Ⅵ.결 론
예정대로라면 2001년 하반기부터 국내에서도 수도권 지역부터 지상파 디지털TV 방송이 본격 시작된다. 그리고 디지털 위성방송도 본격적인 서비스 체계를 갖추게 된다. 그에 뒤이어 디지털화된 케이블T V와 디지털 라디오방송은 물론 방송과 통신의 융합으로 상징되는 데이터방송도 부가서비스의 형태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2000년대 초반은 방송의 디지털화가 우리의 엄연한 현실로 다가서는 역사적인 시기가 될 것임에 분명하다.
특히 그 중에서도 지상파T V의 디지털화는 기존의 TV 방송환경을 근본적으로 그리고 광범위하게 변화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되는 변화의 한 국면이라 할 수 있다. 국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상파TV의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서비스의 혜택을 받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과거의 방송보다 훨씬 고화질 고음질의 방송은 물론 각종 부가서비스까지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지상파TV의 디지털화를 서두르게 된 또다른 주요 배경으로는 이를 통해 국가차원의 경제 활성화라는 또다른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는 정책적 고려가 작용하고 있다. 디지털방송의 실시를 통해 새롭게 형성되는 세계 디지털 방송시장을 선점하려는 산업적 고려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내수가 뒷받침될 때 수출경쟁력에 더욱 큰 힘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리고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국내 소비자 가격을 조기에 크게 인하시킴으로써 시청자 복지에도 일정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는 추세 속에서 디지털방송을 통한 국가적인 정보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상파 디지털TV 방송은 기존 방송사가 준비해서 서비스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시청자가 만족할 수 있는 고화질 프로그램 서비스와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방송시설 구축 및 운용 그리고 양질의 서비스 개발을 위한 막대한 투자재원과 함께 관련자들의 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 정책당국의 치밀하고도 효율적인 정책추진과 관련 부처간의 긴밀한 지원 및 협조체제, 방송사의 적극적인 디지털화 의지와 관련 실무자들의 실질적인 노력, 디지털화 추진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과 이해 등도 아울러 필요하다. 지상파TV의 디지털화는 제한된 일부의 이익을 위해 추진되어서는 결코 아니 될 일이다. 국가 전체의 이익도 고려해야 할 뿐 아니라, 시청자로서의 국민의 편익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과도기적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결과적으로는 방송사에게도 방송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서비스의 다양화를 성취함으로써 방송의 선진화를 이루고 시청자와 이익과 혜택을 공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혜택과 이익의 공유를 위해서는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에 상응하는 부담도 함께 공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방송의 디지털화는 그 배경이자 목적인 ‘시청자 복지증진’및 ‘고부가가치산업 육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얼마만큼 조화롭게 달성하느냐 하는 숙제를 지금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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