Ⅳ. 머독의 영상소프트웨어 전략
1. 스포츠중계권의 독점화
다채널 위성방송이 시작되면서 스포츠 방영권은 '킬러 컨텐트' 혹은 '마르지 않는 유전'으로 표현되고 있다. 머독은 미국의 유명 스포츠 주간지인 <The Sporting News>가 선정한 스포츠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100인 가운데, '94년, '95년에 이어 '98년에도 1위를 차지하였다.12) '97년에 마이클 조던이 1위였고 경쟁자인 테드 터너가 13위인 것을 보면 스포츠계에서 머독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미국에서 머독은 ESPN의 전국망과 경쟁하기 위해 각 지역 케이블TV와의 연합전략을 구사하는 폭스 스포츠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전국적 이벤트가 없으면 지역 케이블TV들은 폭스의 이름으로 지역연고팀들의 경기를 집중중계하여 히트를 쳤다.13) 이는 ESPN이 ESPN1, EPN2로 채널을 분할할 때에 고려하지 못했던 방식이다. '98년 1월에 미식축구(NFC)와 2005년까지 44억달러 짜리의 중계권 계약을 맺었으며, '98년 3월에는 프로야구팀 LA 다저스를 2억 5,000만달러에 인수하였다.14)
또한 머독은 스포츠 독점중계권을 이용하여 영국의 BSkyB에서 막대한 수입을 올렸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BSkyB의 가입자 772만 8,000명중 70%가 주요 시청동기로 축구경기방송을 들었다.15) 특히 프로축구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인수한 것은 구단 자체의 수익성뿐만 아니라 BSkyB의 중계수익을 노린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영국에만 14만명의 회원과 200여개의 응원단을 가진 영국 제1의 프로축구팀이며 전세계적으로 100만명의 팬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BSkyB 스포츠중계권의 향후 전망을 낙관하기는 이르다. 위성과 케이블을 통해 전체 유료TV시장의 90%를 점유할 정도로 성골을 거두었지만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판정받아 공정거래위원회(OFT)로부터 국민적 스포츠이벤트에 대한 독점적 생중계권을 상실하였다. '96년 방송법에서는 국민적 스포츠 내지 국민적 이벤트에 대해 BSkyB와 같은 유료채널들이 독점방송권을 획득하지 못하도록 규정하였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OFT)가 BBC와 BSkyB를 상대로 제기한 축구경기가 그렇지 못한 팀의 경기보다 자주 방송되는 불평등한 거래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축구경기의 전체방송권을 증가시키고 모든 축구팀이 동등한 방송권료를 분배받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16)
머독은 특히 다채널시대를 맞아 디지털 위성방송의 방송권에 집중하고 있다. 머독은 JSkyB는 일본럭비연맹으로부터 2년간 일본내와 국제럭비시합에 대한 독점 위성중계권을 획득하였다. 심지어는 머독의 JSkyB가 TV아사히의 주식때문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후지는 자동차레이스 F1, 격투기 K1, 자전거경기 tour de France 등 인기스포츠의 방영권을 가지고 있다. 한편 머독은 일본프로축구인 재팬리그의 방영권을 둘러싸고 JSkyB, NHK, 쥬피터 텔레컴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려놓고 빠지는 권모술수도 발휘하였다. 그 결과 경쟁사인 퍼펙TV의 채널인 쥬피터 텔레컴이 독점중계권을 할당받았지만, 머독 때문에 인기가 떨어진 재팬리그에 전년도의 중계권자인 Japan Sports Channel의 지불액수보다 10배가 많은 연가 8억엔을 지불하였다. 또한 머독은 아시아지역에서 스포츠방영권료가 급상승하자 ESPN과 네트워크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연합전략을 구사하기도 하였다. 즉 공동파멸을 막기 위해 네트워크를 공동운영하되 채널은 각자의 브랜드, 프로그램과 중계기를 사용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ESPN/Star Sports는 스포츠중계권료의 급격한 상승 때문에 8,000만달러으 적자를 보았다.
결국 머독은 유료 스포츠방송으로 많은 이익을 얻었지만 영국, 인도 등지에서 방송법의 개정을 통해 국민적 스포츠를 유료독점화하는 것을 금지하명서 이전과 같이 스포츠중계권을 이용한 프리미엄은 더 이상 얻지 못하게 되었다. 특히 영구에서는 프리미에르의 중계권을 따기 위해 과다한 경비를 지출하였고, 이는 다시 유료시청료의 급격한 상승을 주도하여 시청자들의 많은 불만과 정부의 구제를 받은 원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