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회의 특징과 성격
鄭充植(통신개발연구원 책임연구원)
Ⅰ. 정보사회의 출현
1970년대에 들어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기술과 통신기술의 융합에 따른 정보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이른바 '정보사회'라는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변혁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오늘날 정보사회라는 개념은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데 통일된 하나의 개념이라기 보다는 학자들의 시각에 따라 조금씩 의미가 변하는 다의적(多意的)인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예를들면 다니엘 벨(Daniel Bell)은 정보사회를 산업사회의 연장인 후기산업사회로 간주하면서 "정보사회는 정보와 지식이 사회적, 경제적 교환 수단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회"라고 말함으로서 정보가 사회에서 갖는 의미변화를 강조했다. 오 브라이언(0. Brien)은 정보사회의 특성을 경제활동 영역의 변화로 설명하여 "정보사회는 경제활동의 영역이 상품의 제조에서 정보와 지식을 제조하는 영역으로 이동하고, 전문화된 정보와 뉴미디어의 효율적 이용에 관한 분야가 각광을 받는 사회"라고 하였다. 일본의 이토(Y. Ito)교수는 정보사회를 정보의 저장과 분배에 관계되는 뉴미디어에 중점을 두어 설명하면서 "정보사회란 풍부한 정보를 저장, 유통시킬 수 있으며 정보의 분배와 변형이 신속하고 효율적이며,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값싸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회"라고 정의하였다.
이외에도 정보사회에 대한 여러 정의와 특성에 대한 논의들은 많이 있지만 이들 논의의 밑바탕에는 정보처리와 통신의 결합인 뉴미디어의 발전이 정보화사회라는 새로운 변혁의 원동력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보사회가 등장한 경제적 배경으로는 1970년대의 1, 2차 석유위기 이후 인류는 석유, 석탄, 목재 등 부존자원의 고갈에 대비하여 새로운 대체 에너지의 개발을 서두르게 되었고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 소비형 산업구조에서 에너지 절약형 산업구조로의 전환이 모색되었던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제한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는 생산성 향상에 대한 압력이 가중되어 시스템적 해결책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제적 여건변화에 따라 물질, 에너지와 함께 정보를 또 하나의 자원으로 보려는 움직임이 나타났고,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의 급속한 컴퓨터, 전기통신의 기술혁신과 더불어 정보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던 것이다.
또한 정보사회가 등장한 사회적 배경으로는 정보욕구의 다양화와 개인욕구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산업사회에서 TV, 라디오 등으로 대표되는 대중매체에 의한 대량적이고 획일적인 정보의 범람으로부터 벗어나 정보이용자들은 보다 더 자신에게 필요하고 취항에 맞는 정보를 선택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즉, 이제까지 대중매체가 보내는 정보의 홍수속에서 익명적이고 소극적인 대중으로 남아 있던 개인들이 적극적이고 개성을 가진 개체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즉 물질의 풍요에 따라 현대인들은 생리적 욕구충족을 넘어서 보다 고급욕구인 사회적 욕구인 자아실현의 욕구충족을 꾀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짐에 따라 사람들은 각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개성화 된 제품을 점차로 요구하게 되었다.
그동안 산업사회가 고도화됨에 따라서 사람들은 대중사회의 특징이었던 획일화, 대량화, 집권화 그리고 물자추구의 욕구로부터 점차 염증을 느껴 다양화, 개성화, 분권화 그리고 정신적 만족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회적 여건의 변화에 따라 산업사회의 대량생산 대량소비라는 기존의 생산구조로는 도저히 다양화, 개성화된 개인의 욕구를 충족할 수 없게 되어 다품종 소량생산을 지향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상과 같은 관점을 요약하면 정보사회는 자원, 에너지의 부족에 따른 위기와 생산성 향상이라는 경제적 여건과 다양한 정보욕구와 개인적 욕구의 향상이라는 사회적 여건이 각각 한정된 에너지의 효율적인 관리와 절약 및 시스템적 사고방식, 개성적인 공중을 등장시켰고, 이와 함께 이를 가능케 하는 컴퓨터와 전기통신의 발전이라는 기술적 배경이 결합되어 정보사회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정보사회는 어떠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인가?
이미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 주변에서도 뉴미디어시대의 서곡이 울리고 있다. 아직 그 보급이 확산단계에 이르고 있지는 못하지만 '천리안Ⅱ'를 비롯한 비디오텍스서비스, 데이타베이스서비스 등의 정보통신계 뉴미디어가 80년대 초반부터 보급되고 있으며, 국내여건도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 있는 VAN사업도 91년경에는 대외적으로 통신시장 개방을 해야 하는 절박한 입장에 와 있다.
또 유선망사회(Wired Society)를 형성할 뿐만 이니라 종합정보통신망(ISDN)으로 가는 초석이 될 다채널형 CATV의 도입이 적극 검토되어 삼성, 대우, 현대 등 대기업을 비롯, KBS, MBC등 방송계, 기존 유선방송업자를 비롯한 중소기업체에 이르기까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올해부터 우리나라 방송국에서도 문자다중방송(Teletext)서비스를 개시함으로써 전자신문시대의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 1995년 우리나라에서도 그 도입이 예상되는 위성방송은 21세기 한국의 방송과 통신부문의 획기적인 변화를 초래할것임은 물론, 국제간에는 문화종속의 문제와 정치선전의 시비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일본 NHK에서 BS-Ⅱ위성으로 방송하는 위성방송프로그램은 왜색문화의 저질성 시비를 야기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대책이 막연한 상태이다. 또한 20세기 최대의 발명품이며 향후 컴퓨터 반도체 수요의 50%이상을 소화해 낼 것이며, 세계 7억대의 TV수상기를 모두 바꾸어 버릴지도 모를 고선명 TV(HDTV:High Definition Television)의 개발은 세계 4위의 TV수출국인 우리나라 전자업계에 초비상을 걸고 있다. 이제 정보사회의 출현은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국제적 의미를 지닌 채 바로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Ⅱ. 정보사회에 대한 낙관론
후기 산업론은 뉴미디어 또는 정보사회를 산업사회의 후기적 특성으로서 산업사회의 병폐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해석한다. 1960년대를 전후해 기존의 산업화과정을 거쳐서 누적되어 온 여러 가지 병폐를 해결하는 데 뉴미디어의 개발 및 정보사회의 도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산업사회의 대량생산, 대량소비에 따른 물질자원, 에너지의 고갈과 공업중심의 산업구조에서 파생되는 각종공해를 퇴치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마클럽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및 공해생산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이어지면 토지, 자원, 에너지, 생태계 균형 등 지구의 배양능력이 한계에 도달하여 인류는 100년 이내에 붕괴하게 되리라고까지 예언하고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인구는 많고, 상대적으로 부존자원이 부족한 실정으로서는 산업구조의 재조정 문제와 함께 후기산업론의 입장에서 뉴미디어의 개발이나 정보산업의 육성은 매우 필요하다. 뉴미디어 개발의 기초가 되는 반도체, 통신분야의 대외경쟁력이 상당히 높은 우리 현실을 감안해 볼 때, 이 입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뉴미디어의 수용은 상당히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 80년대를 전후하여 기존의 산업화과정을 거쳐서 누적되어 온 도시문제, 공해문제, 자원부족 등의 현상을 겪고 있는가 하면, 사회 노동인구 구성에도 커다란 변화가 오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뉴미디어 산업의 육성을 통해 산업사회의 병폐를 해결해야 할 시기에 직면하고 있다.
아울러 정보사회를 지지하는 경제학자들은 산업사회의 성숙됨에 따라 경제·사회의 모든 부문이 극도로 복잡 다단해져서 기존의 관리능력으로는 도저히 더 이상 발전이 불가능해 졌다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주로 산업사회에서는 생산부문의 경제활동이 중심을 이루고 있었고, 생산활동을 조정·조직하는 관리업무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었다. 이러한 관리부문에서의 비효율성은 경제전체의 효율성에 별다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인식되지는 못하였다. 따라서 경제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노력도 자연히 물질적 생산에 놓여지게 되었다. 그러나 산업생산에서의 효율성이 증대되면서부터 관리부문에서의 조정능력에서 한계가 노출되기 시작하였고 생산성 향상도 관리부문쪽으로 기울게 되었다. 이와 같은 관리부문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시스템이 뉴미디어를 이용한 사무자동화, 공장자동화, 가사자동화 판매자동화 등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효율성 제고'를 위해 뉴미디어를 도입할 때 '사회적 형평'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즉 정보사회의 가장 큰 취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실업'의 증가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노동과정의 소외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와 같이 후기산업론적 입장에서는 뉴미디어를 편리수단과 이윤생산의 수단으로 인식하지만, Marxist 또는 Neo-Marxist들은 뉴미디어가 반복적인 작업으로부터 탈피하여 노동자들의 창조성과 해방을 조장하기보다는 오히려 자동화의 추진을 통해 노동자를 기업에서 해고하거나, 노동을 가치없는 것으로 만들어 숙련공까지도 프롤레타리아로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 대자본가의 착취를 강화하도록 하고 사회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된다는 것이다.
또한 정보사회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입장에는 '다원주의'적 견해들이 있다.
이 견해는 정보사회가 도래해야 할 당위성을 정보 욕구의 다양화와 사회기능의 분화현상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즉, 정보사회에서는 가치관의 다양화와 자유시간의 증대에 따라 생활양식은 기본적 욕구충족에서 선택적 욕구충족으로 변화할 것이며, 사회집단은 다양한 이해관계에 따라 대중사회에서 같은 취향의 사람끼리 모이는 분중사회(分衆社會)로 변화할 것이라는 것이다.
다원주의 관점에서 제기하는 정보사회와 뉴미디어의 잇점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첫째, 뉴미디어는 커뮤니케이션의 본래 목적인 상호작용성(Interactivity)을 실현시켜 주는 미디어이다. 매스미디어는 송신자와 수신자가 고정되어 있음으로써 일방적인 매체이다. 문자보급이 대중화 되고 특히 전화미디어가 등장함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은 간접적, 중개적이 되면서 그 메세지의 유통은 쌍방향적인 것이 아니라 일방향적인 것으로 전환되었고 매스미디어는 익명의 분산된 대중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사회에 있어서는 고도의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해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의 즉시적인 피드백 (Feedback)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쌍방향적인 정보유통이 활발해 지고 커뮤니케이션의 본래 목적인 상호작용성을 회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 뉴미디어는 탈대중화(De-massifire), 탈획일화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매체라는 것이다.
토플러는 정보사회를 제3의 물결로 규정하면서, 탈획일화 현상을 가장 중요한 특성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서 산업사회의 원리가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전달에 있다고 한다면 정보사회의 그것은 다품종 소량의 주문생산에 있고, 그에 따라 이미지, 미디어, 생산, 소비, 시간, 라이프 스타일 그리고 가치관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비매스화, 탈규격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미디어 측면에서 볼 때, 뉴미디어는 그 속성에 있어서 재래의 매스미디어와는 달리 개인적 미디어(Personal media)로서의 성격이 농후하여 보다 개별화된 메시지를 보다 개별화된 이용자와 교환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며, 따라서 정보의 다양화, 전문화, 세분화 현상을 낳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뉴미디어 사회의 문화적 공중을 '대중'과 구분하여 '분중'이라고도 하며, 뉴미디어를 'Masscom'과 비교하여 'Midicom'으로 칭하기도 한다.
셋째, 뉴미디어는 선택성을 확대해 주는 미디어이다. 종래의 전파미디어, 특히 TV등은 기록성, 반복성이 결여된 것에 비해서 뉴미디어는 시간조정능력(Time-Shifting Ability)을 지니고 있어 시간의 제약으로부터 수용자를 자유롭게 한다. 또한 다채널, 다미디어에 의한 내용의 다양성으로 인해 수신자의 프로그램 선택성이 높아질 것이다. 지금까지 단순히 수용자(Receiver)로 불리웠던 사람들을 뉴미디어는 미디어 이용자(Media User)로 전환시켜 준다.
넷째, 뉴미디어에 있어서 이와 같이 '다미디어화', '다채널화', 상황이 진전되면 과거 Ithiel de Sola Pool 교수가 제창한 '미디어수렴(Convergence of Media)'현상 또는 '미디어융합(Media Mix)'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견된다.
이와 같이 뉴미디어는 커뮤니케이션의 측면에서 대중매체의 한계를 극복해줄 수 있고, 수용자에게 다양한 정보선택행위를 가능케하는 기술적 잠재상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뉴미디어는 '커뮤니케이션의 혁명'이며, 또 'Blue Sky Rhetoric'이며, '장미빛 낙관론'만 제시해 주고있는가? 결코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 사회과학자들의 일반적 합의이다. 소위 '뉴미디어와 정보사회의 역기능'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 최근의 실정이다.
Ⅲ. 정보사회의 역기능
정보사회에서는 뉴미디어의 출현으로 현실적으로 정보가 숨겨지거나 왜곡되어지고 누군가에 의해 독점되는 경우는 허다하다. 정치가와 정부 관료들은 항상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현상유지에 집착하는 경향을 띠기 때문에 뉴미디어시대에 있어서는 정치가들이 정보불평등을 심화시킬 우려도 있다.
뉴미디어의 발전이 전체주의적 통제체제를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부정적인 측면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우선 기술적으로 정보의 정치적 악용이나 독점 및 조작의 가능성이 상존하며, 정보관리계층에 의한 권력의 강화 내지 집중화가 통제사회를 출현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나오는 '대형'(Big Brother)'이 가공의 인물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또한, 뉴미디어에 대한 접근가능성은 누구에게나 편적으로 열려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뉴미디어의 사용에 따른 혜택 또한 평등하게 분배되기보다는 개인이 정하는 사회적 정치적 역할과 위치에 따라서 불평등하게 배분되기 쉽다. 또한 뉴미디어는 정보의 홍수현상을 유발시켜 선택의 번거러움과 어려움을 가중시켜줄 수 있다. 즉, 정보량이 많아지면 사람들은 판단의 힘을 상실하게 되거나, 자신 스스로의 선택을 외면함으로써 일부 정치가들이 여론 및 정치조작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심리적 여지를 마련해 줄 지도 모른다. 뉴미디어와 뉴테크롤로지가 유발할 지도 모르는 가장 큰 취약점은 정보테크놀로지가 자동화의 추진을 통해 노동자를 기업에서 해고하거나 노동을 가치 없는 것으로 만들어 숙련공까지도 프롤레타리아로 만든다는 것이다. 뉴미디어는 대자본가의 착취를 강화하도록 하고 사회의 '빈익빈', '부익부'현상을 강화하여 사회의 양극화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또한 뉴미디어는 선진국 다국적기업들로 하여금 두뇌집약적 하이테크산업의 집중을 가능케 해 주었고 동시에 그들의 생산하부구조의 재구성을 통하여 국제비교우위를 유지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저개발국가들의 잇점이 되어 있던 노동집약적 산업의 비교우위마저 박탈한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뉴미디어를 부정적으로 보는 또 하나의 시각은 뉴미디어는 오늘날의 국제정치 질서의 현상유지(Status Que)의 목적으로 개발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군사목적으로 개발된 뉴테크놀로지는 국제정치의 현상유지를 위한 강력한 수단이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Ⅳ. 결어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보사회는 그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우리에게 보여주는 야누스적 존재이다. 그동안 뉴미디어에 대한 논의는 뉴미디어에 의해 창출되는 미래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전제로 낙관론적 견해와 비관론적 견해가 상존해 왔다. 뉴미디어에 관한 낙관론적 견해는 주로 뉴미디어의 서비스적 측면이 인간의 사회, 문화생활을 크게, 풍부하고 편리하게 해 줄것이며, 산업사회의 병폐로 지적되어 왔던 집중화, 획일화, 대중화 현상을 탈피하고 분산화, 다양화, 네트워크화라는 새로운 사회의 모습을 제시해 왔다. 또한 비판과다의 비관론은 실업문제, 프라이버시 침해, 정보편중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면서 미래사회가 뉴미디어를 소유한 계층에 의해서 지배되는 독재사회, 관리사회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단순한 극단론은 뉴미디어를 개발 수용을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기술의 수용과 개발은 기술결정론자들이 제시하는 것처럼 단순히 기술자체의 독자성이나 특성에 의해서 개발되는 것도 아니며, 또한 일부 사회학자들의 주장처럼 사회구조적 특성에 의해서 자동적으로 기술이 수용되는 것도 아니다. 기술은 기술자체의 특성과 그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시대적 상황, 사회적 욕구가 서로 부합되어야만 수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보사회의 '미완의 대기'인 뉴미디어를 우리가 유용한 도구로 활용할 것인가는 뉴미디어 자체에 달려있지 않고, 바로 우리들의 가치관과 정보화의식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