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방송광고공사 - 광고연구
개항기 신문광고에 나타난 특성 및 시대상
한은경(한국방송광고공사 연구위원, 방송위원회 광고심의위원, 성균관대학교 영문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 석, 박사)
1886년 세창양행이 한성주보에 최초의 광고를 실은 이래 우리나라 신문광고의 역사는 110년을 넘어섰다. 이제는 우리나라 광고의 지나온 발자취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광고의 역사를 재정립 할 때라 여겨진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당장의 광고효과와 현상에만 관심을 둘 뿐 지나간 역사 속의 광고를 들추어보려고는 하지 않는다. 역사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며, 광고의 역사 역시 오늘날 우리 광고의 현주소를 설명해줄 수 있는 근원이 된다. 따라서 지난 110년간의 광고 역사를 정리하고, 그 의미를 현재의 시각에서 재음미해보고자 본 연구를 시도하였다. 우선 우리 나라 광고 역사상 가장 초기 광고에 속하는 황성신문의 광고 특성을 분석함으로써 그 시대상황에서 광고가 갖는 의미, 광고가 반영하는 시대상 등을 살펴보았다.
1. 서론
광고의 기원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광고의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근대 산업혁명 이후의 일이다. 경제가 발전하고, 인구가 증가하고, 도시화가 진척되면서, 구매력을 가진 중산계층이 성장하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가 열리고, 양자를 이어주는 매개체인 광고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 계기가 된 것이 바로 산업혁명인 것이다. 산업혁명이 갖는 중대한 의미는 생산혁명인 동시에 소비혁명이라는 사실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생산혁명과 소비혁명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그러나 우리가 보통 산업혁명을 이야기할 때는 생산혁명에 대한 논의만 할 뿐 소비혁명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산업혁명기인 1850년에서 1870년대에 영국은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자리잡아 경제번영을 구가 하였다. 산업혁명을 주도한 기업가층을 중심으로 부유한 중산계층이 증대하고, 그들의 정치력을 바탕으로 자유주의적 개혁이 단행되었으며, 그 와중에 지식과세로 비난받아왔던 광고세, 신문세의 철폐가 이루어졌다. 1851년 런던에서 열린 대박람회는 기업광고의 활성화에 하나의 계기가 되었으며, 중산계층에 남아 있던 청교도적인 근검절약의 미풍도, 도시사회의 특유한 사회적 경쟁의식도 광고의 마력으로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1세기가 경과한 19세기 말에 이르러 영국은 산업혁명의 패권을 독일에게 빼앗겼다. 그러나 국내시장을 향한 영국의 소비재산업은 대중의 풍부한 구매력에 기반하여 지속적인 번영을 누렸다. 그 시기에 대량소비의 풍조는 런던에서 지방으로, 상류·중산계층에서 노동자계층으로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19세기 말에는 소비재산업도 소기업에 의한 소량생산, 즉 만들면 팔리던 시대에서 과점적 대기업에 의한 대량생산, 즉 격렬한 경쟁의 시대로 들어서기 시작 하였다. 이 시기는 옥외광고가 범람하여 광고가 병적으로 유행하고 있다고 비난받기 시작하던 때 였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위해서는 대량광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사회적·경제적 뉴스가 많아지고, 그것은 대량판매에 필요불가결한 수단이 되었다.
대량생산된 소비재가 대량광고에 매개되어 대량 소비되는 사회를 소비사회라고 부른다면, 그 탄생은 동시에 근대광고의 탄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 세기말의 1880년대와 1890년대는 전국적인 광고, 특히 신문광고의 급성장기였다. 그리고 산업계가 제품의 시장을 통제하고 확보하는 수단으로 비로소 광고의 역할을 중시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소비사회도, 근대광고도 산업혁명 이후 1세기를 거친 경제발전이 수반한 자연적 성과였다.
산업혁명은 그것과 연관된 정보혁명과 더불어 광고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그러나 그 변화는 단순하지 않으며, 특정의 다양한 변인과의 연관관계를 이해해야만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공장생산의 출현과 더불어 대규모 광고가 경제적으로 필요하였다고 논하는 연구는 반드시 올바른 것만은 아니다. 즉, 영국은 이미 공업국가가 되었지만, 그 즈음의 신문광고란은 근본적으로 18세기의 것과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단지 다른 것 은 광고란이 많지 않다는 것과 특정의 광고는 실리지 않았다는 정도의 차이이다(기존에 실렸던 여성 매춘부의 명단이 사라졌다).
다양한 변인과의 연관관계에 대한 이해는 우리나라 광고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사실 광고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우리는 지나치게 현상에만 매달려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어떠한 법칙이나 일반화를 마련하기에는 지나치게 단편적이고 1회적이다. 요즘 유행하는 오비라거맥주의 '랄랄라' 광고는 어떠한 시대적 배경에서 탄생했으며, 이것이 과연 1890년대나 1990년대나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는 광고인지는 한번 생각해볼 문제이다.
물론 현상적으로 나타나는 이러한 단편적인 문제는 하나의 문제제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제기를 통해서 초창기의 매체에 나타난 광고에서 하나의 법칙성을 연구할 필요는 있다. 물론 당장의 성과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한가한 연구가 지금 무슨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이에 대한 답은 페브르의 말로 대신하고 싶다.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 그것은 모든 역사학의 시작이요, 끝이다. 문제가 없으면 역사도 없다. 단지 이야기, 편집물이 있을 뿐이다."(김응종, p.37 재인용)
결국 광고사는 광고를 통해 시간의 변화를 추적 하는 것이다. 이러한 광고사의 본질에 과학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광고사를 단순히 과거의 일이라고 치부하는 경향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즉, 현실적인 문제를 밝히는 기능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광고사에 대한 연구가 현재의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광고사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단지 무엇이 문제인가를 밝혀줄 뿐이다. 즉, 역사의 교훈은 과거가 현재와 어떻게 다른가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간변화의 추적을 통해 하나의 법칙을 세울 수 있다. 즉, 법칙은 각각의 개별화된 사실을 정리하여 계열을 만든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식의 접근방법은 광고의 역사를 화석화된 연대기의 서술이 아니라 살아 있는 과학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근대적인 신문광고가 1886년에 탄생하였다. 한성주보의 광고가 그 시초로, 약 110년 전의 일이다. 1886년부터 1996년까지 110 년간의 신문광고의 내용을 분석하고, 시대배경이 신문광고에 어떻게 반영되고 표현되는가를 밝힐 수 있다면 광고사에 있어서 하나의 법칙, 즉 계열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연구는 매우 방대하므로 한번에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광고역사 중 가장 초기의 광고부터 신문별로 분석을 하여 이를 종합한다면 광고사의 계열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그 중 가장 초기의 광고에 해당하는 황성신문의 광고를 분석함으로써 광고와 시대배경, 사회상의 반영에 관련된 하나의 법칙을 세울 광고사 연구의 첫걸음으로 삼고자 한다.
2. 연구방법 및 분석대상
본 연구는 기존의 광고역사의 연구방법과는 그 궤를 달리하고자 한다. 이제까지 우리가 갖고 있는 광고의 역사에 대한 자료는 주로 편년체식의 서술방법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에 광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의 역사에 대한 연구는 매우 미비한 실정이다. 물론 어느 학문이나 역사에 대한 연구는 많은 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실제로 작업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이 광고의 역사에 대해 갖는 관심 자체가 여타의 학문과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형편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기존의 광고사에 대한 연구도 지나치게 역사적인 사건에 매몰되어 그 당시의 사회와 문화의 장과는 괴리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역사는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정확하고 과학적으로 인식하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이다. 이는 바로 현실과 괴리되지 않는 구체성을 가진 광고사만이 큰 힘을 가질 수 있다는 말과 같다. 즉, 광고의 역사는 과학적 기초와 사회적 실천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야만 책 속에 있는 광고가 아닌 현실의 광고로 되살아날 수 있다.
광고의 역사를 현실과 접목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광고현상의 객관적인 사실에 관한 데이터와 주관적 의식에 관한 데이터에서 근대 광고의 역사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즉, 구체적인 데이터를 가진 실증적인 광고역사를 연구하여 그 시대구분에 있어서 하나의 이론적인 정리를 시도하고자 한다. 광고사에 대한 연구를 기술할 경우, 역사는 사실과 사건 사이의 관계를 정의하는 것을 과제로 부여받아왔다. 계열이 주어지면 각 요소들간의 관계를 정확히 해야 했던 것이다. 각 요소를 정의하는 것, 요소의 특이한 유형의 관계를 분석하는 것, 그 법칙을 공식화하는 것 등을 통해서 계열들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이정우 역, pp. 17-41 참조).
본 연구에서는 분석틀의 하나로 광고의 형태, 업종 및 특성 등을 조사하고, 그것을 우선 경제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에서 분석하여 양자를 조합시키도록 준비하였다. 구체적으로는 광고하는 업종, 광고의 타겟층, 타겟의 성별, 타겟의 연령, 타겟대상, 상품의 가격, 광고주의 국적, 표현방법, 소구 방법, 이미지 전달방법 등을 살펴보고, 그것이 당시의 사회적, 경제적 상황과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를 설명하고자 하였다.
그 중에서 광고주의 국적에 대한 조사는 많은 기초자료 조사가 선행되어야 했다. 광고는 일상사의 성격을 가지며, 투명한 영역과 불투명한 영역이 혼재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역사의 기록 속에 명료하게 남아있는 자료와 기록이 불충분하여 관찰하기 힘든 영역이 있다. 특히 이러한 두 가지 영역이 혼재되어 있는 것이 광고주의 국적 부분이다. 광고주의 국적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모든 영역의 역사와 관련된 서적을 찾아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당시 우리나라의 정세에서 광고와 사회, 경제적 배경의 연관성을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광고주의 국적이므로 이에 대한 기초조사는 필수적이었다.
그리고 표현방법이란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말하는가의 문제이다. 광고표현은 특히 전달내용과 표현 아이디어라는 두 가지의 구성요소로 구별 하고 있다. 전자는 상품특성 또는 심리적 의미, 상품에 대한 욕구 또는 그 효용, 상품의 배경이 되는 생활, 상품의 구매, 사용행동 장면(문제인지, 정보 수집, 검토, 구매실시, 사용평가, 사용후 행동 등 의 각 장면) 등이고, 후자는 소구형식(전달내용의 제시)과 표현제재(영상과 문안에서 취급하고 있는 테마와 소재) 등이 있다. 그러나 실제의 광고제작에서는 소구형식과 표현제재의 두 요소가 조합 되어 이용되고 있다. 광고표현의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분석에 있어서도 이 두 요소를 사용한 매우 다면적인 전개가 보여진다.
이러한 광고의 역사적 고찰을 위해서 최초의 광고가 시행된 1886년부터 1996년의 현재까지 110 년간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1886년부터 1996년까지 110년간의 기간은 한 번에 연구될 수는 없고, 오랜 연구기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는 우선 1898년에 창간된 황성신문에 나타난 광고를 분석하고자 한다.
황성신문은 남궁억과 장지연 등 개신 유학의 배경을 가진 인사가 1898년 9월 5일 창간한 신문으로, 올해로 창간 100년째를 맞이하였다. 황성신문은 초기에는 재정이 충분하지 않아 주 2회 2면 3단제로 발행되다가, 1899년 11월 23일자부터 판형을 4 ×6 배판으로 바꾸고 4면 4단제를 실시하였다. 그리고 폐간되기까지 4면제를 유지하면서 단수는 6단으로까지 늘어났다.
이 신문은 한문에 익숙한 중류 이상의 지식인층에게는 국문만을 쓰는 것이 오히려 불편하다고 하여 국한문을 혼용하였다(김민환, p.128). 그리고 황성신문은 보도내용이 문제가 되어 재판에까지 회부되어 사장(남궁억)이 구속된 최초의 신문이기도 하다. 이 신문은 장지연을 비롯하여 한학에 조예가 깊은 인사들이 논설을 많이 썼고, 국한문 혼용에다 무게있는 논설을 많이 실었기 때문에 주요 독자층은 남성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황성신문은 남성적인 신문이라는 뜻으로 '숫신문' 이라 불리기도 하였다.
민족지의 성향을 뚜렷하게 보인 황성신문은 민족지 말살정책을 편 총독부에 의해 1910년 8월 28일 폐간되었다. 황성신문은 한일합방이 되기 전에 발간되어 한일합방 직후에 폐간되었기 때문에 구 한말과 일제 초기의 시대상이 가장 잘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었으며, 광고를 통해서도 그러한 시대상이 반영되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 외에도 신문 광고에 나타난 갖가지의 일상사와 광고표현 등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각각의 시대에 따라 신문광고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먼저 황성신문의 광고내용 분석을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황성신문이 창간된 1898년 9월 5일부터 폐간된 1910년 8월 28일까지 13년간의 특정일을 정하여 모두 850페이지에 해당하는 신문광고를 분석하였다. 분석대상 광고는 매월 1일, 14일, 28일에 게재된 광고 전부이며, 해당일이 없는 경우에는 해당일의 전일이나 후일로 대체하였다.
각각의 광고는 헤드라인을 중심으로 광고의 종류, 업종, 대상, 소구방법 및 광고가 차지하고 있는 지면 등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업종, 상품명에 나타나는 특징, 타겟의 성별, 연령, 가격의 유무, 구입권유나 비교표현의 유무 및 공간이 있는가 등 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대상의 광고수는 총 8천213개이다. 그러나 분석대상의 광고 가운데 일부는 신문 영인본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광고문안을 전혀 해독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업종, 국가 및 소구방법 등이 부분적으로 해독 불가능한 광고도 많았다. 이러한 광고는 모두 자료 부재, 즉 미싱 데이터(missing data)로 처리하였다. 따라서 광고 총 수는 8천213개라 할 지라도 분석유목에 따라 미싱(missing) 처리된 광고 수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각 항목의 분석결과마다 광고의 총 수는 약 4 ∼ 5백개 정도 차이가 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연구방법이 역사의 연구에 만능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오늘의 삶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안이하게 느끼는 습관과 편의를 멀리 벗어버리는 여행이라는 생각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광고의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달여행과 같다고 볼 수 있다. 광고의 세심한 부분을 하나 하나 찬찬히 뜯어본다면 우리는 크게 놀랄 것이다. 우리가 광고의 세계가 가지고 있는 법칙을 찾아내기 위해서 1세기 이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행을 하려면 우리를 둘러싼 현실에서 단호히 벗어 나야 한다.
3. 연구결과
1) 광고 게재 위치
황성신문은 오늘날의 신문과 같이 광고를 각 면에 골고루 나누어 게재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지면에 집중하여 게재하였다. 황성신문은 총 4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월 1일에는 특집면을 포함 하여 총 6면으로 발행되기도 하였는데, 1, 2면에는 주로 각종 국내기사 및 관보와 국외뉴스 등이 실리며, 광고는 거의 3,4면에 게재되었다. 6면으로 발행된 경우에는 5, 6면에 광고게재되었다.
황성신문은 기사의 유형별로 제목을 붙여 게재 하였는데, 광고의 경우도 '광고' 라는 제목으로 광고 전용란을 따로 만들어두고 있다. 광고가 실리는 지면은 주로 3면이나 4면이었고, 간혹 2면이나 5, 6면에 게재되는 경우도 있었으나, 이는 극소수 였다. 그리고 1면에는 오늘날의 1면 돌출광고처럼 은행광고가 맨 아랫단 끝에 실리기도 하였다.
3면에 실리는 광고는 전체 광고 수 8천213개 중 4천72개(49.58%)에 달했고, 4면에 실리는 광고도 이와 비슷한 3천985개로 48.52%에 이르렀다. 즉, 광고 게재는 98% 이상이 3면과 4면에 집중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표 1>참조).
신문 단수는 처음에는 3단이었으나, 몇 년씩의 간격으로 단수가 늘어나 마지막에는 모두 6단으로 늘어났다. 즉, 1898년 9월 5일 창간호의 신문 단수는 3단이었으나, 그후 1년 정도 3단 형태가 유지되다가, 1899년 11월 14일자부터 4단으로 늘어나고 활자 크기도 상대적으로 작아지게 되었으며, 1905년 4월 1일자부터는 4단에서 5단으로 늘어났고, 1906년 4월 2일부터는 6단으로 그 형태가 변형되었다. 그리고 그에 따라 활자 크기도 점차 줄어들었다.
광고는 주로 전면에 걸쳐 실리거나 해당면 하반부에 실리는 경우가 많았다. 황성신문의 경우, 초기에는 한면 중 1∼2단 정도를 차지하였으나, 1899년 중반(5월)부터는 2면(앞면 하단 1∼2단과 뒷면 전체)을 광고란에 할애하고 있다.
광고는 2, 3, 4단에 고루 게재되었고, 5, 6단은 단을 늘인 시기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대체로 광고는 하루에 2면씩, 신문 앞면 하단부와 뒷면 전면에 이어서 게재되는 경향을 띠고 있다.
광고 첫머리에는 활자 크기의 동그라미를 그려넣어 광고 한 건씩을 구분하였고, 각 광고 사 이에는 선을 그어 광고를 하나씩 분리시켰다. 모든 광고는 대체로 한 단에 몇 개씩 정렬되어 게재되었지만, 일부 광고는 단을 없애고 2단∼3단에 걸쳐 확대된 형태로 게재되기도 하였고, 전면 통광고를 싣기도 하였다.
또 광고를 눈에 띄게 하기 위하여 옆으로 뉘이거나 거꾸로 인쇄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각종 모양의 장식도안을 그려넣기도 하였고, 광고를 마름모 모양이나 엽전모양, 시계모양 등으로 디자인하여 싣거나, 큰 헤드라인(상표명)을 넣어 강조하기도 하였다(<그림 1> 참조).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특징으로 광고에 일러스트레이션을 삽입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당시 황성신문에 그려진 일러스트레이션은 모두 손으로 그려진 것으로, 대체로 상품의 형태만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간결하게 그려졌다. 간혹 제품에 인쇄된 각종 글자와 그림까지 세세하게 그린 정밀한 일러스트레이션도 있었으나, 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였다(<그림 2>, <그림 3>참조).
일부 광고는 판매하는 상품을 작고 간략한 형태로 여러 개 그려놓기도 하였다. 황성신문 최초의 일러스트레이션은 1899년 5월 1일자에 실린 추 그림 이다. 이 광고에서는 기계 부품인 추를 분실했으니 찾아주는 사람에게는 사례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단순한 형태의 추 그림이 게재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황성신문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조잡하고 단순하며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수준이었다.
신문 한 면에 게재되는 광고의 수는 적게는 1개에서부터 많게는 26개까지 다양하게 나타났으나, 광고가 1면에 1개씩 게재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7개에서 17개 정도 게재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며, 2 ∼ 6개, 혹은 18개 이상이 한 면에 게재 되는 경우도 있었으나, 흔하지는 않았다(<표 2> 참조). 해가 갈수록 한면당 광고의 수는 증가했는데, 이 수치는 신문 단수가 많아지고 활자가 작아진 데 따른 것이다.
당시에도 전면광고가 있어서 신문 한면에 하나의 광고가 실린 경우도 많았다. 한면에 한 개의 광고가 실린 경우는 154면으로, 전체 광고지면의 18.16%를 차지하였다. 이 중에는 최하단에 한 개의 광고만이 실린 경우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은 전면광고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전면광고는 영국 '수루너 못든'사의 소다(세제 및 음료) 광고가 대 부분이었고, 수개월에 걸쳐 매회마다 반복하여 게재되었다. 이 광고는 레이아웃도 몇차례에 걸쳐 가로쓰기, 세로쓰기, 단 분리, 단 통합 등의 모양으로 변형되기도 하였다.
2) 광고주
(1) 광고주의 국적
황성신문이 발간되었던 기간 전체를 통틀어 광고를 하였던 당시 광고주의 국적을 살펴보면, 주요 광고주는 한국과 식민지 정책을 수행하던 몇몇 외국 열강국들임을 알 수 있다(<표 3> 참조).
당시 황성신문에 광고를 게재하던 광고주는 주로 한국인으로, 7천831개 광고 중 81.88%에 해당 하는 6천412개 광고가 한국인이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광고주는 다른 국적의 광고주에 비해 그 비율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비율이 높은 광고주는 일본 광고주로, 전체 광고의 8.15%를 차지하는 638개의 광고를 게재하였다. 황성신문은 구한말과 일제 강점시기를 거치는 1898년에서 1910년 사이에 발행되었던 신문으로, 일본이 주요 외국 광고주가 된 것은 일본의 영향이 가장 컸던 당시 시대적 상황을 잘 설명해주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는 청나라가 청일전쟁 패배로 서서히 우리 나라에서 세력을 잃어가고, 반대로 일본이 급속도로 대한제국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던 때였다. 국가의 기간산업도 일본, 미국 및 청국등 세계 열강의 손에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제를 외국 열강이 쥐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은 분야에서 대한제국에 진출한 일본이 광고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당시 시대상에 비하면 일본이 실제 신문 광고에서 차지한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던 셈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많은 광고주 국적은 청이지만, 일본의 광고 수보다는 그 비율이 크게 떨어진다. 이러한 수치를 통해서도 일본과 청이 대결하던 당시 국내외 정세를 짐작할 수 있다.
영국과 미국 국적의 광고주도 많은 편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광고된 상품의 종류가 다양했기 때문이 아니라, 같은 광고가 계속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 '수루너 못든'사의 소다(세제 및 음료) 광고가 매일 반복 게재되었고, 미국의 경우 금융(高佛安, 寶時旭 은행)과 유통(시아틀 박람회), 전기회사(한미전기회사) 등의 광고가 지속적으로 게재됨으로써 다른 국가에 비해 광고가 많은 편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광고를 하였던 독일(세창 양행 광고)은 그밖에 다른 광고를 확대실시하지 않아 그 수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 광고주 국적별 광고 업종
제조업이나 공업 등의 산업이 그리 발달하지 않았던 구한말 경제상황을 보았을 때 우리나라가 광고주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점은 다소 특이하다.
당시 우리나라 광고는 출판 서적 문구광고, 분실 위조광고, 학교·학원광고, 교통·통신 운송광고, 금융·보험광고, 단체광고, 유통업 광고 및 제약·의약광고등이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표 4> 참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출판 서적광고의 내용을 살펴보면, 국내의 신문 구독 및 안내광고가 대부분이다. 서적의 경우 우리나라의 역사, 문화 및 교육에 관련된 서적 뿐만 아니라 미국, 프랑스, 청 등 외국의 역사나 문화를 소개하는 내용에 관한 책이 대부분이었다. 이 역시 외국인이 아닌 우리나라의 지식인층이 주요 타겟층이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광고주가 많은 이유 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분실광고 역시 대부분 한국인이 내는 어음, 문권(文券), 가권(家券) 및 도장 등의 분실광고였으며, 제약, 유통광고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약국이나 잡화상인 경우가 다수였다. 금융, 교통, 학교광고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은행이나 전당포, 대금업소, 학교광고와 호남철도 및 인천항 여객선 광고가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주요 광고주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업소나 기관이 주를 이루었고, 비록 판매되는 물품의 제조업체가 외국의 것이었다 하더라도 판매하는 중간상인이 한국인이었기 때문에 주요 광고주는 대부분 한국인일 수 밖에 없었다.
일본 국적의 광고주인 경우, 광고는 주로 잡화상 등의 유통, 담배, 제일은행 및 보험회사와 같은 금융, 고급 양복점과 같은 의류, 변호사 사무소 등의 광고나 건설·건재업종에 속하는 건축사무소, 주류 등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광고 수가 가장 많은 유통업을 제외하면 각 업종별로 광고 수의 큰 차이는 없으며, 다른 외국 광고주에 비해 전 업종에 걸쳐 골고루 광고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유통업의 경우 일본 상품을 광고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서양에서 수입한 각종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청의 경우, 금융·보험광고와 유통업광고에 가장 치중했다. 금융·보험광고가 많은 것은 잡화상을 겸한 청의 채표(일종의 복권) 판매상이나 당첨 결과 발표 광고가 많았기 때문이다. 잡화상 광고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청의 주력 광고업종이었으며, 서양 수입상품이 주 판매물품이었다. 그러나 이 두 업종을 제외하면 다른 업종은 광고의 비율이 매우 낮은 편이다. 그 밖에 중국산 의약품이나 명주의 재료인 뽕나무잎과 종자 판매 광고도 일부 있었다.
영국의 경우는 '수루너 못든'사의 소다(세제 및 음료)광고(<그림 4> 참조)가 주를 이루었고, 다른 업종 광고는 거의 없는 편이었다. 특히 영국의 경우 실제 영국 국적의 광고는 198개이지만, 업종별로 구별하면 '수루너 못든'사의 광고가 세제와 음료 항목에 동시에 들어가기 때문에 실제보다 많은 수인 311개로 계산되었다. 이는 한 브랜드를 가지고 다양한 업종을 광고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즉, '수루너 못든'사의 광고는 하나의 패밀리 브랜드(family brand)를 가지고 각각의 상품을 파는 형태를 취했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이러한 패밀리 브랜드는 동일 기업의 제품이라는 사실을 명료하게 보여주고, 기업의 신뢰도를 제품과 결부시키는 역할을 한다.
미국의 경우는 기계·정밀 관련 광고가 가장 많았고, 그밖에는 유통업이나 금융업 광고가 많은 편이었다.
(3) 연도별 광고주 국적
연도별로 나타난 광고주의 국적을 보면, 뚜렷한 특징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외국 열강 들의 경쟁이 치열했던 1900년 초에 외국의 광고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905년까지는 외국 광고의 비율이 다소 높은 편이었으나, 그 이후에는 다시 한국의 광고가 많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표 5> 참조).
이는 1905년 이후에는 열강들의 세력 다툼이 줄어들고, 일본이 세력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때 일본 광고의 수도 다소 줄어들었는데, 이는 당시 주로 나타나는 광고 업종이 광고주 국적이 우리나라인 출판·서적광고가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광고주인 한국을 제외하면, 일본과 청은 전 기간에 걸쳐 꾸준히 광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다소의 광고수 증감은 있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일본은 1899년에서 1906년 사이에 매년 전체 광고의 10%이상을 집행할 정도로 많은 광고를 게재했다. 중간에 다소 침체기는 있었으나, 다른 외국 광고주에 비해서는 광고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청의 광고는 1902년에 전체 광고의 10% 선을 넘었을 뿐 나머지 기간의 광고 수는 전체 광고 수의 10%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과 영국도 큰 특색 없이 전 기간에 걸쳐 불규칙적으로 광고가 게재된 편이다. 영국은 수루너 못든사의 소다 광고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던 1900년과 1901년에 광고의 비율이 전체의 10% 이상으로 가장 높았으며, 미국은 1904년에 광고의 비율이 가장 높았으나 6.7%에 그쳐 광고의 비율이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었다. 프랑스는 1903 년 이후부터 광고가 나타나고 있으며, 독일은 1901년에서 1904년에 광고가 집중되었을 뿐 다른 시기에는 광고가 전혀 없었다.
3) 광고의 타겟
(1) 타겟 대상
광고의 주요 타겟 대상은 소비자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소비자를 타겟으로 한 상품 판매광고가 가장 많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며 , 사회 전반을 타겟으로 한 공공광고나 안내광고는 이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날 많은 중점을 두고 있는 환경광고는 당시에는 전무하였으며, 기업을 대상으로 한 광고도 6건에 불과하였다.
소비자를 타겟으로 한 광고는 전체 7천761개의 광고 중 5천971개로 76.94%를 차지하였고, 사회를 타겟으로 한 광고는 1천606개로 전체의 20.69%를 차지하였다. 그리고 타겟이 광고 내용과 관련된 특정인에 한하거나 명확치 않은 경우인 기타 광고가 178건으로 2.29%였다(<표 6> 참조).
타겟 대상의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항상 소비자를 타겟으로 한 광고가 가장 주를 이루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사회를 타겟으로 한 광고도 해를 거듭할수록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초기에는 5% 내외에 불과하던 사회를 대상으로 한 광고는 1900년대에 들어서면서 20% 내외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단순히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광고에서 벗어나 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도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표 7> 참조).
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에는 특정 물건을 분실하였으니 '이를 주워도 무효로 한다'거나 '찾아주면 사례하겠다' 는 식의 분실광고, 학교 기부금이나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의 명단을 제시하여 이를 널리 알리는 광고, 그리고 지역 행정관의 선정 혹은 일반인들의 선행이나 효행을 칭송하여 널리 알리는 광고 등이 있었다.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기타광고는 특정 단체의 모임, 종친회 등의 안내를 회원이나 문중에게 알리는 광고 가 대부분이었다.
(2) 타겟층
황성신문의 광고는 경제적 측면에서 대부분 중간계층을 타겟으로 하고 있으며, 상층을 타겟으로 한 광고와 특정 계층에 상관없이 전체 계층을 타겟으로 소구하는 광고도 다소 있으나, 하층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8> 참조).
당시는 인구의 대부분이 소작농이거나 소규모 자작농인 농·어업 종사자였고, 생활용품 대부분을 자급자족에 의존하였다. 또한 일부 중·상층 이상을 제외하고는 국민이 생계유지에 급급했던 시절이었다. 따라서 당시의 경제적 상황이나 판매 되는 물품의 종류 등을 고려할 때, 광고의 타겟층이 대부분 중층 이상의 계층에 해당되며, 반면 경제력이 없고 구매력이 낮은 하층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광고가 거의 없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 고 볼 수 있다.
광고의 주요 타겟층 비율은 신문 구독자의 경제적 수준과도 관련이 있다. 경제 수준이 중산층 이상인 사람이 신문을 구독할 수 있고, 따라서 신문구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도 대부분이 중산층 이상을 타겟으로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황성신문의 경우, 중산층 이상을 타겟으로 한 광고가 78.17%로 전체 광고의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특별한 계층의 구분 없이 공지, 안내의 형식으로 게재된 광고가 전체의 21.75%였다. 하층을 대상으로 한 광고는 0.08%에 불과하였다. 상·중·하의 기준은 상품의 가격과 상품의 구매력 정도를 주관적으로 측정하여 분류하였다.
상류층을 타겟으로 하는 광고는 전체 7천531개 광고 중 1천232개로 전체의 15.73%에 해당한다. 상류층을 대상으로 한 주요 광고 업종으로는 고급 양복 맞춤, 모피, 가죽 제품 등의 의류광고, 유성기, 초인종과 같은 전자제품광고, '황곡의자' 등 의 가구광고, 고급 시계, 각종 기계 등의 정밀기계 광고, 건축사무소광고, 명월관, 취향관 등의 고급 요정이나 요리집(서비스)광고, 보험, 은행 고객 유치 및 투자자 모집 등의 금융광고, 부동산(집, 전답, 나무, 산 등) 매매광고, 부동산 사기 위조 매매 경고광고 및 변호사, 법률사무소광고 등의 기타광고 등이 있다. 대체로 고가이거나 구매력이 있는 부유층만이 이용할 수 있는 제품 및 용역에 관한 광고가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이들 광고는 대체로 "서양에서 수입한 고급품, 서양 최신 유행(의류)," "최고급 요리, 각종 산해 진미(서비스)," "투자자에게 특전, 이익 배당(금융)" 등의 고급의 이미지를 내세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염가에 판매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상류층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의 상품은 당연히 고가의 고급 상품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그보다는 고급제품을 싸게 살 수 있음을 강조하는 방식의 광고를 택하였다고 할 수 있다.
중산층을 타겟으로 한 광고는 전체의 62.44% 인 4천890개에 달했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광고 업종은 서적, 신문 등의 출판광고, 의약품, 약국, 상점, 각종 잡화의 매매와 관련된 유통업광고, 병원광고, 학교광고, 그리고 기차, 선박, 전차 등의 교통광고 등이었다. 그 밖에도 쌀, 음료, 담배 등의 식품광고, 화장품, 세제광고, 광목, 양잠원료 등의 의류광고, 주류광고, 염색, 석탄, 석유 등의 화학공업광고, 사진관 등의 서비스업광고, 활동사진 상영, 곡예단 공연, 완유장(음악감상실) 등의 오락광고, 채표(일종의 복권) 판매 등의 금융관련광고 등을 들 수 있다.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광고는 그렇게 비싸지 않으면서도 어느 정도의 경제력이 없으면 구매할 수 없는 제품에 대한 광고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 상품의 가격은 싸게는 1∼2전에서부터 보통 4∼5 원에 이르는 정도로 구매에 큰 부담을 주는 액수는 아니었다.
이들 광고의 특징은 경제력이 중산층인 소비자 에게 신분상승의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고급제품, 수입품임을 강조하였다는 점이다. 담배, 화장품, 주류 등의 광고는 모두 고급품, 외국 수입품이라는 점을 강조하여 실제 가격과 관계 없이 고급 제품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이와 함께 가격 역시 저렴하다는 점을 광고문구로 내세우고 있다.
하층민을 타겟으로 한 광고는 단 6건으로 전체의 0.08%에 불과하였다. 이들 광고는 병원광고 (극빈자를 대상으로 한 무료진료 안내광고), 구인 광고(외국에서 일할 소작농 모집광고), 그리고 기타광고(곡식 배급 안내광고)가 대부분이었다. 이들 광고는 별다른 특색 없이 모두 단순고지 방식의 안내광고 형태를 띠고 있다. 광고의 특성상 구매력이 없는 하층민을 대상으로 한 광고가 거의 없는 것은 당연한 현상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계층에 관계 없이 전체 계층을 대상으로 한 광고는 1천703건으로 전체의 21.75%에 해당 하였다. 대금업, 전당포 등의 금융관련광고, 일진회, 국민교육회, 경성상업회의소 등의 단체 모임, 회의, 연설회광고, 각종 구인광고, 각종 물품(문권, 가권, 어음, 도장 등)의 분실광고 및 기타 각종 고지사항 안내광고(개명, 이사 고지, 선행, 효행, 선정 등의 미담 칭송, 부랑아에 상관치 말 것 등을 안내) 등은 특정 계층에 상관없이 전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3) 타겟의 성별
광고의 주요 타겟은 성별을 남·여로 구분하기 보다는 남녀 전체를 통틀어 타겟으로 광고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었다(<표 9> 참조).
광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적광고나 분실·위조광고, 제약, 병원, 교통(기차, 선박, 전차), 유통업(상점) 및 오락(활동사진, 곡예장), 가구(의자), 화학공업(석유, 석탄), 전기·전자(유성기, 초인종)광고 등은 특정 성별에 국한되는 업종이라기보다는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신문에 게재된 광고 중 남녀 전체를 대상으로 한 광고가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타겟 성별이 확연히 드러나는 광고의 경우, 남성을 대상으로 한 광고가 여성을 대상으로 한 광고보다 훨씬 많았다(당시 인구는 1천2백93만4천 282명이었고, 그 중 남자는 6백86만2천650명, 여자는 6백7만1천632명이었다: 조선총독부 통계연감, p.63). 당시 사회 경제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집단이 남성이고, 신문 구독자 역시 대다수가 남성인 점을 감안한다면 당시의 광고 역시 남성을 주요 타겟으로 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당시 광고된 상품의 특성상 굳이 타겟의 성별을 구분하기 어려운 서적, 교통, 통신, 병원, 의료품 및 유통업 등의 광고가 많아 통계상으로는 전체를 대상으로 한 광고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는 2천315개로 전체 광고 중 29.56%에 해당하였다. 담배(예 : 하아로, 호오니, 히이로, 바진 등), 주류, 정밀기계(예 : 자전거, 희다 금광당 시계, 산업용 각종 기계 등), 건설, 금융, 학교, 부동산 매매, 구인, 운송, 유흥업소(예: 명월관, 취향관) 및 투자자 모집 등과 같은 광고는 제품 특성상 남성을 주요 타겟으로 하고 있다. 담배나 주류, 서비스업(유흥업소) 등은 남성이 주로 사용하는 업종의 제품이며, 기계, 금융, 건설, 투자자 모집 등도 경제력을 쥐고 있는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이다. 그리고 당시에는 대부분 남성만이 사회생활을 하였으므로 학교의 학생모집광고나 구인광고 등도 남성에게 집중되었다. 당시 사회상을 볼 때, 서적의 경우도 신물리학, 정치원론, 회사법, 형법대전, 형법개정초안, 국가학, 의회통용규칙, 법학통론 등의 책은 남성이 주 독자일 가능성이 높다. 그 밖에도 의류, 기타 서비스, 단체광고 등도 남성과 남녀 전체를 대 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는 336개로 전체의 4.29%에 불과하였다. 화장품, 세제, 여성용 약품 및 요리책 등과 같이 여성용품으로 한정된 업종의 광고만이 여성을 주요 타겟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수 역시 매우 적었다. 그러나 재봉틀과 같은 일부 기계광고는 여성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여성을 타겟으로 하는 광고의 구체적인 제품은 프랑스에서 직수입한 향수, 각종 세제(예 :수루너 못든사의 타는소다, 슌소다 및 남대문표 비누 등), 일부 서적(예: 서양 요리책), 일부 약품(예: 개풍국 기포단) 등이다. 향수는 "法國으로셔 直輸入한 眞正良品 인즉 嵩이 僅少하나 馥郁한 芳香이 유하야 ‥‥‥‥ "(皇城新聞 1901년 5월 28일자 3면)라는 문구로 우수한 품질의 제품이라는 것을 광고하고 있다. 세제광고 역시 "‥‥‥ 布木을 漂白하는데 用함이 合當하고‥‥‥ 洗濯하는데 用함이 可하고 又 土器의 光色이 나게 함과 ‥‥‥‥" (皇城新聞 1899년 11월 14일자 4면)와 같은 문구를 통해 각종 의류 세탁과 표백에 매우 좋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요리 책 광고는 '英美 兩國의 食物 二百七十一種의 調製하는 法을 備盡히 하얏음" (皇城新閣 1899년 12월 1일자 3면)을 소개하고 있다. 여성용 의약품의 경우, 기포단은 혈액순환을 돕고 부인병에 좋아 "부인께만 쓸 藥" (皇城新聞 1904년 4월 14일 자 4면)이라는 광고와 임신을 하지 못하던 여성이 "‥‥‥‥ 有病不能生産하야 更無餘望터니 用 開豊局 繼胴丹 ‥‥‥‥" (皇城新聞 1904년 1월 14일자 4면) 하여 아들을 갖게 되었음을 감사하는 증언식 제약 광고(testimonial advertising)도 있다.
그리고 남녀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는 5천 180개로 전체의 66.15%에 달했다. 남녀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는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타겟의 성별을 구분하기 어려운 출판·서적, 교통, 병원, 의약품, 유통업, 오락, 교통·통신업 및 분실광고와 기타광고 등이다.
예를 들어, 출판·서적광고의 경우 광고문안 에는 "‥‥‥‥無論男女하고 愛國性이 有하신 同 胞涉난 맛당이 보실 書冊이오니 陸續購覽 하심을 望홈"(皇城新聞 1907년 10월 15일자 3면)이라고 전제되어 특별히 남녀를 가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4) 타겟의 연령
타겟 연령이 제시된 광고는 극소수로 전체 7천 763개 광고 중 1.19%인 92개에 불과하였다. 타겟 연령이 제시된 광고는 대부분 학교광고로 학생 모집 광고에서 모집대상 학생의 연령을 제한하기 위한 광고였다. 그 밖에 대부분의 광고는 10대, 20대, 30대 등의 연령층으로 구체적으로 나눌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었으며, 대부분 성인을 대상으로 한 광고였다.
연령층을 유추하여 구분할 수 있는 광고는 주로 20대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하였을 주류광고, 담배광고였다. 그리고 구체적인 연령을 제시한 광고는 각종 학생모집광고, 유학생 선발광고에 국한되어 있었다(예: 10∼20세, 15∼22세, 15∼30세, 15∼40세, 15세 이상, 17∼25세, 17세 이상, 18 ∼30세, 18세 이상, 20∼30세, 20∼35세, 20∼40 세, 25∼30세 및 25∼35세 등), 의약광고는 단 한 건에서 전 연령이 모두 복용할 수 있다는 광고문구를 제시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 외 나머지 광고는 구매력이 있는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정도이다.
4) 상품의 가격
상품의 가격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광고는 총 7 천763개 광고 중 1천632개로 전체의 21.02%를 차지하고 있다. 상품의 가격은 업종마다 다양하게 나타난다. 주로 가격이 제시되는 제품은 서적, 신문요금, 회사 투자금액, 담배, 주류, 향수, 의약품, 채표 상금, 경품 시가, 각종 단체회비, 교통요금, 임금, 각종 공연입장료, 부동산가격, 학교 월사금 및 학원비 등이었다. 그 중에서 상품가격이 가장 많이 제시된 광고는 서적광고였다. 서적광고는 구체적으로 한권, 또는 한질에 얼마라는 식으로 가격이 제시되어 있으며, 이는 거의 모든 서적광고에서 나타났다. 제품가격에는 당시 혼란한 사회상을 반영하듯 한화(韓貨), 구화(久貨), 신화(新貨), 일화(日貨), 금화, 은화, 동화, 지폐, 엽전 등 다양한 화폐단위가 사용되고 있었다.
광고에 제시된 당시의 실제 제품가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신문요금의 경우, 황성신문은 1 부에 엽전 5푼, 6푼, 2전, 1달에 1냥, 1냥 5전, 2 냥 35전, 6개월에 5냥 5전, 11냥, 2원, 1년에 11 냥, 21냥, 3원 90전(지면확장, 물가인상 등으로 점차 인상된 요금) , 광고료로 5원을 받고 있다. 대한일보(일본인이 경영한 국문지)는 1부에 3전, 1 달에 50전, 광고료가 각 행에 15전이었고, 대동신문(일본인이 발행한 신문, 1906년 일본 공사관의 기관지인 한성신보와 합병하여 통감부 기관지인 경성일보로 창간)은 1부에 5전, 1달에 1냥 2전 5 푼, 광고비가 1행(14자)에 일화(금화) 8전 등이었다. 그리고 대한유학생회 학보는 1부에 17전, 3개 월에 46전, 6개월에 90전, 1년에 1원 74전이었다. 이들 신문요금을 살펴보면 대중지의 성격이 강한 신문일수록 가격이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서적의 가격은 대체로 낮게는 15전에서 높게는 4원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5전(요리책, 동해석, 애국부인전), 25전(월남 망국사), 30전(한청의약공독, 이태리 건국전, 귀의성), 35전(일한회화, 세계문물, 20세기 조선론), 40전(보병조전, 유년필독), 25전 ->40전(파란전사), 28전 ->45전(미국독립사), 30전 ->50 전(법국혁신전사), 50전(중동전기 2권, 보통일본 어전, 신물리학), 60전(육군법원, 회사법), 70전 (잠상실험설, 재상전서), 75전(대한지지), 80전 (산술신서, 형법개정초안), 70전-> 85전(정선산학), 1원(청국무술정변기 2권, 대한신지지), 1원 50전(신정동국역사, 동서양역사, 일한회화사전), 1원60전(법학통론), 1원 80전(흠흠신서, 만국지지), 2원(동사편략 2권, 대한강성고), 2원 50전 (법한자전), 3원(대동역사 2권), 4원(대동기년 5 권), 신화 7전(만국사기), 신화 20전(태극학보), 신화 50전(의회통용규칙, 국가학), 신화 60전(형법대전, 신정산술), 15환(신동국여지승람), 10환 50전(초등소학)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위의 '->' 표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책간이 인상되었음을 의미함). 그러나 서적가격의 대부분은 주로 1원 미만의 수십전 단위가 가장 보편적이었다. 우유는 1통에 일화 25전, 12통에 일화 2원 75 전이었다. 한편 담배의 가격은 바진 2전, 히이로 3전 5리, 호니 5전, 고인 5전, 25전(종류별), 호오그 4전,40전(종류별), 깅구 7전, 35전, 70전,3원 50전, 1갑 38전, 1개피 일화 7전, 1갑 일화 70전 (종류별)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주류의 가격은 조일주장의 술이 종류에 따라 1 냥 2전 또는 4전, 조일소주 大 한화 40전, 小 한화 20전, 개풍국 약주가 종류에 따라 1원 20전 또는 2원, 병주 1병에 18전, 12병에 2원 10전, 러시아 맥주 1상자(60병)에 일화 20원 50전, 1병에 40 전, 반병에 15전 등으로 나타났다.
교통요금의 경우, 전차요금은 거리에 따라 1전 5푼∼7전 5푼, 철도요금은 20원으로, 철도요금은 당시 경제상황으로 보아 다소 비싼 편이었다.
금융관련 투자규모를 보면, 용달회사 투자액이 20원, 양잠회사 투자액 10원, 경부철도회사 주식 투자액 50원 및 한성농공은행 주식 1주 20환 등이었다. 일종의 복권에 해당하는 채표는 1장에 동화 2원이었고, 채표 당첨금은 上等 3천원, 末等 1백 원으로 엄청난 액수였다.
의약품 가격은 대체로 1원 미만인 전 단위가 대부분이었다. 구체적으로는 회춘환이 1개 8전, 3개 22전, 원덕단 小 6전, 中 12전, 大 24전, 일본영약 10전, 30전, 35전, 소독환 1주일분 1원 5전, 윤상 윤약국 약 1원 80전, 세창양행 약 2원 50전, 만금 단 일화 5전, 육종원 영약 1주일분 일화 1원 20전 등으로 나타났다.
자행차(자전거) 가격은 꽤 비싼 편이어서 지폐 70원∼140원에 달하였다.
병원비는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지만, 종두사 무료접종 광고가 이례적으로 게재되었고, 치과 진료는 백금 1원∼5원, 순금 2원∼10원, 도기 6원 ∼10원, 도기입치 1원 이상으로 광고되었다.
당시 근로자의 임금수준을 살펴보면, 제직회사 직원의 임금이 매척 직조시 엽전 2푼, 하루, 70냥 이었고, 墨國에 거주할 소작농부의 인건비 (하루 9 시간 노동)가 은화 1원 30전∼3원, 한화로는 2원 60전∼6원 정도였다.
화장품인 향수는 小 일화 10전, 中 일화 20전이었고, 비누의 가격은 3개에 1냥이었다.
활동사진(영화관) 입장료는 동화 10전, 구화 10 전(또는 담배포장지 20장이나 담배곽 20개로 입장료를 대신하기도 하였다)이었고, 좌석 등급이 있어 상등이 30전, 중 15전, 소 10전 정도였다. 사천람 공연 입장권은 1장에 한화 20전이었고, 할인 요금이 있어 10전을 받기도 하였다.
구옥상전(龜屋商廛)에서는 고객에게 경품을 내걸기도 하였는데, 경품 시가는 8원∼60원 상당의 규모였다. 기념 기와는 하나에 18전이었으며, 일 - 한 통신 기념우표 1장은 3전이었다.
당시 황성기숙청년회의 월사금은 90전, 일어학원의 월사금은 1원에 입회금이 50전이었다. 수학 강습소는 1과목에 1원, 2과목 이상 수강시에는 매 과목당 50전을 받았다. 기타 단체나 조합의 가입 비는 2원, 기숙사비는 1달에 4환 80전 정도였다.
그밖에 협률사의 창부가상 상금은 1등 20원, 2 등 14원, 3등 10원이었고, 당시 부동산(기와집) 판매가는 지폐 7천500원이었다.
부동산이나 채표(일종의 복권) 당선금과 같은 고액의 특정 상품을 제외하면 당시의 일반 제품 가격은 단 몇 푼에서부터 수십원에 이르는 다양한 가격을 보이고 있다. 가격단위도 푼, 전, 냥, 환, 원 등으로 다양하였으며 , 한화(韓貨), 일화(日貨), 구화(久貸), 신화(新貨), 금화, 은화, 동화, 지폐, 엽전 등 각양각색의 화폐단위가 쓰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광고는 구체적인 가격을 밝히지 않고, 염가로 판매한다는 문구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5) 광고의 표현방법
시간이 지날수록 광고의 분량도 많아지고 광고의 대상도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광고의 표현방법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당시의 광고는 상징적 방법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제품을 설명하는 방법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 광고와 같이 암시와 상징, 은유, 함축의 의미를 사용한 광고는 한 건도 없으며, 모든 광고는 직설적인 문장과 설명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이러이러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니 많이들 사러 오라' 는 식 의 광고가 다수를 이루고 있어, 당시의 광고는 광고 방법에서 세련미를 전혀 보이지 않는 초기단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황성신문 발행 초기에 나타난 광고문구와 후기에 보여진 광고문구를 비교해보면, 광고 방식의 차이는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창간호인 1898년 9월 5일자 4면의 광고문구는 직접적이고 간단하다. 예를 들면, "독립신문은 우리나라에 츠음으로 발명한 국문 신문인데 기명 샹에 유익한 론셜과 외국 통신과 젼보랄 만이 긔지 하엿사오니 첨균자난 만이들 사셔 보시오" 처럼 당시의 광고는 상징적 의미나 함축 없이 사실만을 간단명료하고 직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황성신문 발행 후기에서도 비슷 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 의류광고를 예로 보면, "毛織物大發賣, 店에셔 毛織物周衣次와 족기次랄 廉價로 大發賣하오니 陸續來購 하심을 伏望(황성 신문 1907년 11월 2일자 3면)"이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이 광고 역시 초기 광고와 마찬가지로 간접적인 표현이나 함축적인 표현은 전혀 사용 하지 않았다.
또한 당시 광고는 비교표현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단순히 광고하는 제품을 단순하게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타 상품과의 비교광고도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비교광고를 행한 광고는 전체 7천762개 광고를 통틀어 0.1%에 해당하는 8개에 불과하였다. 비교광고를 행한 광고의 예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898년 9월 28 일자와 10월 1일자에 실린 엽권련광고에서는 광고하는 엽권련이 "呂宋草와 香品이 대등"하다고 소개함으로써, 呂宋草라는 구체적인 상품과 비교 하여 광고하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비교광고의 형태는 타 상품과의 직접적 비교는 아니지만 유성기의 음질을 실제 연극장의 소리와 비교한 광고이다. 1899년 3월 15일자 광고에 유성기의 "소리가 연극장과 동일"함을 알림으로써 유성기의 음질을 실제 소리와 비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1903년 10월 28일자 광고에서는 솔표석유의 품질을 타 상표의 석유와 비교하고 있다. 이 광고에서는 솔표석유가 밝고 연기가 적어 위생상 좋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림으로 타 상표 석유와 비교하고 있다. 광고의 그림은 '타표유(他標油)'라는 설명 옆에 불빛이 작고 연기가 나는 그림이 그려져 있고, '솔표유'라는 설명 옆에는 연기 없이 환하게 빛나는 크고 밝은 불빛의 등잔이 그려져 있다. 이 광고는 타 회사의 상표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그림을 통해 매우 구체적으로 타 상표와 솔표석유를 비교함으로써 직설적인 비교형식을 사용하고 있다(<그림 5> 참조).
이러한 점을 통해서 볼 때, 당시의 광고는 점차 늘어나기는 하였어도 광고형식이나 내용의 발전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당시의 시대상황에서는 광고에 큰 발전이 없었던 것이 당연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구한말, 일본과 구미열강의 침략야욕 하에서는 자본주의 도입이나 상업경제의 발전은 요원한 채 사회의 혼란만 가중되었기 때문이다.
광고방법과 관련하여, 이미지 전달방법도 상품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99.5%로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기업에 소구하는 광고는 11개로 0.14%에 불과했으며, 상품을 간접적으로 광고하는 이미지 전달법을 사용하는 광고는 28개로 0.36%에 해당하였다(<표 10> 참조).
이들 간접적인 광고는 제약, 병원광고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는데, '본인이 모모씨의 약을 복용, 혹은 모모씨의 치료를 받은 결과 완쾌하여 이에 감사한다' 는 식의 간접적 제약광고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일본인 법학사 모씨를 재산정리 대리인으로 삼아 재산을 보존할 수 있게 되어 그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는 식의 간접적인 변호사 광고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광고는 극히 일부분으로, 대부분의 광고는 직접적인 이미지 전달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6) 광고 업종
당시 신문에 가장 많이 실린 광고는 출판·서적·문구광고였고, 다음이 기타광고, 분실 위조광고, 제약·의약광고, 유통업광고, 학교·학원광고, 교통·운송·통신광고 및 금융· 보험광고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출판·서적·문구광고는 전체 8천20건의 광고 중 1천880건으로 광고의 23.4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광고는 1천72건으로 전체의 13.37%에 달했다. 그리고 분실·위조광고는 738 건으로 9.20%에 해당하였다. 제약·의약광고는 577건으로 7.19%에 해당하였으며, 유통업광고는 532건으로 6.63%에 해당하였다. 학교·학원광고는 530건으로 전체의 6.61%였으며, 교통·운송·통신광고는 496건으로 전체의 6.18%에 달했다. 그리고 금융·보험 광고도 476건, 5.94%로 광고업종 중에서 많이 광고되는 상위 업종에 포함되었다.
출판·서적·문구광고 중 대부분은 서적과 신문 광고였다. 신문의 경우 자사신문인 황성신문의 구독안내나 구독료 납부안내, 투서안내 등에 관한 광고 뿐 아니라 타 신문(독립신문, 그리스도신문, 대한일보 등)의 구독안내 광고도 많았다. 그리고 서적의 경우, 우리나라의 역사, 문화 및 교육에 관련된 서적 뿐만 아니라 미국, 프랑스 및 청 등 외국의 역사나 문화를 소개하는 책이 많았다. 그 밖에도 법률, 행정관련 서적과 각종 전문서적 및 소설책 등도 다양하게 소개되었다.
분실·위조광고에는 어음, 문권, 가권, 도장 등의 분실광고가 가장 많았다. 이 광고에서는 단순히 특정 물건을 분실하였음을 알리거나, 분실된 물품을 습득하여도 무효이며, 분실된 문권이나 가권을 매입하거나 이를 담보로 대출을 하는 사기행위를 조심할 것을 경고하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 한다. 또한 문서를 위조하여 매매하는 행위를 조심할 것을 경고하는 광고도 많았다. 특히 위조 광고는 부동산과 관련된 전답이나 가옥 등의 문서위조 매매를 경고하는 광고가 대부분이었다.
제약 의약광고는 국내의 약사가 제조한 약광고나 약국광고가 대부분이었고, 영국이나 미국에서 수입한 약광고(예: 금계랍)도 많은 편이었다. 약광고는 대부분이 약의 뛰어난 효험을 강조하는 직접적 광고였다. 그러나 일부 광고는 특정 약국의 약을 복용함으로써 고질병이 나았고, 임신을 하여 감사한 마음을 널리 알린다는 식으로 증언식 광고를 하기도 하였다.
유통업광고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상점광고가 가장 많았는데, 한국을 제외하면 일본 잡화상이 다른 외국 잡화상보다 월등히 많았다. 이들 상점에서는 외국 수입품과 국내 상품을 같이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판매 물품은 각종 잡화(우산, 모자, 구두, 각종 생활용품 등 다양한 물품)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때로는 음료나 특정 물품만을 광고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 유통업체는 금룡상점, 대흑옥상점, 포상상점 등의 상호를 단 소 규모 소매업체인 잡화상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창양행과 같이 독일의 대규모 유통업체가 일부 활동하기도 하였다.
학교·학원광고는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하듯 신식 교육을 실시하거나 민족의식을 함양하고자하는 학교의 학생모집광고가 대부분이었다. 교육 특성을 살려 의학교나 철도학교, 양잠학교 등 특수목적 기술학교의 광고도 많은 편이었다. 그리고 학생모집광고에는 입학시험 안내와 일시, 입학자격, 교육과정, 교사진 소개 및 개학안내 등이 같이 실리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의 학교는 남학생을 중심으로 선발하였으며, 여학생의 경우는 여학교 가 따로 있어 여학생만을 모집하기도 하였다.
교통·운송·통신광고는 철도, 여객선, 전차 등의 시간표 안내와 요금 안내광고가 대부분이었다. 이들 광고는 대부분이 특별한 광고문구나 설명 없이 단순히 시간표나 요금표를 제시하는 형태의 광고형식을 보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금융·보험광고는 은행광고나 회사 주주 모집광고, 투자자 모집광고, 전당포광고, 대금업 (대출)광고가 주를 이루었다. 은행광고는 한국 국적의 은행(한성은행, 천일은행 등)도 많았으나, 일본의 제일은행, 미국의 高佛安, 寶時旭은행 광고도 상당히 많았다. 당시에는 보험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았으므로 이를 반영하듯 보험광고는 극소수였으며, 일본 회사가 대부분이었다.
그 외에 단체광고에서는 일진회, 기호학회, 각종 교육회, 천도교회, 각종 문중모임 등의 광고가 많았다. 그리고 식품·음료·담배광고에서는 쌀, 우유, 소다 등과 각종 담배(예: 히이로, 호오니, 바진, 고인, 깅구 등 일본산 담배)를 광고하였다. 화장품·세제광고에는 프랑스 수입향수광고와 영국산 세제(타난 소다, 순소다), 남대문표 비누 등이 있었다. 이 중에서 영국산 세제의 광고는 매일 똑같은 형태의 전면광고로 게재되어 그 수가 가장 많았다. 의류·섬유광고는 고급 양복광고와 양잠의 원료가 되는 뽕나무 잎 판매광고가 대부분이었다. 기업 PR광고는 오늘날처럼 세련된 형태의 기업이미지 광고는 아니었다. 그 수도 매우 적을 뿐더러 황성신문에 나타난 기업 PR광고는 일본 주류회사인
1900년에는 화장품 세제 광고(16.78%)와 식품·음료·담배광고(15.84%)가 가장 많았다. 1901년에는 교통·통신·운송광고(16.37%)가 가장 많았고, 화장품·세제광고도 여전히 많은 편이었다. 1902년에도 역시 교통·통신 운송광고 (15.48%)가 가장 많았고, 금융·보험광고 (13.33%)도 많이 늘어났다. 1903년부터 1905년 사이에는 분실·위조 광고가 많아(15% 이상) 당시의 불안한 사회상을 반영하였다.
그리고 1906년 이후부터 폐간 때까지 출판·서적 광고가 매년 30∼40% 수준을 유지하며 광고업종에서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기 시작하였다. 출판·서적광고의 대부분은 서적광고였으며, 서적의 종류는 각종 역사서, 학습서, 교과서, 번역서, 어학 교육서를 비롯하여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였다. 특히 역사서는 세계각국에 대한 관심을 반영 하듯 구미 각국의 역사번역서가 많았고, 외세의 침탈에 반하여 애국심을 고취하는 우리나라 역사 서 역시 많은 편이었다.
한편 1906년 이후에는 출판·문구광고 외에도 학교·학원광고, 분실·위조광고, 유통업광고 등이 비교적 많은 편이었다. 당시에는 신식교육이나 측량기술, 일본어와 같은 특수 기술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점차 증가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분실·위조 광고도 여전히 많은데, 전답의 사기, 위조 매매를 경고하는 내용이 많았다. 이는 역시 당시 토지거래의 문란함이나 불안정한 사회상을 반영한 것이었다. 유통업광고는 후반기로 갈수록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당시 유통업 광고주는 소규모의 잡화상이 대부분이었다. 판매하는 물품은 대부분이 서양 또는 일본의 수입품이어서 그 시대 외국의 우리나라 시장진출 정도를 잘 알 수 있게 해준다.
7) 광고 소구방법
광고의 소구방법으로는 감성적 소구, 이성적, 소구, 도덕적 소구, 단순고지 형태의 기타 소구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이 중에서 기타 소구방법이 전체의 44.86%로 가장 많이 사용되었는데, 이는 당시의 광고가 직설적이며, 단순 안내나 고지의 형식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 다음으로 많이 사용된 소구방법은 사용상, 구매상의 절약이나 품질, 사용상의 신뢰성, 내구성, 선택의 다양성, 정보제공, 교육효과 등을 내용으로 한 이성적 소구방법이다. 제품의 특성이나 이점을 설명하는 이성적 소구방법은 전체 소구방법의 38.51%를 차지할 정도로 많이 사용되었다. 간접적이고 상징적인 광고 보다는 직접적인 광고가 많기 때문에 제품의 이미지를 상징화할 수 있는 감성적 소구보다는 직접적 설명방식의 이성적 소구가 많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감성적 소구와 도덕적 소구가 각각 14.04% 와 2.58%로 일부 사용되고 있었다(<표 12>참조).
(1) 감성적 소구
감성적 소구에서 주로 사용된 방법은 불이익·처벌 등의 경고를 이용한 소구(125건, 12.85%), 편의 제공(120건, 12.33%), 금전적 혜택의 제시 (116건, 11.92%), 정중함 친절을 통한 소구(90 건, 9.25%), 수입증대를 통한 소구(59건, 6.06%) 및 사회적 인정의 제시 (56건, 5.76%) 등 이다(<표 13> 참조).
불이익이나 처벌 등의 경고를 이용한 광고는 위조 사기에 대한 경고성 광고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조한 문서로 부동산을 매매하면 불이익을 당할 것을 경고하거나, 위조된 문서로 매매한 부동산은 무효이며, 그 결과에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을 경고하는 식이다. 그 예로 "‥‥‥‥ 文券을 僞造하야 家業에 貽害코져 함은 不必擧論이어니와 勿論內外國人 하고 右人에게 見欺或符同하야 沈文燮의 莊土를 買得 하얏다던지 錢兩去來가 有하다 하면 非徒當場見害라 後日是非를 難免하리니 諒悉 하시오" (皇城新聞 1900년 2월 5일자 3면) 라는 광고문구를 들 수 있다.
편의 제공을 이용한 광고는 물건을 구입하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우편으로 발송해준다거나, 서비스 업종에서 이용자의 불편이 없도록 각종편의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전적 혜택을 제시한 광고는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 또는 필요한 특정 자료를 제시하거나 잃어 버린 물품을 찾아주는 사람에게는 일종의 금전적 혜택을 부여하겠다는 광고이다. 구체적인 예를 보면, 황성신문사에서 東史古紀나 東國遺事를 신활자로 발간하고자 하는데, 이에 대한자료를 가진 사람은 "本社로 特來하시면 厚價로 購買도 하려니와 ‥‥‥‥"(皇城新聞 1904년 12월 28일자4면)라 고하여 금전적 혜택을 줄 것을 시사하고 있다. 또 한 예로 도둑맞은 물건을 "各處 典當鋪에셔 域 典執 하거든 卽 爲暗通 하오면 厚謝하 깃사오" (皇城新聞 1901년 2월 2일자 3면)라고 광고하여 금전적 혜택 제공을 약속하고 있다.
정중함 친절의 감성적 소구를 이용한 광고는 광고문구에서 소비자에 대한 정중함과 예의를 갖추거나 친절함을 내세운 광고이다. 대표적인 예로 한성전기회사에서 운영하는 전차의 掌運車手에게 친절교육을 시켜 승객에게 봉사하겠다는 광고를 들 수 있다. 이 광고에서는 "掌運車手에게 對하와 乘車客에 恭遜敬待하도록 別般申衛 하왓사오니 만일 掌運車手가 乘車客을 無端이 不恭待遇는 境遇에는 乘車客이 ‥‥事務所로 詳細說明 하시면 掌運車手를 依本祖規則處斷矣리니 ‥‥‥‥ "( 皇城新聞 1904년 12월 14일자 3면)라고 하여 승객에 대한 전차 운전수의 친절로 소구하고 있다. 또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여 성실히 봉사하겠다는 내용의 광고로 일본약국 광고 문안은 "약가의 다소랄 물 논하고 급한 병이면 밤중이라도 믹보와 듸리압" (皇城新聞 1905년 3월 14일자 4면)이라는 광고로 친절을 강조하고 있다.
수입 증대를 통한 소구의 예는 농부모집광고에서 볼 수 있다. 이 광고에서는 기후좋고 무병 한 문명부강국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 일하여 재산을 모을 수 있다는 내용을 싣고 있다."‥‥‥‥ 富多貧小 하야 工人甚貴하야 近年에 日淸兩國人이 單身或率眷으로 前往得利者多有하니 韓人도 單身或率眷으로 前注?地면 必得厚利 터이며 ‥‥‥"(皇城新聞 1904년 12월 28일자3면,'?' 부분은 자료훼손으로 판독 불가한 글자임) 라는 문구는 좋은 대우를 받아 수입을 늘일 수 있다고 설득하는 것이다.
사회적 인정을 소구방법으로 사용한 광고는 광고를 통해 소비자의 사회적 지위와 명예심을 높여 주고 있다. 한 예로 개진교육회 회장 선출 안내광고에서 "開進敎育會는 儒道宗敎之會ㅣ라 李先生은 儒門大家로셔 本會를 愛護하심 ‥‥‥"(皇城新聞 1905년 10월 27일자 4면)이라는 문구를 통해서 이선생에 대한 사회적 인정을 제시하고 있다.
감성적 소구방법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소구방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98년에는 정중함 친절의 소구와 금전적 혜택의 소구가 각각 45% 이상으로 감성적 소구의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1899년과 1900년에도 불이익 ·처벌 등의 경고가40% 이상을 차지하는 등 2∼3개의 특정 소구방법에 치우쳐서 광고되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1901년 이후부터는 특정 소구방법이 전체 감성적 소구의 10∼20%대를 유지하면서 4개 이상의 소구방법을 비슷한 비중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구방법을 다양화하면서 광고의 방법을 세련되게 전환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초기에 많이 사용되었던 감성적 소구방법은 불이익·처벌 등의 경고나 정중함·친절 등의 소구 방법이었으며, 후반으로 갈수록 편의 제공, 금전적 혜택, 불이익 처벌 등의 경고, 안전보장, 사회적 인정 등으로 소구방법이 다양화되었다(<표 14> 참조).
구매상 절약으로 소구하는 광고는 대부분이 "염가로 판매"한다는 광고문구를 사용하고 있었다.
품질에 대한 신뢰성으로 소구하는 광고는 "품질 을 정선하야" 판매한다는 담배광고(皇城新聞 1901년 3월 28일자 3면), "寫眞으로 爲業한지 十二年이옵고 ‥‥‥技術上으로 頻加改良하여 ‥‥‥ 美術的 寫眞을 撮影"하는 사진관광고(皇城新聞 1901년 12월 14일자 3면), "淸酒를 釀造하야 年年世世氣候風土에 硏究하야 其功成妙하와 ‥‥‥ 完全無欠하야 幾歲月을 經過하야도 變味치안코 衛生上에 最良하물 場이 保證"하는 주류광고(皇械新聞 1898년 11월 28일자 4면), 각종 질병 치료에 "無不神效한" 병원광고(皇城新聞 1899년 9월 28일자 4면) 등을 들 수 있다.
그밖에도 정보 제공을 통한 소구의 예로는 "東西洋 萬國의 古今歷史를 編韓한/ 冊이온디 文明에 留意하시는 僉君子의 案頭에 不得不一秩式儲置供覽한만" (皇城辨聞 1906년 5월 14일자 4면)한 책 이라는 서적 광고 등을 들 수 있다.
선택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광고의 예는 '西洋 雜貸店을 開한 以來로 ‥‥ 各色 上等 西洋雜貨와 또 軍隊와 學校에 合用할 物件을 多購"(皇城新聞 1900년 4월 28일자 3면)한 잡화상점광고 등이 있다.
사용상 신뢰성으로 소구하는 광고는 "無不妙驗 이오니" (皇域新聞 1903년 8월 31일자 3면) 계속해서 복용하면 병을 완치한다는 식의 약, 병원 등의 광고에서 많이 나타났다.
연도별로 이성적 소구방법을 살펴보면, 큰 차이는 없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소구방법이 다양해짐 을 알 수 있다. 초기에는 품질의 신뢰성과 사용상 신뢰성, 구매상 절약 등의 소구방법을 주로 사용 하였으나, 후반기에는 품질의 신뢰성, 구매상 절약은 물론 정보 제공이나 교육효과를 이용한 소구 방법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16> 참조).
(3) 도덕적 소구
도덕적 소구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애국심을 이용한 소구(76건, 42.46%)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타인에 대한 봉사(47건, 26.26%)를 이용한 소구, 사회봉사(34건, 18.99%), 타인의 보호(11건, 6.15%), 효행, 부패 근절 등의 순이었다 (<표 17> 참조).
애국심에 호소하는 광고는 주로 서적광고와 기금모집광고에서 나타난다. 그 예로는 의혈단 기금 모집광고(皇域新聞 1906년 4월 28일자 4면), 국채보상운동 취지광고(皇城新聞 1907년 4월 1일자 3면) 및 월남망국사(皇城新聞 1907년 1월 5일자 3면), 애국부인전(皇城新聞 1907년 10월 15일자 3면)과 같은 서적광고를 들 수 있다. 이들 광고는 "爲國之誠 ‥‥忠義'(皇城新聞 1907년 4월 1일자 3면) 등의 단어와 "無論男女 하고 愛國性이 有하신 同胞는 맛당이 보실 書冊"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애국심에 호소하고 있다. 이같은 소구방법은 일제의 강점이 가시화되고 나라의 기강이 흔들리던 당시의 시대상을 잘 반영하는 광고라 하겠다.
타인에 대한 봉사를 소구방법으로 사용한 광고는 관리의 善政에 대한 감사광고(皇城新聞 1904 년 6월 28일자 4면)나 곡식배급에 감사(皇域新聞 1907년 2월 1일자 3면)하는 등의 각종 미담소개 광고, 조난동포돕기 성금모금광고(皇城新聞 1906 년 4월 28일자 4면) 등을 들 수 있다.
연도별 도덕적 소구방법을 살펴보면, 초기 4년 정도를 제외하면 다양한 소구방법이 쓰이고 있다. 초기에는 사회봉사, 타인에 봉사, 타인의 보호 등의 소구방법이 매년 한가지만 사용되었다(<표 18> 참조).
그러나 1902년 이후부터는 많이 사용되는 소구 방법이 2가지 이상, 많게는 4가지 정도로 늘어나 다양한 소구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된 소구방법인 애국심의 경우, 1910년으로 가까워질수록 많아져, 당시 일제 강점의 위기에 대처하려는 의식적 노력이 엿보인다.
타인에 대한 봉사와 사회봉사를 통한 소구는 전 기간에 걸쳐 많이 사용되고 있어,봉사의 덕목 또한 소중히 여겼음을 알 수 있다.
(4) 기타소구
기타 소구는 단순고지 형태의 소구방법으로 특별한 의미의 제공 없이 단순하게 상황을 나열하는 식으로 소구하는 방법을 이용한 것이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특별한 부가설명 없이 단순히 상품명만 나열하거나 관련사항을 기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소구방법은 당시 광고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소구방법으로, 구한말 광고수준을 감안하면 기타 소구방법이 가장 많은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이 시기의 고지광고는 소매상인이 새로운 영업품목을 일반 소비자에게 알리고자 하는 데 가장 큰 목적이 있다고 하겠다.
연도별로 보면, 기타 소구방법, 즉 단순고지 광고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그림 6>참조). 특히 1908년은 고지광고가 595개로 가장 많았던 시기였다. 전체적으로 기타 소구방법을 사용한 경우가 다른 소구방법에 비해 월등히 많다는 사실을 연구결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19C말 20C초의 외국의 광고도 고지광고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외국의 광고는 전국 적인 광고보다는 지역적인 광고가 많았다. 또한 당시의 광고는 현재의 신문 안내광고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伊藤長生 外, p.93 참조)
(5) 업종별 소구방법
마지막으로 업종별로 주로 사용된 광고의 소구 방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표 19> 참조). 식품 음료 담배의 경우 이성적 소구가 74.44%로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제약·의약(62.92%), 화장품·세제(79.41%), 의류·섬유(68.77%), 주류(77.46%), 가구(100%), 화학공업 ·플라스틱 (79.17%), 기계·정밀(77.33%), 유통업 (57.45%) 및 병원(57.06%)의 경우에도 이성적 소구가 많이 사용되었다. 이들 업종에서 이성적 소구가 주로 사용된 이유는 품질의 신뢰성이나 구매상의 절약 등을 중심으로 광고하였기 때문이며, 상품의 특성상 품질의 신뢰성 등이 중시되는 업종으로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밖에 업종은 이성적 소구와 감성적 소구, 도덕적 소구 및 기타 소구가 함께 사용되었다. 건설·건재의 경우 이성적 소구와 함께 기타소구가 주로 사용되었고, 서비스의 경우 감성적 소구와 이성적 소구가 주로 사용되었다.
출판·서적의 경우 이성적 소구와 기타 소구가 주로 사용되었고, 학 교·학원광고와 교통· 운송·통신광고, 분실·위조광고의 경우는 단순고지 형식의 기타 소구가 주로 사용되었다. 출판·서적의 경우는 책 제목과 가격, 판매처만을 단순고지 형식으로 명기한 단순고지 광고와 이성적 소구가 많이 사용되었다. 서비스의 경우는 오락성이 많기 때문에 감성적 소구도 많이 사용되었다. 교통·운송·통신광고에서는 기타 소구가 가장 많이 나타났는데, 그 이유는 교통광고의 내용이 철도 운행시간표와 운임표에 대한 공지가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업PR의 경우는 모두 감성적 소구가 사용되고 있다. 당시의 기업PR광고는 일본의 주류업체인 '朝日酒場'의 광고가 전부이다. 그 광고는 새해를 맞이하여 소비자에게 정중한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4. 결론
1898년은 1876년 개항 이후 20년이 넘은 해이다. 이때 우리나라는 일본, 청, 러시아 세 나라의 각축이 어지럽게 펼쳐졌던 시기이다. 1876년 이후 1897년까지 '渚上日月' 은 21년동안 유행했던 민요들이 각각의 위기를 잘 노래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갑자년(1864년) 초에 화침가가 유행하더니 병자년(1876년)에 왜인 화방의질이 경기에 들어와 나라를 현혹시켰으며, 또 오독독가(梧督督歌)가 유행하더니 임오년(1882년) 가을에 청나라의 吳都督이 대원군을 납치하여 갔다. 그 뿐 아니라 동동가가 유행하더니 갑오년(1894년)에 동학란이 일어났고, 아라랑가(阿羅郞款)가 유행하더니 러시아인들이 기세를 부리게 되었다."(박성수, p 287)
개항 이후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게 되었다. 1890년대에 들어와 정부는 정치적으로 보수화 경향을 띠었던 것과는 달리 경제적으로는 식산흥업정책을 강화 하여 상공업부문의 발전을 이루었다. 특히 이 시기에 근대공업진흥문제는 일상생활용품으로서 공업제품의 자급문제로 매우 커다란 숙제이기도 하 였다.
개항 이후 서구상품이 물밀듯이 들어와 도시인은 물론 농민의 일상에도 깊숙이 침투하였다. 이러한 외국의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막대한 재화가 국외로 유출되었고, 그 때문에 이미 생활필수품화 한 이들 공업제품을 국내생산품으로 자급하지 않고서는 경제적 혼란을 극복할 수 없었다(서은영 , p.23) 이는 오늘날 일반 국민의 외제상품 선호와 그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황성 신문은 근대공업진흥의 필요성을 공산품의 자국 생산과 국내생산품의 수출로 인한 국제수지의 균형유지 등에서 구하고 있다.
이러한 외세, 특히 일본과 청나라의 경제침투가 황성신문의 광고에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황성 신문이 민족지의 성격을 가진 신문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광고주의 광고를 자신의 신문에 대거 싣고 있다는 점은 매우 특이한 일이다. 물론 이러한 경향은 황성신문만의 일은 아니었다. 독립신문도 신문의 제호만큼이나 그 성격이 분명한 민족지 였음에도 불구하고 외국 광고주가 많았다는 점이 그 사실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황성신문의 광고를 들여다 보면, 마치 세계시장의 각축전을 보는 듯이 각국의 상품광고가 판을 치고 있다. 특히 외국의 광고주는 대자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면광고를 연속적으로 싣는 경우가 많다. 황성신문 광고의 분석결과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광고주가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수가 많다는 것이지, 하나의 광고가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각 국가별 주요업종에 관한 분석을 보면, 대자본과 소자본과의 차이를 확연히 감지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주로 광고했던 업종은 출판·서적·문구였다. 이 업종은 소자본 영세업체가 가장 많은 분야이다.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면 유통업 광고가 가장 많았다. 이는 당시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일본인들이 상업부문에 침투하면서 주로 외국의 상품이나 자국(일본)의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에 종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소비재산업이 발달한 영국은 화장품 세제광고를 가장 많이 하였다. 미국은 대자본을 필요로 하는 금융 · 보험 업종에 가장 많은 광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나라의 경우도 금융·보험업이 가장 광고를 많이 한 업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청나라의 경우는 미국과 같이 대자본의 은행이 국내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일종의 복권인 채표 판매와 당첨자 발표에 관한 광고가 많았기 때문이다.
황성신문은 보도지라기 보다는 정론지로서의 성격을 가진 신문이었다. 당시의 시대상황을 비추어 보아 황성신문이 객관성과 불편부당성을 금과 옥조로 삼는 보도지의 성격을 갖기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이러한 신문의 성격은 신문의 경영과 관련된 광고수입의 문제와 직결된다. 물론 정론지 는 시대적 상황과 맥을 같이해 그 색깔을 분명히 하지만, 중립성을 표방하는 보도지는 대중지로 그 색을 잘 보여주지 않는다. 즉, 비근한 예로 앓의 황성신문 광고분석의 결과로 나타난 연도별 광고주(<표 5>참조)를 살펴보면, 일정한 경향성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는 정치나 경제와 관련하여 신문의 부침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황성신문은 그 색깔로 인해 많은 광고주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없었다.
또한 당시 상품의 판매촉진 방법과 의식은 전반적으로 전통적인 방법에 의존하고 있었다. 따라서 광고의 수단도 일반적으로 매체를 이용하기 보다는 옥외광고를 이용한 광고가 대부분이었다. 광고 매체인 신문은 그 독자층이 매우 한정되어 있었다. 특히 황성신문은 국한문을 혼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성보다는 남성이 더 선호하였다. 이러한 상황으로 미루어볼 때, 황성신문 광고의 효과는 간판과 같은 옥외광고물보다 훨씬 제한적이었다 고 볼 수 있다. 만약 당시에 매체기획자가 있었다면 인쇄매체 보다는 옥외광고를 이용하도록 권장하였으리라. 결국 자본주의 초기단계에서 신문광고는 전통적인 판매방법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역할 정도를 담당하였다고 볼 수 있다.
부록:조사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