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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결론 및 제언
1. 양방향시대 수용자복지의 개념화 : 선택성의 확장본 연구를 통해서 양방향시대에는 수용자 복지 개념이 어떻게 재정립되어야 하는지를 보편성과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례들을 통해서 논의하였다. 이를 위해서 보편성의 확보 사례로 인터넷이 어떻게 보편적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는지를, 다양성을 확보하려 했던 초기의 케이블TV 정책을 사례 분석하였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바탕으로 하는 양방향시대의 수용자 복지는 기존의 방송의 영역과 통신의 영역으로 나뉘어왔던 수용자 복지의 개념들도 서로 융합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방 송과 통신 등 모든 종류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서로 융합하면서 이제는 어떤 매체이냐, 혹 은 어떤 채널이냐의 구분이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수용자에게 전달되는 정보의 내용이 훨씬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송신자가 누구이든, 어떤 망을 사용하든, 또 어떤 플랫폼을 거치든 수용자로서는 원하는 정보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최근 공개접근(open access) 9) 정책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은 시장의 실패를 최소 화하면서 수용자의 선택성을 확보하는 일차적인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의미에서 설득력을 지닌다. 공개접속은 시장에 진입하려는 소수채널 혹은 소수사업자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점 에서 의미 있을 뿐 아니라, 최종 선택의 행위를 플랫폼사업자가 아닌 수용자가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다만 환경이 아무리 잘 조성되어 있다 하더라도 수용자의 선택 능력이 계발되어 있지 않는한 진정한 수용자복지를 구현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왜냐하면 선택의 능력에 따라 앞서 지적한 디지털 격차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정보가 쏟아지는 경쟁상황에 서는 앞으로 점점 수용자에게 극단적인 선택성이 요구될 터인데 과연 수용자 모두가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할 능력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우리사회에서 논의되어 온 모든 다양성, 시청자의 선택성, 시장논리를 주장하는 논리의 저변에는‘ 수용자의 욕구’ 에 대한 과도한 맹신과 신화적 믿음이 존재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다채널 상황에서는 서비스가 시장원리에 기초해 수용자들의 수요에 직접 대응하는 방식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다양한 수용자들의 욕구가 폭넓게 충족될 수 있다(윤석민, 1999, p. 318)고 보는 시각이나, 공개접속을 통해 이용자들이 그들의 능력과 상황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호규, 2000, p. 292) 등은 적어도 수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그러나 선택성은 고도로 계발되어야 하는 기술적 문제이다. 특히 양방향시대의 수용자복 지는 선택성을 확보하되 지금처럼 주어진 것 안에서의 단순한 선택성이 아니라 수용자가 자신의 욕구를 무의식으로부터 끌어낼 줄 알고, 좋은 것과 필요한 것을 가려낼 줄 알며, 그것을 직접 선택하는 행위로 이어지게 하는, 보다 확장된 의미의 선택성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2. 양방향시대 수용자복지의 정책적 제언양방향시대의 수용자복지 정책은 어떻게 선택성을 확대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데 한 쪽은 선택성 보장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 는 것이고, 다른 한 쪽으로는 수용자의 선택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시장의 논리에 지배되는 양방향서비스 시장에서 선택성을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틈새 컨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은 생존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선택 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적극적인 정책적 관여가 필요하다. 그러나 앞서 분석한 수용자의 선택성을 확보하려했던 우리나라의 케이블TV정책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시장이 성 장하기도 전에 선택성 확대를 위한 규제적인 정책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이 어느 정도의 성장 단계에 올라섰을 경우에는 선택성 확대를 위한 정책적 방안들을 시장에 요 구할 필요가 있다. 10) 이것은 미디어의 성장 단계에 따른 다른 정도의 규제 정책을 의미한다. 시장의 논리가 작용하는 양방향서비스 시장에서 수용자의 선택성을 확대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을 위해서 아래와 같은 정책적 제안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적 제안의 중심적 인 논의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사업자에 관한 사항이다. 첫째, 공개된 접근 의무조항을 부가하는 방법이다. 공개된 접근 의무조항은 네트워크를 소유하고 있는 플랫폼사업자에게 그들 네트워크의 일부를 네트워크를 소유하지 않은 사업 자들(이들이 서비스제공자이든 네트워크제공자이든)에게 제공할 것을 의무화한 것이다. 이를 통해서 네트워크를 소유하지 않은 사업자나 플랫폼사업자에 의해서 선택되지 못한 틈새 컨텐츠사업자들은 직접 수용자들에게 그들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11)12) 둘째, 시장에서 수익성을 낸 사업자들에게 틈새 채널이나 컨텐츠 운영을 위한 비용을 지불케 하는 방안이다. 최근에 공익확보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Pay or Play’ 모델을 적용할 수 있다. 이 모델은 다양성을 제고할 수 있는 채널이나 컨텐츠를 직접 플랫폼사업자들이 제공하거나, 아니면 같은 시장내의 틈새 채널의 운영을 지원하게 하는 방법이다. 틈새 채널이나 컨텐츠는 사업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만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사업에 들어 올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따라서 이들에서 경제적 지원이 마련된다면 보다 틈새 채널들이 활성화될 수 있다. 이러한 경제적 지원방법으로 현재 방송사업자들이 지불하고 있는 방송발전기금의 활용을 고려할 수 있다. 셋째, 공영방송을 통한 다양성의 제고이다. 위와 같은 정책적 방안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유료방송 시장은 다양한 채널과 컨텐츠의 등장을 어렵게 한다. 따라서 시장이 제공할 수 없는 부분은 시장의 논리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공영방송이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편 디지털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한 처방의 중심에는 수용자의 선택성을 강화하는 문제가 있다. 수용자들의 선택성 개발은 단순한 채널 수의 증가나 프로그램 장르나 유형을 달리하는 정도의 선택성으로는 급격히 분리되는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데 큰 의미를 주지 못한다. 이 때문에 UK 온라인 프로젝트에서도 수용자의 서비스 사용 활성화를 위해 동기 (motivation)나 기술(skill), 정보의 신뢰(trust) 를 수용자 정책의 주요 목표로 삼고 있음 을 볼 수 있었다. 결국 선택성의 문제는 단계별 디지털 격차를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구체화되어야 할 것이다.
------------------ 10) 미국의 케이블TV의 경우 초기에 지상파방송의 영향력이 컸던 시기에는 케이블TV에 대해선 탈 규제 정책을 시행하였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케이블TV와 지상파방송간의 경쟁관계가 가시화됨에 따라서 케이블TV에 대해서 규제적인 정책을 실시하였다(Parsons & Frieden, 1998. 참조). 11) 영국의 경우 공개접근 의무조항이 부과되는 사업자는 특정 서비스 시장에서 시장 장악력을 가지고 있는 사업자들이다. 이 정책의 목적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간의 공정경쟁을 유도하는 데 있다 (Oftel, 2000). 12) 이와 유사한 정책으로 Open Video System(OVS)을 활성화시키는 방안이 있다. OVS는 미국의 1996년 통신법에서 규정한 서비스로 영상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전화 사업자들은 그들이 제공하는 채널 중 일부는 사업자 자신들이 채널 편성을 하지만 일부의 채널에 대해선 채널을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 사업자나 정보제공 사업자들에게 비차별적으로 전송로를 제공하는 공공전송수단(common carrier)의 역할을 해야 한다. 케이블TV나 위성방송의 채널 중 일부를 OVS 형태로 운영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채널 패키지에서 제외된 일부 소수 지향적인 틈새 채널도 그들의 프로그램을 방송할 수 있는 전송로를 확보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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