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클러스터 이론”
“경쟁우위”, “절대적 다수(또는 임계질량(臨界質量):critical mass)”의 개념, 디지털화된 융합사회에서 “절대적 다수 ”를 창출하는 방법들이 진화하고 있다. 산업분야에서 경쟁우위를 갖게 하는 “절대적 다수”를 결정짓는 변인을 찾는 일은 상당히 중요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 하바드대(大)의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교수에 의해 1998년 주창된 “클러스터 이론(Cluster theory)”9)에 나타난 “경제적 클러스터”가 새로운 의미를 준다. 포터 교수가 주창한 클러스터란 어느 특정 지역에서 상호연계된 기업 및 기관들의 지리적 집중(geographic concentration)을 의미한다. 클러스터는 경쟁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 및 여타의 실체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산업의 가치사슬상에서 구성요소가 되는 특정재화의 공급자, 이 재화를 생산하는 기계, 서비스, 특정 인프라스트럭처 공급자 등을 모두 포함한다. 이런 의미에서 각 클러스터는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차원에서 본 핵심역량의 집중으로 이해된다. 각 클러스터는 서로 연계되어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수직적인 가치사슬을 형성케 한다. 즉, 가치사슬의 극대화이다.
포터 교수는 클러스터가 어떻게 생산성(productivity)및 개혁수준(innovation level)을 향상시키는가를 설명하면서, 산업의 경쟁전략 및 경제정책에 시사하는 바를 열거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경제적 지리(economic geography)가 패러독스(paradox)라고 주장한다. 즉, 이론상으로는 글로벌 경쟁시대에 어떤 특정 지역이 더 이상 경쟁우위의 원천이 되지 못한다고 거론되고 있는 경향이 있다. 개방된 글로벌시장, 신속한 교통, 고속통신이 해당 기업으로 하여금 시간과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활동할 수 있게 하므로 지역의 중요성이 퇴색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포터 교수에 의하면, 실제로는 지역이 경쟁에 있어서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기업들이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에 의하면, 오늘날 세계의 경제지도는 “클러스터”에 의해 특징 지워진다. 여기서 클러스터는 특정 산업분야의 경쟁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둔 산업 및 기관들이 활동하는 어느 한 지역에서 “절대적 다수(critical mass)”를 창출시키게 한 부가가치 창출원을 말한다.
포터 교수는 클러스터가 어떻게 경쟁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다음의 세 가지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 클러스터는 특정 영역에서 해당 기업의 생산성 제고를 통해 경쟁에 영향을 미친다. 둘째, 클러스터는 개혁의 방향과 속도(pace)를 드라이브함으로써 경쟁에 영향을 미친다. 셋째, 클러스터는 그 속에 있는 신규사업 형태를 자극함으로써 경쟁에 영향을 미친다. 지역, 문화, 제도적(institutional)근접(proximity)이 해당 기업에게 특별한 액세스, 보다 친밀한 관계, 보다 나은 정보, 보다 강력한 인센티브 등을 제공한다. 세계경제가 보다 복잡하고 지식기반이며 역동적일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점차적으로 경쟁우위는 원격지(遠隔地)에 있는 경쟁사업자가 복제할 수 없는 지역적인 것(local things), 즉 지식, 관계, 동기부여 등에 있다고 본다.
2.미디어산업 가치사슬상의 클러스터 형성
미디어산업 가치사슬상의 구심점이 네트워크에서 콘텐츠로 이동하고 있다. 융합실행으로 기존의 미디어와는 차별되는 뉴미디어 또는 융합서비스가 등장한다. 뉴미디어 클러스터는 가치사슬상에 있는 다양한 유형의 플레이어들로 구성된다. 핵심은 우선 뉴미디어 분야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4개의 주요 그룹으로 구성된다. 이들을 나열하면, ①뉴미디어 개발자, ②전통적인 미디어기업, ③뉴미디어 서비스에 필요한 기기 제조업자(셋톱박스 등) 및 통신업자, 그리고 ④뉴미디어 발전지원에 관여하는 모든 기관들이다. 이는 포터 교수가 언급한 산업의 실체들로서 특정 재화의 공급자(=①), 이 재화를 생산하는 기계, 서비스(=②), 특정 인프라스트럭처 공급자(=③) 등을 말하고 이 실체들이 클러스터이다.
유료TV산업이 본격화되면서 기존의 TV산업에 구조적인 변혁이 일고 있다. 미디어산업 가치사슬상의 각 클러스터에서 부가가치가 창출되지만, 어떤 클러스터는 여타의 클러스터보다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즉, 각각의 클러스터가 서로 연계되어 핵심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부가가치가 창출됨을 보게 된다.
미디어산업 가치사슬의 요소들을 나열하면 <표 2>와 같다. 여기서 콘텐츠는 창조적인 인간자원이 결부된 원시자료(raw material)로 이해되고, 방송제작은 원시자료를 방송콘텐츠로 만드는 일련의 과정이고, 패키징(packaging)은 방송콘텐츠를 채널로 묶는 (bundling)과정이다. 패키징과 서비스 제공은 각 미디어 규제환경 및 산업구조에 따라 분리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방송사들은 ‘규모의 경제’차원에서 이 두 가지 기능을 함께 갖는 경향이 있다. 또한 전송은 인프라를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물리적 과정이다.
마케팅 차원에서 다양한 콘텐츠의 조합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제공사업자로 CATV SO, 위성방송사업자, 통신사업자들이 있다.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는 소비자 인터페이스로 직접 연결되거나 전송매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제공된다. 전송은 물리적 망과 기술적 시스템을 구축하여 정보를 전송하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가 콘텐츠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여러 장비가 필요한데 이를 소비자 인터페이스라 한다.
일단 프로그램이 채널로 패키징되면 서비스 제공자(위성방송사나 케이블 SO)는 이 묶음을 그들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여기서 서비스 패키지의 접근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주요 기능이 성립되고, 이는 단말기 설치, 가입자 관리, 요금청구 등 가입자를 관리하는 핵심 기능들을 포함한다. 한편, 전송기능은 이미 서비스 제공사업자에 의해 선택된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는 어떤 전송로를 통해 서비스가 제공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여기서 유료TV산업의 가치사슬상에서 서비스 제공부문이 핵심역량임을 깨닫게 된다. 즉, 소비자와의 일차적 관계는 게이트웨이를 장악하는 서비스 제공자와 이루어지고, 이는 곧 전통적인 의미의 방송사와 시청자간 관계의 변화를 의미한다. 유료TV환경에서 시청자는 직접적으로 관리되고 서비스 받는 소비자이다. 지상파전송망을 통해 무료로 서비스하는 전통적인 방송사는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구조를 갖고 있지 못한 반면, 가입자를 관리하여 유료로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이블TV SO 및 위성방송사는 이러한 구조를 갖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