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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萬才의 實戰카피론(53)

 

바디카피에도 發想은 필요하다

李萬才 <카피파워 대표>

 

헤드라인의 비중이 크다는 고정 관념 때문에 바디카피를 쓰는 데는 소홀해 하기 쉬운 것이 젊은 카피라이터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업무적 타성 중의 하나이다.

그러다 보니 바디카피는 비쥬얼의 설명이나 헤드라인의 해설로 대충 「마무리」되고 마는 것을 어쩌지 못한다.

바디카피를 과연 비쥬얼이나 헤드라인의 형식적 부속물로 가볍게 취급해도 되는 것일까?

헤드라인은 거창한데 바디카피에서는 우물쭈물 대거나 억지 장광설로 객담을 늘어놓는 경우가 신문 잡지마다에 허다한 것을 매일같이 보게 된다.

이른바 용두사미 격 광고라는 것이다.

헤드라인의 기능적 비중이 크다는데 이의를 제기해서는 안되겠지만, 그러나 헤드라인이 할 수 있는 기능에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독자의 시선을 이끌어 묶는 전초적 소임이라든가 불특정 다중 가운데서 목표 타겟을 선별해내는 부차적 임무같은 것인데, 그 다음에 따르는 대 고객설득과 구체적 행동의 권유 촉발과 같은 중요한 본연의 임무야말로 바디카피가 수행하여야 하는 고유한 일 몫인 것이다.

바디카피를 잘 쓰기 위한 몇 가지의 실제적인 방법론들이 있다.

1. 단숨에 완전문장을 완성하려 하지 말고 Sales Point 별로 잘 써지는 대목부터 따로 떼어 쓰는 것이 순서이다. 드라마 튀르기에서 말하는 시퀀스라이팅 기법과 흡사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옳은 상상이 된다. 시퀀스 별로 완성된 부속품 문장들을 자연스런 흐름으로 조립하는 것은 나중에 전체적인 느낌의 균형비중을 찬찬히 계산해 가면서 해야 할 일이다.

2. 헤드라인 발상의 목적근원에서 이탈하지 않아야 한다. 바디카피의 표현 힌트는 언제나 헤드라인(물론후보로 내정되기만 한 헤드라인을 말함) 속에 감춰져 있다는 사실을 신봉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디카피를 헤드라인의 반복적 해설로 풀 경우, 재미없는 문장이 되고 만다는 점이다. 바디카피가 헤드라인의 목적근원을 이탈해서독자적인 별도의 장광설로 흘러 갈 때는 메시지의 주제가 흐려짐은 물론, 독자들은 독자들대로 헤드라인에서의 기대감을 배신당했다는 느낌을 갖게 되고 만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러나 만일 당초 내정했던 헤드라인으로부터는 아무리 해도 얘기를 풀어 나갈 수 없을 때, 즉 본인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헤드라인일 경우에는 헤드라인 그 자체를 미련없이 포기하는 것이 상책임도 함께 알아두자. 그리고는 원점으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광고의 목적은 무엇인가? -소구 대상은 누구인가? -소구 포인트는 무엇인가? -경쟁사의 표현은 무엇이었는가? 등등……즉, 최초의 광고주 오리엔테이션 시점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절반, 또는 그 이상을 어렵사리 작성해 놓은 아까운 원고를 포기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나, 그러나 모든 유능한 카피라이터들이 지닌 하나의 공통된 특성이 있다면 이런 경우 스스로를 가차없이 통제할 수 있는 잔인성이라 할 것이다.

3. 앞서 나는 카피라이터들의 업무적인. 하나의 타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 타성은 하루 아침에 시정되는 것이 아니어서 대개의 경우를 보면 기껏 열심히 썼다고 자부하는 바디카피일수록 어딘가 늘어진 듯 하고 리듬이 루즈한 듯한 인상을 주는 때가 많다. 이럴 때의 처방은 바디카피 첫머리 한 두 줄을 과감히 잘라 내버리는 것이다. 이 방법은 의외로 전체 문장을 단도직입의 팽팽한 탄력과 박진감으로 되살려 놓는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4. 바디카피의 문장이 잘 풀려지지 않을 때는 최초작업 착수시에 후보안으로 혼자 열거시켜 보았던 캐치프레이즈들의 메모록을 참고함으로써 뜻밖의 돌파구를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휴지통에 버려지기 직전의 캐치프레이즈 메모록은 Sales Point의 보물창고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5. 중요하고 급한 카피일수록 마음을 여유있게 먹고 하룻밤 냉각시켰다가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의욕적인 열정의 함유량이 많은 원고일수록 하룻밤의 냉각 후에 다시 보면 도처에서 결함요인들이 발견되는 수가 많다.

『Write hot, polish cool ! 』 이라는 말도 그l래 서 생겨난 것일 터이다.

간밤의 걸작이 아침의 졸작으로 둔갑해 버린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진정한 카피라이더라고 말할 수 없다.

1) 머리를 식혔다가 다시 본 즉, 전체적인 문장의 리듬이 탄탄하게 묶여져 있지 않음을 발견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2) 문장의 전개가 읽는 이의 객관적인 느낌에 유연하게 동조되지 않는 경우도 더러는 발견될 것이다.3) 당초 전하고자 했던 핵심이 부수적인 수식의 미사여구에 가려져 있음도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4) 카피의 내용이 내게는 중요하지만 타인이 읽기에는 재미가 없는 문장으로서 결국 원웨이 커뮤니케이션 중의 한 사례라는 혐의를 깨달을 수 있다. 바디카피를 수월하게 생각하고 별도의 단계적 발상 없이 쓴 카피는 아무리 좋은 헤드라인을 가졌다 하더라도 절대로 소비자를 설득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이상과 같은 우여곡절을 거쳐 하나의 바디카피가 완성되았다고 하면, 이제 그것은 카피라이터에 의해 확정된 헤드라인과 함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손으로 넘어간다.

그 카피 원고를 놓고 CD가 점검하는 요소들이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다.

1. 헤드라인은 비쥬열과 조화를 이루어 소기한 매력을 발휘하고 있는가 ?

2. 바디카피는 충분한 설득력을 발휘하고 있는가?

3. 비쥬얼과 헤드라인과 바디카피는 서로 과부족 없이 상호보완하면서 광고의 목적 구현에 충실하고 있는가?

4. 이 광고는 객관자들에 의해 신선한 창의성을 인정받을 수 있겠는가?

5, 이 광고는 경쟁사의 그것을 웃도는 표현수준인가?

6. 소구대상을 향하여 강력한 임펙트를 발휘하고 있는가?

7. 매체에 게재되었을 때, 퍼블리시티적인 측면에서 어떤 반응을 가져 올 것인가?

이상과 같이 다각적인 계산이 배려되지 않은 카피원고를 종이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 분류할 때는 이런 용어를 쓴다.「고지(占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