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t DATA_HOME $env(UNIWEB_DOC_ROOT) source $DATA_HOME/init.appl ] 광고표현에 나타난 소비자 가치유형의 비교연구

출처: 한국방송광고공사 - 광고연구

  6.종합적 함의 및 결론

  1)광고의 소비자 가치반영

본 연구에서는 한국, 미국, 프랑스, 러시아의 TV에 실린 1390개의 광고물을 대상으로 내용분석을 실시하여 문화간 소비자 가치가 어떤 형태로 광고에 반영되며 국가별 군집형태는 어떠한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우선 연구결과는 대체로 Rokeach(1973), Kahle과 Timmer(1983), Chinese ValueSurvey(1970), Ushikubo (1986)등의 가치체계를 토대로 종합한 변인설정의 타당성을 검증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고의 소비자 가치반영이라는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먼저 설정한 조작적 정의와 이에 대한 타당도 검증은 광고표현요소와 가치와의 정적인 상관관계를 비교적 합리적으로 도출한 시도라고 여겨진다. 가치의 광고반영에 대한 기존연구가 그 동안 보여준 검증과정은 통일된 측정체계없이 코더에 의한 주관적 판단에 의존해왔던 것이 대부분이었고(De Mooij,1998)따라서 외적 타당도를 높이기 위한 객관적이고도 논리적인 측정도구의 개발이 크게 요구되어 왔음을 감안할 때 본 연구에서 시도한 개념화(conceptualization)와 조작화(operationalization)과정은 이를 위한 작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유의도 검증결과와 지배적 가치유형에 의한 다차원 개념도 결과는 양적 및 질적 분석의 보합을 나타내며 내용적으로 일치도가 높았다. 개념화를 통한 일련의 측정과정과 사후결과의 일관성은 특히 광고가 각 나라의 문화적 가치를 반드시 반영하며, 가치를 근거로 제작된 광고야말로 소비자 행동을 촉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설득 커뮤케이션이라는 기존신념을 한층 강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2)가치표현과 문화적 우선순위

〈연구문제 2〉에서 제기한 문화간 가치반영의 차별화와 우선 순위에 대한 쟁점은 본 연구의 결과에서 비교적 쉽게 검증되었다고 생각된다. 자아지향성, 성취, 즐거움, 안전 등의 가치는 개인주의와 낮은 권력거리의 서구지향적 가치이며 자연친화, 조화지향성은 다분히 집단주의와 장기지향성문화가 결합된 동아시아의 가치로 광고물에서 비교적 명확하게 구분되었다. 이는 가치는 지속적이며 안정적인 속성을 가지기 때문에 지역의 독특한 문화적 현상과 관련이 깊으며 문화적 우선순위에 따라 가치는 상대적으로 차별화되고 있음을 설명한다. 예컨대, 자아지향적 가치는 Rokeach(1973)가 주장한 자기존중 혹은 자부심의 가치에 해당하는 개인주의의 자아개념이다. 따라서 자아는 서구사회에 비해 한국과 같은 아시아 문화에서 덜 중요한 개념이다. 같은 맥락에서 즐거움, 안전, 성취가 서구문화의 광고에서 두드러진 것은 이 세 가치가 Gutman(1982)의 수단-목적 사슬모형에서 주장하는 서구의 최종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서구의 경우 이들 세 가치가 소비자의 궁극적 목표이므로 국제광고 담당자들은 이들을 선호하는 문화권에 진입하고자 할 경우 즐거움, 안전, 성취라는 최종가치에 도달하기 위한 전략적 기법을 현지에 맞게 개발하고 적용하는 일이 중요하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성취가치의 경우 미국, 프랑스, 러시아를 비롯해 한국광고에 이르기까지 7개 가치유형 가운데 가장 절대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점이다(프:미:러:한=72%:41%:39%:23%). 광고의 서구적 표현요소를 중심으로 측정한 성취가치가 한국이나 러시아에까지 높은 빈도를 보인 것은 표본상 서구의 다국적 제품광고의 영향이기도 하겠거니와 다른 한편 각 나라의 광고에 서구화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라이제이션 현상이 점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보편적 조류를 반증하는 결과로 볼 수 있겠다.

성숙가치는 앞서 논의한 바대로 서구와 아시아문화권에 공존하는 복합형태의 가치유형이다. 그러나, 이 가치가 존재하는 문화적 근거는 동서양이 다르다. 성숙가치가 서구광고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은 규범사회의 질서와 심미적의식이 반영되었기 때문이요, 비규범사회인 한국 등의 아시아광고에서 관찰된 것은 개인보다는 관계와 전통중심의 독특한 성숙개념을 반영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결국, 성숙가치는 이렇듯 모순 속에서 글로벌 시장에 존재하는 패러독스요, 광고전략가의 딜레마일 수 밖에 없다. 또한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복합문화권에서 존재하는 안전가치가 서구광고에서 두드러진 것은 가족의 안전과 사회의 안녕을 같은 가치구조도(value map)속에서 이해한 Rokeach(1973)의 주장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한 측정상의 민감한 오류인 듯하다. 향후 안전가치의 복합적 성격에 대한 측정도구가 효율적으로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조화지향적 가치와 자연친화적 가치가 한국광고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난 것은 이론화 작업에서 예측한 바 있지만 이는 Chinese Value Survey에서 추가된 동양적 가치유형으로 Hofstede(1991)의 장기지향적 문화연구와도 일맥상통한다. 결국, 본 연구의 결과에서도 보듯이, 특히 자연가치는 절대적 빈도에 있어서도 서구광고에서는 극히 드물게 나타났으며(프랑스, 미국, 러시아 평균 5%이내),한국광고의 경우 단연 두드러졌다(18.8%). 이 같은 현상을 보더라도 기존의 서구가치를 측정한 Rokeach 등의 잣대로는 동서양의 변화하는 가치를 적절하게 수렴하지 못할 것이라는 추정이 타당하며 이를 입증한 것으로 보아도 무난할 것이다.

  3)광고에 반영된 소비자 가치의 지배유형

앞서 광고에 반영된 가치의 문화간 상대비교를 요약하면 문화권마다 광고를 통한 가치표현은 서로 상이하며 가치는 문화적 우선순위에 의해 지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결과는 글로벌 시대에 마케팅수단인 광고는 지역 문화의 가치관에 맞게 조정되어야 한다는 최근의 세계적-현지화, 또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전략에 기본적으로 동조하고 있다. 문화간 가치의 상대비교는 가치표현의 상대적 패턴을 형성해 준다는 점에서 유용하나 동일문화권 내지 한 나라의 문화적 가치표현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표준화 점수를 통한 광고의 지배적 유형과 다차원 개념도를 이용한 국가별 군집행태를 토대로 각 문화권에 나타난 절대적 가치유형의 조류를 알아보고자 했다.

미국광고의 지배적인 가치유형을 보면 7개의 가치 가운데 성취(41%)와 자아지향적 가치(16.8%)로 나타났다. 이는 역시, 물질적이며, 자아실현을 덕목으로 하는 전형적인 미국의 핵심가치를 반영하고 있다. 또한 안전가치에 있어서도 높은 성향을 보인 것은 일과 가족 그리고 전통적인 삶을 추구하는 성취자들의 가치와도 관련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프랑스광고의 경우 역시 전체 가치유형 가운데 성취가치(72%)와 즐거움(8.9%)을 가장 강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취가치를 지향하는 프랑스인의 정신적 가치는 켈트족과 로마의 영향을 받는 개인주의의 외향적 가치를 추구하는 성향과 낮은 불확실성의 회피성향으로 인한 개척적이고 진취적인 모험성향과 관련이 깊다(Personal interview,1999,7월 2일). 또한 즐거움의 가치가 광고에 두 번째로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은 유머와 예술적 실용주의에 심취하는 프랑스인의 낙천적인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러시아광고를 보면, 흥미롭게도 자아지향성(31.9%)과 성취가치(38.9%)가 다른 가치보다 훨씬 지배적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상대적 차이는 존재하나 미국광고의 경우와 많은 유사함을 지니고 있다. 특히 1988년 개방화 이후 시장경제원리가 주도하는 서구화 조류와 함께 미국의 10대 다국적 대행사가 러시아에 진출한 이래 변화된 광고 크리에이티브 기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러시아의 광고전문가들은 러시아에서 행해지는 광고기법의 선진화과정은 강제된 모방이 아니라 러시아인의 자발적인 변화에 따른 가치요 신념이라고 주장한다(Wells,1999). 마지막으로 한국광고의 경우는 7개 가치유형 가운데 성취(23%)와 함께 자연가치(18.8%)가 지배적인 유형으로 나타났다. 앞서 국가간 상대비교에 있어서는 성취가치가 크게 낮은 것으로 보였으나 자연가치는 가장 높은 것으로 관찰되었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광고의 대부분이 전통적인 아시아 가치관과 현대적인 서구문화적 가치관이 혼재되어 있음을 지적한 기존 문헌의 연구결과와 일치한다(구기룡,나운봉,1993;신종국,서문식,김상조,1998;성영신 외,1991;한상필,1999). 특히 1980년대부터 한국의 광고는 1960년대에 비해 물질주의, 개인주의 그리고 정복지향적 자연관을 더욱 강조해왔다는 이들의 주장을 아울러 뒷받침하고 있다.

본 연구는 문화간 광고에 나타난 소비자 가치유형의 패턴을 이해하고 논거를 제시하고자 시도되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광고를 제작함에 있어 광고전략가의 가치구조는 메시지를 창출해 내는 심리적 도구인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의 가치유형화와 분류결과는 광고전략가와 소비자의 가치를 연계시키도록 가치구조도를 명확히 제시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지구촌의 문화적 특성을 고루 안배하여 선정한 한 러 프 미의 TV커머셜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향후 본 연구의 결과가 국제무대에서의 시장세분화와 이에 따른 메시지 전략의 수립과정에 다소나마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광고의 가치반영을 귀납적 모형을 통한 계량적인 시각에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 또한 향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보완해 나가야 할 과제이자 쟁점이다. 이 밖에 본 연구의 결과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향을 지닌 가치가 국가간에 경제성장의 속도에 따라 전용과 혼재경향을 보이고 있음은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여기에는 시장경제원리 등의 거시적 구조가 원인이 되기도 하나 이는 간접적인 것이며 실제로 보다 직접적인 동인은 경제발전을 통한 기술의 첨단화가 가져오는 미디어구조의 글로벌화에도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겠다.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미디어의 발전과 가치구조변화와의 상관관계와 광고의 반영과정에 대해 비교문화적 관점에서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본 연구의 한계로는 이론적 관점에서 가치유형의 개념화작업에 보다 객관적이고 검증된 체계를 제시했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향후, 동서양을 보편적이고도 과학적인 가치체계로 유형화할 수 있는 보다 광범위하고도 조직적인 연구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전술한 바 있으나, 조작적 정의의 외적 타당도를 제고할 수 있는 측정모델의 제시 또한 본 연구가 지니는 방법론의 한계임을 분명히 해 두고자 한다. 그러나, 단순히 부분적이고도 무작위적인 광고집행요인의 문화간 비교는 종래의 편의적 연구가 지녀온 한계인만큼 본 연구는 이를 지양하고 새로운 준거틀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TV커머셜만을 표본으로 하였으나 보다 종합적이고 거시적인 가치유형의 체계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신문, 잡지 등의 인쇄매체의 광고물을 분석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가치유형을 국가에 따라 포괄적으로 보고하였으나 가치유형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특성에 따라 다양성을 띠는 만큼 향후 제품유형을 이용한 분석의 세분화작업도 아울러 병행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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