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년 4월 《독립신문》의 창간에서 1910년 8월 한일합병과 더불어 일제의 가혹한 식민지 언론정책에 따라 한국 민간신문이 거의 모두 사라지기까지 15년간은 한국 근대광고의 초창기임과 동시에 몇 가지 면에서 광고가 제자리를잡은 시기였다.

   첫째,《황성신문》·《제국신문》·《독립신문》·《대한매일신보》등 민간신문이 생겼다. 광고를 실을 수 있는 대중매체가 생긴 것이다. 그것도 우리말뿐 아니라, 영어로도 광고를 게재할 수 있는 매체가 태어난 것이다. 영문매체가 생김으로써 일본을 포함한 구미의 광고가 이 나라에 도입되었고, 그것이 번역·전파되고 한국에 근대광고가 나타나게 되었다. 1896년 4월 7일자《독립신문》창간호에는 경우 9건의 광고가 게재되었으나, 1910년 8월에 이르러서는《대한매일신보》에만도 4면 중 2개면 전체에 광고가 실릴 만큼 광고가 늘어났으며,신문 전면광고도 나왔다.

   둘째,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광고의 빈도와 양에 따르는 서구식 신문광고요금 제도가 도입되었다. 이것은 여러 신문에 발표된 광고요금표에서 나타나고 있다. 다만 한일합병뒤 일본의 광고제도가 지배하게 되면서 1913년 무렵부터 광고주, 업종별 비밀단가제도로 바뀌게 되었다. 개화기에 발행하던 몇몇 민간신문의 공고요금표를 보면 이러한 할인제도가 드러난다.

    ◎ 1896년 10월 3일자 The Independent에 발표한 1897년 1월 이후의 광고요금

    Advertising Rates
    One Month                        $1.20 per inch
    Three Months                    $1.15 per inch per Mo.
    Six Months                        $1.10 per inch per Mo.
    One Year                           $1.00 per inch per Mo.
    10 percent extra for space on first page.

    ◎ 1899년 6월 1일자 《독립신문》에 동일자 시행으로 발표한 광고요금

    28줄이 되는데는 1년이면 40원이요, 6삭이면 24원이요, 1삭이면 5원이요, 한주일(6일)이면 1원 50전이요, 한번이면 50전이요.

    14줄이 되는데는 1년이면 20원이요, 6삭이면 12원이요, 1삭이면 3원이요, 한주일이면 1원이요, 한번에는 30전이요.

    7줄이 되는데는 1년이면 16원이요, 6삭이면 10원이요, 1삭에는 2원이요, 한주일에는 75전이요, 한번에는 20전이다.

    ◎ 1898년 4월 9일자 《매일신문》에 발표한 광고요금표

    광고 : 우리 신문에 누구던지 광고를 내려 하면 한 줄에 매삭 80전식인데, 다섯줄에 넘으면 매줄에 70전식이오, 열 줄에 넘으면 60전식인데, 한 번만 내는데 줄 수를 불계(不計-저자주)하고 합하여 50전이오.

    ◎ 1902년 1월 8일자《황성신문》에 발표한 광고요금 본사고백

    광고비는 본 신문 발행하는 4호 활자로 매행 葉三錢을 취하는데 행의 다소와 장단에 가감이 有하오니 往面談하시압.

    ◎ 1904년 8월 4일자 The Korea Daily News(《大韓每日申報》 영문면)에 발표한 광고요금

    Advertisements 50 sen(전의 일본어)per day for 1 inch or less.
                             5 yen(원의 일본어) per month per inch.
                             50 yen per year per inch.

    ◎ 동일자 국문면에 발표한 광고요금에 관한 내용

    본사고백 : 광고료는 기한의 장단과 자행(字行-저자주)의 다소로 종감하되, 염가로 받을 터이오며, 오래지 않아 대한 사람마다 다 이 신문을 보실 터이니 광고 내시기를 원하시는 이들은 우리 신문사에 와서 면약(面約-저자주)하심을 희망하옵.

    ◎  1905년 8월 11일자 《대한매일신보》에 발표한 광고요금
         (영문판과 국한문판을 분리한 첫 호임)

    4호 활자 13字詰

    매일每英尺一寸에 新貨 35전(매일매행 6전에 상당함).
    2주일에 2원 50전(매일매행 4전 5리에 상당함).
    1개월에 5원(매일매행 4전 1리에 상당함).
    其기간의 장단과 자행의 다소에 의하여 증감이 有함.
    대한인마다 此申報를 부득불 열람하실 터이오니 광고 출보하실 僉君子는 來臨면담하시압.

    ◎ 1906년 4월 20일자 《제국신문》 제목하에 게재한 광고요금.

    4호활자 매일매행 신화6전이되 기한의 장단과 행의 다소로 증감함.

   이 여러 신문 광고요금표에서 알 수 있듯이 '행(行)의 다소, 기간의 장단'에 따르는 가감이 있었다.

   셋째, 광고대행업이 생겼다. 한성광고사(漢城廣告舍)는 1910년 7월부터 대한매일신보에 여러 차례 광고를 냈다. 또한 이 광고대행사가 모집, 대행해서 신문에 게재한 광고도 있다. 그러나 한성광고사는 얼마 못가고 업종을 바꾼 것이 그 자체광고에서 나타난다. 모름지기 한일합병뒤 국문신문으로는《대한매일신보》에서 '대한'이 빠진《매일신보》만이 남게 되어 광고를 게재할 매체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었으리라 짐작된다. 물론 이미 언급한 대로 일본의 전보통신사도 광고대행업을 했을 것이나,1910년 이전의 광고 활동상황은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

   넷째, 이미 이야기한 청심보명단(肯止保命丹) 광고를 보면, 그 카피가 비록과장, 과대한 것이기는 하나 20세기 초라는 시대배경을 고려할 때 누군가 전문적으로 광고를 썼다는 것이 짐작된다. `改良元祖'의 사진, 상품명 로고타입, 레이아웃, 스페이스의 이용 등에서 상당한 제작수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다섯째, 이미 1910년에 통신판매제도가 있었음을 나타내는 광고가 1910년 2월 16일자《대한매일신보》에 있는데(<그림 2-22>), 이것으로도 광고발달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여섯째, 신문이 주된 매체이기는 했으나, 그 밖에도 잡지, 전차, 옥상간판, 전선주, 신문전단 등 갖가지 매체가 이용되었다(<그림 2-23∼2-33> 참조).


<그림 2-22> 한성상회의 통신판매 광고(《대한매일신보》1910.2.16)

   마지막으로 개화기에 신문이 생기고 광고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초기에는 광고란 어떤 것인가를 해설하는 계몽적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광고를 남용 또는 악용하는 사례들이 흔해지자, 이를 비판하는 논설기사도 상당히 나타났는데《한국언론연표 1881∼1945》(계훈모 편, 관훈클럽 신영연구기금 간)에는 다음과 같은 광고관계 기사가 있다.

    1898년 10월 18일 제국신문 논설 '商道義 - 광고'(가제목)
    1899년 7월 8일 황성신문 논설 '신문광고'(가제목)
    1901년 2월 7일 황성신문 논설 '廣告焉得不取'
    1901년 3월 29일 황성신문 논설 '廣告面目何擇焉'

    1901년 5월 31일 황성신문 논설 '孚浪廣告可發一嘆'
    1901년 8월 22일 황성신문 논설 '廣告中恐或有胎害於公衆者'
    1902년 6월 20일 황성신문 논설 '警告廣告之人'
    1904년 11월 18일 황성신문 논설 '論廣告 傷風'

   광고에 관한 신문기사는 이 밖에 《제국신문》 1898년 10월 18일,1900년 5월10일자에도 실려 있다.

   광고란 어떤 것인가를 해설한 《황성신문》 1899년 7월 8일자 다음 글은 19세기말이란 시대적 배경을 고려할 때 계몽적이면서도 아울러 그 무렵의 현실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설이었다.


<그림 2-23>《대한매일신보》(1909.12.7)
에 삽입된 서울 수도 전단


<그림 2-24> 소다 전면광고 -《황성신문》1899.11.1(위)

<그림 2-25> 구한말로 추정되는 제생당의 판촉행사 광경. 제품명을 쓴 깃발, 악대가 보인다.(왼쪽)

 

논설 : 광고란 자는 천하에 廣布 告示하여 만인의 眼을 열람케 함이나, 此 만인의 안을 열람케 하기는 신문지가 指南이 될지라, 然함으로 인민의 何사업을 경영하든지 何件과 물품의 何等과 居地의 何處와 主務의 何人을 詳記하여 신문지에 광고하면 一紙文脈이 천하인의 心緖를 통하여 某等物이 모지 모인에게 在함을 問치 아니코 선지한 즉 其任 便이 來購함을 인하여 이익을 大收할 뿐더러 人이 或 此를 效則하는 자 多하여 사업을 日로 확장할지니 是는 기이익을 世人으로 共享할 대방침이라, 고로 구미인은 무삼사업을 經紀하여 신문지의 광고로 천하의 이목을 先開하여 該業의 前程을 確修하고 이익의 巨數를 취득하니 此風이 성행하여 月前 미국 뉴욕부 란인핀스 화학제품회사에서 약품盛賣의 대광고를 作하여 同府 《Herald 신문》 과 《Journal 신문》 양사에 광고료 구천불을 辨給하고 게재하였으니 該회사에서 女皿匕 거액을 不吝함은기효력이 必大할 줄은 확신함이라.

…아국은 여간 사업을 경개코자 하는 자광고는 고사하고 외인이 智할까 深慮하여 은근히 謀設한 후에 店門을 設開하고 一木偶人과 같이 판상에 坐唾하니 물품을 求買하는 자 此店에 河物이 재하는지 能知하여 往問하리오, 연함으로 물품의 매매가 甚少하여 終年閱歲토록이익을 未取하는지라.

人이 못함이 此等인의 局心을 미개한 연고니 가히 勝嘆하리오, 차인들이 我의 所論을 見하면 必曰 신문사에서 錢兩이 苟艱하니까 광고비나 취득하자고 여차한 논설을 작하였지 어찌 사업하는 자를 위하여 이익에 유효할 방책을 지도함이리오 할찌나 然하나 아의 本志인 즉 실로 국내인민의 사업을 擴達키 위함이오 일푼營利의 計는 아니로다(저자가 한글로 옮겨 썼으며 띄어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