기간동안 청취자의 반응은 어떠한지, 제작에 있어서 독특한 창조성을 통해서 설득적인 메시지가 되고 있는지를 캠페인이 시작되면서부터 끝낱 때까지 완벽하게 조사·분석해야 한다.
그러면 이러한 캠페인의 까다로운 요소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라디오 매체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것은 프로그램에 대한 청취자의 관심도가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들의 관심을 반영할 수 있는 드라마라든가 공개방송 또는 DJ프로그램 등이 훨씬 청취율이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라디오 광고 캠페인의 성공여부는 청취자 즉, 소비자의 관심이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의 개발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라디오 CM이 갖고 있는 시간(20 초 내지 40초)의 한계성 때문에 가장 중요한 상품의 특성을 제대로 살려서 광고효과를 최대한 얻을 수 있는지, 자칫 소비자의 흥미와 관심으로만 끝나지 않을지 하는 걱정도 만만치 않은 것이다.
■ 가나초코렛 라디오 캠페인
1985년 가을, MBC와 KBS 라디오를 통해 방송했던 롯데제과 가나초코렛 캠페인은 소구 대상을 청소년층으로 잡고 「맛이 진한 정통 초코렛 가나 초코렛에 대한 청소년들의 초코렛에 대한 사연이나 CM송을 응모하여 입상된 작품을 당시 최고의 DJ 이종환 씨의 멘트로 청소년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여 녹음·방송했던 캠페인이었다. 청소년들의 응모도 대단 했고 그들의 제작에 대한 열의도 굉장했다.
이 캠페인이 방송되는 동안 「이것도 광고입니까」하는 청취자의 문의전화와 함께 가나초코렛의 마케팅 신장률을 크게 높여주었다. 당시 MBC방송자료에는 모든 방송광고 중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광고로 소개되었고 또한 청소년들 에게 광고의 창조성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인식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광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일깨울 수 있었다. 이 캠페인은 '86년 한국방송광고대상 작품상을 수상하였다.
<카피>
롯데제과는 학생여러분이 직접 만든 가나초코렛 광고를 그대로 방송하고 있습니다.
CM송이나 광고문안 또는 사연을 40초로 녹음하여 서울 광화문 우체국 사서함 373호로 보내주십시오.
이번주 입상작 서울예술전문대학 이준영 군이 느끼는 가나의 맛, 자, 들어보시겠습니다. <SONG>
사랑하는 그대 주고픈 초코렛
으~응 가나초코렛
달콤한 그대향기 으∼응
아! 롯데 가나초코렛
사랑을 주고픈 가나초코렛
<MENT>
그대사랑 한입 깨물면 롯데 가나초코렛
■ 에뜨랑제 캠페인
1987년 가을에 방송했던 롯데 제과의 에뜨랑제껌 캠페인은 에뜨랑제껌 포장지에 인쇄된 시를 효과적으로 소비자에게 고지시키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1차적으로 방송했던 TV광고에 대한 조사결과 시에 대한 동경심을 소비자들에게 제품에 대한 동경심으로 정확하게 유발시켜야만 타사제품에 대한 차별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제작팀은 포장지에 인쇄된 시를 기존의 시가 아닌 소비자들의 자작시를 선정하여 포장지에 인쇄하기로 하고 시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의 주접촉 매체가 FM방송임을 고려하여 선정된 시를「시와 에뜨랑제와의 만남」이란 타이틀로 낭송하기 시작하였다. 이 작업은 최소한 60초 CM을 필요로 하는 것이므로 제작비와 매체비의 부담도 상당한 것이었다. 또한 시와 음악의 감성적인 관계로 성우와 음악의 선곡 그리고 연출에 있어서도 무척 신경을 썼던 작품이었다.(하루에 300여통의 응모작이 접수되었다).
모든 제작진들이 열과 성의로 혼연일체가 되어 만들었고 지금도 방송된 테이프가 한편의 시집으로 남아있다. 밤 11시경 성우 배한성과 송도영씨의 목소리는 「롯데제과는 여러분의 자작시를 매일밤 방송해드리고 있습니다. 시를 가꾸는 롯데껌 에뜨랑제」라며 매일 외쳐대기 시작했으며 드디어 에뜨랑제 껌시장은 움직이기 시작했고, 매출액이 경쟁제품을 절반이상 앞지르기 시작했다.
에뜨랑제 라디오광고 캠페인은 어느새 광고의 차원을 넘어서 프로그램화 되고 있었다. 이 CM을 듣기 위한 청취자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 시가 방송되고 있을 때 BGM에 대한 문의전화도 많았다. 시를 모집한다는 캠페인도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詩心을 불러일으켜 그들의 정서욕구를 충족 시킨 것은 물론 군복무중인 병사들과 심지어는 멀리 사우디아라비아의 중동근로자들에게까지 향수를 달래는 촉매작용을 하기도 했다.
<카피>
시와 항기의 만남-롯데껌 에뜨랑제
롯데제과는 여러분의 정서함양을 위해 마음속 깊게 간직하고 있는 자작시를 모집합니다.
우수 자작시는 껌 포장지에 이름과 함께 실어드리며 매일 전국에 방송해 드리고 월간 주니어에도 발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에뜨랑제껌 포장지를 참조하세요.
이번주 서울 강동구 정숙이 양의「바람」과 에뜨랑제의 만남-들어보시죠
「지금 그 소리 환상으로 가득한 호숫가에서 하나의 의미로 태어나 일어서는 시간
그리움의 목마름으로 스적이는 갈대
숲에서 비릿한 내음으로
불어대다가
이른 아침녘
이렇게 내게로 다가와선 마음
가득히 흔들리는 파문-
지금은 그 몸짓
넋으로 잠드는 시간
<Logo 송>
시를 가꾸는 마음
-롯데껌 에뜨랑제
라디오 캠페인이 성공하려면 철저한 소비자의 need와 환경을 철저히 분석하고 제작과정의 섬세 하고 완벽한 창조적 구성이 돋보여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 칠성사이다의 라디오 캠페인
1989년 8월부터 방송된 칠성사이다「맑고 깨끗한 자연의 소리」라디오캠페인은 그 동안 TV에서 보여주었던 맑고 깨끗한 자연의 풍경을 좀더 칠성사이다 제품속성에 좋은 이미지로 연결시키는 방법, 그것은 지금까지 다져온 자연에 있었고 충분히 소비자의 가슴에 진하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갖고 있었다. 이러한 요소들은 TV매체가 아닌 독창적이면서도 그 맥을 잇게 하기 위해 태어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의 탄생물이었다. 변함없이 맑고 깨끗한 칠성 사이다 라디오CM캠페인은 인공 색소가 첨가되지 않은 점을 차별화하여, 다시 자연 그대로의 맑고 깨끗함을 강조하는 '89년 자연의 소리 캠페인을 1차로 전개하면서 시작되었다. 경기도 곤지암에서 제주도 관음사까지 산, 바다, 들에서의 자연의 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채취하여 녹음, 제작하였다.
이 광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즉각 나타났고 그 호응도는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것이었다. 기존 방송국이나 스튜디오에 보관된 자연의 소리자료를 전혀 이용하지 않고 실제 우리의 자연에 존재하고 있는 맑고 깨끗한 소리를 채취하여 DJ김세원 씨의 깨끗한 목소리와 함께 생생하게 들려주어서 바쁜 일상에 쫓기는 소비자들이 자연의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리얼리티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해 한국방송광고대상 작품상, SCC상, CLIO상, 뉴욕페스티벌 파이널스 등의 각종상을 휩쓸었다.
<카피>
S.E) 계곡 물소리, 범종 소리, 산새소리
MENT) 산새도 잠결에서 깨어날 즈음 숲은 서서히 맑고 투명한 새벽을 준비한다.
S.E.) 목탁, 풍경, 염불 소리, 계곡물소리, 산새 소리
MENT) 가슴을 촉촉히 적시는 이 신선한 느낌.
맑고 깨끗한 칠성사이다의 맛입니다.
칠성사이다 자연의 소리 2차 캠페인은 '90년 2∼4월까지 3개월동안 각고의 고민끝에 1차 캠페인처럼 단순히 자연의 Effect 구성으로 끝나지 않고 한국인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마음의 고향 편이었다. 방송이 될 5월부터 9월 까지는 소비자들의 하기 휴가가 겹쳐있어서 누구나 한번쫌은 복잡 한 도시에서 떠나 가슴속 깊이 간직한 마음의 고향을 찾을 것이고, 그러한 심리적 욕구는 맑고 깨끗한 칠성사이다의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기에 가장 적절했다. 제작팀은 향토민속이나 지방문화재 등 우리나라 각 지역에 관련된 서적이나 자료를 분석하여「국토 종단」이라는 타이틀을 탄생시켰다. 그렇게 해서 현장녹음해서 제작했던 '90 자연의 소리 2차캠페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탄 : 북위 38.5도 강원도 고성군 버들피리
2탄 : 강원도 남곡분교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3탄 : 정선 아우라지 나루터와 아리랑
4탄 : 강원도 명주군 산골의 저녁풍경
5탄 : 울릉도 사동항 포구의 새벽
6탄 : 경남 주남저수지 초여름의 합창
7탄 : 경남 갈매기섬 새들의 낙원
8탄 : 전북 남원 원두밭의 풍경
9탄 : 다도해의 정취
10탄 : 바다를 여는 서귀포 정방폭포의 아침
11탄 : 한라산 중턱 광활한 초원의 말몰이
12탄 : 국토 최남단의 섬 마라도 하얀등대
<카피>
(민통선 마을)
S.E) 소모는 소리, 소울음 소리, 버들피리
MENT) 여기는 강원도 고성군, 북위 38.5도 아이들의 버들피리 소리가 하루 해를 채운다.
S.E) 버들피리 소리, 물소리
MENT) 때묻지 입은 이 순수함 맑고 깨끗한 칠성사이다의 맛입니다.
(마라도 최종편)
S.E) 파도소리, 등대 소리
MENT) 여기는 마라도-
S.E) 해녀 숨비 소리, 파도 소리, 노젖는 노래 소리
MENT) 맑고 깨끗함을 찾아나선 칠성사이다 캠페인-
북위 38도 고성에서 출발하여 이곳 국토 최남단 마라도에서 그 막을 내립니다.
S.E) 갈매기 소리, 파도 소리
MENT) 40년을 지켜온 맑고 깨끗한 맛, 칠성사이다-
앞으로도 그 순수함을 지켜나가겠습니다.
영상없이 오디오로 소비자에게 메시지를 전달, 설득시키고 광고 효과를 확대화한다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오디오 만 듣고 머리속에 희미하게나마 영상이 떠오르게 된다면 그것은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2개 마음의 고향을 오디오로 소비자의 가슴깊이 영상으로 남기기 위해 만든 작품이었다. 현장의 생생한 정경과 소박하고 진솔한 우리네 이웃들의 해맑은 노래와 웃음, 자연의 소리 그리고 칠성사이다. 40초로 함축해서 마지막 구성 연출하기까지 카피라이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90 자연의 소리 2차 캠페인은 국내 최초로 뉴욕페스티벌에서 라디오부문 은상을 수상하였다. 가슴속 깊게 남아있는 정겨움, 추억으로 새겨지는 싱그러움, 광활한 초원의 상쾌함 등 훌륭한 카피와 땀과 먼지로 모았던 소리, 그리고 구성 연출의 조화가 이루어낸 결과 였다. 칠성사이다 캠페인 CM이 끝나면 방송진행자가「여러분 무척 시원하시죠」하고 멘트를 해 주었던 자랑스럽고 독특한 우리만의 라디오 캠페인인 것이다.
'92년 칠성사이다 자연의 소리 3차 라디오캠페인의 주제는「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편이다. 칠성사이다 캠페인의 「맑고 깨끗한 자연 그대로의 무공해 청량음료」 라는 컨셉트를 새로이 부각시키며 기존의 이미지를 계승하는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sound effect에 의한 이미지 표현에서 무엇인가 다른 것이 탄생 되어야 했다. 그래서 생각해냈던 자연보호운동과 맥을 잇는 방법이었다. 자연보호를 위하여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물의 생활의 단편(자연의 소리)과 그 자신의 의미 있는 한마디 멘트, 그리고 이 요소들을 실제 자연 속의 생활의 느낌을 전달 받을 수 있도록 구성 하는 드라마틱한 연출만이 종래의 1, 2차 캠페인과는 기본적인 맥을 이으면서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탄생한 칠성사이다 3차 캠페인「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탄 : 지리산 변규화 할아버지
2탄 : 내파수도 안종훈씨
3탄 : 한라산 안홍찬씨
4탄 : 소금강 털보 김돈후씨
또한 '92년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편 라디오 캠페인은 '92 한국방송광고대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COPY>
(지리산 편)
지리산에서만 반평생을 살아온 변규화 할아버지
「가장 자연적인 것은 그대로 두는 거야. 나는데서 그대로 두는 것이 최상의 자연보호라는 거야. 그래야만 거기서 살 수 있는 놈이 살아 나온다 그거지」
그의 신념이 있었기에 쌍계사 계곡은 유독 깨끗하게 보전되고 있다.
(물 흐르는 소리)
맑고 깨끗한 칠성사이다.
우리나라 토속적인 정서와 자연의 소리를 맑고 깨끗한 제품 이미지로 연결시킨 칠성사이다 라디오 캠페인이 전파를 타고나서 칠성사이다는 치열한 청량음료 시장에서 매출이 15%이상 신장했고, 1,2,3차의 지속적인 캠페인을 통해 우리만의 독특한 청량음료라는 자긍심을 소비자에게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우리는 가끔 전략 그 자체가 크리에이티브인 광고를 만날 때가 있다. 그리고 전략적이지는 못하지만 때로 화제가 되는 반짝 광고를 만날 때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크리에이티브는 거의 생명이 길지 못하다.
캠페인, 이제 우리도 크리에이티브라는 순간순간의 꿈만을 먹을 것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인 전략 안에서의 크리에이티브를 추구할 때가 되었다. 몇 년이고 지속될 수 있는 전략 아래 하나하나의 크리에이티브가 빛날 때 소비자는 그 제품과 관련된 하나의 이미지를 형성하게 될 것이며 크리에이티브의 생명은 더욱 더 길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제는 매체환경을 고려한 크리에이티브전략이 보다 논리적인 근거를 갖고 펼쳐져야 할 것이다. 소비자의 생활시간대와 그 시점의 심리상태를 고려하고 그 시간대에 접촉하는 매체와 딱 맞아떨어지는 크리에이티브가 발휘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