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방송광고공사 - 광고연구
일본광고의 발달 과정
-그것이 한국광고에 미친 영향-
신인섭(평양교원대학 국문과 졸업, 한국 ABC협회 전무)
1. 일본 광고의 역사
개관
일본광고의 역사는 크게 세 시대로 나뉜다. 1868년 명치유신 전까지의 근대 이전이 그 첫 시대이고, 다음이 1868년에서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일본이 패망하는 1945년까지이며, 그 이후가 세번째 시대이다.
그 이유는 일본이 근대 통일국가로 되고, 자본주의가 시작되어 매스미디어인 신문이 광고매체로 등장한 것이 명치유신 이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광고가 진정한 의미에서 현대화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1945년 이후, 미군 점령시대를 지나 미국의 영향을 받아들인 뒤이다.
일본광고의 역사에 관해서는 수많은 서적과 자료가 있다. 그러나 가장 방대하고 소상하게 쓴 책은 일본 최대의 광고회사인 電通(덴쯔)이 1970-1980 년의 10년에 걸쳐 편찬, 발행한 '日本廣告發達史'일 것이다. 상, 하권으로 되어 있고, 상권은 1976년, 하권은 1980년에 출판되었다. 상권은 1945년까지, 하권은 해방 이후 1970년까지를 다룬 이 책은 일본광고의 통사이며 집대성이다. 상권은 490면, 하권은 572면으로 된 책이다.
따라서, 일본 근대광고 역사(1868-1945년)에 관한 것은 주로 이 '日本廣告發達史'에서 간추린 내용이다.
1868년 명치유신 이후의 시대구분은 다음과 같다.
제1기 : 명치유신(1868년)에서 청일전쟁(1894년)까지
제2기 : 청일전쟁에서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까지
제3기 : 제1차 세계대전에서 관동대지진(1923년)까지
제4기 : 관동대지진에서 중일전쟁(1937년)까지
제5기 : 중일전쟁으로부터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의 패전(1945년)까지
1) 제1기 : 명치유신(1868)에서 청일전쟁(1894)까지
1868년 명치유신에 따라 일본은 근대적 통일국가가 되고 자본주의국가로 되었다. 1868년은 명치시대의 원년이다. 1869년에는 關門이 폐지되고, 1870년에는 전신개시, 1871년 우편제도 개시, 1872년 국립은행 조례 제정, 같은 해 전답공조미(田畓貢組米)의 돈에 의한 납입, 철도개시 등 일련의 개혁에 따라 교통, 통신, 화폐, 상품의 생산, 유통 자유화가 실현되었고, 국내시장 형성의 길이 트였다.
근대화는 신문의 등장을 가져왔다.
일본신문은 이 무렵 화란의 식민지이던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발행되던 화란어 신문의 번역판인 「官板바타비아」에서 비롯되는데, 그 첫 호는 1862년 2월에 나왔다. 말이 신문이지 재래의 종이를 반으로 접어 표지를 달아서 철한 책 같은 것이었다. 橫濱, 長崎 등 항구에는 외국인 거류지가 있었고, 여러 외국어 신문이 발행되고 있었다. 그 중 하나인 The Japan Commercial News의 번역판인 '日本貿易新聞' 1863년 10월 27일자에 '一流無類手妻師'(비할 데 없는 일류 마술사-저자)라는 데씬몬스의 흥행광고가 게재되었다. 이것이 일본 최초의 신문광고였다. 따라서 번역신문에 외국인이 낸 첫 번역 광고였다. 1867년에는 역시 외국인이 발행하는 신문에 처음으로 일본 광고주가 낸 광고가 실렸다.
일본 최초의 일간신문이 발행된 것은 1871년 1월28일로서 橫濱每日新聞이 항구도시 요꼬하마에서 나왔다. 양지 1매에 활판인쇄로 된 이 신문의 반은 광고였다.
일본인이 발행하는 신문이 나오기 전에는 주로 외국인 거류지에서 외국인이 발행한 영문 또는 일본어 신문이 상당히 많았다. 명치유신 이전에 발행된 이러한 신문은 다음과 같다.1)
1861년 The Nagasaki Shipping List and Advertiser
1861년 The Japan Herald
1862년 The Japan Express
1863년 The Japan Commercial News
1863년 The Daily Japan Herald
1865년 海外新聞
1865년 The Japan Times
1867년 萬國新聞紙
1867년 倫敦新聞紙
1867년 The Japan Gazette
1868년 橫擴新報 も うほ草
1868년 各國新聞紙
이렇듯 많은 신문에는 물론 광고가 게재되었고, 특히 일본어로 발행된 광고가 게재됨으로써 이미 광고에 관해 '세례'를 받은 것이었다.
1868년 명치유신 이후에는 급속도로 일본인에 의한 신문발행이 증가하는데 1880년대 중반까지의 동경, 오사까의 주요신문 발행상황은 다음과 같다.2)
1871년 橫濱每日新聞
1872년 東京日日新聞
1872년 日新眞事誌
1872년 公文通誌
1872년 郵便報知新開
1874년 讀賣新聞
1875년 東京曙新聞
1876년 中外物價新報
1876년 大坂日報
1879년 朝日新聞
1882년 時事新報
1884년 今日新聞
1884년 自由燈
1885년 大阪日報
신문이 나오기 시작한 1870-1880년대의 주된 광고업종은 서적이었다. 이러한 상황은 郵便報知新聞의 1814년 광고건수 통계에 잘 나타나 있다.
광고 주업종이 출판에서 매약(賣藥)으로 옮겨가는 것은 1880년대에 들어선 뒤였다. 매약 중에서도 위장약과 안약이 두드러진 광고품목이었다. 매약광고가 늘어나자 그것에 대한 비판도 대두되었다. 매약광고 비판론의 선두는 지금 일본 게이오(慶應) 대학의 설립자이고, 時事新報의 창립자인 후꾸자와유키치(福澤論吉)였다. 약광고의 증가와 그 비판이 미친 영향을 나타내는 것은 1881~1883년 3개년 기간의 동경일일신문의 서적과 매약광고 대비에서 볼 수 있다.
아직 광고에 대한 인식이 낮고 신문은 증가하는 상황이어서 이 시대 신문광고거래는 덤핑이 성행했다. 그리고 이 공표정가와 실거래 단가의 차이는 해방 후 1960년대 초에 체감(遞減)단가, 즉 계약광고 단가제도가 수립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또한 일본에서 광고거래의 현대화를 더디게 한 원인이 되었으며, 일본의 전식민지이던 한국에서는 1990년대 초까지도 이런 불합리한 신문광고요금 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894년 대광고주이던 長騷(현재의 花王비누)상점의 신문광고 거래단가와 공표정가의 상황은 다음 표와 같다.
신문이 주매체이긴 했으나, 아울러 1880년대에 들어서서는 옥외광고도 늘어났고 다양해졌다. 또한 1885년에는 철도마차회사가 차내광고를 개시했으며, 1890년에는 전주광고도 등장했고, 게시판광고도 이용하게 되었다.
광고의 등장, 발전과 함께 광고대행업이 생기게 되었다. 일본 최초의 광고대행사는 空氣堂組로 일컬어지고 있는데 1880년에 설립된 것으로 추측된다. 그 뒤 1886년에는 弘報堂, 1888년에는 廣告杜, 三成社, 1889년에는 廣益杜, 그리고 이 해에 창립된 것으로 추측되는 金蘭社, 廣報社, 中立社, 1890년에는 현존 광고회사 중 가장 오래된 萬年杜와 해방후 도산한 正路喜社가 설립되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일본의 초기 광고대행업은 주로 신문의 광고지면 브로커였다.
일본의 광고대행업 발전에서 특이한 것은 통신의 겸영인데, 그 최초가 1890년 창립한 新聞用達會社이며, 이 회사는 1892년에 時事通信杜와 합병하여 제국 통신사가 되었다.
'광고'란 낱말의 출현-명치유신 후 3년만인 1871년 1월 28일에는 요꼬하마 '橫濱每日新聞 '의 창간호가 발행되는데, 이것이 일본 최초의 일본어 일간신문이다.
그런데, 이 날 신문에는 상당수의 광고가 게재되었으나, 모두 報告, 稟告, 告知, 告白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광고'란 낱말이 처음 나타나는 것은 1867년 외국인이 요꼬하마에서 창간한 일본어 신문인 '만국신문지' 제2집(1867년 2월(음력))이었으나, 일본인에 의한 최초의 일본어 신문인 '橫濱每日新聞'에서도 1872년 4월 14일호 2면에 '活版社'라는 광고주가 처음으로 '광고'란 표현을 냈다.
따라서 '광고'란 낱말이 오늘날처럼 사용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이 말은 현재 한국을 비롯해 중국, 대만, 일본에서 같이 쓰이고 있는데, 어느 나라에서부터 사용이 시작되어 전파되었는지에 관해서는 아직 확실한 연구가 없다.
중국에서는 1870년대 중반까지도 이 낱말이 쓰이지 않고, '各行告白', '各貨行情', '航船日期' , '銀行四面' 등의 표현이 사용되고 있었다. 그것은 1873∼4 년에 漢口, 홍콩, 上海등지에서 발행되던 循環脚報, 江報, 昭文新報등에 이러한 낱말들이 광고란 뜻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1886년 2월 22일 한성주보 제4호에 게재된 한국 최초의 신문광고인 '德商世昌洋行告白'도 광고라는 말을 쓰지 않고 '고백'이었다. 세창양행은 중국에 이미 진출해 있었으며, 따라서 중국의 습관을 따라 '고백'이라 했을 것이다. 다만, 1880년대에는 광고란 말이 정착했다.
신문과 광고에 대한 인식-일본에서 신문이 나오자 이것을 광고매체로 이용한 것은 주로 서적상과 매약상이었다. 1870년대 말 선각자 가운데 한 사람인 후꾸자와 유키치(福澤論吉)는 1878년 3월 24일 이후 '민간잡지'에 '매약론'이란 약광고 비판의 글을 실었는데, 이것은 그 시대 신문과 광고에 대한 일반국민의 인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본의 신문지와 서양제국의 신문지를 비교하면 취지가 다른 것이 많다. 일본의 신문지는 (서양과 달라서) 그 발행이 겨우 3∼5년에 지나지 않는다. 세인의 이목에는 가장 새롭고 신기한 것이면, 사람들이 모두 이것을 학자, 선생의 저서와 같이 보고 인정하여 신문지 중에 기록된 것은 반드시 도리가 있는 의론으로서 사람들이 새겨 두어야 할 가르침으로 생각하고, 특히 하등사회(下等社會) 인민에 이르러서는 신문지를 보고 어느 것이 사설이고 어느 것이 투서인지 가려서 읽는 사람이 없어 雜報, 公告, 引札(광고), 안내를 같이 보고 더욱 종이에 까맣게 쓴 말이면 사람의 편리, 사람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그런데 근일 제신문 公告(광고)의 部를 보면 매약광고가 가장 많고, 특히 이런 광고일수록 문자를 달리 하고 혹은 圖를 넣고 혹은 그림을 섞어서 어떻게든 사람의 눈길을 끄는 것 같다. 원래 신문사의 내막에 들어가 생각해 보면, 매약사의 주문을 받아 돈을 받고 광고를 내는 것이니 아주 무방한 것이지만, 앞에서 서술했듯이 일본의 신문지는 하등사회에 대해서는 매우 중요한 것이므로 혹은 하등 인민은 매약의 좋고 나쁨을 묻지 않고 오직 신문지만을 믿고 신문지에 나온 약인고로 틀림 없다고 해서 고맙게 이것을 복용하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되면 신문사는 매약사의 길잡이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2) 제2기 : 청일전쟁에서 제1차 세계대전까지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한국을 그 세력권내에 확보했으며, 아울러 2 억량(兩)의 배상금을 받았다. 그리하여, 일본경제는 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면사방직업의 발전은 계속되고 1901년에는 구주에 야하다(八暢)제철소가 조업을 개시하여 중공업에도 진출하게 되었다. 은행, 회사 등 각종 근대기업의 눈부신 발전이 있었으며, 도시에 인구집중 현상이 나타났고, 이것은 상품경제의 다양화, 도시문화의 형성, 매스미디어인 신문의 발달기반이 되었다.
규모별 도시 및 인구추이 표에서 나타나듯이, 1888∼1913년의 25년 기간에 인구 10만 이상의 도시 수는 6개에서 11개로 늘었고, 그 인구는 2배 이상 증가 했다. 5∼10만 인구도시의 성장은 3배를 넘었다. 아울러 회사의 수는 1897∼1914년 사이에 6,113개에서 16,858개로 증가했으며, 은행수도 1,505개에서 2,143 개로 늘어났다. 경제활동과 제품생산의 성장이 있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신문매체의 발전-신문의 발전은 1904-1905년의 노일전쟁 이후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청일전쟁 직후 동경의 유력지인 萬朝報는 5만부, 東京朝日 新開은 25만부, 報知新聞과 東京日日新聞은 각각 1.5만부이던 것4)이 1911년에 이르러서는 報知-13만부, 동경조일-10만부, 국민신문-13만부로 급증했다.5) 報知新聞은 1906년에 조석간제를 도입하고, 국민신문은 지방판을 발행하게 되었다.
1904년 12월 20일초 '廣告大福帳'에 의하면, 하루 5천부 이상을 발행하는 일간신문의 수가 63개 지로서 그 총발행부수는 163만부에 달했다. 물론 이러한 부수증대를 가능케 한 것은 윤전인쇄시설의 발달이었다. 1910년에는 윤전기를 사용하는 신문사와 그 대수가 표와 같이 증가했다.
청일전쟁 무렵부터 등장하게 된 신종 대광고주인 화장품(주로 비누)의 전국광고 개시에 따라 약광고, 서적, 화장품의 3대업종이 지방신문에서 차지하는 광고비율은 95%에 이를 만큼 전국광고의 비중이 높아졌다.
또한 신문사 수입에서 광고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져 광고-4할, 판매-6할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구매자 시장인 신문광고료는 심한 할인이 있었다. 극소수의 유력지는 예외이지만, 그 밖의 신문의 광고료 할인율은 30∼40%에 이르렀는데, 이러한 상황은 1907년 11월의 만조보 사고에도 반영되어 있다.
"만조보의 제1면에 게재하는 광고는 종래 취급자의 商略 때문에 왕왕 요금을 할인하는 일이 있었다고 들었는 바, 근래 기사부분까지 잠식하는 일이 심하여…. 5분(5% -필자)이상의 할인을 허용치 않을 것을 결정했음"
1898년에는 報知新開이 '직업안내'란을 처음으로 게재했는데, 그 이후 이 안내광고란의 인기가 높아졌다. 내용도 구인, 구직, 부동산 매매, 사람 찾기 등 다양해졌고, 또한 이 안내광고는 할인 없이 현금지분이 관례로 되었다. 그리하여 각 신문사는 앞을 다투어 안내광고란을 두게 되었다.
은행과 회사광고가 늘어난 것도 노일전쟁 전후의 특징이었는데, 그것은 주식모집이 성한 때문이었다. 결산, 주식, 사채모집, 개업, 예금모집, 생명보험, 모집광고가 늘었다. 1908년 6월에서 이듬해 5월까지의 주요신문의 업종별 광고량과 1908∼1913년간의 업종별, 순위별 추세에도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광고주-이 시기에 광고주들은 신문광고 외에도 갖가지 광고, 판촉방법을 동원했는데, 미쯔고시(三越, 백화점)는 1903년에 이미 '時好'라는 PR지를 발행했고, 그 밖에도 잡지광고, 포스터, 옥외광고, 전주광고, 악대를 이용한 시내행진광고 등도 이용했다. 광고비도 증가해서 전매법이 제정되기 이전 2대 담배 광고주이던 材井은 1개월에 1만 5∼6천엔을 광고비로 썼으며,7) 仁丹은 1910년경 1년에 12만엔의 광고비를 썼다.
광고가 늘어남과 함께 사기, 과대광고도 늘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것은 그 당시 신문의 투서란에 많이 반영되었다. 그리고 1908년 9월 28일에 공포된 경찰범처벌령 2조에는 허위광고를 규제하는 내용이 포함되었고, 3년 뒤인 1911년에는 4개조로 된 광고물취체법이 제정되었다.
광고대행업의 발전과 거래 실태-광고활동이 활발해지자 광고대행업도 발전했다. 1894년 청일전쟁 후에서 1900년 초에 걸쳐 광고대행사는 급증하여 일설로는 동경에만도 약150개사가 있었다고 한다. 물론 이 가운데는 사무실도 없이 혼자 하는 이른바 '가방외교'가 들어있었다. 1900년대 초 동경의 유력 광고대행사는 다음과 같았다.
弘報堂, 正路喜社, 帝國通信社, 博報堂, 三成社, 廣告社, 東京通信社, 金蘭社, 廣目屋.
박보당은 1895년에 창립되었는데, 초기에는 잡지광고 대행으로부터 시작했다. 현재 일본 최대의 광고회사인 전통의 전신인 일본광고주식회사가 창립된 것은 1901년이었다. 1906년에는 전보통신사를 매입하여 이듬해인 1907년에는 두 회사를 합병해서 일본전보통신사로 개칭했다.
그리고 일본전보통신사는 통신과 광고대행을 겸영하게 되었다. 일본 광고 대행사 특유의 통신, 광고업 겸영에는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원래 이런 형의 겸영은 통신사가 취재, 配信하는데 비용이 드는데 통신 계약을 하는 신문사가 적고 또 통신료도 뜻대로 수금되지 않아 경영이 매우 괴로웠던 데에서부터 생겼다. 그러나 부업인 광고대행업도 경쟁업자가 있어 수입은 미미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게다가 초기 통신사는 정치적 당파색이 강해 모두 정당 또는 정부가 지원하고 있어서 그 계 열하에 있는 지방신문에 통신을 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통신사의 경영이나 채산에는 깊은 고려를 하고 있지 않았다. 제국통신사도 그러했다. 이 통신사는 改進堂계 통신사였다.
제2기(1894년-제1차 세계대전)에 들어서도 이 점은 바뀌지 않아 개진당 진보당 헌정본당 국민당의 기관통신사적 존재였다.
그러나 이 기(제2기)에 들어서자 제국통신사의 광고대행업 겸영은 계약사인 계열 지방신문으로부터 통신료와 전기료를 광고대행에서 발생한 지방지에 지불할 광고료와 차인결제 하는 방식으로 점차 바뀌어 갔다. 이 방식은 통신사와 신문사 쌍방에게 경영상 플러스가 될 뿐더러 양자의 결합을 깊게 하는데 유효했다."8)
초기 광고회사 가운데, 이렇게 통신과 광고를 겸영하는 형태가 많았던 것은 이런 데에 기인한다.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광고주와 신문사간에는 직거래(直去來)가 많았으며, 특히 큰 광고주와 유력 신문사간에 그러했다. 다만, 제2기 후반부터는 줄어들게 되었다. 대광고주와 신문사간에는 밀약에 의한 비밀광고단가가 있었는데, 이것을 '持單價'라 해서 광고주와 신문사의 담당 책임자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었다. 또한 이 시기에는 광고대행업자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광고를 개척해서 모집하는 사람을 '외교'라 불렀으며, 외교는 봉급 외에 커미션(일본어는 步合, '부아이')을 받는 제도가 생겼다.
광고단체가 생기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의 일로서, 1897년에는 동경의 유력 광고회사 8개사가 東京新開廣告取次同盟會를 조직했으며, 大阪에서도 1899년에 6개사가 명칭은 미상이나 동맹을 조직했다. 또한 1908년경에는 미국외유에서 돌아온 三越의 濱田四郎이 미국의 본을 따서 광고주, 광고대행사, 매체, 광고연구가들 100여명으로 구성된 광고클럽을 결성하였으나, 이 모든 초기 광고단체는 오래 가지 못하고 사라졌다.
이 시기 말엽인 1914년에는 早稻田(와세다)대학에 최초의 학생 광고 연구 단체인 早稀田 대학광고연구회가 설립되었다.
3) 제3기 :제1차 세계대전에서 관동대지진(1923)까지
광고환경의 관대화-1914년에서 관동대지진이 일어나는 1923년의 10년간 일본경제구조에는 심한 변화가 생겼다. 1914년에는 농업 총생산액이 45.4%, 공업은 44.4%를 차지했는데, 5년 뒤인 1919년에는 이 비율이 각각 35.1%, 56.8%로 바뀌었다. 기간은 다르나 인구에도 변화가 일어났는데, 1913∼1925년 사이에 5만 이상 市部인구의 비윤은 총인구의 14.2%에서 20.5%로 늘어났다. 1914∼1923년 기간에 고등여학교는 214개에서 529개, 학생수는 72,140명에서 3배가 늘어난 216,624명으로 증가해 여성교육의 신장과 나아가서는 여성 사회진출의 일면을 드러냈다. 1918년 여자교원수는 5만4천명으로 전체의 31%를 차지했으며, 회사, 은행직원 156만 6천명 중 11%는 여자였다.
영화와 레코드는 새로운 오락매체로 등장했으며, 의생활에서는 재래식, 화복(和服)에서 양복으로의 전환, 도시 식생활에서는 빵, 커피, 홍차, 양주, 서양 요리가 흔해졌다. 이와 아울러, 松屋, 高島屋, 大丸, 伊勢丹 등은 백화점으로 탈바꿈을 했다. 이러한 생활의 변화는 1914∼1925년 기간의 소비재 생산액에도 나타나는데, 화장품은 14배, 과자, 빵, 사탕류는 8배, 맥주도 8배, 기타 양주는 무려 18배, 사진기는 37배의 생산증가가 있었다.
신문, 잡지 및 기타 매체 -이 시기에는 신문에 심한 변화가 일어났다. 문장은 구어체로 바뀌고, 한문이 줄어들며, 삽화, 사진이 늘고, 기사내용도 정치로부터 사회 중심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외국산 신문용지가 전쟁 때문에 수입이 줄어들자 가격이 폭등해 1連당 가격이 대전전의 2円45錢에서 1920년에는 7円으로 뛰었다. 그 결과 각 신문은 부득이 1면당 단수를 늘리게 되었는데 그 상황은 표와 같다.
이 무렵 신문에 일어난 변화 중 또 다른 것은 석간의 정착이었다. 아직 라디오가 없던 때이라 뉴스의 전달은 신문이 주였다. 생활의 사이클은 24시간 뉴스단위에서 12시간 단위로 단축되고 있었다. 신문부수는 급증해서 1912년의 약 130만부가 1923년에는 220만부로 늘었으며, 20만부를 넘는 신문이 7개나 되기에 이르렀다. 報知 및 東京日 日新聞은 30만부를 넘게 되었다.
신문광고량은 1912년 73개 지의 합계 약 4,622만 행에서 10년 뒤인 1922년에는 92개지 1억 6,148만 행으로 늘어 15배의 성장을 나타냈다.
잡지의 증가도 눈부신 것이었다. 1914-1923년의 9년 사이에 창간된 잡지는 400여종에 달했는데, 문예잡지가 136종, 사회노동관계가 55종으로 전체의 48%를 차지했다.
또한 이 시기에는 1922년의 '旬刊朝日'(뒤에 '주간조일'로 됨)와 'サンデ-每日' (Sunday每日)가 창간되어 주간지 시대가 개막되었다. DM, 신문에 삽입하는 전단광고, 애드벌룬('광고기구'라 불렀음), 쇼윈도, 포장지, 활동사진을 이용한 이동광고 등 갖가지 매체가 동원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였다.
광고표현 규제와 관련된 실용신안법, 의장법, 특허법, 상표법 등이 1921년에 제정, 공포되었다. 아울러, 옥외광고물 규제와 관련된 각 현(縣)의 시행세칙이 정비되기에 이르렀고, 1919년에는 따로 도로법이 제정되었으며, 이를 모법으로 하여 역시 각 현에 도로단속규칙, 교통단속규칙 등이 제정되어 간판, 광고탑 등에 대한 규제가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광고대행업의 발전-전통, 박보당, 그리고 대판에 기반을 둔 만년사는 유력한 광고회사로 발판을 굳혀 나갔다. 전통의 결산을 보면 1917년에 총수입이 230,311엔이던 것이 1922년에는 1,196,664엔으로 증가했으므로 5배의 성장을 기록한 셈이었다. 만년사도 1920년에 44만엔이던 수입이 1923년에는 57만엔으로 증가했다. 특히 만년사는 광고에 대한 연구를 추진했는데 1923년에는 봄, 가을 2회간으로 '광고논총'을 발행했고, 이듬해인 1924년에는 '광고연감'을 창간했다. 1920∼1925년 기간에는 6개 유력 광고회사가 주식회사로 전환했다. 아울러 이 시기에는 한내광고, 옥외광고 전문회사가 생겼다.
광고단체는 1913년에 신문, 통신, 광고 대행사들로 구성된 '신문협회'가 창립되었다. 이 협회는 광고대행사에 대한 영업세 철폐 및 광고료 미불 광고주에 대한 문제들을 다루었다. 대판에는 9개 광고대행사로 구성된 水曜會가 생겨 대행업계 공통의 문제를 다루었는데, 이 모임은 일종의 카르텔로서 광고료 할인율에 관한 결정을 하기도 했다. 동경의 5대 광고대행사도 공동 이익과 광고연구를 위한 모임으로 일수회(一水會)를 만들었다. 한편, 早稻田대학 광고연구회는 1923년에 이 연구회 출신자를 회원으로 한 早稻田광고학회를 창립했다. 이 대학 광고연구회에 자극을 받아 神戶高高, 명치대학에도 광고연구회가 생겼다. 명치대학은 '실업계'지 사장인 井關十二郎을 초빙해서 1922년에 광고연구 강좌를 신설했는데, 이것은 일본 대학에서 광고강좌의 효시일 것으로 고려되고 있다.
4) 제4기 :관동대지진에서 중일전쟁(1937)까지
광고환경의 현대화-관동대지진은 가옥전체파괴, 소실이 총호수의 64%, 이재민 역시 전체(동경지역) 인구의 63%였다. 그러나 이 대재앙에서 근대 일본의 수도 동경은 명치시대와 배꼽줄을 끊고 명치시대 동경에서 현대동경으로 변모했다. 그 변화는 모든 면에서 일어났다. 지진과 불황, 그리고 1929년의 세계경제 공황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30년대 초에는 우선 '31년의 만주침공, '37년의 중일전쟁으로 이어지는데, 1931∼1937년의 시기는 일본경제의 일대 전환기였으며 또한 오랜 공항으로부터의 탈출기이기도 했다. 다음 표에서 드러나듯이 공업생산은 '31년의 49.8억엔에서 '37년에는 158억엔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인구의 도시화도 촉진되어 1925∼1935년 사이에 도시인구는 10%이상 증가해 20.5%에서 30.8%가 되었다. 특히 동경과 대판의 경우 같은 기간에 동경은 2백만에서 587만, 대판은 211만에서 300만 가깝게 늘어났다.
회사통계표와 산업별 인구통계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도시에 집중한 인구는 공장노동자를 위시해 점원, 회사원, 은행원, 관공리 등이었고, 이들은 샐러리맨(salary man)이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자 모던 걸(Modern Girl)이 신여성의 대명사가 되었다.
1931년 '활동사진'은 무성에서 유성시대로 바뀌었고 1928-1937년의 10년 사이에 상설 영화관의 수가 1,269개에서 1,627개로 늘어났고, 관객수는 1억 4천만에서 2억 2백만으로 증가했다. 비록 상업방송은 아니나 라디오 수신계 약자는 1925~1937년 기간에 약 26만 대에서 358만대로 급증했다.
대중 소비시대의 상징인 '디파트먼트'(백화점)는 1921년에 5개이던 것이 1930년에는 29개로 늘었다.
이러한 변화가 숫자로 나타나는 것이 다음의 표이다.9)
소비재중 청주와 맥주, 기타 양주의 성장을 대비하면 변해가는 생활습관이 그대로 드러난다. 또한 경이적인 성장률은 사진기와 자전거에서도 나타나는데 이것 역시 사회생활 변화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신문의 발전과 신문광고-동경 대지진의 피해는 신문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었다. 그런데, 이 재앙을 계기로 대판의 두 신문인 大阪朝日과 大阪每日은 대대적인 동경제패에 나섰고 판매 난투전이 시작되었다. 그 결과 동경의 유력지이던 時事, 報知, 國民의 3개지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리고 조일과 매일이 전국을 제패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讀賣는 1924년에는 겨우 5만부를 넘는 보잘 것 없는 신문이었으나, 1937년에는 90만부에 육박하는 대신문으로 성장했다. 드디어 1924년에는 대판조일과 대판매일이 100만부를 돌파하는 일본 신문사상의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일본의 신문 총부수는 1924년의 약 625 만부에서 1934년에는 1,000만부를 돌파했다.
그런데 1928년에는 일본 신문사상 최대의 분규가 발생했는데, 다름 아닌 1면 13단제의 시행이었다. 그 배경이 된 것은 1923년의 동경대지진, 1차 세계대전 이후 계속된 만성적 불황, 1927년 일본의 금융공황의 여파, 1926년부터 시작된 이른바 '円本붐'(1권에 1엔짜리 책)에 따른 신문지면 수요의 급증, 불경기에 의한 광고료 인상의 곤란, 대판에서 카르텔을 구성한 조·매(조일과 매일신문)의 동경제패 기도 등이었다. 그래서 발행면수는 그대로 두고 광고 지면을 늘려 광고수입의 증대를 꾀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 1면 12단을 13단으로 하자는 계책이었다. '대판조일', '동경조일', '대판매일', 그리고 '동경일일' 등 모두 대판계열의 4개지는 1928년 4월 1일부터 13단제로 돌입했다. 이것은 실질적으로 약 15%의 단가인상에 해당했으므로 광고주의 맹렬한 반대에 부딪쳤고, 또한 동업지로부터도 비난을 받았다. 결국 6개월간 계속된 이 분규는 광고대행사인 전보통신사의 중개로 일단락되었다. 1926-1932년간의 신문광고 전년대비 게재행수를 보면 이 무렵 신문광고가 겪은 곤란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다음 표에 보듯이 1929∼1932년 4년간의 3대 광고업종인 약품, 화장품, 도서광고의 광고량 추세에서도 반증되고 있다.
불황 극복수단이 대두되는 것은 이런 상황을 볼 때 당연했다. 1930년에 유력광고대행사인 正路喜杜는 제1회 광고제를 동경에서 주최했고, 이것이 각 도시로 파급되었다. 1930년 전보통신사는 신문광고장려회를 만들어 우수광고 표창을 시작했는데, 이것은 1940년에 '신문광고연구회'가 되었고, 2차 대전 후의 '廣告電通賞'으로 발전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동경조일신문은 1930 년에 제1회 국제광고 사진전을 개최했고, 1931년에는 매일신문이 '상업미술 진흥운동'에 나섰고, 전보통신사 名古屋지점은 중부일본신문박람회를 주최 했는데 이 모두는 자구책이었다.
불황은 유력신문에 대한 광고집중 현상을 일으켰고, 때로는 광고압력을 통한 기사, 편집면에 대한 간섭 현상도 나타났다.11)
제4기 전반 신문광고 중 가장 떠들썩한 일은 이른바 '円本붐'이었다. 1926년 10월 改造社는 '현대일본문학전집' 36권의 예약모집을 시작했다. 놀라운 성공을 거둔 이 전집출판에 자극된 新湖社는 '세계문학전집'을 냈고, 平凡社도 딴 전집을 내자 전집 신문광고전이 벌어졌다. 1-2페이지 대형 전면광고전의 결과, 1927년에 전면 서적광고는 840페이지에까지 이르렀다.
이와 아울러, 1925년에 첫 선을 보인 킹(King) 잡지도 유례없는 성공을 거두어 1929년에는 드디어 150만부를 발행했다.
물론, 이것은 신문을 통한 광고로 이어졌다. 이 밖에도 1936년에 출판,잡지 광고를 많이 낸 출판사는 講談杜, 中央公論杜, 誠文堂, 早稻田大學出版部, 博文館, 富山房, 實業之日本, 婦女界杜 등이 있었다.
치열한 선전광고전 때문에 경영이 곤란해진 출판사는 때로 광고대행사의 재정지원으로 파산을 면한 일도 있었는데, 성문당은 박보당의 도움으로 위기를 면했다. 이것이 광고회사가 때로 은행의 대역을 한다는 일본 광고계 특유의 현상을 낳게 된 것이다.12)
식품부문에서는 壽屋의 산토리 위스키가 1929년에 발매되었고, 이 회사의 赤玉포트와인과 蜂포도주가 치열한 광고전을 벌였다. 조미료는 역시 아지노모토(味の素)가 단연 리드했고, 과자는 明治와 森永이 경쟁했다.
1920년대 말에는 미국의 Ford와 GM이 일본에 자동차 조립공장을 세웠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일본GM은 1927년에 일본의 유력 광고회사인 만년사에게 광고대행을 맡기는 첫 케이스가 되었다.
선풍기, 다리미에 이어 미국 GE에서 수입한 냉장고, 모터, 정미기, 디젤발동기, 제분기, 전기램프(전구) 등 가전, 내구제 광고는 20년대 말에서 30년대에 늘어났다.
이 시기에는 또한 보통선거법에 따라 제1회 중의원(국회) 선거가 1928년에 있었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정당광고가 대두했다. 그리고 각종 의견광고가 속출하게 되었다.
과대광고가 사회적으로 표면화되고, 해방 전 일본광고사상 최대의 사건이 생긴 것도 제4기의 일이었다. '有田드라그(Drug)'로 불리는 이 사건은 결핵약인 '肺病請合藥'과 조혈제 '血液素헤모구로빈'신문광고에서 생겼는데, '實業之世界'誌는 이 과대광고를 추적, 폭로했다. 신문광고에는 증언광고를 사진과 함께 수백개나 실었는데, 그 가운데 340여 개는 모두 거짓이었으며, 더구나 18명은 전치는 커녕 이미 사망한 사람의 것이었다.13) 이 광고에 의한 피해자는 12만 7천명, 피해액은 그 당시 돈으로 약 526만엔에 이르는 거액 이었다. 물론 광고주는 1927년에 검거, 송치되었다. 이 사건은 신문과 광고 단체에 의한 광고정화운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제4기에 제정된 광고관련 법령 중 중요한 것은 노동자모집 취체령(1924), 영리직업소개 사업 취체규칙(1925), 보험모집 취체규칙(l931), 매약 부외품 취체규칙(1932), 부정경쟁방지법(1934), 중의원 의원선거법 시행령(1934) 등이 있다.
기타 매체 및 라디오 광고-잡지가 대중광고매체로 확립된 것은 제4기인 1923∼1937년 기간이었는데, 그것은 1927년에서 10년간의 각종 잡지의 부수 증가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이 10년간에 잡지 전체로는 18배, 대중오락지와 부인지는 2배 이상 증가해 대중오락지는 2,500만부, 부인지는 2,000만부에 육박했다.
일본에서 라디오방송이 시작된 것은 1925년 3월 22일이었고, 이듬해인 1926년에는 지금의 일본방송협회(NHK)가 출범했다. 1932년에는 이미 청취계약이 100만을 돌파했다. 그러나 체신부는 당초부터 광고방송은 제외했다. 그런데, 그 당시 일본식민지인 대만에서는 1931년 라디오방송을 시작하면서 방송청취 가입권유 등 업무를 官營으로 하는 것이 마땅치 않다는 생각에서 半官半民인 사단법인 대만방송협회를 설립하여 1932년 6월부터 광고방송을 시작했다.
그 구체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일본으로부터 전파중계상태가 나빠서 오락프로그램을 만드는 데에는 예능인을 일본으로부터 직접 초청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물론 광고주는 모두가 일본 광고주였고, 광고료는 예능인 초청경비와 사례금을 충당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 일본 최초의 라디오 광고방송은 1913년에 통신사와 신문사가 설립한 일본신문협회의 반대에 부딪쳤다. 그 원인은 이러한 방송광고가 만약 일본 본토 내에서도 실시될 경우 신문광고가 줄어들고 신문 경영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렇게 해서 대만의 라디오광고방송은 개시 후 6개월 만에 사라졌다. 대만의 본을 따서 1936년부터 역시 일본식민지나 다름없던 만주에서도 광고방송이 실시되었으나 3년 뒤인 1940 년에 중지되었다.
네온사인이 본격화된 것은 1926년 지금의 토시바(東芝)가 네온관의 국산화에 성공한 뒤부터였다. 이와 아울러, 애드벌룬이 인기의 총아로 등장하였고, 國鐵에도 광고가 게시되었다. 동시에 신문판매전이 치열해지면서 신문사별 전문판매점이 생기자 전단 삽입광고가 확기를 띠게 되었다. DM광고, 유명 여배우를 쇼윈도에서 보여주는 마네킹 걸 광고도 등장하여 모든 광고방법이 이용되기에 이르렀다.
광고대행업 동향과 電報通信社(약칭 電通)의 광고대행 전문업화-제4기에 일어난 일로서 그 후 일본광고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통신과 광고를 겸영하던 電報通信社가 통신부문을 포기하고, 광고만을 다루는 광고 대행사가 된 사실이었다.
1920년대 후반에는 광고대행사의 합병과 함께 새로운 통신, 광고 겸업회사가 많이 설립되었다. 이 가운데 하나는 1926년 '國際通信社'와 '東方通信社'가 합병해서 설립한 '新聞聯合社'(통칭 '聯合')였다. 聯合은 원래 외신전문 통신사였으나, 1927년에는 국내통신에도 진출했고, 1931년에는 '廣告聯合社'를 흡수, 합병해서 聯合의 광고부로 만듦으로써 통신과 광고를 겸영하게 되었다. 그런데 1931년 일본의 만주 침공 후 세계여론이 이것을 일본의 중국에 대한 침략이라고 비난하자 이 여론에 대항할 만큼 강력한 국가대표 통신사의 필요가 대두되었다. 이러한 안이 굳어진 것은 1932년 9월이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 電通과 聯合을 합병, 통합한다는 방침이 굳어졌다. 電通이 신설통신사에 통신, 광고업무를 이양하는 대가는 200만엔이었고, 그 창립자 光永星郎는 그의 업적에 대한 공로와 신설 통신사에 업무를 이양하는데 참가한 공로포상적 의미로 1933년에 천황 칙선(勅選) 귀족원의원이 되었다. 이 업무진행은 정부측에서는 외무부가 담당했고 1935년에는 외무장관 관저에서 간담회가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통신사가 설립되면 통신업무는 물론 광고업무까지 중앙신문 중심이 되어 지방신문은 파탄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에서 電通계열인 8개 지방지는 반대운동을 벌였고, 1935년 5월 16일에는 전국 51개지가 새 통신사 설립반대대회까지 개최했다. 그러나 정부측 안대로 聯合의 찬성파만으로 새로운 통신사인 '同盟通信社'는 1935년 11월 7일에 설립인가를 얻었다. 이때 電通 사장이던 光永星郎이 제시한 안이 통신업무를 이양하고 광고업무는 電通이 지속한다는 것이었는데, 이것을 정부측에서 받아들여 電通은 광고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되었다. 이로써 l936년 3월 28일자로 1932년 이래 4년 가까이 논의된 '電聯合倂'이 끝을 맺었다.
해방후 電通사장이 되어 일본광고계의 현대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吉田秀雄은 이 의의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14)
"일본의 광고대행업이 구미와 비해…수십년 뒤떨어진 원인은 오로지 이 광고대행업의 통신사업 겸영에 있었다고 하겠다… 첫째 경영곤란으로서 채산불가능의 통신사업을 겸영했기 때문에 그 전기구, 전정력을 통신사업 중심으로 조직하고 집중했으므로 광고대행업의 정상 발달에 돌려야 할 힘이 남아있지 못했다는 것, 둘째로는 광고대행업으로서 기구, 조직, 직능의 정비충실에 돌려야 할 자력을 뿌리채로 통신사업경영비로 충당했다는 것, 세째로 광고대행업 본래의 힘과 서비스가 아닌 통신이란 힘을 가지고 광고개척의 무기로 삼은 때문에 광고대행업 본연의 발달順路를 현저히 왜곡시켰다는 세가지 점에 論斷의 근거를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제 4기에 들어서자 각종 광고관계 단체가 늘어났고, 또 친목으로부터 이익옹호를 위해 활동을 하게 되었다. 일본신문협회는 광고료를 지불하지 않는 광고주에 대한 광고대행사, 신문사 공동대책에 관한 결의를 1928년에 했다. 또한 광고대행사 영업세(국세) 철폐운동을 벌여 1924년 폐지에 성공했다. 이 시기에 생긴 광고관련단체는 다음과 같았다.
이러한 단체결성과 아울러 광고에 관한 계몽 및 연구활동도 활발해졌으며, 또한 광고전문 서적과 전문지도 발행되었다. 다만 광고서적은 때로 미국 광고이론의 재판인 것이 압도적이었다. 중요한 것을 적으면 다음과 같다.
1924 광고대행사인 正路喜社 廣告文化講演會 개최
1927 萬年社 '廣告硏究講座' 개설
1930 日本廣告俱樂部 광고강좌 개최
1930 正路喜社 제1회 廣告祭 주최
1932 大阪中央放送局 라디오 광고강좌 개시
1934 電通 및 正路喜社 하계광고강습회 개최
광고도서로는15) 1924년에 첫 광고개론서가 나왔고, 1933년까지 8권의 이론서가 발간되었다. 또한 4종의 광고전문지가 발행되었다.
해방 전에는 대학이나 주로 고등상업학교 학생들의 광고연구 활동이 확대되었는데 早稻田 대학을 포함해 10개 대학 또는 고등상업학교에서 광고를 연구하는 모임이 생겼다.
5) 제 5기 :중일전쟁에서 2차 대전 패전까지
광고환경의 변화-1937년 7월 7일 중국 蘆溝橋에서 일어난 중일전쟁을 계기로 일본은 전시체제로 돌입했다.
1937-41년 사이에 제정, 공포된 경제관계 주요법규는 다음과 같다.
1937년 9월, 제72회 임시의회에서는 2,221억엔의 임시군사비 특별회계가 승인되었고, 뒤이어 임시자금 조달법, 군수공업 동원법의 전시규정 적용에 관한 법륜, 수출입 등 임시조치법, 국민정신 총동원 계획 실시요강 등 각종 법규, 요강 등이 제정되었다.
1938년 1월에는 각의에서 물자동원 계획이 결정되었다. 같은 해 7월에는 가격통제를 위해 물품판매 가격 단속규칙이 공포되었다.
1939년 2월에는 不急鐵製品회수가 개시되어 철로 만든 각종물품의 회수를 강행하게 되었다. 같은 해 12월부터는 목탄배급 통제규칙을 위시해서 갖가지 물자의 배급제가 실시되었다.
1940년 7월에는 사치품 등 제조, 판매 제한규칙에 따라 모든 사치품에 대한 통제가 시행되었다.
1940년 12월에는 주요물자의 생산, 배급, 소비에 관한 一元的 통제기구 정비란 긴 이름의 법이 생겨서 모든 생산체제는 군수물자 위주로 일원화되었다.
1941년 8월에는 다시 중요산업 단체령이 내려 군수물자를 위한 통제가 더욱 강화되었다.
언론, 광고와 관련된 각종 규제도 경제적 통제와 함께 늘어났다.
1937년 9월부터는 군사, 외교관계 기사에 제한이 가해지기 시작했다. 같은 달 내각정보부가 개편되었고, 이 기구는 1940년 10월에 내각정보국으로 승격되어 언론통제를 강화했다. 1937년 12월에는 잡지협회에 의한 20% 용지절약 조치가 시행되었고, 1941년 7월에는 이 비율이 50%로 늘었다.
신문기사에 대한 통제는 1938년 4월의 국가총동원법에도 포함되었다.
신문의 1면당 단수는 1937년 8월에 13단에서 14단으로, 1940년 1월 1일부터는 15단으로 바뀌는데 15단이 된 것은 신문용지 부족에 따라 단수를 늘려 광고 수용능력을 아울러 늘리려는 뜻도 있었다.
1938년 1월에는 동경에서 고음단속규칙이 시행되어 옥외에서 소리를 이용한 판촉이 금지되었고, 성병약 등의 광고가 규제되고, 네온도 제한되었으며, 이 해 5월부터는 신문 전면광고가 금지되었다.
1939년 5월에는 백화점의 계절 세일관계 및 애드벌룬광고도 금지되었다. 이해 6월부터는 신문용지 공급이 12∼15% 감소되었다.
1940년 1월에는 네온, 광고탑, 전기장식 광고물의 전기사용이 금지되고, 9월에는 화장품 과대광고가 금지되고, 10월에는 자본금 100만엔 이상인 회사의 광고비가 주무장관의 사전승인제로 되었다. 이 해 8월부터는 '헌납광고'라는 것이 생겼는데 이것은 광고주가 돈을 내고 산 신문지면에 상품광고 대신 공공성 광고를 내어 거기서 생긴 수입은 국가에 헌납하는 광고였다.
1941년 1월에는 신문광고 지면 제한이 생겼고, 이해 9월에는 신문통폐합이 시행되어 1현(絲) 1지(紙) 원칙이 채택되었다. 1941년 6월에 잡지통폐합도 아울러 시행된 결과,'41년에 4,466종이던 잡지수가 '45년에는 1,574종으로 줄었다.
신문부수 조사가 이루어져 비밀에 쌓여있던 발행부수가 밝혀진 것도 '41년의 일이었는데, 이것은 관주도로 생긴 신문연맹이 용지공급 기준책정을 위해 실시한 조사에서 비롯되었다. '41년 9월에는 신문광고료와 광고대행사 수수료가 동결되었는데 이때 결정된 것이 보통(광고란)광고에 대해서는 15%, 기사란 광고에 대해서는 25%였는데, 이것이 선례가 되어 2차대전후 일본광 고대행사 수수료율이 15%로 되었다.
1941년 12월에는 朝日新聞이 연구해 오던 扁平活字를 도입했고, 이 활자는 그 뒤 전국 주요신문이 모두 채택하여, 이것을 계기로 전국의 신문은 단수와 행수가 통일되었다. 그전에는 신문마다 활자가 다르고 행수가 달라 광고료 계산기준도 통일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扁平活字 도입으로 신문규격이 통일됨으로써 신문광고 계산기준이 1942년 1월부터는 미터제(cm기준)로 바뀌게 되었다.
1942년 5-6월에 걸쳐 광고대행사에 대한 실태조사가 있었고, 통폐합은 여기에도 시행되어 12개사로 줄었는데, 1944년에 이르러서야 작업이 완료되었다. 이 일은 전쟁수행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기는 했으나, 한편으로는 '가방外交'라 불리던 보따리 광고대리업자를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그럼으로써 광고대행업에 대해 위상을 높이는 결과가 되기도 했다.
1942년 2월에는 드디어 광고세가 신설되어 신문, 잡지 등 광고에는 10%의 세금이 부과되었다.
1943년 8월에 이르자 자숙규제에 따라 축하, 신년광고 등이 사라졌다.
1937-41년 기간의 광고와 관련된 몇 가지 자료는 다음과 같다.
이 표들에서 드러나듯이, 1937년의 중일전쟁에서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기습공격이 있은 5년 기간에 광고는 급격히 감소되었다. 1937년에는 104개 지에 약2억 6천만行이던 광고가 1941년에는 79개지, 3억 6,528만行으로 되어 35%나 줄었다. 大阪과 지방에 비해 동경의 경우, 신문광고량의 감소는 두드러졌는데, 거의 55%의 물량이 줄었다. 이 기간에 大阪朝日의 1주당 발행면수는 112면에서 76면으로 감소했다. 또한 전체 지면에서 광고가 차지하던 비율은 동경, 大阪의 두 도시에서는 44%에서 55%, 지방지도 36%에서 32%로 줄었다.
1941-44년 동안의 大阪每日 면수를 보면 조, 석간 6면에서 1944년 3월에는 석간이 폐지되었고, 그해 9월에는 조간뿐인 2면짜리 신문이 되고 말았다.
2. 일본광고가 한국광고에 미친 영향
일본광고가 한국광고에 미친 영향은 크다. 크다기보다 1910년 한일합방 이후는 절대적이었다. 물론 그것은 한국이 1905년부터는 보호국이었고, 1910년에는 드디어 일본의 식민지가 된 때문이었다. 또 다른 이유는 한국이 일본보다 20여년 뒤져 개항함으로써 서구에서 발달한 신문, 잡지 발행과 광고를 도입하는데 있어 일본보다 뒤졌다는 사실 때문이다. 일본 최초의 민간인에 의한 일본어 일간신문은 요꼬하마 마이니찌(橫濱每日) 신문이었으며,16) 그 발행은 1871년이었다. 한국에서 최초의 민간신문인 독립신문이 창간된 것은 1896년이었다.
일본어로 된 신문광고가 일본에서 처음 나온 것은 1863년 10월 27일(음력 9월 15일) The Japan Commercial News의 筆寫版 번역인 '日本貿易新聞' 제25호에 게재된 데 신몬스의 '一流無類手妻師' 였음은 1부에서 언급한 바와 같다. 한국에서 한국어로 된 신문에 광고가 처음 나온 것은 '漢城周報' 1886년 2월 22일자 제4호에 게재된 '德商世昌洋行告白'이었다.17) 따라서, 한일간에는 23년의 갭이 있다. 한가지 공통점은 한국과 일본 모두 최초의 신문광고주는 외국인이었다는 사실이다.
2부에서는 일본광고가 한국광고에 미친 영향 중에서 광고란 낱말과 1992년 현재까지도 한국이 그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신문광고 요금제도에 관해 검토하기로 한다.
한국에서 광고라는 낱말이 맨 먼저 기록에 나타나는 것은 1883년 11월 20일자 漢城旬報 제3호에 소개된 '會社說'이란 기사이다. 會社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설명한 이 기사에서 광고라는 말이 처음 나오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第一款 議初說會社者, 廣告主旨於世人, 求其同志'(제1조, 처음으로 회사를 설립하고자 하는 자는 主旨를 세상 사람들에게 廣告하여 同志를 얻는다.)18)
다만, 이것은 기사 속에 나타난 것이고, 실제 광고란 낱말을 쓴 광고가 처음 나타나는 것은 1886년 6월 28일자 漢城周報에 게재된 두 개 일본 광고주의 것이다. 그 첫줄을 보면 다음과 같다.
"紺色緋色其他各色染液製造及染揚法傳授廣告"
"日商廣告"
廣告라는 말이 되풀이되어 나타난 것은 漢城周報 1886년 8월 16일자(제24호)인데, 新報論이란 해설기사 난에 일본의 官報제도를 소개하는 가운데, 다음과 같은 부분이 있다.
"第一條 太政官特置文書局會編輯官報…七 官廳廣告…"
"第五條 官廳爲廣告必用官報"
"第六條 官廳廣告或用民報"
그런데, 광고를 게재하지 않던 한성순보가 1886년 周報로 바뀌면서 광고를 게재하겠다는 내용의 社告를 내게 되는데, 이 때의 제목은 '本局公告'였다. 그리고, 이 公告 中 두 번째 조항은 '農工商及凡百營業之人有欲普示其業來諮局員則當詳細記載以告內外士商之購讀本報者'라고 하였다. 따라서, 이 社告를 보면 어디에도 광고란 말은 사용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광고란 말이 널리 쓰이게 된 것은 한성주보가 발행된 뒤 10년이 지나, 서재필이 창간한 독립신문이 나온 다음부터였다.
일본에서 광고란 낱말이 맨 처음 나타난 것은 1867년 1월(음력) 요꼬하마에서 영국인이 발행한 일본어신문 '萬國新聞紙' 제2집(2월, 음력)이었다.19) 그런데 이로부터 4년이 지난 1871년 1월 28일에 창간호를 낸 '橫濱每日新聞'에도 여러 광고가 실렸으나 모두 '稟告', '社告', 告白', 告知' 등의 표현을 썼다. 이 신문에 광고란 표현이 나오는 것은 1872년 4월 14일자가 처음이었다. 1875년 10월 2일자 讀賣新聞, 1873년 2월 18일자 東京日日新聞, 1873년 9월 23일자 郵便報知新聞에 게재된 광고도 稟告, 報告, 告知 등의 표현이 사용되었다.(제1기 컷 참조)20) 또한 일본 商法會議所가 한국 부산에서 1882년에 창간한 최초의 旬刊인 '朝鮮新報'에도 '本局廣告'란 표현이 있으나 1882년 3월 8일 제10호에 게재된 두 광고 중 하나는 '報告'로 되어 있어서21) 광고란 낱말이 완전히 정착하지 못했음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에서 신문에 광고란 말이 언제부터 쓰였는가에 관해서는 아직 연구가 없는 듯하다. 다만 일본 山本武利편 '現代 中國の消費革命'에 의하면 중국에서 광고란 낱말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였다.22)
따라서 '廣告'란 낱말은 일본에서 맨 먼저 쓰기 시작해서 한국으로 전파된 듯하다.
일본광고가 한국광고에 미친 영향 중에서 오늘날까지 한국의 잘못으로 고쳐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신문광고 요금제도가 있다. 구한말에 여러 신문이 나오면서 신문에 발표한 광고요금은 다음과 같다.
독립신문(1899년 6월 1일자 발표)
"28줄이 되는 데는 1년이면 40원이요, 6삭(월)이면 24원이요, 1삭이면 5원 이요, 한 주일이면(6일) 1원 50전이요, 한번이면 50전이요, 14줄이 되는 데는 1년이면 20원이요, 6삭이면 12원이요, 1삭이면 3원이요, 한 주일이면 1원이요, 한번에는 30전이요, 7줄이 되는 데에는 1년이면 16원이요, 6삭에는 10원이요, 1삭에는 2원이요, 한 주일에는 75전이요, 한번에는 20전이라"
글로 풀어 쓴 이 광고료를 표로 하면 다음과 같다.
大韓每日申報(1905년 8월 11일자 발표)
"4號活字 13字詰, 每日每英尺一寸에 新貨 35錢(每日每行 6錢에 相當함),
2周日에 2圓 50錢(每日每行 4錢5厘에 相當함).
1個月에 5圓(每日每行 4錢1厘에 相當함).
其期間의 長短과 字行의 多少에 依하여 增減함이 有함"
이것을 표로 하면 다음과 같다.
帝國新聞(1906년 4월 20일자 발표)
"四號活字每日每行當 新貨六錢이되 期限의 長短과 行의 多少로 增減함"
皇城新聞(1902년 1월 9일 발표)
"廣告料는 本新聞發行 하는 四號活字로 每行 葉3錢을 取하는데 行의 多少와 期의 長短에 加減이 有하니 躬往面談하시압"
광고료가 세분되어 있는 독립신문과 大韓每日申報의 광고료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독립신문과 大韓每日申報의 광고료를 보면 게재빈도와 게재량에 따르는 할인(독립신문), 그리고 게재량(大韓每日申報)에 의한 할인이 있음을 알 수 있다. 帝國新聞과 皇城新聞의 경우도 기간의 長短과 광고게재량의 다소에 따라 할인이 있음이 표시되어 있다. 따라서 구한말의 모든 신문은 이른바 Frequency(빈도) 및 Volume(광고량)할인이 있었다.
그런데 1910년 8월 한일합병 후 총독부 기관지로 변하고 제호가 '大韓'이 빠진 '每日申報'로 바뀌고 난 뒤에 이 신문에 발표된 광고요금을 보면, 이런 할인제도가 없어진다. 그 상황은 다음과 같다.
'時期의 長短'과 '行數의 多少'에 따라 할인한다는 표현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1915년 4월 30일 광고료 인상이 있은 때부터이다.
每日申報의 광고료 제도가 일본을 본 땄을 경우 당연한데, 20세기 초 일본 신문의 광고료는 아주 간단했다. 1904년 일본 몇몇 신문의 광고료는 다음과 같았다.24)
1910년대 일본 신문광고 거래를 나타내는 다음 글에서도 단일 광고료를 책정하고 실거래는 달리 하던 광고관례를 엿볼 수 있다.25)
"광고료가 1行, 60錢의 규정이므로 신문 1段을 110행으로 쳐서 66圓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잘못으로서, 極히 작은 광고에 대해서도 우선 1割은 반드시 割引한다. 이 割引率이 2割, 3割로 되는 것은 괜찮은 편이고, 東京에서 1行當 60錢을 標榜하는 신문으로서 그 광고가 醫藥品, 化粧品이면 1段 66圓인 규정인데도 겨우 10圓을 받고도 실어주는 신문사가 2, 3社는 있다. 심한 경우에는 단돈 5圓을 받고서도 기꺼이(?) 접수하는 社가 한, 둘 있다. 1段 5圓이라면 1行當4錢 5厘强에 해당된다. 그런데도 규정은 60錢이라고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醫藥品과 化粧品은 큰 광고를 내기는 하나, 各種 광고 중에서 가장 저렴한 것으로 定해져 있다. "
이렇게 일본 신문광고료 제도와 관례는 1920년 4월 1일 창간한 東亞日報 광고료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날에 발표한 광고요금을 보면 '五號活字拾 四字臺行(5호활자 14자 1행)에 1원, 잡보란(기사 중)내일 경우 2원, 4호, 2호 활자일 경우, 게재장소와 일자 지정료만이 나와 있다. 따라서 이미 게재량, 게재회수에 따르는 할인제도는 없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일본에서 이러한 신문광고 요금제도가 광고게재량과 빈도에 따른 할인제도를 도입해 합리적인 것으로 변경된 해는 1960년이었다. 이 해 2월 朝日新聞은 요금개정을 하면서 체감요율제(遞減料率制)를 공표했는데 이로써 일본의 신문광고 요금은 현대적인 제도로 바뀌게 되었다.26)
한국에서도 이미 1970년대 초에 이런 시도가 있었고 1992년 몇몇 신문사는 이러한 광고요금 제도를 시도하기 시작한 것이 광고요금표에 반영되고 있으나, 아직 전면 시행에는 더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따라서 1910년대 중반에서부터 비롯된 낙후된 신문광고 요금제도는 80년의 세월이 흐르고 나서야 겨우 시도단계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