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 맺는말
방송이 전환기에 있다고 말하는 것조차 구문일 정도로 방송산업이 급변하고 있다. 방송을 지배하던 정치논리, 문화논리, 민족주의 논리가 급속히 쇠퇴한 대신에 경제논리가 그 공백을 메우면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이러한 상황 변화 속에서 공영방송 중심의 구체제는 상업주의 논리에 몰려 쇠퇴하였다. 국내외적으로 방송환경이 180"달라진 시점에서 방송도 변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어떠한 이념과 논리로 방송을 개혁해야 할지 심층적으로 검토하지 않는다면 정권이 바뀌는 몇 년 후에 또다시 방송구조 개편이 들먹일 것이다.
방송개혁은 국가경영전략, 민족발전이라는 거시적 차원에서 올바른 철학을 정립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인식 없이는 분명히 실패한다. 또한 시간을 두고 방송인, 시청자단체, 일반 시민 등 사회 각계 각층의 의견을 고루 수렴하여 충실한 개편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절차민주주의와 참여민주주의를 지 키지 않는 상태에서 방송구조를 개편한다면 이는 '시청자 없는 시청자주권시대'로 끝날 공산이 크다. 우리가 끝으로 염두에 두어야 할 문제는 조만간 있을 방송시장의 개방에 대비해 한국방송은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과연 국가적, 사회적 지원 없이 공영방송이 존립할 수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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