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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광고카피에 나타난 언어유희의 종류와 실례
언어유희는 모든 언어학적 층위에서 가능하다. 즉 언어유희는 음성ㆍ음운론, 형태론, 통사론 등과 같은 언어학적 층위의 구조적인 면을 직접 활용하거나 그 형식상의 일탈수단, 즉 교체, 대치, 변화 등을 이용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언어의 이러한 형태상의 특징 이외에 어휘나 문장의 중의성을 비롯한 여러가지 의미론적 기법들도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언어를 연구하는 여러 층위들, 즉 음성ㆍ음운론, 형태론, 통사론 그리고 의미론 등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층위에 해당하는 언어유희를 찾아내고 여기에 사용된 기법들을 토대로 우리나라 광고카피를 검토해 보기로 한다. 이 때 광고카피에 나타난 언어유희는 Janich(1999)의 분류를 언어학 적 층위를 고려하여 재분류할 것이며, 각 언어유희에 대한 논의는 Röer(1968), Baumgart(1992), Sowinski(1998), Janich(1999), 이현우(1998)의 연구와 광고자료를 수용하면서 1999년에서 2000년 사이에 잡지 및 TV 방송에서 제공되었던 우리나라 광고카피를 수집, 분석하는 방식으로 전개할 것이다.
3.1. 음성ㆍ음운론적 기법을 활용한 언어유희3.1.1 동음 또는 유사음을 이용한 유희 광고문에서는 소리가 같거나 유사한 점을 이용한 경우가 흔히 있다. 예를 들어 동음을 이용한 유희의 예로는 월트디즈니 영화 “Herkules"의 독일어판 광고포스터를 들 수 있다. “Der HELD, was er verspricht. - HerCOOLes 영웅, 그가 약속한 것은 - 헤르쿨레스”(Janich, 1999, p. 142)라는 광고의 헤드라인에서 Herkules의 - kul- 자리에 이것과 동음어인 COOL을 써 이 영화가 COOL(독일어에서 외래어로 쓰여 소위 “끝내준다”는 의미)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유사음을 이용한 유희로는 맥도날드의 미국주간 포스터 광고, “You ess, ej!”를 들 수 있다. 여기서 “You ess, ej”는 발음상 “USA”와 유사하여 한편으로는 미국주간임을 의미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사람,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 즐겨 쓰이는 표현인 “yes”, “ yeah!”를 소리나는 대로 표기함으로써 감탄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동일음이나 유사음을 사용한 언어유희는 우리나라 광고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 a. SAMSUNG DIGITall - 모두 함께 누리는 디지털!
그래서 삼성은 DIGITall입니다. <SAMSUNG DIGITall> 동일음이나 유사음을 이용한 우리나라 광고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외국어(예, DIGITall, Jean 등)나 비표준어(예, 떳내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IZZAT라는 청바지 광고에서 청바지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Jean’이 ‘멋진’이라는 단어의 ‘진’부분을 대신하여 ‘멋 Jean’으로 쓰임으로써 IZZAT 청바지가 멋진 청바지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3.1.2. 소리의 반복기법에 의한 유희 두운은 하나의 (구나) 문장을 이루는 여러 개의 단어가 같은 소리로 시작하는 경우로, 예를 들어 독일어 바르슈타이너 맥주 광고의 “Das einzig Wahre. Warsteiner. 단 하나의 진짜. 바슈타인너.”에서 Wahre와 Warsteiner의 첫소리 w<v>가 두운을 형성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각운은 각 단어의 마지막 음 또는 음절이 반복되는 경우를 의미한다(이현우, 1998). 광고에서는 두운 및 각운이 어려운 상표명을 소비자가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슬로건과 상표 사이에 많이 사용된다.
A. 두운 두운은 각 단어의 첫 번째 음이 반복되는 경우와 단어의 첫 번째 음절이 반복되는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① 단어의 첫 번째 음이 반복되는 경우 (2) 벌레에 물리면 버물리 <버물리 에스> ② 단어의 첫 번째 음절이 반복되는 경우 (3) a. 누드, 누죤, 누드보다
누죤이 좋다 <Nusson> B. 각운 각운도 각 단어의 마지막 음이 반복되는 경우와 단어의 마지막 음절이 반복되는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① 단어의 마지막 음이 반복되는 경우 (4) a. Take a break! <칠성사이다
(롯데 칠성)> ② 단어의 마지막 음절이 반복되는 경우 (5) a. 수동보다 기름 덜 먹는 오토메틱. 마술이다,
마술! : (아니야,) 기술이지! <마티즈
(대우)> 두운이든 각운이든, 각 단어에서 하나의 음만이 반복되는 경우는 대체로 슬로건과 브랜드 네임에 외국어가 들어 있을 때 많이 나타나고, 음절 단위가 반복되는 경우는 우리나라 말로만 구성되어 있을 때 많이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은 영어에서는 글씨가 철자 단위로 쓰이는 반면, 우리말에서는 여러 개의 음이 한 음절을 이루어 하나의 글자로 표기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C. 모운 모운은 둘 이상의 단어에서 모음이 반복되는 경우를 말한다. 독일어 광고문에서 모운을 활용하는 경우의 예로는 “iglo, Grüe Kühe 이글로, 녹색(신선한) 요리”를 들 수 있다. 여기서 모운을 형성하는 Grüe와 Kühe의 ü는 두 단어에서 모두 강세를 갖는다. 그런데 모운은 두운이나 각운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고, 특히 “액센트가 불분명한 우리나라의 언어에서는 모운의 효과가 반감” 된다고 한다(이현우, 1998, p. 31). 실제로 우리나라 광고에서 모운을 활용한 브랜드 네임이나 광고카피는 그리 많이 눈에 띄지 않는다. (6) a. 카페라떼 이처럼 두운, 각운, 모운과 같은 소리의 반복기법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두운, 각운, 모운이 슬로건과 브랜드 네임 사이에서 형성됨으로써 (어려운) 브랜드 네임에 대한 기억효과를 높이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제품의 특성이 반영되고 있는 브랜드 네임과 슬로건 사이에서 사용되고 있는 두운은 더욱 강력한 기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이현우, 1998, p. 28). (7) a. 이젠 자신 있게 밖으로 ∼ 바크로비
/ 바크로비 바르고 밖으로 나가야지! <바크로비> 우리나라 광고문에서 소리의 반복기법, 특히 두운법을 사용한 경우에 눈에 띄는 특징은 이 기법이 의약품 광고에 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의약품의 경우 외국어로 된 브랜드 네임이 많아 기억하기 어려운 데다가 주고객층이 외국어에 익숙치 않은 노인층이기 때문에 브랜드 네임을 쉽게 암기할 수 있도록 슬로건과 브랜드 네임 사이에 두운을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3.1.3. 음운교체, 음운첨가, 음운대체를 이용한 유희 음성ㆍ음운론상의 기법을 이용한 두 번째의 경우로 음운교체, 음운첨가, 음운대체를 들 수 있는데 음운교체란 하나의 구를 이루는 두 개의 음이 서로 교체되어 실현되는 경우이고, 음운첨가란 어떤 단어 내부에 임의의 철 자를 하나 첨가함으로써 다른 의미를 갖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음운교체에 대한 독일어 광고의 예로는 맥도날드 포스터광고를 들 수 있고(Sönnte ein Polo kein. - Leckt schmecher. ← Könte ein Polo sein. - Schmeckt lecker. 폴로(Polo) 일지도 몰라요. - 맛 있어요.), 음운첨가에 대한 광고의 예로는 카알슈타트 / 헤르티의 청소기 광고를 들 수 있다(Unsere saugstarke Leistung. (우리의) 빨아들이는 힘이 강한 성능 ← Unsere saustarke Leistung (우리의) 매우 강한 성능.). 한편 음운대체는 어떤 단어의 철자(들)을 다른 철자(들)로 대체함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갖도록 하는 것으로, 렌트카업체 Sixt의 비행기 여행과 렌트카를 결합한 여행상품에 대한 독일 광고를 들 수 있다(Sixt käpft gegen den Massenteurismus. Sixt는 높은 가격에 반대하여 싸우고 있습니다. ← Sixt käpft gegen den Massentourismus. Sixt는 대규모관광에 반대하여 싸우고 있습니다.)(Janich, 1999, p. 143). 음운교체, 음운첨가를 활용한 우리나라 광고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고 다음과 같이 음운대체를 활용한 언어유희만이 관찰되고 있다. (8) a. 쌀 맛 나는 세상. 쌀도 이제 누르기만
하세요. 전화 한 통화로 살 맛 나시죠! <쌀 맛 나는
세상> (8, a)에서 ‘쌀 맛 나는 세상’은 일상적으로 많이 쓰이는 ‘살 맛 나는 세상’이라는 표현에서 ‘살’의 ‘ㅅ’ 음이 ‘ㅆ’ 음으로 대체됨으로써 만들어졌는데, 쌀 판매회사인 ‘쌀 맛 나는 회사’를 애용하면 ‘쌀 맛이 좋아서’ ‘살 맛 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8, b)에서는 ‘디지털’의 ‘ㅣ’ 음을 ‘ㅙ’ 음으로 대체하여 예상 밖의 ‘돼지털’ 이라는 단어를 유도해냄으로써 수용자들의 흥미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광고문에서 음운교체 및 음운첨가를 활용한 언어유희를 찾아 보기 어려운 것은 우리나라 말에서 음운교체나 음운첨가가 불가능해서가 아니라 이것들이 수용자의 입장에서 파악하기가 쉽지 않음으로 인해 앞서 살펴 본 언어유희의 성립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3.2. 형태론적 기법을 활용한 언어유희3.2.1 비문법적 단어형태를 사용한 유희 광고문에서는 고의적으로 비문법적인 단어의 형태를 사용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이현우, 1998). 이처럼 비문법적인 단어형태를 사용함으로써 이중의미를 유도하거나(‘삼성몰’ 광고), 국산 제품을 외제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수피아’ 광고). (9) a. 몰 모르고 시장갔다... 몰 알고,
삼성몰만 간다! <삼성몰> (9, c)는 ‘(다루기) 쉽다’라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 easy를 고의적으로 간단하게 표기한 ez를 브랜드 네임에 활용한 경우이다. 카피를 구성하는 부사어, 특히 시간이나 정도를 나타내는 부사어를 강조하기 위해서 이 단어를 일부러 비문법적으로 늘여서 사용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아래 (10, a) 에서는 ‘쭉’ 대신 ‘쭈 ∼ 욱’이라고 장음을 사용함으로써 오래지속됨을 의미하고, (10, b)에서는 장음을 가지고 ‘잘’을 강조하고 있다. (10) a. 1 °C 안에서 쭈 ∼ 욱! <위니아 에어콘
(삼성위니아)> 오늘날에는 인터넷이 발달함에 따라 인터넷 상에서 유행하는 비문법적인 표기법이 광고카피에도 종종 사용된다. 이처럼 인터넷 언어가 사용되는 광고는 대체로 인터넷을 즐겨 사용하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제품, 예를 들어 PCS, 화장품, 제과류가 그 주류를 이룬다. (11) a. TTL 짱학생 모집! <SK TTL> 나드리 ME: LL의 광고는 영어 단어 mail을 의도적으로 틀리게 쓴 브랜드 네임 ME: LL을 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카피에서는 ‘메일’이라는 단어를 인터넷 상에서 유행하는 축약된 표기 ‘멜’로 쓰고 있다. 또한 크라운베이커리의 광고카피에서도 ‘축하한다’라는 말 대신에 인터넷식 표기 ‘추카추카’를 사용하고 있는데, ‘추카추카’는 ‘축하축하’를 소리나는 대로 쓴 것이다. 3.2.2. 단어경계를 옮기는 기법 단어의 경계를 옮기는 기법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대화체 표현을 활용하면서 브랜드 네임을 부각시키는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Janich, 1999). 예를 들어 West Ice라는 독일 담배광고에서 헤드라인 “Have an Ice Day.”는 “Have a nice day!”라는 구어체 표현을 응용하여 수용자로 하여금 익숙함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Have a nice day!”라는 인사말을 하거나 들을 때마다 West Ice를 연상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이와 유사한 것들을 우리나라 광고카피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12) a. Happy Bath day to you... <Happy Bath “해피
바스” (아모레)> 위 광고 중에서 ‘코리아닷컴’ 광고는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모델을 기용함으로써 유희성을 배가한 경우이고, ‘대우자동차’ 광고는 경쟁사 제품과의 직접적인 비교를 피하기 위해 경쟁사의 브랜드 네임에 단어 경계를 넣음으로써 규정을 교묘히 피해가려고 한 경우이다. 3.2.3. 외국어와 한국어 단어의 조합 일반인에게 잘 알려진 외국어나 한자어가 우리말 단어와 결합하여 광고 카피의 한 부분이나 브랜드 네임을 형성하는 것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 때 ‘노 (no) + 비듬’ → ‘노비드’처럼 형태상의 변형이 가해질 수도 있다. (13) a. 노비드 (브랜드 네임) <노비드 (LG)>
3.3. 통사론적 기법을 활용한 언어유희문장의 구조에 관련된 통사론적 기법으로는 대구법, 교차배열법을 사용한 유희, 능동태와 수동태를 사용한 유희, 재귀적 용법을 이용한 유희, 문장구조의 파괴를 통한 유희 등이 있다. 교차배열법에 대한 광고의 예로는 보쉬사의 슬로건 “Genial einfach. Einfach genial (사용법이) 독특하게 간단한. 단순히 독특한”을 들 수 있고, 능동태와 수동태를 사용한 유희의 예로는 헤르메스 신용보험사의 광고 헤드라인 “Der Unterschied zwischen geliefert haben und geliefert sein ist hauchdün (이미) 배달했다와 배달됐다의 차이는 근소하다”를, 재귀적 용법을 이용한 유희의 예로는 자동차 광고의 헤드라인 “Heben Sie sich ab, aber heben Sie nicht ab (자연스럽게) 드러나 보이십시오, 그러나 (일부러) 드러내지는 마십시오”를 들 수 있다(Forgás & Gödös, 1997, p. 55 ; Janich 1999, p. 144). 우리나라 광고에서는 능동태 및 수동태를 사용한 유희와 재귀적 용법을 이용한 유희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데 이는 통사구조가 느슨한 우리나라 말에서 수동태나 재귀대명사가 규칙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즉 독일어에서는 수동태가 영어에서와 마찬가지로 통사구조에 의하여 규칙적으로 유도될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 말에서는 독일어의 수동태에 해당되는 피동 현상이 일부 제한된 동사에만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먹다’, ‘잡다’, ‘풀다’ 는 각각 ‘먹히다’, ‘잡히다’, ‘풀리다’라는 피동 동사를 가질 수 있는 반면에, ‘배우다’, ‘때리다’, ‘사다’, ‘묻다’, ‘돕다’ 등과 같은 많은 타동사들은 피동문을 유도할 수 없다. 또한 재귀대명사도 독일어나 영어에서는 아래 (14)에서처럼 정해진 조건 아래서 통사적으로 규정되지만, 우리나라 말에서는 (15, a)에서처럼 독일어나 영어라면 재귀대명사가 나와야 하는 자리에 재귀대명사가 나오지 못하거나, 나오는 경우에도 대부분 (15, b)에서처럼 어색하다. (14) a. Ich wasche mich. (15) a. * 나는 자기 (자신)을 씻고 있다. 이익섭 & 임홍빈(1983)에 따르면 우리나라 말에서 재귀대명사는 3인칭에서만 나타난다. 그러나 3인칭의 경우에도 “그는 씻고 있다”와 같이 오히려 재귀대명사가 나오지 않는 것이 더 일반적이므로 우리나라 말에서는 독일어나 영어에서와는 달리 재귀대명사 ‘자기 (자신)’이 통사적으로 생산적(productive)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재귀대명사로 간주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따라서 통사적으로 불완전한 수동태 및 재귀대명사의 특성상, 우리나라 광고문에서 수동태 및 동사의 재귀용법을 활용한 언어유희를 찾아 보기가 쉽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편, 독일 광고에서는 흔히 나오는 교차배열법도 우리나라 광고에서는 찾아 볼 수가 없는데, 이러한 현상은 독일어의 특유한 현상인 것 같다. 독 일어에서는 광고카피에 가장 빈도 높게 쓰이는 품사 중의 하나인 형용사가 형태변화 없이 부사적으로 쓰일 수 있어서 단어들 간의 교차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우리나라 광고카피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할 수 있는 대구법을 활용한 유희와 문장구조의 파괴를 통한 유희를 중점적으로 논의해 보기로 하겠다. 3.3.1. 대구법을 활용한 언어유희 문장의 구조를 반복하는 현상으로, 동일한 어구가 반복되면서 사람들이 해당 구절을 자신도 모르게 기억하게 된다(이현우, 1998). (16) a. 갈비살이 잘근잘근 ~ 찹쌀이 쫄깃쫄깃 ~ <갈비경단
(롯데햄)> 한편 아래 천리안 광고슬로건의 “세계는 작게, 세상은 크게 만드는 힘”처럼 대립적 개념들이 서로 병렬되어 나타나면, 대조관계가 명확하게 나타난다. 대립관계가 실제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도 극단적인 형식화와 단순화를 통해 대립적 양상이 만들어질 수 있다(Baumgart, 1992). (17) a. 세계는 작게, 세상은 크게 만드는 힘. <천리안>
3.3.2. 문장구조의 파괴를 통한 유희 문장구조의 파괴는 광고 제작자가 문법이라는 규범을 의도적으로 이탈함으로써 언어유희를 야기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언어유희는 독일어 광고에서 흔히 나타나는데, BMW사의 광고 헤드라인을 좋은 예로 제시할 수 있다 : Ein BMW ist ein BMW ist ein BMW ... <BMW>. 우리나라 광고에서는 다음과 같은 경우가 눈에 띈다. (18) a. 우리 몸에 유익한! 영비천 <영비천> (18, b) ‘한신대학교’의 카피에서 ‘어정쩡’이라는 단어는 명사가 아닌데도 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이처럼 “신뢰도가 높은 정보원이 수용자의 기대에 위반되는 행동을 하면 오히려 기대에 부합하는 행동을 할 때 보다 설득력이 높아” 질 수 있다고 한다(이현우, 1998, p. 58).
3.4. 관용적 표현을 활용한 언어유희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속담이나 관용적인 표현의 한 부분을 삭제하거나 또는 다른 표현으로 대치함으로써 언어유희를 야기하면서 동시에 수용자들로 하여금 광고카피 및 브랜드 네임을 쉽게 기억할 수 있게 한다. 이에 대한 사례로는 Nivea Hautö의 광고카피 “Liebe Deine Haut wie Dich selbst 여러분의 피부를 여러분 자신처럼 사랑하세요 / 돌보세요”를 들 수 있다 (Baumgart 1992, p. 205). 이것은 “Du sollst deinen Nähsten lieben wie dich selbst 네 이웃을 너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라는 성경구절의 deinen Nähsten 부분을 ‘Deine Haut 여러분의 피부’로 대체한 것이다. 아래 S. M. A. R. T 광고카피에서는 한때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Oh, my god!”라는 영어표현의 ‘god’ 부분을 브랜드 네임인 ‘S. M. A. R. T’로 바꿔 쓰고 있고, 별미별곡 광고카피에서는 ‘청산별곡’의 한 구절 중 ‘청산’을 브랜드 네임인 ‘별미별곡’의 ‘별미’로 대체함으로써 브랜드 네임을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청산별곡’에서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 및 자연과의 친화감을 ‘별미별곡’ 이라는 제품에 전이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19) a. Oh, my G.O.D! Oh, my S.M.A.R.T! <S.M.A.R.T (SK)> 한편 관용적 표현(= 숙어)을 구성하고 있는 단어의 원래 의미를 그대로 되살려 해당 표현을 새롭게 재해석함으로써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르놀트 Twingo의 “... wie wir auch hoffen, daß Sie nie den Airbag zu Gesicht bekommen werden 우리가 또한 당신이 결코 에어 백을 얼굴로 받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이라는 광고카피에서 ‘ 명사 + zu Gesicht bekommen’은 원래 ‘무엇을 알아채다’라는 관용적 표현으로 쓰이는데, 여기서는 ‘zu Gesicht bekommen’의 어휘적 의미를 그대로 되살려 ‘(무엇을) 얼굴로 받게 되다’로 재해석함으로써 언어유희를 통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Janich, 1999, p. 144). 우리나라 광고카피에서도 이러한 기법을 종종 볼 수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세상 모든 것이 안의 문제다. 안을 보라! 안이 즐겁다”라는 대우자동차의 REZZO 광고카피로, 원래 “... 모든 것이 안의 문제다”라고 했을 때 ‘안’은 ‘마음’이라는 의미로 이해되는데, 여기서는 ‘안’을 이 단어의 원래 의미인 ‘내부’라는 뜻으로 사용함으로써 자동차 ‘내부’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관용적 표현을 재해석하거나 응용한 경우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20) a. 입엔 시고 몸엔 달다. <산내들 감식초>
3.5. 의미론적 기법에 따른 언어유희어떤 표현을 일반적인 의미와는 달리 사용하거나 둘 이상의 서로 대립되는 표현을 사용하는 기법을 말하는데, 구체적으로는 중의성을 활용하는 경우와 역설법 및 반어법을 사용하는 경우, 그리고 반대말을 사용하는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3.5.1. 표현의 중의성을 이용한 유희 표현의 중의성을 이용한 언어유희에는 대체로 동음이의어가 핵심적인 어휘로 들어 있다. 동음이의어란 소리는 같지만 두 가지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로서, 특히 이 두 가지 의미가 역사적으로나 개념적으로 서로 연관성을 갖지 않는 경우이다(Schwarz & Chur 1993, p. 56). 예를 들어 ‘차’라는 소리는 ‘car’와 ‘tea’라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의미를 갖는데, ‘car’라는 의미의 ‘차’와 ‘tea’라는 의미의 ‘차’는 역사적으로나 개념적으로 서로 연관성을 전혀 갖지 않으므로 동음이의어 관계에 놓여 있다. 표현의 중의성은 광고에서 가장 선호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동음이의어를 의도적으로 이용하여 제한된 공간에서 큰 연상효과를 내기 위해 사용된다. 이 방법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개별 어휘에 결부시킴으로써 수용자의 주의를 환기시킨다. Baumgart(1992)는 중의법이 단어유희의 오락적 가치가 매우 높아 광고에서 점점 많이 사용된다고 하면서 그 사례로 커피 브랜드 Idee Kaffee의 “Man muß seiner Natur treu bleiben 사람들은 그들의 자연에 / 자신의 본성(취향)에 충실해야 한다”를 들고 있는데, 중의법은 오늘날 우리나라 광고에서도 아래와 같이 매우 빈도 높게 사용되고 있다. (21) a. 나는 ADSL! 뛰는 ADSL 위에 나는 ADSL 2000
<하나로통신> 하나로통신 광고에서 “나는 ADSL”은 “ 나는 ADSL을 쓴다”로 이해될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광고 뒷부분에 나오는 것처럼 “(뛰는 정도의 속도가 아니라) 나는 (정도의 속도인) ADSL”로 이해될 수도 있다. 한편, 와우 캐프테리아 광고카피는 “내 입에 맞춰주는 햄버거 (맞춤 햄버거)”라는 의미에 ‘입맞춤’이라는 성적 모티브를 부여한 경우에 해당되고, HaanSoft의 광고카피에서도 ‘한다’라는 단어의 중의성을 이용하여 “나는 아무데서나 인터넷을 한다”라는 의미에 ‘성행위’라는 성적 모티브를 덧붙이고 있다. 특히 HaanSoft의 경우 배경사진도 중의적인 해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섹시한 모델의 에로틱한 표정은 성적 모티브를 강화함으로써 더욱 큰 관심을 끄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 광고문에서 이중의미를 이용한 언어유희는 이중의미를 활용하여 단순히 익살스럽고 재치있게 수용자의 관심을 끄는 경우와 성적 모티브를 제공하면서 광고심의에 관한 규정을 피하기 위한 두 가지 경우로 구분할 수 있겠다. 후자의 경우, ‘방송광고 심의에 관한 규정’이 제2장, 제5조(품위 등)에서 “방송광고는 시청자의 정서를 해치거나 방송의 품위를 손상하는 다음의 표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면서 3항에 “과도한 신체의 노출이나 음란ㆍ선정적인 표현”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의 ‘ 광고자율심의규정’ 제2장, 제18조(선정성 등)에서도 “저속하고 선정적인 표현”이나 “불 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거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매체에서는 성적 충동을 유발할 수 있는 표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제시되어 있다. 독일어 광고도 Baumgart(1992, p. 249)의 사례들이 보여 주는 바와 같이 이중의미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들 중 언어적으로 성적 모티브를 제공하는 경우는 한 건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성에 대한 개방적인 사고 방식으로 인해 독일 광고문에서 성적모티브가 수용자들의 호기심을 끌기에 부족하다는 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 성적 모티브를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이를 직접 시각화할 수 있으므로 굳이 언어적 중의성을 통해 성적 모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우리말과 외국어 사이의 이중의미를 보이는 다음과 같은 광고문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22) a. 늘 ~ 씬하자 <슬림 워터 씬 (매일유업)> 이처럼 최근에 우리말과 외국어 사이의 이중의미를 보이는 광고문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인터넷과 세계화로 인해 외국어 특히 영어가 우리 일상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22, a)에서 ‘슬림 워터 씬’의 카피(헤드라인) ‘늘 ~ 씬하자’는 ‘날씬하자’라는 의미로 볼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 ‘늘(always) thin하자’처럼 우리말과 영어의 결합형태로 볼 수도 있다. 두 경우 모두 소구하고자 하는 제품 ‘슬림 워터 씬’의 특성을 잘 반영해줌으로써 ‘늘(always) thin 음료를 마시자’라는 세 번째 의미에 이르게 한다. (22, b)에서 ‘바탕이 좋은 여자’는 ‘바탕(화장품)을 좋아하는 여자’와 ‘얼굴 바탕이 예쁜 여자’라는 두 가지 의미로 이해될 수 있고 (22, d)에서 ‘센스’는 영어 단어 sense의 의미로도, 삼성노트북 ‘센스’로도 이해될 수 있다. 한편, (22, e)의 배경그림에는 손가락 세 개로 ‘3배’라는 의미와 동시에 www의 ‘w’를 나타내고 있다. 3.5.2. 반어법과 역설법을 이용한 언어유희 반어법은 “본뜻과는 정반대되는 말로 표현하여 문장의 변화효과를 기대하는 기법”을 말한다(이현우, 1998, p. 82). (23) 이거 외우지 마세요 외우지 말라니까요! <www.100hot.co.kr> (23) 의 “www.100hot.co.kr” 광고는 본래의 의도와 달리 외우지 말라고 강조함으로써 더 외우게끔 만드는 반어법의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역설법은 “있을 수 없는 일, 혹은 앞뒤가 안 맞는 일을 표현하는 기법을 말한다. 그러나, 역설의 세계는 광고에서의 부연설명에 의해 보다 강한 진실의 세계로 전환” 된다(이현우, 1998, p. 83). (24) a. 쓸수록 버는 카드 <LG 하이 - 카드> 쓸수록 돈을 벌 수 있는 카드는 결코 있을 수 없지만, 이렇게 말함으로써 ‘LG 하이 - 카드’를 사용하면 다른 카드를 사용하는 경우보다 수수료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절약할 수 있음이 강조되고 있고, 고객이 한 명도 없는 보험회사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파산하여 존립할 수 없을 테지만 ‘국제화재’는 모든 고객을 가족처럼 생각한다는 의미를 함축함으로써 가장 서비스 좋은 보험회사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역설법을 이용한 독일광고의 예로 brother사의 “Die Zukunft heute”라는 광고슬로건을 들 수 있는데 (Baumgart, 1992, p. 61), ‘미래 오늘’ 이라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두 개념을 서로 연결함으로써 brother라면 ‘미래’를 ‘오늘’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강조해준다. 3.5.3. 반의어를 이용한 언어유희 반의어는 세탁세제 ‘Dash 3’의 슬로건 “Häter am Schmutz, weicher zur Wäche 때에는 더 강하고, 빨래에는 더 부드럽다”에서처럼 대구법을 활용하여 서로 대립시키면 소구하고자 하는 내용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효과를 낳는다(Baumgart, 1992, p. 284). 이처럼 반의어와 대구법을 조합시키는 경우는 우리나라 광고문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25) a. 세계는 작게, 세상은 크게 만드는 힘. <천리안> 천리안 광고카피에서는 천리안이 세계는 ‘작게’ 느끼게 하고, 반면에 세상, 즉 우리들의 삶은 더욱 ‘크게’ 만들 것이라고 함으로써 인터넷의 장점을 잘 부각시키고 있으며 대우자동차 라노스II 광고카피에서는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많이 있지만 라노스II는 마음대로 할 수 있음, 즉 조작이 편함을 강조하고 있다.
3.6. 사회언어학적 기법3.6.1. 방언을 활용한 기법 방언이란 한 언어권에서 초지역적으로 통용되는 표준어와는 달리 특정 지역에서 주로 구어체로 사용되는 언어를 말하는데, 전국 단위의 매스컴을 통해 나가는 광고에서 방언을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친근 감을 전달하려는 목적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흥미를 일으키려는 목적이다. 이 두 경우 모두 광고카피에 관심을 끌어 소구효과를 높이려는 광고의 기본 목적에 부합한다. (26) a. 구멍난 빤스나 찢어진 빤스 받아유 ~ <임프레션> 특히 인터라인 광고의 경우, 방언을 사용함으로써 얻게 되는 두 가지 효과를 노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언에 주로 나타나는 ‘... 내이’라는 어미를 사용하여 이와 유사한 소리가 나는 ‘내의’ 광고임을 강조하는 또 따른 효과를 얻고 있다. 3.6.2. 은어, 비어를 활용한 기법 은어란 청소년 사이에서 사용되는 단어들처럼 배타성을 가지며 비밀스런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되는 언어이고 그것이 저속한 의미를 갖는 경우 비어가 된다 (Baumgart, 1992). 이처럼 아동 및 청소년 사이에 많이 사용되는 은어 및 비어가 들어 있는 광고카피는 대체로 소구하려는 제품이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이다. (27) a. 띠발.. 오늘 하루 재수 떠럽게 없따.. 쉬파들
하고 술을 먹을까.. 띠발... 겜방이나가자.. <에드릭스
(엽서광고 회사)> 앞서 예상한 바와 같이 은어 및 비어를 활용한 광고의 예로 제시된 에드릭스, IZZAT, 머니애드 모두 청소년을 소구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이다. 이처럼 특정 소비자층을 소구하려는 경우 그들의 개성이나 구미에 맞는 광고 (카피)를 만드는 것이 소비창출을 하려는 광고 마케팅상 당연한 현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광고가 남녀노소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매스컴을 통해 제공되므로 공익 및 교육적 측면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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