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디지털TV 방송은 1998년 9월 23일 영국에서, 그리고 같은 해 11월 1일 미국에서 시작된 이후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1999년4월 1일에는 스웨덴에서, 그리고 2000년 2월 25일에는 스페인에서도 지상파 디지털TV 방송이 시작되었으며,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호주 등도 2000년 내에 본방송을 시작한다는 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 유럽의 노르웨이와 핀란드, 독일, 이탈리아,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만과 싱가포르 등이 2001년에, 그리고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다른 나라들은 대부분 2002년 또는 그 후에 디지털로 전환할 예정에 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는 2003년에, 그리고 중국의 경우는 2010년경에 가서야 디지털 본방송을 개시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국가들에서도 지상파T V의 디지털화를 위한 정책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들 나라들이 지상파 디지털TV 전환을 추진하게 된 그간의 추이를 국가(지역)별로 개관하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는 편의상 이미 디지털방송을 가장 먼저 실시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여타 국가들과 호주, 일본 등의 순으로 개관한 후,10) 다음 절에서 국내의 경우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1.미국
미국의 경우는 이미 1987년에 ATV(Advanced TV)시스템실험개시와 함께 FCC를 중심으로 DTV전환을 위한 본격적인 정책추진을 시작했다. 같은 해에 HDTV로의 조속한 전환을 위해 ACATS를 설립하기도 했다. 1993년에는 7개 그룹이 참여한 ‘대연합’(great alliance)이 결성되면서 HDTV 개발 및 디지털방송 기술규격 제정에 박차가 가해졌다. 그리고 1996년 통신법(Telecommunication Act)제정을 통해 디지털방송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1996년 12월 기술기준을 제정한 데 이어, 1997년 4월에는 FCC가 디지털TV 서비스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규정을 포함한 Fifth Report & Order와 디지털 스펙트럼 할당과 일정을 포함한 Sixth Report & Order를 발표했다. 같은 해 7월에는 DTV 수정안을 포함한 균형예산법(Balanced Budget Act)이 의회를 통과했다.
미국의 경우는 기존 아날로그 방송사업자에게 우선권을 부여, 디지털 방송용 주파수 6 ㎒를 무료로 할당하며, 상위 10위권 시장의 4대 네트워크(ABC, CBS, NBC, FOX)상업방송사들은 1999년 5월 1일까지, 11위에서 30위권 시장의 상업방송사는 1999년 11월 1일까지, 여타 상업방송국은 2002년 5월 1일까지, 그리고 공영방송의 경우는 2003년 5월 1일까지 디지털TV 방송을 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00년 11월 15일 현재, 상위 10위권내 시장의 37개 상업방송사, 30위권내 시장의 65개 상업방송사 및 공영방송 PBS의 각 지역가맹사를 포함한 170개 정도의 방송사가 디지털방송을 실시하고 있다.11) 2006년 말까지 85%의 보급률을 전제로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하고 기존의 아날로그 방송용 주파수를 FCC에 반납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경우, 이와 함께 1998년 11월에는 대통령 자문기구인 ‘Advisory Committee on Public Interest Obligations of Digital Television Broadcasters’(일명 ‘고어위원회’)가 디지털방송의 본격 보급에 대비해 ‘보다 유연성 있는 디지털 방송정책’과 ‘균등한 수혜원칙’을 근거로 몇 가지 권고안을 제시한 바도 있다.12) 즉 디지털TV가 어떻게 진화할지 불확실하다는 전제 하에서 동 위원회는 방송사업자뿐만 아니라 공중이 반드시 디지털TV 전환의 혜택을 받아야 하며 불확실한 경제적, 기술적 발전에 적응하기 위해 유연성이 중요하고 정보공개, 자율적 규제,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존중하고 규제 위주의 정책접근에 반대한다는 기본원칙 하에서 ①방송사업자에 대한 공익활동 공개, ②공익책무를 위한 자발적인 행위지침 제시, ③최소한의 공익 요구사항, ④디지털방송을 통한 교육개선, ⑤다중송신(멀티플렉싱)과 공익, ⑥정치담론의 품질향상, ⑦디지털시대의 재앙경고, ⑧디지털 프로그래밍에 대한 장애자의 접근권 보장, ⑨방송의 다양성, ⑩새로운 TV환경에서의 공익요구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 강구 등을 권고한 바 있다.
2.영국
세계 최초로 지상파 디지털TV 방송을 시작한 영국은 지상파 디지털TV 전환과 관련, 1994년 9월 유럽 단일 방송방식을 확정한 것을 바탕으로 1995년 8월에 지상파 디지털방송에 관한 정부제안서를 통해 DTV 전환계획을 발표했다. 1999년 말까지 전국에 디지털TV 방송시설설치를 완료하고 2003년에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한다는 것이 골자였다.13) 이를 위해 1996년 6월 디지털 방송사업자 구도와 그 허가방식 등을 규정하고 유료서비스를 허용하는 방송법을 개정하였다. 같은 해 10월부터 면허신청을 접수하여 1997년 6월 면허부여일로부터 1년 이내에 방송개시를 조건으로 한 면허부여, 디지털방송용 주파수를 할당했다. 6개의 멀티플렉스를 ITC(Independent Television Committee)의책임 아래 분배하였는데 절반은 기존 아날로그 방송사업자에게, 나머지 절반은 BBD(British Digital Broadcasting ;후에 ‘ONdigital’로 개명)에 배당하였다.
그리하여 1998년 9월 23일 BBC에서 4개 채널(BBC1, BBC2, BBC News24, BBC Choice 등)의 본방송을 개시하였고,14) 같은 해 11월 15일에는 ONdigital에서 15개 채널로 유료방송을 시작, 지금은 29개 채널을 서비스하고 있다.15) 영국을 포함한 유럽국가들은 대부분 SDTV급의 지상파 디지털TV를 채택, 허가받은 다중송신사업자(멀티플렉스)를 통해 방송 프로그램 서비스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3.유럽 여타 국가들
유럽의 경우는 영국 외에도 스웨덴과 스페인 등이 이미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실시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도 대부분 2000년에서 2002년 사이에 본방송을 개시할 예정으로 있다.
스웨덴의 경우, 1999년4월 1일 유럽에서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본방송을 개시했다. 스웨덴 정부는 1998년 6월 Swedish Television에 1개의 멀티플렉스를 할당한 것을 비롯 3개의 멀티플렉스에 모두 11개 채널을 허가한 데 이어 2000년 5월 현재 모두 4개의 멀티플렉스를 통해 16개 이상의 채널을 서비스하고 있다. 또한 스웨덴은 2000년 2월 eTV를 통해 세계 최초로 지상파방송을 이용한 쌍방향의 홈쇼핑 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다.16)
스페인의 경우는 1997년 12월 통과된 DTT 법안에 따라 1999년 1월 5개의 멀티플렉스에 14개 채널의 사업자를 공모, 같은 해 3월에 Onda Digital에 면허를 부여했다. Onda Digital은 2000년 2월 25일 14개 채널 중 8개 채널을 이용하여 무료로 방송을 시작했으며, 3월에는 ‘Quiero Television’으로 명칭을 변경한 후 5월 5일부터 공식적인 유료 상업방송으로서 14개 채널을 방송하고 있다.17) 스페인은 2000년 12월 말까지 전국의 80%가 디지털TV 수신권내에 들어가게 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또한 1999년 5월 디지털 지상파방송 도입을 위해 새 방송법을 공포한 아일랜드는 2000년 9월부터 RTE에 의해 플랫폼 사업자로 선정된 Digico가 6개의 멀티플렉스로 방송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노르웨이의 경우는 1999년 6월 18일 문화성(Ministry of Culture)이 DTV 도입방침을 밝힌 이후, 1999년 가을 Norking에 2개의 멀티플렉스 사업허가를 부여한 것을 비롯 현재까지 모두 3개의 멀티플렉스를 허가했다. 2000년 6월 오슬로와 베르겐 지역에서 우선 시험방송을 시작한 후, 2001년4월 전체 인구의 50%를 대상으로 한 본방송을 개시한 후 2001년 9월부터는 전체 인구의 65%를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상업방송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핀란드는 교통통신성이 3개의 멀티플렉스를 허가했는데 하나는 공영방송인 YLE에, 그리고 나머지 두 개의 멀티플렉스는 기존 상업방송과 신규 상업채널용으로 허가했다. 2001년 8월 27일부터 3개의 멀티플렉스를 통해 모두 12개 채널을 방송하며 2001년까지 인구의 70%, 그리고 2006년까지는 전지역에 디지털 V를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18)
독일의 경우는 1998년 8월 연방정부가 2001년 본방송을 개시하고 2010년 아날로그와 디지털 동시방송을 종료하되 2003년에 이를 재검토한다는 등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역시 2001년 방송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탈리아는 공영방송 RAI가 디지털화를 주도, 2006년까지 모든 채널을 디지털화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19)
그밖에도 2002년이나 그 후에 디지털방송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프랑스,20) 포르투갈, 덴마크, 스위스,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리투아니아 등은 현재 실험방송 중에 있고 벨기에, 폴란드,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그리스, 불가리아 등은 아직 실험방송 단계에는 들어가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21)
4.호주
미국과 유럽권 국가 외에 지상파 디지털TV 전환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는 나라의 하나가 호주이다. 호주의 방송정책 주관기구인 ABA(Australian Broadcasting Authority)는 1993년 6월 ‘디지털 지상파TV 방송전문가 그룹’을 결성하여 DTTB(Digital Terrestrial Television Broadcasting)의 기술개발 동향과 도입방안 등을 종합 검토하게 하고 그 보고서를 바탕으로 1997년 7월 연방정부에 이에 대한 정책결정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통신성장관은 1998년 3월 디지털 방송정책을 발표했고, 이를 토대로 ‘디지털법’(Television Broadcasting Service Act)을 성안, 같은 해 7월 하원을 통과했다. 호주의 경우는 ‘디지털법’과 함께 방송서비스와 구분되는 데이터캐스팅의 요금부과와 관련된 법적 기준으로서 ‘데이터캐스팅(요금부과)법’도 마련한 바 있다.22)
‘디지털법’에 의하면 호주의 기존 지상파 방송사들(2개의 공영방송과 3개의 상업방송)에게 우선적으로 디지털 방송채널이 할당되며 대도시 지역(metropolitan areas)은 2001년 1월 1일까지, 지방(regional areas)의 경우는 2001년 1월 1일부터 2004년 1월 1일 사이에 디지털방송을 개시해야 한다. 특히 호주의 경우는 HDTV 의무방송시간이 지정되어 있는데, 대도시 지역 네트워크 방송사들은 방송 개시 2년 내에(2003년 1월 1일까지)주당 20시간 이상 HD 프로그램을 방송해야 한다. 또한 2008년 아날로그 동시방송 종료와 함께 기존 방송사들의 여유채널을 회수할 계획으로 있는데, 2005년경 통신성장관이 가입자 상황과 동시방송 요건 및 기간, 주파수이용의 효율성 등을 재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