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애드버토리얼과 유사개념들
애드버토리얼이란 신문 혹은 잡지의 뉴스기사와 유사하게 만들어진 기사형 광고의 일종이다. 애드버토리얼이 최초로 시도된 것은 1915년 미국 맥마너스의 GM사 캐딜락광고에서 였다. 캐딜락의 문제점을 물고 늘어진 상대편회사(패커드사)의 광고에 대응하기 위하여 기존의 광고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광고인 애드버토리얼 형식을 이용한 것이다(한상필, 1995). 국내에 애드버토리얼이 소개된 것은 1990년대 초반으로 알려져 있다. 스포츠신문에서 먼저 광고와 기사가 혼합된 애드버토리얼이 많이 등장하다 점차적으로 일간지에까지 퍼지게 되었고, 1990년대 중반에서부터 기획이나 크리에이티비티 측면에서 많이 향상된 애드버토리얼이 국내일간지에도 소개되기 시작하였다(김주호, 1997).
한국광고학회(1996)에 따르면 애드버토리얼은 “뉴스기사와 같이 보이도록 만들어진 광고로 advertising과 editorial의 합성어”로 정의를 내리고 있다. 한편 김주호(1994, p.4)는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게재가 보장되고 다양한 정보를 기사형식으로 제공함으로써 독자의 가독률 및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는 광고”로 애드버토리얼를 정의하고 있다. 잡지에서의 애드버토리얼 사용에 관한 연구를 한 Stout 등(1989, p.960)의 경우는 애드버토리얼을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는 광고와 매체기사의 형식을 띤 텍스트가 결합된 광고공간”으로 정의를 내리고 있다. 하이브리드(hybrid) 광고라는 용어를 사용한 Balasubramanian(1994, p.30)은 “상업적인 이득을 위해 비상업적인 모습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수용자에게 영향을 주는 지불된 모든 시도”로 정의하고 있다. 그는 스폰서가 밝혀지고 비용이 지불된 기존의 광고와 스폰서가 밝혀지지 않고 비용이 지불되지 않은 퍼블리시티를 비교하면서 하이브리드메시지는 비용이 지불되었지만 스폰서는 밝혀지지 않은 형태의 광고라고 정의하였다.
전술한 정의들을 종합하면 애드버토리얼은 광고료가 지불된 경우(paid ad)로서 기사의 형식을 띤 광고 및 관련광고들의 모임이라고 정의를 내릴 수 있다. 광고료를 지불하는 것과 기사의 모습을 띠고 있다는 두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애드버토리얼은 크게 제품의 직접광고보다는 관련이 있는 정보가 과학자나 평론가 등 권위있는 사람들에 의해 제공하는 논설형 애드버토리얼과 단어 그대로 기사체로 조판하여 일반기사와 혼동하기 쉬운 형식을 통하여 보다 높은 주목률과 신뢰성을 얻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된 기사체 애드버토리얼로 나누어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차배근 외, 1993).
한편 신문의 애드버토리얼과 유사한 용어로 피쳐광고(feature advertising)와 퍼블리시티(publicity)가 있다. 피쳐광고는 “신문사설면의 짧은 피쳐물처럼 보이는 인쇄 광고물”(Cameron & Haley, 1992, p.47)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어 논설형 애드버토리얼과 거의 유사한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애드버토리얼과 피쳐광고를 구분하여 접근하기도 한다. Goodlad 등(1997, p.73)은 애드버토리얼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서 애드버토리얼을 “광고주에 의해 비용이 전액 지불되는 따라서 광고주에 의해 만들어지고 통제되는 뉴스와 같은 형식을 지니는 광고공간”으로 정의하고 있다. 반면에 피쳐광고는 “게재한 광고의 양(대개 전체의 60%)에 따라 광고주에게 일정한 양(전체의 40%)의 공짜기사(free editorial)가 제공되는 경우”로 정의를 내리고 있다. 따라서 애드버토리얼의 경우는 광고주에 의해 해당광고 공간이 전적으로 만들어지는데 비해 피쳐광고는 해당공간이 신문사 편집부에 의해 만들어지고 각각의 광고들이 관련 회사들에게 판매가 된다. 따라서 광고비지출여부 및 기사의 작성에 있어 피쳐광고는 애드버토리얼과 차별성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술한 피쳐광고 및 애드버토리얼의 정의는 아직 합의에 이른 상태는 아니다.
퍼블리시티는 넓은 의미로 광고를 포함한 전반전인 선전의 의미를 지니지만 일반적으로 기업이 광고의 형식을 취하지 않고 회사, 제품 및 서비스 등에 관한 뉴스를 언론기관에 소재기사로서 제공하여 무료로 보도하게 하는 활동을 지칭한다. 즉 유료광고가 아닌 제공기사나 뉴스(news release)를 통하여 직접 구매욕을 자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목적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사실보도의 형식을 취한다.
전술한 개념들 이외에 애드버토리얼 관련개념들로서 인포머셜(infomercial), 이슈광고(issue ad) 혹은 의견광고(advocacy ad), 하이브리드메시지(hybrid message), 위장광고(camouflaged ad)가 있다. 인포머셜은 “상품광고를 위한 commercial과 소비자를 위해 제공하는 information의 합성어(방송문화진흥회, 1997)”로서 방송에서 제공되는 정보광고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이슈광고와 의견광고는 동일한 개념으로 사회문제나 사회적으로 논쟁이 되는 쟁점에 대해 광고주들의 의견을 표명하는 특수한 형태의 광고이다. 의견광고는 스폰서의 주의 주장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제품광고와는 성격을 달리하며 광고주가 신문지면을 구매하기 때문에 전술한 애드버토리얼과 성격이 매우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의견광고와 애드버토리얼 모두 지면을 사서 여론을 유도한다는 측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의견광고는 광고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판단시 유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만 애드버토리얼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두 영역(기사와 광고)이 융합하여 새로운 영역(애드버토리얼)을 창조하는 것 을 의미하는 하이브리드 메시지는 애드버토리얼과 동일한 개념으로 간주될 수 있고, 위장광고는 광고의 주변환경(advertising context)을 최대한 이용함으로써 소비자로 하여금 광고라는 사실을 지각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MaAllister, 1994, 김봉현(1998)에서 재인용)으로 광고료를 지불하는 것과 기사의 모습을 띤다는 애드버토리얼의 두 가지 특징 중에서 후자에 초점을 맞춘 개념이라 하겠다.
애드버토리얼, 의견광고, 피쳐광고, 퍼블리시티 등 유사개념들간의 상이점을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애드버토리얼과 의견광고는 광고비지출과 광고기사작성에 있어 유사하지만 애드버토리얼이 주로 상업적 목적을 위한 내용인데 비해 의견광고는 광고주의 다양한 사회·정치적인 주의·주장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광고의 여부도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애드버토리얼과 퍼블리시티는 광고비 지출여부, 기사의 작성, 내용 등의 측면에 있어서 많은 차이점을 보인다. 한편 피쳐광고는 애드버토리얼과 퍼블리시티의 중간형태로서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광고비 지출이나 광고기사의 작성 등에 있어 일률적인 구분이 없으며 광고의 내용 또한 제품광고에서부터 기업PR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2) 매체환경변화와 애드버토리얼
애드버토리얼과 같은 독특한 형태의 광고가 커뮤니케이션 매체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로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매체환경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애드버토리얼이 등장하게 된 첫 번째 이유로서 통상적인 광고의 효과에 대해 사람들이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신문광고의 효과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끊임없이 보고되고 있다. 예를 들면, 신문지면의 1/2 이상 크기의 신문광고는 60%, 그 미만의 광고는 80%가 1초 이상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못한다고 한다. 또한 장문의 카피를 지닌 광고는 독자의 관심을 끌기가 어렵다고 한다. 한편 독자의 선택적 노출(selective attention) 경향이 심화되고 있으며 설사 노출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매우 추상적인 범위, 즉 스쳐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신문광고들이 독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채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Franzen, 1994).
이러한 광고노출 및 효과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사람들이 접하게 되는 정보의 폭발적인 증가를 들 수 있다. 매십년마다 소비자, 즉 신문독자에게 제공되는 정보의 양은 2배가 된다(Franzen, 1994). 과거에 비해 독자는 접촉해야 할 정보가 매년 늘어남에 따라서 신문광고에 가는 눈길이 그만큼 줄어든다. 결국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전형적인 광고에 길들여진 독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 새로운 형태의 광고를 끊임없이 개발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최근 들어 직접우편(direct mail)이나 스폰서를 통한 광고가 증가하는 것(Advertising Association, 1994)도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전통적인 광고의 영역 안에서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애드버토리얼은 바로 이와 같이 기존의 광고영역에서의 벌어지는 새로운 시도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매체자체에서는 해마다 감소하는 광고수입원 문제로 인해 사회 속의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기본적 의무를 져버리는 도덕적 해이의 증가와 함께 매체자체의 관련법규가 약화되는 경향도 애드버토리얼이 증가하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Sandler & Secunda, 1993). 공익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추구해야하는 언론매체로서는 상업성이 급격히 약화되면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꾀하게되나 대개의 경우 공익성과는 거리가 먼 결과를 낳게 된다. 독자를 기만하는 광고의 수용에 있어서도 비교적 너그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의 이행과정에서 나타나는 미디어환경 전반에 따른 패러다임의 변화를 메시지의 내용 및 포맷변화의 세 번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흔히 통신과 방송의 융합으로 대표되는 커뮤니케이션 관련분야의 융합은 하드웨어적인 융합현상에 그치지 않고 융합된 매체에 담긴 정보나 메시지 또한 새로운 모습을 띠게 될 것이다. 이러한 융합현상은 비단 커뮤니케이션 매체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패러다임 변화의 핵심논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신문에서 정보와 뉴스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뉴스를 닮은 광고가 생겨나듯이 방송에서는 프로그램과 광고가 모호해지고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 및 서비스들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소리, 문자, 영상이 통합되는 멀티미디어를 기반으로 각각의 매체들이 융합되고 융합된 매체의 메시지가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3) 애드버토리얼 관련연구와 이슈들
(1) 관련연구
애드버토리얼 관련연구에 있어서는 신문과 잡지에서의 애드버토리얼 활용에 관한 논문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대표적인 논문으로는 Goodlad 등(1997)이 행한 영국신문에 나타난 애드버토리얼 연구를 들 수 있다. 신문애드버토리얼의 분석과 함께 애드버토리얼 관계자들과의 심층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의 애드버토리얼의 가능성을 발견하였다. 잡지에 나타난 애드버토리얼의 활용에 관한 연구로서는 1980년대 미국잡지에서의 애드버토리얼 활용정도의 시대별 추이를 밝혀낸 Stout 등(1989)의 논문과 애드버토리얼과 관련된 ASME(American Society of Magazine Editors)의 가이드라인 적용여부에 초점을 맞춘 Cameron 등(1996)의 논문 등을 들 수 있다. 한편 매체에서의 애드버토리얼 활용에 대한 이론화작업을 논의한 연구들로서는 기사체 광고의 효과를 실험상황에서 검증한 Schwarz 등(1986)의 연구, 매체기획자(media planner)를 위한 애드버토리얼의 가능성을 탐색한 Greer 등(1989)의 연구, 애드버토리얼을 하이브리드 메시지의 한 형태로 분류하여 애드버토리얼과 유사한 광고들의 발전추이와 문제점과 정책적 이슈들을 다룬 Balasubramanian(1994)의 연구 등이 있으며, 이밖에도 애드버토리얼의 기만성과 관련된 문제점을 거론한 다수의 연구들이 있다(Meenaghan, 1994;Saltz, 1995;Wicks, 1991). 한편 국내에 소개된 애드버토리얼 관련연구로는 김봉현의 위장광고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1996), 인쇄매체에 나타난 하이브리드 광고의 활용행태 연구(1998) 등과 함께 몇 편의 소논문이 있다. 김봉현의 연구는 애드버토리얼의 활용행태 조사와 함께 기만성과 관련하여 레이블부착여부에 따른 소비자의 혼동가능성을 점검한 것이었다.
전술한 국내·외 잡지와 신문에 나타난 애드버토리얼 관련연구들은 크게 애드버토리얼의 형식과 내용을 다룬 활용연구와 애드버토리얼의 소구기법과 관련된 기만성에 관한 연구로 나눌 수 있지만 애드버토리얼의 기만성과 관련된 문제점을 다룬 논문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특히 레이블부착관행 등을 포함한 애드버토리얼의 소구기법과 관련된 연구가 주종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크기, 게재위치, 구성 등 애드버토리얼의 형식과 애드버토리얼 속에 담겨진 내용에 대한 현상적인 측면에서의 연구는 충분히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애드버토리얼의 기만성과 관련된 문제점들은 충분한 토의와 함께 해결되어야 할 사안이나 이러한 논의와 함께 변화하는 매체의 환경 속에서 애드버토리얼이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를 밝혀내는 현상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은 부족한 현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