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연구가설
브랜드최초상기와 주구입상표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중에서 본 연구에서는 특히 시장의 구조, 시장점유율, 제품사용율의 역할에 중점을 두고 이 변인들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와 함께 연구가설들을 제시했다.
1) 시장의 구조
어떤 브랜드를 최초로 상기하는 소비자가 그 브랜드를 주로 구입하는 비율, 즉 브랜드 상기와 구매간의 일치도는 시장구조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구조는 한 제품군내의 브랜드들간의 경쟁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Novak 1993), 경쟁관계의 본질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제품 포지셔닝이나 새로운 제품기회의 발견, 광고와 마케팅 전략의 결정 등 많은 부분에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경쟁관계는 보통 지각적인 측면과 행동적인 측면으로 나뉘어지는데 지각적 측면은 제품간의 직·간접적인 유사성 (Arabie et al. 1981; Cooper 1983; Lehmann 1972; Rao and Sabavala 1981), 대체사용가능성 (Day, Shocker, and Srivastava 1979; Srivastava, Leone, and Shocker 1981), 선호도(Moore 1990; Moore, Pessemier, and Little 1979), 그리고 제품의 속성과 이점 등을 소비자들의 인식에 기초해서 파악하는 것이고, 행동적 측면은 교차 탄력성(Cooper 1983; Vanhonacker 1985), 브랜드 교체 분석 등을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Novak 1993).
잘 알려진 바와 같이 Porter(1980)는 시장의 경쟁정도는 다섯 가지 요인, 즉 진입장벽 (entry barrier), 경쟁강도 (intensity of rivalry), 대체품의 압력 (pressure from substitute products), 구매자의 교섭력 (bargaining power of buyers), 공급자의 교섭력 (bargaining power of suppliers) 등에 의해 결정된다고 했다. 특히 시장에 대한 신규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이 낮고 기존 참여자의 시장이탈이 쉽지 않을 때는 시장참여자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Porter에 의하면 기업의 수가 많아지면 그들은 독자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많으며 자신들의 기업활동이 다른 기업의 눈에 띄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고 한다. 따라서 시장에 참여한 많은 기업들은 공급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시장지위 확보와 시장선점을 하려 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공급이 초과되고 경쟁이 치열해진다. 기업들의 독자적인 행동이 경쟁자들의 반격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적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쟁자가 많은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고, 시장참여자들 또한 경쟁사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어떤 브랜드를 최초로 상기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구입시점에서는 그 브랜드를 구입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고 따라서 최초상기브랜드와 주구입브랜드간의 일치도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 즉 소수의 경쟁자가 참여하고 있는 시장에서는 참여자들간의 고객확보활동이 상대적으로 낮고, 그 결과 최초상기도와 주구입상표간에 일치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가설을 도출할 수 있다.
가설1 : 브랜드 최초상기도와 주구입브랜드간의 일치도는 브랜드참여자가 많은 시장보다 적은 시장에서 더 높게 나타날 것이다.
시장의 구조는 시장집중도(market concentration)측면에서도 접근해 볼 수 있는데 시장집중도란 소수의 시장참여자(보통 4개)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을 말한다(Buzzell and Gale 1987). 시장집중도가 높으면 소수의 시장참여자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과점형태이기 때문에 시장참여자들 사이에 보다 우호적인 관계가 형성되고 경쟁도 과격하지 않다. 물론 이런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들이 규모나 자원 등에서 대등한 위치에 있다면 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데 이는 서로 시장을 쟁탈하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이에 대해 상대방도 반격할 재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시장이 대단히 집중되어있거나 하나 혹은 소수의 기업에 의해 지배될 때는 그 기업이 암묵적으로 업계의 룰을 정하고 가격을 선도함으로써 조정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Porter 1980).
이런 시장에서는 시장참여자들이 경쟁적인 시장에 비해서 높은 가격을 부과할 수 있고 고객을 끌기 위한 가격할인이나 적극적인 판매촉진활동을 펼치는 경우도 많지 않다. 그 결과 높은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Buzzell and Gale 1987). 이러한 시장특성 때문에 제품구매시 상황적 요인에 의한 상표전환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결과적으로 최초로 상기한 브랜드를 주로 구입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시장집중도가 낮으면 많은 군소 브랜드가 난립하고 소규모 시장참여자들간에 생존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된다. 당연히 각종 촉진활동과 가격할인 등이 난무하기 쉽고 그 결과 최초로 상기한 브랜드가 구매시점에서 타브랜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양자간의 일치도도 낮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논의는 다음과 같은 가설로 정리될 수 있다.
가설2 : 시장집중도가 높은 시장에서는 낮은 시장에 비해 최초상기 브랜드와 주구입 브랜드간의 일치도가 높을 것이다.
2) 시장점유율
최초상기도와 주구입브랜드간의 일치도는 한 제품군내의 각 브랜드별 시장점유율에 따라서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일반적인 시각에서 보면 양자간의 일치도는 각 브랜드별 시장점유율에 따라 차이가 있을 이유가 없다. 시장점유율이 높든 낮든 양자간의 일치도는 특정 브랜드를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중에서 실제로 그 브랜드를 주로 구입하는 사람의 비율이기 때문에 브랜드별 시장점유율에 따라 이 일치도가 달라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브랜드는 그 브랜드를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가 많고 그 중 일정비율의 소비자들이 그 브랜드를 구입할 것이 기대되는 반면 시장점유율이 낮은 브랜드는 그 브랜드를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의 수도 적지만 그 중 그 브랜드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비율은 시장점유율이 높은 브랜드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2).
그러나 일반적으로 시장점유율에 따라 브랜드 인지도와 주사용상표간의 일치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시장점유율이 시장에서 갖는 영향력 때문이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브랜드는 점유율이 낮은 브랜드에 비해 두 가지 분명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1)점유율이 높은 브랜드는 낮은 브랜드보다 구매자가 많고 2)점유율이 높은 브랜드의 구매자는 낮은 브랜드의 구매자보다 구매빈도가 높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점유율이 높은 브랜드는 높은 시장침투율과 점유율에 상응하는 것 이상의 재구매율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점유율이 낮은 브랜드의 입장에서 보면 이중위험(double jeopardy)이라고 할 수 있다(Ehrenberg 1988; Ehrenberg, Goodhardt, and Barwise 1990). Niche 브랜드가 비록 예외이긴 하지만(Kahn, Kalwani, and Morrison 1988), 이는 소수의 예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브랜드는 높은 시장점유율과 반복구매 사이에 상관관계가 높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Fader and Schmittlein 1993).
또한 점유율이 높은 브랜드는 규모의 경제 (economies of scale)와 경험곡선(experience curve)에 의해 생산비용이 낮아지고 판매와 이익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Urban et al. 1986). 고점유율 브랜드가 이런 이점을 누리는 이유에 대해 학자들은 여러 가지로 설명을 시도하고 있는데, Little(1979)은 광고의 역치(advertising threshold)라는 개념을 이용하여 이를 설명하려 했다. 광고의 역치란 광고비를 어느 정도이상 집행했을 때만 판매성과가 점증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그 이하로 집행했을 때는 광고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인데 따라서 점유율이 높은 브랜드만이 이러한 역치 이상의 효과를 달성하기 위한 광고비조달이 가능하고 점유율이 낮은 브랜드는 재원부족으로 역치에 도달할 만큼 광고를 집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점유율이 높은 브랜드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또한 Farris, Oliver, and de Kluyver(1989)는 높은 점유율브랜드는 낮은 점유율브랜드보다 유통커버리지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고점유율 브랜드의 이점은 작은 점포들에서 확연히 나타나는데 이는 한정된 매대면적(shelf space)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제품군에서 하나의 브랜드만을 취급할 수밖에 없는 소규모점포의 경우 그 점포는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브랜드만을 취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점유율이 높은 브랜드는 그 제품군내에서 표준브랜드로서 역할을 하고 점유율이 낮은 브랜드는 점유율이 높은 브랜드를 기준으로 비교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제품선호와 시험구매에서 월등히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는 설명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Kardes et al. 1993). 조(組)크기 효과(set-size effect)(Anderson 1981)에 의하면 많은 속성정보에 의해 평가된 브랜드는 적은 속성정보에 의해 평가된 브랜드보다 더욱 긍정적인 평가와 높은 소비자확신을 갖게된다고 한다. 따라서 고점유율브랜드는 저점유율브랜드보다 다양하고 가시적인 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고 이것이 제품구매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Kardes et al. 1993).
고객들의 위험회피심리(risk aversion by customers)도 고점유율브랜드의 이점을 더해주고 있다. 구매와 관련하여 고객들이 느끼는 위험을 보통 지각된 위험이라고 하는데 이는 제품구매시 기대하지 못했거나 불확실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유쾌하지 못한 결과로서(Bauer 1960), 손실(loss)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Dowling 1986). 지각된 위험을 연구한 초기의 학자들은 지각된 위험과 상표충성도(brand loyalty)3)간에 정적인 상관관계를 주장했는데 이는 브랜드 충성도가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를 구매하는데 따르는 위험을 회피하려고 하기 때문에 형성된다는 것이다(Bauer 1967). 이로 인해 높은 점유율의 브랜드는 훨씬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가지게 되는데 이는 낮은 점유율의 브랜드로서는 Ehrenberg et al.(1990)이 말하는 이중위험 외에 또 하나의 위험의 원천이 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고점유율브랜드는 고객의 높은 충성도와 친밀도로 인해 브랜드인지와 주구입브랜드간에 상관관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4).
시장점유율은 또한 소비자들로 하여금 제품의 지각된 품질(perceived quality)에 영향을 미친다. 이 것은 PIMS 데이터에 의해 실증적으로 증명이 되고 있는데 시장점유율 순위가 높아지면 소비자들이 제품의 상대적 품질도 높게 지각한다는 사실이 일관되게 확인되고 있다(Buzzell and Gale 1987). 지각된 품질은 사업성과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구체적으로 Phillips, Chang, and Buzzell(1983)의 연구는 품질이 높은 브랜드는 상대적 가격, 높은 시장점유율, 낮은 상대적 비용, 그리고 높은 수익율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또한 품질을 높게 지각하면 높은 상표충성도, 더 빈번한 재구매, 그리고 가격전쟁에 대한 내성이 더욱 높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어떤 브랜드를 인지(최초상기)하는 사람 중에서 그 브랜드를 구매하는 사람의 비율은 시장점유율이 낮은 브랜드보다도 높은 브랜드에서 더 높게 나타날 가능성을 예상케 한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하면 시장점유율이 높은 브랜드는 비용이 절감되고 판매가 증대되는 이점이 있는데 이는 이윤증가로 연결된다5). 늘어난 이익을 바탕으로 기업은 더욱 효과적이고 적극적인 마케팅활동들, 이를테면 촉진활동의 증대, 제품라인의 확장, 새로운 제품출시, 판매조직의 확대 등을 전개할 수 있고(Kardes et al. 1993), 결과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실제 구매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점유율과 관련된 이상의 논의는 다음과 같은 가설로 정리될 수 있다6).
가설3 : 시장점유율이 높은 브랜드는 시장점유율이 낮은 브랜드에 비해 최초상기브랜드와 주구입브랜드간의 일치도가 높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