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외래어 광고문안의 정의와 특성
본 논문에서 외래어 광고문안이란 외국어를 변형함이 없이 원형태 그대로 차용한 말로서, 우리 사회에 이미 정착된 단어나 용어는 물론 우리 사회에 아직 정착되지 않은 단어나 용어로 구성된 광고에 나타난 언어적 메시지를 의미한다(‘외래어’에 대한 다양한 개념적 정의와 논의는 이용주, 1964 참조). 다시 말하면, 외래어 광고문안이란 우리 사회에서 이미 통용되고 있는 외국에서 유래된 용어나 단어는 물론 아직 토착화되지 못한 외국어 광고문안 모두를 뜻한다. 이 정의는 네 가지의 함축적 의미를 담는다. 하나는 외국어에서 태생된 단어나 용어를 사용한 광고문안이라는 점이다. 외래어 광고문안은 우리말이 아닌 외국어로부터 파생되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광고문안이다. 그래서, 외래어 광고문안의 경우, 약간은 낯설기도 하고 어딘가에 미처 깨닫지 못한 의미가 숨어있는 것 같기도 하며 어감으로부터 묘한 뉴앙스를 느끼기도 한다. 이렇게 외래어 광고문안은 수용자에게 신비감을 주기도 하지만 광고메시지의 이해를 더디게 만드는 경향도 있다.
둘째, 외래어(광고문안)에는 우리 사회에서 우리말인 것처럼 이미 정착한 외래어도 있고 아직 완전히 우리말로 정착하지 못한 외래어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 정착된 외래어는 비록 외국어로부터 빌려 온 것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마치 우리말같이 사용하는 외래어이자 우리말의 일부가 되어버린 외래어들이다. 이들 외래어의 예로는 텔레비젼, 뉴스, 라디오와 같은 외래어를 들 수 있으며, 벌써 우리말로 정착되어서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숙하게 그리고 일상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단어들이다. 일반적으로 우리사회에서 외래어라 함은 외국의 언어에서 유래되었으면서 이미 우리사회에 정착한 바로 이 범주에 속하는 유형의 외래어를 흔히 일컫는다.
또한, 외래어 중에는 아직 우리말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외국에서 유래된 언어의 유형도 있다. 아직 우리말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는 것은 일반사람들 사이에 널리 쓰이지 않는다는 의미를 함축하기도 하고 비록 우리사회에서 널리 쓰인다해도 외국에서 차용했거나 유입된 그 언어에 상응하는 우리말이 의미적인 측면에서 존재한다는 함의를 내포하는 것일 수도 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 부류나 계층의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말이라서 그들 사이에서는 익숙하고 토착화된 말인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으며, 그 외국어와 대응하는 적합한 우리말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전체로 보았을 때 대다수의 평범한 보통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쓰이지 않는다면 아직 정착하지 않은 외래어로 보는 것이 현명할 것이며, 외국에서 도입된 그 언어와 의미가 상응하는 우리말이 없다고 하더라도 아직 일상화된 그리고 익숙한 용어가 아니라면 우리사회에 토착화하지 못한 외래어라고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비록 아직 우리사회에 자리매김하지 못한 외래어이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사람들 사이에 유포되고 점차 익숙한 용어가 되어서 많은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속에 자연스럽게 회자하며 우리사회에 정착하는 외래어로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외래어의 예를 든다면 환타지아(fantasia)나 에어(air), 휠(wheel)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이 범주의 외래어를 우리사회에서는 외국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본 논문에서는 이미 정착된 외래어는 물론 아직 정착되지 않은 외국어도 외래어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 논문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요 개념 중 하나인 외래어라는 용어는 상당히 넓게 정의되고 있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외래어(광고문안)이란 형태나 구조의 측면에서 본래 모습이 변형되지 않은 언어라는 것이다. 외래어는 외국어에서 도입된 언어이기 때문에 도입한 사회의 특성에 맞게 형태나 모습이 바뀔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언어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역사성도 한 특징이기 때문에 세월이 흐르면서 그 형태나 모습에 여러 변화가 발생하게 마련이다. 비록 외국어에서 파생된 언어나 용어라고 하더라도 사회적 특성이나 시대적 변화에 맞게 형태나 모습이 이미 바뀌었다면 그 언어는 우리의 문화와 역사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언어의 일부로 간주하는 것이 현명한 일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도입된 한자어나 외국어에서 유래된 담배와 같은 용어는 외래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용어나 단어들은 비록 외국의 언어에서 상당한 영향을 받았지만 우리 체질에 맞게 개선되고 변형된 것들이어서 외래어라기 보다는 우리 자신의 언어라고 말하는 것이 더욱 타당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외래어 광고문안이란 광고에 나타난 언어적 메시지라는 것이다. 광고에 나타난 언어적 형태의 외래어 모두는 외래어 광고문안에 포함된다. 따라서, 광고 브랜드명도 광고의 중요한 구성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외래어 형식을 띄고 있는 브랜드명도 외래어 광고문안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광고 브랜드명을 외국어를 그대로 차용하여 쓰거나 혹은 몇몇 외국 단어를 합성한 조어로 짓기 일쑤이다. 브랜드명이 외국의 해당 사회에서 실제 사용하는 외국어로부터 영향을 받았든지 혹은 여러 단어의 합성어라서 단어자체를 한 단어로 보았을 때 별 의미가 없는 외국어식 이름이든지간에 관계없이, 본 논문에서 내린 외래어 광고문안의 정의에 따르면 외국어 형태를 지니고 있는 모든 브랜드명은 외래어 광고문안에 해당된다. 브랜드명을 외래어 광고문안에 포함시키는 것은 이미지를 중시 여기는 광고의 특성상 (예를 들면, 브랜드명의 어감을 통하여 이미지를 살리려는 경우나 혹은 외래어 브랜드명을 멋진 디자인으로 형상화하는 식의 경우)합리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요약하면 광고에 나타나는 외래어는 다양한 모습과 형태를 띌 수 있다. 외국어 자체로 표현되기도 하고 우리말 표기법으로 우스꽝스럽게 표현되기도 한다(강길호, 1994). 비록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지만, 여기서 외래어 광고문안이란 외국어에서 유래된 것으로서 외래어 본래의 형태에 대한 변형없이 광고에 사용된 언어적 메시지를 말한다. 물론, 광고에 나타나고 있는 이러한 외래어는 이미 우리사회에 정착된 것도 있고 아직 우리말화되지 못한 것도 있다. 이 정의는 두 유형 모두를 포함할 뿐만 아니라, 외국어로부터 파생된 광고 브랜드명까지도 포함한다는 점에서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정의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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