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방송광고공사 - 광고연구
4.도식의 중요한 기능들
1)도식과 인식
인간의 인식은 언어에 대한 이해와 같이 상호교환적인 과정이다. 정보가 우리의 감지기관을 통해 들어오면 적절한 도식에 의해 그 정보에 대한 해석을 한다. 대상에 대한 개별적인 부분이 파악 (identify)되는 것은 전체적인 정황 속에서만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전체 또한 부분을 통해 파악되지는 않는다. 부분과 전체의 해석은 같이 진행된다. 인간의 정보에 대한 최종해석은 부분적인 실마리와 다양한 수준의 해석들간의 일관성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매우 간략하게 그린 눈, 귀, 코 등의 개별적인 그림은 전혀 전체적인 해석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그리나 일단 그러한 것들이 모여 이루어진 얼굴을 먼저 본 사람이면 그러한 부속적인 것들에 대한 의미를 금방 파악한다. 글자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여서 우리가 알고있는 단어 속의 글자는 금방 인식해도 낫자로 쓰인 글자나 의미 없는 단어 속의 글자는 인식하기 힘들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익숙한 대상이나 단어에 대해 가지고 있는 도식 때문이다(McClelland &Rumelhart,1981). 예를 들어 ‘the’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도식이 형성되어 있어 금방 인식해도 ‘teh’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도식이 없어 인식이 어려운 것이다. 도식은 정확한 지각표상의 발달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왜곡현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Bruner과 Potter(1964)는 미성숙된 특정도식의 쇄약효과(debilitating effect)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초점이 흐려 잘 보이지 않는 슬라이드 그림을 피험자들에게 보여주고 서서히 또렷하게 만들면서 그 동안 그 물체가 무엇인지 짐작하게 만들었는데 처음부터 매우 흐릿한 슬라이드로 시작한 피험자들은 어느 정도 또렷한 슬라이드로부터 시작한 피험자들이 정확한 물체의 정체를 알아차린 한참 후에야 정체를 알아차리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흐릿한 슬라이드그림부터 보기 시작한 피험자들은 자신들이 초반에 시도했던 해석 때문에 이 일종의 가설(해석)에 대한 부정을 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정보가 필요했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자극이 들어오면 수동적으로 받아들였다가 나중에 그러한 자극들을 해석하지는 않는다. 자신들의 필요와 목표에 적합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추구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인식은 매우 목표지향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의 도식은 기업이미지 형성과 전략에 대해 많은 점을 시사한다. 우선 인식의 도식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기업은 인지도는 물론 기업이 시청각적으로 상징하는 많은 것들에 대해 노출을 많이 시켜야 한다. 현대그룹의 경우 기업의 이름부터 인지도가 약하면 현대라는 단순단어에 의한 도식에 기업의 이미지가 더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다. 현대그룹의 로고 자체에 대한 노출과 인지가 충분하면 멀리서도 소비자들은 현대그룹의 도식이 쉽게 활성화 될 것이다.
어떤 사건에 대해서도 현대그룹의 도식에 의해 그 사건을 해석하고 인식한다. 금강산 관광이라는 사건에 대해 공중들은 그것을 현대그룹이라는 도식에 따라 해석하기 때문에 그 의미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배를 타고 가는 금강산 유람은 일단 현대그룹의 도식에 들어오면 전혀 다른 의미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인식적 도식이 기업이미지의 형성에 시사하는 바는 우선 감지적인 차원에서 더욱 클 것이다. 기업의 CIP는 이러한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기업광고는 기업에 대한 내용보다는 기업에 친숙성을 가져오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우선 기업의 이름이나 상징에 소비자들을 한번이라도 더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특정기업이라는 대상의 도식을 확고하게 형성시키는 작업으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노출이 적어 도식이 형성되지 않은 경우 인식적 도식의 메카니즘이 작동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현대건설’의 로고와 ‘화유건설’이라는 잘 알지 못하는 기업의 로고는 똑같이 노출이 되어도 인식도에서는 전혀 다를 것이다. 현대그룹이라는 도식이 형성된 경우와 화유라는 도식이 형성되지 않은 경우 인식은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인식도식은 단순한 시청각적인 자극 뿐 아니라 정보의 해석에 의한 인지적인 차원의 인식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다.
2)도식과 담론(discourse)
사람들의 담론의 이해과정은 대화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줄 수 있는 도식구성(configuration of schemata)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이야기의 실마리(clues)로부터 최종의 일관성있는 해석이 발견될 때까지 이야기의 실마리를 통해 가능한 해석, 즉 도식의 작동(instantiation of schemata)을 시작한다. 상황에 대한 잘못된 이해는 다음 3가지 이유로 일어난다.
첫째, 적절한 도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이다. 이 경우는 커뮤니케이션이 되고있는 개념을 이해할 수 없다. 둘째, 적절한 도식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상황이 제공하는 실마리가 불충분한 경우이다. 이 경우는 적절한 실마리가 추가로 제공되면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셋째, 상황에 대한 일관성있는 해석을 할 수 있게 되었으나 해석이 틀리는 경우이다. Bruner와 Johnson(1973)의 연구에서도 나타나듯이 어떤 상황에 대한 장황하고 모호한 스토리가 주어질 경우 사람들은 혼돈 되거나 잘못된 해석을 하게된다. 그러나 미리 그 기술들이 무엇에 관한(예를 들어 옷세탁에 관한)것이라는 것을 미리 이야기 해주면 그 대상이나 개념에 관한 도식이 미리 형성되기 때문에 스토리에 대한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해석을 해나갈 수 있게 된다.
이 경우는 사람들이 정확한 도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아니라 이야기 속에 나타나는 실마리들이 적절한 도식을 제공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즉, 밑으로부터 위로의 정보(bottom up information)는 이해절차를 제대로 시키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는 다르게 아예 다른 도식을 적용하기 때문에 이해 자체를 전혀 엉뚱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즉, 일관된 이해는 하고 있으나 그것이 잘못된 이해인 경우이다. 사람들의 담론의 과정에서-즉 책을 읽거나 정보를 듣거나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이러한 현상은 자주 나타난다. 따라서 구체적인 이해의 절차를 위해서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도식의 기술 뿐 아니라 그 도식이 활성화되는 조건에 대한 설명도 필요한 것이다.
기업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는 우선 다음 3가지 사항들을 중요시해야 할 것이다. 첫째는 사람들이 기업에 대해 어느 정도 구체화된 도식을 가지고 있는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구체화된 도식을 가지고 있을 경우 어느 정도 정확한 도식인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정확한 도식에 대한 정의는 내리기 쉽지 않겠으나 최소한 기업의 내부 인사들이 가지고 있는 자체도식과의 비교가 필요할 것이다. 셋째, 제공되는 기업에 관한 정보가 공중들의 도식에 대해 어느 정도 적절한 실마리를 제공해주는가를 조사해야 할 것이다. 기업에서 제공하는 정보나 시중에 나도는 루머나 사람들의 담론은 하나의 밑으로부터 위로의 이해절차인 만큼 위에서 설명한 적절한 도식구성과 적절한 실마리의 관계에서 기업의 이미지나 이해에 관한 문제를 접근해야 할 것이다.
3)도식과 기억하기(remembering)
도식은 기억을 좌우하는 중요한 힘이다. 기억과 이해간의 공통점을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기억의 과정은 인식의 과정과 유사하다고 강조된다. 다만 차이는 기억(remembering)에서는 자료의 소스(data source)가 지각적인(sensorial)것이 아니고 기억적(memorial)이다. 이해(understanding)와 기억(remembering)은 연속성(continuum)상에 있는 개념들이다. 이해에서는 들어오는 지각적인 조각들(sensory fragments)에 의해 주로 해석이 이루어지는 반면 기억에서는 주로 기억의 조각(memorial fragments)에 의해 해석이 이루어진다. 양자의 경우 모두 도식이 작용한다. 중요한 것은 비록 기억이 ‘기억적 양식의 인식’이지만 이 기억이 바탕하고 있는 에피소드 메모리는 단순한 초기 지각의 파편들이 아니고 그 초기에 투입되는 지각들에 대한 ‘해석의 파편적 표현(fragmentary representation of interpretation)’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기억 과정은 이해의 과정과 같다. 도식이 회상(recollection)에 영향을 미치는 2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도식은 최초의 해석이 형성되는 기제(mechanism)로서 이 도식에 따라 기억적인 파편(memorial fragments)이 구성된다. 둘째, 도식은 원래의 해석을 재구성하기 위한 축적된 자료의 재해석을 위해 사용된다. 이러한 이유들로 사람들은 사건 자체보다는 사건의 해석을 기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사건의 구체적인 사항보다는 스토리의 골자를 기억한다. 사람들은 어떤 스토리를 먼저 들은 후 그 스토리의 의미와 다른 정보를 얻게되면 먼저 들은 스토리의 기억을 왜곡한다.
이해가 ‘상황을 설명하는 개념적인 도식을 선택하고 확인하는 절차’이듯이 기억의 과정에서는 ‘기억 속에서 발견되는 기억 파편들을 설명할 수 있는 적절한 도식의 선택과 확인의 과정’이 중요하다. 그러한 방식으로 회상(recollection)이 형성된다. 인식이 목표추구적이듯이 기억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의미에서 더
목표추구적이다. 기억의 과정은 단순히 사람들의 마음에 일어나는 것과 부합되는 기억을 찾는 정도로 소극적이지 않다. 메모리의 파편에 대한 해석만으로 충분할 때도 있으나 이 적절한 파편이 없을 경우는 적극적인 탐색(search)을 시도한다. 탐색은 무작위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전화번호부를 찾을 때와 같이 도식의 안내를 받는다. 마치 도식이 전화번호부나 집의 배치를 부호화 하듯이 기억의 배치를 보여주는 도식의 안내가 필요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기대(expectation)가 같이 작용해서 탐색의 정황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이론을 기업이미지에 적용하면 기업에 대한 정보나 사건에 대해 도식적인 기억을 한다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에서 공중들의 기대와 필요가 작용한다. 삼성그룹이 자동차사업을 벌였다가 정부의 빅딜정책에 의해 포기하는 사건에 대해 공중들은 그 사건의 구체적인 사항을 기억하기보다는 도식적인 윤곽을 기억한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은 정권교체에 따라 보복 당한 삼성의 사례로 기억하기도 하고 다른 사업에의 이권을 보장받기 위해 포기한 사업 등 다양한 형태로 이를 기억하고, 구체적인 세부사항들은 그러한 도식을 중심으로 기억의 파편으로 재구성되어 머리 속에 왜곡된 형태로 남게된다.
기억의 사항들도 선택적으로 채택되고 해석도 왜곡된다. 후일 이 일을 기억할 때 도식에 맞는 적절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나름대로의 적극적인 정보탐색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도식에 맞게 만든다. 따라서 어떤 중요한 사건이 벌어진 경우 기업에서는 그 일 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이나 회상보다는 그 일이 사람들의 기본도식의 유형에 따라 어떤 식으로 해석, 또는 재해석되었나를 분석해야 한다. 그만큼 하나의 사건이나 정보로 인해 기업의 이미지가 급작스럽게 변화하기는 힘들다. 사람들이 기업에 대해 기존에 가지고 있는 도식의 유형은 서로 다른 만큼 사건과 정보에 대한 기억 또한 다르게 형성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4)도식과 학습
도식이론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는 새로운 도식이 생기는 과정에 대한 구체적 절차이다. 과연 학습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도식의 발생이 가능한가? 그러나 새로운 도식이 만들어지기 위해 어떤 종류의 학습원칙들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논리적으로 다음 3가지의 학습이 가능하다고 보여진다.
첫째, 마치 새로운 상황에 접하거나 사건을 인식했을 때 거기에 대해 축적한 정보를 검색하듯이 이해과정의 흔적(traces)은 일종의 ‘학습’을 형성한다. 이러한 학습은 ‘사실학습(fact learning)’이다. 이를 Rumelhart와 Norman(1978)는 ‘부착적 증대(accretion)’라고 했다. 이 부착적 증대는 가장 흔한 것으로 영향력은 가장 적다. 개인이 새로운 정보를 만날 때 기억 속에 깔려있는 ‘이해절차의 흔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흔적들은 기존의 ‘작동된 도식’의 부분적인 복사이다. 따라서 기억의 흔적은 도식 그 자체와 매우 흡사하다.
사람들은 어떤 세계를 경험하면 장차 ‘회상(recall)’으로 사용될 ‘흔적’을 저장한다. 그 후 검색과정에서 이 정보(흔적)를 이용해 원래 경험의 해석을 재구성한다. 그리고 그 경험을 기억하게 된다. 이러한 부착적 증대식 학습은 지식의 축적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상적인 종류의 학습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형의 학습으로는 새로운 도식의 발생을 가져오기는 힘들다.
둘째, 현재의 도식이 새로운 경험과 보다 일치하기 위해 새롭게 바뀌거나 변화를 겪는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개념은 새로운 사례들을 더 많이 경험하면서 계속적인 변화를 겪는다. 계속적인 경험을 통해 개념의 정교화와 세련화를 이루어 나간다. 이는 ‘조정(tuning)’이다. 이 조정은 현재 기존 도식의 실질적인 변화나 개선을 가져온다. 여기에는 3가지의 유형을 생각할 수 있는데 하나는 도식을 계속 사용하면서 변인제약(variable constraints)과 기초가치(default value)에 대한 사람들의 지식이 계속 증대되는 경우이며, 두 번째는 새로운 변인을 도식에 추가하거나 대치함으로써 개념 일반화(concept generalization)를 만들어 보다 적용범위를 넓히는 경우이고, 세 번째는 이와 반대로 하나의 변인을 고정화(constant)시키는 것으로 개념을 전문화(specializing)시키는 경우이다.
셋째, 전혀 새로운 도식을 만든다. 새로운 개념이 개발된다는 것이다. 현 도식의 양식을 따라 가는 경우도 있고 경험으로부터 새로이 유발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재구성(restructuring)에 해당한다. 이 재구성은 가장 과격한 것으로 그 중 현 도식의 구성양식을 답습하는 것은 유추(analogy)의 형식이다. 기존 도식의 변인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과거 도식의 일반화를 넓히거나 반대로 전문화를 넓히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고 이와는 달리 새로운 변인을 도입할 수도 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새로운 도식이 형성되면 조정의 과정은 계속적으로 새로이 형성되는 도식을 개조해나가고 새로운 경험과 맞추게 된다. 반면 경험으로부터 새로이 도식을 유발시키는 경우는 어떤 새로운 도식의 구성(configuration of schemata)이 계속적으로 일어나면 그 특정 구성이 의미 있는 개념을 만들고 그 새로운 구성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도식이 형성되는 것이다.
학습에 의한 도식의 변화과정은 기업이미지의 변화를 꾀하기 위한 전략에 시사점을 준다. 기업들은 항상 공중들이 가지고 있는 기업에 대한 인식이나 이미지를 개선시키고 싶어한다. 기존의 태도를 개선시키기 위해 일부 정보나 신념을 변화시키고 싶어하기도 하고 부정적인 인식이 심할 경우는 새로운 태도로 대치시키기를 바란다. 부착적 증대(accretion), 조정(tuning), 재구성(restructuring)은 기업이 기존의 이미지를 어떻게 개선시켜나갈 것인가에 대한 기본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부착적 증대는 긍정적인 이미지 도식을 가지고 있는 공중들에게, 조정은 아직 구체적인 도식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공중들에게, 재구성은 부정적인 도식을 가지고 있는 공중들에게 적합한 이미지 개선 전략이 될 것이다.
현재까지의 도식이론에서는 학습에 의한 도식의 변화과정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변인제약, 개념일반화, 고정화, 전문화, 도식구성의 재조정 등은 기업의 이미지 변화의 출발과 접근에 관한 체계적인 지침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 어느 쪽이나 몇 번의 정보제공이나 사건 경험으로는 기본 이미지도식의 변화가 어렵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계속적인 조정과 재구성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한 쪽 방향으로의 지속적인 정보제공과 경험제공, 이벤트의 동원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5)도식과 문제해결(problem solving)
도식은 사고(reasoning)절차에 큰 역할을 한다. 우리가 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고절차는 일반적인 목적의 논리적 추리기술을 포함하지 않는다. 그 능력은 특정 지식체와 연관된 특정 도식에 달려있다. 어떤 문제가 나타났을 때 이를 해결하는 과정은 그 문제와 관련된 도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실제로 처음 당하는 문제의 해결에 있어 사람들은 자신들이 평소에 겪은, 특히 익숙한 상황에 비추어서 문제를 해석하고 해결한다. 어떤 상황에 대해 그것을 ‘보다 풍부한 도식의 세트(set)’에 의거해 해석, 이해했을 때 도식의 개념적인 제약들(conceptual constraints)이 들어와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도식의 사용에 요구되는 사고기제(reasoning mechanism)를 그 도식이 이미 다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를 이해한다는 것과 해결한다는 것은 거의 같은 것이다. 처음 보는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사람들은 그 문제를 넣을 도식이 없기 때문에 매우 일반적인 문제해결 전략을 사용해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해가 어렵고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공중들이 어떤 기업과 관련한 문제에 봉착하면 그 기업에 대한 개인의 도식을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만약 삼성의 제품을 구입한 후 문제가 생겨 차후 행동을 결정하려 한다면 이는 하나의 문제해결 국면으로서 평소 개인이 가진 삼성의 도식이 여기에 작용할 것이다. 삼성역사에 대한 도식, 삼성 제품에 대한 도식, 회장에 대한 도식, 삼성의 서비스에 대한 도식 등이 작용할 것이다. 이 중 보다 풍부한 도식의 세트에 의해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삼성제품과 삼성그룹의 서비스에 대한 도식이 크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자리잡고 있다면 불량제품구입은 흔히 있을 수 있는 ‘불운’에 의한 것으로 보고 약간의 주의를 기울이고 난 후 재구매를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삼성에 대한 도식이 자리잡고 있지 않다면 이 문제를 국산제품의 개념, 대기업 제품, 혹은 재벌그룹사 제품 등 구체적이지 않고 보다 일반화된 도식에 의해 이해하고 해결하려 할 가능성이 보다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