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결론
1) 연구의 요약
소비자는 영화를 어떻게 선택하고 평가할까?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 본 연구는 관람 전에 소비자가 지닌 기대를 중요한 변인으로 설정하였으며, 이러한 기대감은 광고나 비평을 비롯한 다양한 정보원에 기초할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영화선택 이후에 소비자가 겪는 일련의 과정이 영화평가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살폈다. 영화선택에 대한 실험조사와 영화평가에 관한 현장서베이를 실시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기대를 형성하여 영화를 선택하게 만드는 것은 다양한 정보원들이다. 본 연구에서 실험처치된 정보원으로는 광고와 비평이 있었다. 광고는 광고태도로, 비평은 주체와 방향성을 변인으로 하여 그 영향력을 살폈다. 그 결과, 광고태도와 전문가에 의해 이루어진 비평은 영화선택에 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기대개념은 실용적 소비경험을 나타내는 제품의 핵심적·주변적 속성차원과 감성적 소비경험을 나타내는 즐거움과 자극의 감성차원으로 구분되었다. 특히 즐거움은 영화의 제품속성에 대한 기대보다 영화선택에 더욱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이 밝혀졌다.
추가분석을 통해 정보원과 기대에 대한 영향을 살핀 결과, 광고태도와 비평의 방향성이 기대변인들에 영향을 끼쳤다. 주목할 만한 결과는 주변적 속성과 자극차원에 대하여 비평의 방향성과 주체간 상호작용효과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비평이 긍정적일수록 주변적 속성과 각성 감성 차원에 대한 기대는 감소하였다.
영화평가는 소비자의 만족과 구전의 동인이 된다는 점에 비추어 이후의 마케팅에 큰 영향력을 내포한다. 이같은 맥락에서 영화평가에 영향을 끼치는 결정요인을 기대변인군, 지각변인군, 불일치성변인군으로 구분하여 살폈다. 회귀분석 결과, 지각변인군만을 포함시킨 회귀식이 가장 적절하게 평가를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영화관람 이전의 기대는 지각변인군과 함께 회귀식에 포함되었을 때 전반적으로 유의미하진 않지만 평가에 부적인 관계를 보였으며 불일치성변인군과 회귀식에 포함될 때는 기대변인의 회귀계수가 정적으로 변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기대가 지각과 불일치성에 의해 각각 매개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기대의 정적인 요소들은 지각에 의해, 부적인 요소들은 불일치성에 매개되는 것으로 추론된다.
2) 연구의 제한점과 의의
본 연구는 영화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과 평가에 초점을 맞춰서 이를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개념을 소개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그렇지만 연구의 결과를 해석하는데는 다음과 같은 제한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구전이라는 정보원을 제외시켰다. 그러나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구전은 영화의 선택에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다. 따라서 “친밀성을 가진 준거인에 의한 청각적인 표현”이라는 구전의 특성을 내포하는 처치를 개발하여 구전의 영향력을 살필 필요성이 있다.
둘째, 광고와 비평의 노출순서에 따른 효과를 고려하지 못했다. 실제로 예비실험을 통하여 비평을 먼저 노출시켰을 때 정보원의 방향성에 따라 전적으로 영화선택이 결정되는 결과를 얻었다. 예비실험에서 선택을 강제한 조건이 그 같은 결과에 기여했을 수도 있으므로 본 조사에서는 분석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예비실험의 결과가 옳다면 부정적인 비평에 대비해 광고노출을 선행하는 것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으며 이러한 예상은 후속연구에 의해 확인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에서 전문가 비평이 긍정적일수록 주변적 속성과 자극적 감성에 대한 기대가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비평이 영화의 어떤 속성차원과 관련되어 있는지, 긍정적인 비평이 일부 기대를 감소시키는 이유가 무엇인지 조사될 필요가 있다.
넷째, 기대와 지각, 불일치성의 관계에 대한 본 연구의 설명은 아직도 제한적이다. 특히 불일치성은 기대와 지각간의 관계에 의해 산출된 것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는 극히 유동적인 개념이다. 또한 기대가 평가에 끼치는 영향은 정적 또는 부적인 요소들이 각각 지각과 불일치성에 의해 매개되고 있었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서비스 문헌에서 제시하는 바와 같이 일관된 설명이 가능한 여러 수준으로 기대를 분리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일례로 Boulding, Karla, Staelin & Zeithaml(1993)이 주장한 바와 같이 선택과 평가에 정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예상기대”와 부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당위기대”의 수준을 구분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제한에도 불구하고 영화선택 및 평가의 결정요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선택단계에서 정보원의 영향력과 기대개념의 타당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 영화의 소비경험이 영화를 보기 전에 알 수 없는 것으로 선택에 직면한 소비자는 상당한 위험부담을 안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광고나 비평의 긍정적 기능을 검증한 셈이다.
그리고 소비자가 갖는 영화관람 전의 기대가 평가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 수 있었다. 기존 연구를 통해 기대가 불일치성과 지각에 의해 매개될 것이라는 단서를 얻을 수 있었는데(Spreng, MacKenzie & Olshavsky, 1996) 본 연구에서도 그러한 양상이 발견되었다. 특히 기대의 정적인 요소들은 지각에 의해, 부적인 요소들은 불일치성에 의해 매개되어 평가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기대가 불일치성보다는 지각과 더 많이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영화의 질적 수준이 어느 정도 뒷받침된다면 영화 마케팅 담당자들은 높은 기대를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오락산업의 마케팅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점을 시사한다. 우선 경험재인 오락산업에서는 기대를 통한 선택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으며 그러한 기대 가운데 감성차원에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 특히 영화와 같은 콘텐츠의 경우, 제품속성에 비해 즐거움의 감성적 소비에 대한 기대가 일관되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그리고 자극에 대한 기대는 영화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못했지만 중요한 의미를 함축한다. 불일치성 변인들을 포함한 회귀식에서 자극감성차원의 불일치성은 평가에 유의미한 정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는 영화개봉 전에 자극차원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것이 위험부담을 있음을 뜻한다. 자극에 대한 지각이 평가에 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으므로 실제의 자극지각이 자극기대보다 뛰어나지 못하면 영화가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다. 따라서 영화개봉 전에는 자극보다는 즐거움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데 주력하는 것이 유용할 것이다. 아무쪼록 이러한 결과가 영화상품을 경험하는 소비자의 행동을 이해하고 나아가서 영화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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