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방송광고공사 - 광고연구
3.방송광고 판매제도
방송광고 판매제도는 요금제도와 마찬가지로 국가별로 나름대로의 환경적 특성이 고려되어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 시장의 경우 과거의 판매자 중심의 획일적인 판매방식으로부터 탈피하여 새롭게 시작된 GS제도는 여러 다양한 판매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본 연구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주요판매방식들의 특징과 장·단점을 논의하고 국내시장에서의 적용가능성을 평가해보고자 한다. 물론 이것은 현재 국내에서 실행중인 GS 판매방식들에 대한 평가와 개선방안을 포함하는 것이다.
판매방식들은 판매단위가 무엇이냐에 따라 크게 프로그램베이스판매와 시청률베이스판매로 구분할 수 있으며, 다시 프로그램베이스판매는 구매시점4)에 따라 방송년 전 구매(Upfront 구매), 3개월내 구매(Scatter 구매), 기회구매(Opportunistic 구매)로 구분할 수 있다. 이외에 선매제, ROS(Run of Station or Run of Schedule)과 BTA(Best Time Available) 등을포함하는 패키지판매, CM순서지정판매방식 등이 있다. 물론 이러한 구분은 편의상 나눈 것으로 모든 판매방식들은 상호보완 적용되는 관계를 갖고 있다.
1)프로그램 베이스 판매
프로그램 베이스 판매방식이란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개별 프로그램의 판매를 가리킨다. 즉 방송사별로 방송편성표에 명시된 프로그램별로 시청률이나 시장의 수급상황 등의 요인을 반영하여 광고비를 책정하고 이것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1)방송년전 구매(Upfront 구매)
미국의 경우 9월 중 하순부터 시작하여 다음해 9월 중 하순까지 이어지는 방송년에 걸친 네트워크 광고시간을 방송년 전 5월부터 7월중에 미리 판매하는 방식이다. 광고주가 3분기 이상 광고를 집행할 경우에만 방송년 전 구매가 허용되기 때문에 일정량의 광고를 연중 집행하는 대형광고회사나 전국광고주가 주된 고객이 된다. 네트워크는 Upfront 판매를 통해 다가오는 방송년 동안의 수익을 미리 예상할 수 있고,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대량의 광고를 판매함으로써 판매효율화를 기할 수 있으며 방송직전에 광고를 팔아야 하는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프로그램 연간구매에 따른 광고주의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일정 시청률(GRP)이하로 떨어졌을 경우 보상방송을 실시하도록 되어 있다. 보통 일년 동안의 네트워크 광고 중 60%정도가 이 기간 동안 판매되며, 프라임타임광고물량의 70%가 이때 거래된다(신정신, 1998;조정식, 1997).
Upfront 판매방식은미국 뿐만 아니라 서구의 많은 국가들이 보편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제도인데, 국내 GS의 경우에도 장기판매라는 이름으로 Upfront판매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미국의 Upfront방식과 운영에 있어 거의 대부분이 유사하다. 다만 국내의 방송년은 3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라는 점과 기본조건으로 연간 일정금액 이상의 광고비를 집행하는 광고주로 한정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요금은 변동요금이 적용되지 않은 기준요금으로 책정된다는 내용이 추가되어 있다(한국방송광고공사, 1999).
Upfront 판매방식의 경우 지속적으로 광고를 운영하여야 하는 광고주의 경우 방송광고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그에 따른 체계적인 연간 매체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또한 일정 시청률(GRP)를 보장함으로써 만약 방송년 끝까지 약속한 GRP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에 정해진 GRP에 도달할 수준의 광고를 무료로 방송해 주는 판매보증제를 도입합으로써 선진화된 판매시스템이 전개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분양광고나 극장광고와 같은 일시적 광고를 운행하는 광고주나 계절별 판매량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제품의 광고주들의 경우 참여가 극히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특히 국내 Upfront 방식의 경우 기본 조건으로 연간 일정 금액 이상의 광고비를 집행하는 광고주로 한정하고 있어 소형 광고주의 경우 다른 보상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사실상 GS제도의 혜택을 받기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Upfront 판매방식은 광고주나 광고대행사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제도일 수도 있지만, 이것은 IMF시기에 광고 판매실적의 급락을 경험한 바 있는 KOBACO가 안정된 재원의 확보차원에서 도입하였을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히 타당한 것 같다. 과거에도 국내시장에는 소위 고정물이라 하여 몇몇 대형광고주가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 한 몇몇 프로그램 광고시간을 영속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어 공평성의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이런 의미에서 Upfront 방식의 여러 효율적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전체 지상파 방송광고 물량의 50-60%가, 그것도 프라임타임대를 중심으로 대형 광고주들에게 선점된다는 것은 옥에 티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 제도는 비혜택 집단을 보상해 줄 수 있는 장치의 마련이 급선무가 아닐 수 없다. 가령 50-60%중 일정비율을 소형광고주나 계절성을 반영하는 광고주에게만 할애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하겠다.
(2)3개월내 구매(Scatter 구매)와 기회구매(Opportunistic 구매)
미국의 경우 3개월내 구매(Scatter)는 광고방송 개시일전 3개월부터 일주일 전까지 광고시간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네트워크의 광고판매 중 35%가 Scatter 방식이다. Upfront시장에 내놓지 않았거나 Upfront시장에서 팔리지 않은 광고시간이 판매된다. 광고시간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따라 Upfont를 통한 구입시보다 값이 저렴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Upfront를 통한 구입시보다 10-15%정도 비싸며, 경우에 따라서는 50%정도 비싸게 판매된다. 또한 Upfront방식에서는 GRP가 보장되는데 비해 이 방식에서는 보장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4대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GRP를 보장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신정신, 1998;조정식, 1997).
마지막으로 기회구매란 방송개시전 일주일부터 방송 직전까지 광고시간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전체네트워크의 방송시간 판매 중 5%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아직 판매가 되지 않은 광고시간이나 프로그램 변동 등으로 발생한 광고시간을 정상가격의 50%정도로 판매한다(신정신, 1998).
국내 GS제도에서도 장기판매이외의 물량을 과거와 같이 1-3개월까지 중 단기 판매를 시행하고 있다. 요금은 변동이 있을 시는 변동요금이 적용된다. 광고구매자는 Upfront에서의 광고가격, 이전 분기에서의 광고가격, 그리고 현재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GRP수준 등에 관한 정보를 알고 구매를 행하기 때문에 구매관련 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Upfront 방식을 이용하는 것보다 자금의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선매제(Preemption)
선매제도의 기원은 미국시장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에는 과거에 광고 요율표를 기준으로 광고요금이 결정되던 시기가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시장수급상황을 반영하는 할인체계를 광고요율표에 명시하기 시작하였다. 보통 3등급으로 된 광고시간변경 가능성을 토대로 할인이 제공되었는데, 즉 광고집행을 고정하느냐(fixed), 경우에 따라서 광고시간을 비켜주는 반고정이냐(semifixed or semipreemptible), 혹은 언제나 광고시간을 비켜줄 용의가 있는 완전 변경 가능이냐(preemptible)로 나누어 제공하였다. 여기에서 광고시간 변경은 어느 광고주가 이미 구매한 광고시간이지만 만약 더 높은 요금을 지불하겠다는 다른 광고주가 그 스팟을 원한다면 그를 위해 먼저 구매한 광고주의 스팟이 옮겨지거나 그 스팟을 뺏기게 되는 것을 뜻한다(민경숙, 김희진, 1998).
현재 세계적으로 선매제를 가장 활발하게 시행중인 국가로는 홍콩을 뽑을 수 있다. 홍콩의 방송광고 요금은 동일시간 동일스파트라 할지라도 서로 다르다. 같은 스파트도 최저요금과 최고요금을 사이에 두고 9단계로 나눠져 있으며, 최저요금과 최고요금은 4배 가량 차이가 있어 광고주는 어떤 단계의 요금으로도 구매신청이 가능하다. 그러나 최종적인 방송광고 확정은 두 가지 원칙에 의해 결정되는데, 첫 번째는 높은 가격 우선원칙이다. 높은 가격조건을 판매자(방송국)에 제시하는 광고주는 낮은 가격으로 이미 구매청약 되어 있는 광고주로부터 자리를 양보를 받게 된다는 것이며, 두 번째는 선입우선 원칙으로서 동일한 조건일 경우 먼저 청약한 광고주가 기득권이 있다는 것이다(정택근, 1999). 즉 홍콩의 선매제에서는 돈만 있다면 언제든지 방송광고를 할 수 있다는 논리가 적용된다하겠다.
국내의 GS제도 역시 선매제를 판매방식 중에 하나로 채택하고 있다. 국내의 선매제는 미국이나 홍콩과 같이 모든 광고 스팟을 등급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미판 프로그램이나 판매에 어려움이 있는 프로그램 중 몇몇 프로그램만을 선매제 대상 프로그램으로 선정하여 월판매요금보다 할인된 가격5)으로 판매한 후, 방송개시 1주일 전까지 정상가 혹은 선매된 광고주보다 높은 조건의 요금을 제시하는 광고주가 나타날 경우 그 광고가 불방되거나 또는 다른 시간대로 이동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제도이다(한국방송광고공사, 1999).
선매제는 프로그램 광고판매의 공급에 대한 가격탄력성을 높여 수익의 극대화에 기여할 수 있으며 또한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제도로 평가된다. 그러나 소형광고주의 경우 확보된 광고물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예산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실상 대형광고주에게 유리한 제도로 평가된다. 또한 적용 프로그램이 확대될 경우 사실상의 단가인상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덧붙여 싼 가격에 예약을 했다가 광고시간을 빼앗긴 광고주를 어떤 시간대로 이동시킬 것인가? 가령 빼앗긴 광고주가 더 비싼 광고시간을 요구하는 경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등이 세부적인 기술적 문제로 제기될 수 있다.
(4)CM 지정순서판매제
CM 지정순서판매제는 광고주가 광고효율성을 감안하여 청약 프로그램의 CM 위치(전CM Top, 전CM End, 후CM Top)를 지정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지정CM에 대한 지정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지정료는 기준가 대비 10-50% 범위 내에서 광고주가 제시하도록 되어 있다. 이 제도는 광고시청율의 변화를 고려한 합리적인 판매방식으로서 역시 수익의 극대화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제도 도입당시의 취지와는 달리 대형광고주의 적극적인 참여로 인한 중 소형 광고주의 구매기회가 상대적으로 감소될 위험이 있다.