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변신의 촉진제-기업문화
기업문화란 무엇인가?
이일남/기획1국 1팀
정치·경제를 둘러 싼 사회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시장의 경쟁상황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각 기업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보다 새로운 차원의 마케팅 노력을 강구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하나의 전략으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기업문화'이다. 따라서 이번 특집에서는 기업문화의 옳바른 정의와 성공적으로 기업문화를 창조해 낸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본다.
21세기를 눈앞에 둔 우리 기업에게는 다원화되고 급변하는 소비자 상황과 시장의 환전개방. 국제화, 정보화 등 경영환경의 모든 요소에서의 격변이 다가오고 있다. 기존의 안이하고 낡은 경영방식으로는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할 수 없으며, 타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영자 뿐만 아니라 기업구성원 모두가 기존의 경영개념과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환경이 요구하는 경영방식을 적극 개발하고 수용을 해야만 한다.
최근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신경영전략의 한 가지가 '기업문화운동'이다. 자기 기업만의 독창적인 기업문화를 개발함으로써 사내적으로는 구성원들의 애사심을 고취시키고, 사외적으로는 그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재고시킴으로써 보다 장기적인 성장을 가능케 하는 중요한 경영전략이다.
10여년 전부터 국내에서도 기업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기 기업만의 창조적인 기업문화를 개발한 기업들이 있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기업들은 기업문화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고, 설사 알고 있다 하더라도 적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글은 기업문화란 무엇이며, 기업에 있어서 그 가치는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기업문화의 정의
우리는 '문화'라는 말을 많이 접하고 또 사용한다. 현대문화, 고대문화, 지방문화, 수도권문화 등등 너무도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도대체 문화란 무엇인가?
'문화'는 영어로 'Culture'이다. 이것은 '자연'을 의미하는 'Nature'와 대응되는 말로, 자연을 '있는 그대로의 것'이라고 본다면 문화는 '사람의 의식으로 다듬어져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문화'의 정의를 간추린다면 '문화'란 "인간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지식들로서의 도구, 기술, 사회조직, 언어, 관습, 신앙 등의 총합체"라고 하겠다. 이러한 문화의 개념을 기업조직에 적용한 것이 바로 '기업문화'이다. 즉 '기업문화'란 "어떤 기업에서 역사적으로 형성된 기업 구성원의 공유된 가치의식과 행동방식, 기업 자체의 상징특성, 관리관행, 경영이념"이라 하겠다.
이것을 좀 더 세분화하여 살펴보면 기업문화란
① 기업조직에서 유형의 관찰 가능한 것의 배후에 존재하며 그 구성원들을 움직이는 비가시적인 힘(Invisible force).
② 기업 내 조직구싱원들이 공유하는 가치체계나 행동규범.
③ 무형적인 가치체계나 행동규범이 표출된 이념, 언어, 상징, 사회, 의식 등.
④ 가치관이 내재되어 있고 그에 의해 지배되어 있는 조직분위기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성격을 가진 기업문화는 '사풍'과 같다고 이해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풍보다도 넓은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풍은 대체로 개인에게 동기를 제공하는 좁은 범위에서 끝나버리지만 기업문화는 그보다 넓은 조직 전체의 행동을 좌우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문화의 대두 배경
산업사회에서는 기업경영의 3대 요소로. 3M 즉. 사람(Man), 돈(Money). 물자(Material)이었고, '80년대 정보화시대에는 정보를 제4의 경영자원으로 꼽았다. 그러나 이제는 기업환경의 변화와 함께 제5의 경영자원이라 불리는 기업문화의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
기업문화가 이처럼 중요한 경영자원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무엇인가.
그것은 기업을 둘러싼 사회·경제적인 상황의 변화도 있고, 기업 스스로가 성장을 위해 지향하는 변신 노력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를 둘러싼 급변하는 시대의 변화를 지적할 수 있다.
산업사회에서 후기산업사회로의 변천이 바로 그것이다.
산업사회는 분업화, 전문화에 의한 대량생산이 특징이었고, 당연히 기업체제 역시 대규모 조직을 기반으로 한 획일화, 규격화, 표준화, 피라밋형 조직이 형성된 것이다. 따라서 산업사회에서의 기업은 과학적인 방법을 총동원하여 철저히 계산하고, 계획성있는 경영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후기산업사회는 임시변통주의, 비표준화에 따른 가치관의 다양화 등을 특징으로 기업들이 경영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 예측을 불가능하게끔 만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후기산업사회의 기업경영의 관심온 기업의 내부·외부문제의 포착이나 변화하는 정보의 재빠른 포착보다 사원들 개개인의 바른 마음가짐,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같은 기업문화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되었다.
즉 경영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고 기업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사업 내용에서부터 조직구조까지 대변혁이 필요했고, 이를 지탱하고 촉진하는 데 기업문화의 혁신이 불가피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문화는 기업경영에 있어서 새로운 전략적 과제, 전략경영의 중심축으로 대두하게 된 것이다.
기업문화의 기능
앞에서 언급했듯이 기업문화는 현대 경영전락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업문화는 어떤 기능을 하는지 살펴보자. 사례적 기능과 사리적 기능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사내적 기능
①조직구성원이 공통된 가치관을 공유함으로써 일체감을 조성하고 정서적인 감정을 높인다.
②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업의 목표를 경영이념을 통해 명확히 제시하여 조직 성원 스스로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를 이해하게 함으로써 자기실현 욕구의 충족과 자발적 행동을 촉진한다.
③조직 성원이 평상시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명확히 제시해 주는 비공식적 결정체계로 종업원을 기업의 목표방향으로 유도하는 힘이다.
사외적 기능
①외부에 대허여 기업의 이미지를 부각시킴으로써, 오늘날의 대부분의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성숙기에 이르렀고, 가격선호도, 제품력 등에서 큰 차이가 없게 된 현실에서 소비자로 하여금 자사 브랜드를 지정하도록 동기화하는 역할을 한다.
②기업의 경영이념에 대한 사회적 인정을 얻도록 함으로써 필요로 하는 자원의 파악과 조달을 용이하게 하여 기업의 적응과 생존을 가능하게 한다
기업문화의 구성 요소 및 형성체계
하버드대학의 교육사회학 교수인 딜(T Deal)과 경영컨설턴트 회사 맥킨지사의 컨설턴트인 케네디(A Kennedy)는 기업문화의 구성요소로 다음의 5가지를 들고 있다.
①기업환경: 기업은 제품, 경쟁상대, 고객, 기술, 정부의 영향력 등에 따라 시장에서 제각기 다른 현실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같은 기업환경은 기업문화를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②가치관: 가치관은 종업원에게 성과기준을 제시하여 "만일 이렇게 한다면 당신도 성공할 수 있다"라는 뚜렷한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조직에 대한 신뢰감과 소속감을 심어주는 기업문화의 핵심과제이다.
③영웅: 영웅은 기업문화의 가치를 실천에 옮김으로써 사원들의 본보기가 되는 사람으로 인간의 힘에 의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심어주어 많은 일을 훌륭히 성사시키는 모델이 되고 행동기준을 설정해 준다.
④의식과 행사: 이것은 회사에서 일상생활의 체계적이고 정형화된 관행으로서 회사가 사원들에게 기대하고 있는 행동방식을 보여준다. 그렇게 함으로써 회사가 추구하는 현실적이고 잠재적인 이상을 보여준다.
⑤문화의 네트워크: 회사 내에서 영웅 이외에도 문화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공식 또는 비공식 채널이 많으며 이러한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문화의 구성요소로 위의 5가지를 들었으나 기업문화는 한 두 가지의 요소가 아닌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되고 또한 그것이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축적되면서 형성된다.
종합하면 기업문화의 형성은 "정신적 내부발생적 요인"과 "물질적 가시적 요인"의 두가지 요인이 균형있게 상호보완작용을 하면서 장기간에 걸쳐서 축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표1)에서와 같이 정신적 요인은 창업자의 창업이념, 경영성과에 대한 가치기준이 기본이 되며, 부가가치지향의 경영관이 중핵원리이다. 반면 물질적 요인은 경영성과 즉 부가가치의 합리적 배분을 통해 종업원의 근로의욕을 고취시키고 사기를 높이게 되는데 이 경우의 중핵원리는 토탈 인사시스템이다
기업문화의 형태
기업문화는 창업주의 창업이념, 사업영역, 사회적 역할, 경영방침과 전략 등에 따라 그 형태가 다르게 나타난다.
딜(T Deal)과 케네디(A. Kennedy)는 사업이 지니는 리스크(Risk)의 크기와 경영성과가 나타나는 시간의 길이를 기준으로 '박력있는 문화' '경쾌하고 발랄한 문화', '회사의 운명을 거는 문화', '절차의 문화' 등 4가지의 형태로 구분했다.
각 문화별 특징은 다음과 같다.
① 리스크도 높고 결과가 나타나는 시간도 비교적 빠른 건설, 화장품, 밴쳐 캐피탈(Venture Capital), 광고 등은 기업 내에 서로 경쟁하는 개인주의적 문화가 형성된다.
② 리스크가 높고 결과가 나타나는 시간이 긴 석유탐색이나 항공기 개발 등은 장기간에 걸친 치밀한 분석이 필요하며 사내에는 신중한 문화가 조성된다.
③ 리스크가 낮고 결과가 나타나는 시간이 긴 은행, 보험 등은 정확성이 생명이므로 일의 절차와 형식이 중요해지며 관료주의, 완전주의적 문화가 형성된다.
④ 리스크가 적고 결과가 단기간에 나타나는 가전제품, 소매품과 같은 대중 소비자 지향의 판매업은 소비자의 니드(Need)를 찾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이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함으로 부지런히 일하며 경쾌하고 발랄한 문화가 형성된다.
지금까지는 업종에 따른 문화형태를 살펴보았고 좀더 시야를 넓혀 구미의 기업문화와 일본을 대표로 하는 동양권의 기업문화를 살펴보자.
일본형 기업문화와 구미의 기업문화의 특징은 (표3)과 같다.
이와 같이 기업문화는 문화권에 따른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실제의 각 문화권 아래의 기업문화는 어느 정도 동질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즉 각 문화권의 서로 다른 장·단점을 비교·도입하여 해당기업에 맞는 최상의 기업문화를 개발하고 있다. 각 문화권의 기업문화의 장·단점은 (표4)에서 보는 것과 같다.
기업문화의 혁신계기 및 조건
그렇다면, 기업문화는 어떠한 경우에 바뀌게 되며, 성공적인 기업문화 혁신의 조건들은 무엇인가?
기업문화를 바꾸는 것은 아주 모험적인 일이지만, 대체로 최고경영자의 교체시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보다 더 세분하여 살펴보면 다음의 6가지로 요약될 수 있겠다.
① 각각의 부문 또는 사업 레벨에서의 네가티브 피드백(실패정보)의 계속적인 발생.
② 환경과의 부조화에 대한 경영의 선견적 통찰.
③ 기업 최고경영인의 교체 또는 사업형태의 변형.
④ 상품구성의 다양화, 확대 및 사업분야의 다각화.
⑤ 기업의 다양한 레벨의 이질 문화와의 접촉 및 융합.
⑥ 기업 내로의 이질문화 및 이질성의 의도적인 도입.
위와 같은 기업문화 혁신의 계기가 발생할 때 성공적으로 기업문화 혁신을 위한 조건들은 다음과 같다.
① 기업으로서의 명확한 아이덴티티의 존재.
② 기존의 기업문화에 관한 기업멤버들의 자각.
③ 기존 기업문화의 자기혁신 노력.
④ 경영의 선견적 통찰력 및 창조적 비젼 구축력.
⑤ 성과 피드백에 대한 감수성.
⑥ 사내 커뮤니케이션의 개방성.
⑦ 기업 멤버의 경영에 대한 기대와 신뢰.
⑧ 기업 멤버의 기업의 능력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과 신뢰.
⑨ 기업 멤버 전체의 이질성에 대한 내성과 창조력.
비람직한 기업문화의 미래
앞에서 언급했듯이 기업문화가 이처럼 중요한 경영자원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 급변하는 기업 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그 변화의 물결은 기업의 사명까지도 순식간에 바꿀 정도로 거세다. 현재의 시대흐름은 기업이 단지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여 값싸게, 원활하게 공급해 주는 것만으로 그 역할을 다한다고 하지 않는다. 기업이 얼마나 소비자들의 생활을 즐겁고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가에 관심을 기울인다. 상품에 대한 그 기업의 생각이나 행동양식, 이미지에 민감하여, 공감을 느끼는 기업의 상품을 구매한다. 그 기업이 얼마나 도덕적인가, 사회에 얼마나 이익을 환원하는가, 환경보호에는 어느정도 관심을 갖고 있는지, 그 기업이 내세우는 이념은 얼마나 공익적인 것이며 실제로 어느정도 실천하고 있는가 하는 것에 소비자들은 더 관심을 갖고 있으며, 그 관심이 스스로 공감을 느낄 때 그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가지며, 그것이 바로 제품구매로 직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경영자 뿐만 아니라 기업성원들 스스로 기업환경의 변화에 좌우되는 자기 기업만의 독창적인 기업문화를 개발하고 수용해야 한다. 타 기업문화의 장단점을 철저히 비교분석하여 자기들만의 것으로 소화해내야 한다. 소화해낸 기업문화는 사내적인 것으로만 머물러서는 안되며 외부에 적극 공개하고 실천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줘야만 한다.
또한 기업문화는 기업이 존재하는 한 계속적으로 시대환경에 맞게 고쳐나가야 한다. 현재가 낙관적이라 해서 미래가 결코 낙관적일 수만은 없다.
기업환경은 계속 변화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변화의 흐름을 간파하고 즉시 대응할 수 있는 독창적인 기업문화가 바람직한 기업문화다.
바람직한 기업문화를 지니고 있는 기업만이 치열한 미래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우뚝 솟을 수 있다.
기업문화 없는 기업은 이미 생명력을 상실한 것과 같다.
참고문헌
●기업문화 전략과 CI, SIM 비지니스 컨설팅, 현대정보문화사.
●IMAGE WARS, 스탠 사워하프트, 크리스 에트킨스, 이조안 역 서울포럼.
●정보사회와 기업문화, 이어령 한국전기통신공사 출판부.
●한국기업의 이미지 전략, 한국능률협회.
●2000년을 향한 전략경영의 전개, 전유상, 어문각.
●2000년대를 대비한 기업과 정보화 전략, 야마다 분도, 사토 마사하루, 강완석 역, 동아출판사.
●사보 제일기획, 1990년 3월호.
●사보 코래드, 1991년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